“철거 중인가요?” 사천 신축 아파트 ‘하자 투성이’ 입길

예비 입주민, 보배드림에 부실시공 사진 게재
“시공사도, 담당 공무원도 입주 강행” 하소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LH 등 철근 누락 아파트로 건설업계에 대한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경남 사천의 한 신축 아파트서 갖가지 부실시공 주장이 제기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축 아파트서 다수의 깨져 있는 새시들과 230mm 신발도 들어가지 않는 신발장, 사이즈가 정확히 들어맞지 않아 실리콘으로 도배돼있는 창틀 등 다수의 부실시공이 발견된 것.

22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경남 사천 소재의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이하 사검)에 나섰던 예비 입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도대체 이게 정상이냐? 너무도 눈에 뻔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입주를 강행하려는 업체(시공사)의 행태도, 시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담당 공무원도… 사용 승인을 받고 입주민 중 누가 하나 죽어야 관심을 가져줄까요?”라며 피해를 호소했다.

A씨는 “형님, 누님들 전 거의 눈팅만 하는 사람인데 재미난 사진 35장을 준비했다. 요즘 아파트는 이 정도는 기본인 것 같아 구경하시라고 올린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이어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이게 맞나 싶다. 요즘 아파트 이슈가 많은데 담당 공무원들이 공사를 관리‧감독하지 않고 공사 관계자 말만 듣고 입주민을 양아치 취급하며 민원을 제기해도, 국토부에 얘기해도 아무도 귀기울여주지 않아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시가 깨져 있는데 입주민이 만져서 깨졌다고 하면 그 새시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다는 거냐? 230mm 사이즈도 들어가지 않는 신발장은 아기들만 입주해서 써야하는 건지…”라며 “실리콘으로 도배된 창틀은 과연 안전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A씨에 첨부한 사진에는 ▲같은 타입의 세대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구조의 문 방향 ▲110동 1호 라인 외벽에 나 있는 흰색의 눈물 자국 ▲반파된 상태로 깨져 있는 창문 새시 ▲외벽과 새시 창틀이 정확히 들어맞지 않아 2cm가량 실리콘으로 코킹 처리 ▲새시 하단부 크랙 및 파손 등이 담겼다.

이외에도 ▲새시 상단 직각 부분의 아귀가 맞지 않음 ▲벽지 내부 곰팡이 ▲지하 창고실의 침수 흔적 ▲평상시 물이 흐르고 있는 지하 주차장 바닥 ▲다른 색상으로 대충 덧칠돼있는 창틀 외벽 ▲제대로 마감 처리돼있지 않은 벽지 ▲작은 깊이의 신발장 등 하자 투성이 상황들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A씨에 따르면 앞선 사검 때도 시공업체에 전면 재시공을 요청했고 사천시청을 찾아 해당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부실시공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아파트 동호수까지 기재하면서 현장 방문 후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공사인 삼정이 중도급 납부 요구와 입주 예정일 문자를 보냈던 지난 14일 ‘제대로 시공됐을까’ 하는 마음에 확인하러 갔다가 ‘신랑의 비명에 허리를 잡고서 찍었던 사진’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창문을 열다가 창이 탈락돼 사람이 밖으로 떨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만약 체격이 왜소한 여성분이 문을 잡고 있었더라면 충분히 문과 함께 추락했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 한 회원은 “저 아파트는 사천 에르X 2차 보증사고로 방치되다시피 하다가 삼정서 인수한 곳으로 알고 있다”며 “저도 분양받았다가 보증사고 나서 환불받고 겨우 나왔다”고 거들었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아파트는 시공사 부도로 장기간 방치되다시피 했던 ‘에르X 2차 아파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흥한건설은 지난 2017년 사천시 사남면 유천리 일대에 토지 11만1833제곱미터에 1295세대를 짓기로 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시공사의 자금력 부족으로 인해 부도 처리되면서 절반의 공정률도 마치지 못한 채 건설이 중단됐다. 그러다 2021년 6월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603억원의 잔금을 모두 지급하면서 해당 사업장을 넘겨받기로 하고 토지 및 사업권 등을 확보했다.

이후 삼정이앤시(E&C)는 같은 해 11월, 지난 7월까지 준공을 마치겠다면서 분양 공고를 냈던 바 있다.

한 회원도 “요즘 아파트는 신축 입주 시 어느 정도는 하자는 있는데 사진상으로 보면 하자가 아니라 아파트 자체를 잘못 지은 것 같다”며 “저대로 땜빵 입주했다가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른 회원은 “총체적 부실 같다. 보통 아파트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받치는 구조인데 새시 깨져있는 걸 보면 새시가 건물을 받치면서 깨진 게 아닌가 싶다”며 “너무 불안전해 보인다. 아파트 전체 안전도 검사를 진행해야 할 듯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창호업에 종사했다는 한 회원은 “아마 수직수평 전부 안 맞을 듯싶다. 야매 시공팀이 시공한 것도 아닐 텐데, 완전 시공 불량”이라며 “세대 인테리어 중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하는 부분이 창호인데 아주 저렴하게 날림으로 작업한 것 같다. 진짜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인근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한 회원도 “무슨 아파트가 몇 달 만에 완공되는 듯하다. 엄청 급하고 빠르게 만들어진 기분”이라고 한탄했다.

1차 사검일은 지난달 21일(금요일)부터 23일(일요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해당 아파트의 입주 예정일은 이튿날(6일)로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A씨는 “시공사는 입주 전까지 모든 하자 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고 했지만 물리적으로 재시공이 필요 없는 수준의 수리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부실시공 사진은 예정 입주민들의 단톡방을 통해 공유된 여러 세대로부터 받은 것으로 하자가 너무 많아 사진으로 감당이 불가한 정도”라며 “대하자인 누수 및 새시 파손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에는 사천시장 간담회 후 사천시청을 방문해 건축과 관계자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바로 전면 재시공 요구를 하지 않았고 2차 사검 때 하자 보수를 완료한 뒤 재발된 하자 전면에 대한 재시공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2차 사검을 진행하지 않고 평일인 오는 23일(수)에 세대 확인 행사를 단 하루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세대 확인 행사는)1295세대를 감안한다면 시간적으로 (제대로 확인하기에는)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추후 사용 승인 반대 서명운동 및 집회 시위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5층 19개동 1295세대의 중형 단지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1공장 및 항공MRO단지 및 사천 제1일반산업단지, 사주용당도시개발지구에 인접해 있다.

해당 시공사는 부산광역시의 건설업체인 삼정기업과 주식회사 삼정의 공동 아파트 브랜드로 업력 36년을 맞고 있으며 현재 기업신용도 평가서 A-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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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