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 부동산 평행이론

정책으로 불 붙이고 참모들이 기름 붓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동산 민심이 심상찮다. 정부가 정책을 낼 때마다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전임 정부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그때와 지금의 정부 행보는 판에 박은 듯 닮았다. 과연 그 끝도 같을까?

우리나라 사람의 집에 대한 사랑은 남다른 구석이 있다. 많은 이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벌고 저축한다. 그 배경에는 집값이 결코 내려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가격은 부침이 있을지언정, 전체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콘크리트도

모든 정부는 집값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집값이 오르면서 계층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비판과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집 문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기에 정책에 따라 민심이 예민하게 움직인다. 정치 성향이 아닌 개인의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문재인정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지지율이 40% 초반을 기록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레임덕으로 허덕이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하지만 문정부는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대통령 지지율만 봐서는 콘크리트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지만 단 한 번도 선출직을 해본 적 없는 ‘정치 초보’가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그 배경에 바로 부동산이 있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나오는 족족 시장을 뒤흔들면서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문정부는 부동산이 주거의 목적이 아니라, 투자 혹은 투기 대상이 되면 안 된다는 지론으로 정책을 구상했다.

실제로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세금을 매겼다. 이 과정에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이 폭등했다.

20번이 넘는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민심이 흔들렸다. 그리고 여지없이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p 차로 졌다. 표수로 따지면 불과 24만표 차이였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서울에서 진 게 뼈아팠다.

2023년 8월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유를 분석한 녹서(주요 정책 방향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담은 일종의 대화록) 형태의 <민주당 재집권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녹서에서 꼽은 대선 패배의 원인은 부동산 정책이었다. 정책이 오락가락해 시장이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녹서를 발간한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이하 을지로위원회)는 “노무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적어도 철학과 원칙은 버리지 않았다”며 “반면 문재인정부는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세제 강화가 오히려 집값 상승의 원인이며 징벌적 조세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세제를 완화한다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시중의 돈이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투자로 쏠리고 서울 강남의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재명정부가 문정부의 전철을 밟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점, 부동산 문제에 대한 참모들의 발언, 행보 등이 비슷한 상태다.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져 국정 지지율이 움직이는 점도 문정부 때와 흡사하다.

문정부 당시 핵심 참모들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본인들의 집은 포기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주택을 여러 채 가진 고위 공직자는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지침에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직을 버리고 강남의 집을 지킨 것이다. 당장 ‘내로남불’ 논란이 불거졌다.

심상찮은 집값 움직임
대책마다 시장 흔들어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2018년 10억원을 대출받아 서울 흑석동 재개발 지역의 상가주택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하고 2019년 34억5000만원에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흑석 김선생’이라고 조롱당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대변인 발탁 당시 주목받았던 김 전 대변인은 현재까지도 공직자 부동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언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 정책을 입안한 장하성 전 정책실장의 “모든 국민이 강남에서 살 필요는 없다” 발언,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시민의 항의성 발언을 듣고 “동네 물 나빠졌다”고 하는 등 공직자의 ‘말’이 안 그래도 험악해진 민심에 불을 질렀다.

이정부는 출범 이후 4개월 동안 3건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지난 6월27일 내놓은 정책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갭투자를 막기 위해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담대도 사실상 금지했다.

9월7일에 내놓은 정책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활성화를 내세웠다.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이다.

하지만 두 번의 정책에도 집값은 안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가 현실화했다며 부동산 시장이 활활 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정부는 지난달 15일,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주담대 한도 제한을 강화하는 초강력 규제 대책을 내놨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에도 10·15 대책이 규제 쪽으로 흐르자 당연히 부동산 시장은 또다시 요동쳤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승했고 동시에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 월세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책을 내놓자마자 시장에서 연쇄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 이정부 고위직 공무원의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10·15 대책을 총괄했던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제1차관이 갭투자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책의 진정성이 의심받았다. 특히 이 전 차관은 부동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해 비판받았다.

이 전 차관의 배우자가 갭 투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3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이 전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전용면적 117㎡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 계약하고 3개월 후 14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깨졌다

이 전 차관은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했고 기존에 살던 집이 제때 팔리지 않아 일단 세입자를 들였다가 전세계약이 끝나면 이주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전 차관이 발언할 때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그는 사퇴했다. 이를 두고도 일각에서는 ‘직을 버리고 집을 지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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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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