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화국’에 밀린 지방 부동산은 지금…

소외된 대한민국의 절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부동산 뉴스 보면 꼭 다른 나라 얘기 같아. 서울은 집을 못 사서 안달이라는데 여긴 텅텅 비었어.” 부산에 거주하는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가 이 같은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놨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방 부동산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번 부동산 규제의 최대 이슈는 ‘수도권 집값’이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비수도권이 또다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정부는 지난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총 135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이는 연평균 27만가구로 매년 1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균형발전을 모색하겠다”면서도 억 단위로 널뛰는 수도권 집값을 먼저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현실

수도권 위주로 이뤄진 10·15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로 인해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건설경기까지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인구 분산 대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옥죄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서 비교적 값이 저렴한 비수도권 부동산의 수요가 늘 것이란 해석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여기는 심리가 강할뿐더러, 몇 년째 집값이 수평선을 그리는 ‘지방 아파트’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발표한 ‘8월 주택통계(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6만6613호로 전월 대비 7.0%, 준공후 미분양은 2만7584호로 1.9% 증가했다. 이 중에서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이 1만4631호, 비수도권은 5만1982호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방의 미래가 어둡다. 비수도권에 사는 입장에서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오간다”고 우려했다.

하 대표는 충청남도 홍성에 사무실을 둔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대표 변호사이자 밭을 일구는 농민이다. 하 대표는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건 나머지 절반은 비수도권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번 규제와 대책은 마치 서울 부동산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다루고 있다. 수도권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주요 의제에서 소외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10·15 후폭풍에 꽁꽁 얼어붙어
“여기도 살아요” 벌어지는 격차

하 대표는 비수도권의 인구 유출과 아파트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정치인의 관심과 에너지가 서울에 집중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비수도권에서도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서울 집값의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비수도권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삶의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서울 집값 문제만 이야기하는 대신 비수도권 일자리 문제, 인프라 등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짚었다.


하 대표는 “아무래도 기업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신속하게 도입하는 등 국가가 나서서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기업은 자율성이 있으므로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뿐만이 아니라 공공기관 이전 또한 비수도권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역대 정부 모두 공공기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동력이 떨어져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서울은 지역 특성상 규제로 인한 변화를 빠르게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며 “수도권에 몰리는 ‘부동산 심리’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법원과 헌법재판소 이전을 제시했다.

그는 “두 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 인근에 각종 법률사무소가 자리 잡고 90년대 서초동이 번화했던 것처럼 인구가 유입된다”며 “기관 이전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이뤄지면 부동산 시장 특성상 사람들이 다음 스텝을 예측한다. 비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무리하게 서울로 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향하는 심리 분산해야”
기관 이전이 답? 해수부 주목

그러면서 “사회가 붕괴하고 있다. 성실한 근로 노동자의 의욕을 꺾는, 엄두도 나지 않는 가진 자들만의 리그지 않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완전 다른 나라처럼 여겨진다.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정부 역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균형발전 국정 과제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다. 인구를 대한민국 전역에 분산시켜 수도권 쏠림현상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빠르게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관은 해양 정책과 수자원 등을 관리하는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부산을 찾아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해수부 이전을 통해 부산을 해양 강국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이후에도 “부산은 해수부가 있기에 적정한 지역”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올해 안에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약속 시한을 약 두 달 앞두고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가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해수부 이전지(IM빌딩)를 방문해 직접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이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전남도의회가 ‘농업 회생과 균형발전을 위한 농식품부 전남 이전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면서 농식품부가 제2의 해수부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현재 나오는 부동산 정책은 경기권 일부에서도 남의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서울과 근접한 경기도마저도 이번 정책에서 소외된 만큼 수도권과 멀어질수록 격차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10·15 부동산 규제가 ‘부동산 소유’ ‘내로남불’ 등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비수도권을 위한 대책이 제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멀어질수록 답답

김 상임대표는 “아직 국민 인식 속에 가장 안전한 자산은 부동산이다. 이 인식이 깨지지 않는 한 지역 소멸 문제, 지방 부동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지방 청년들의 문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비수도권 지역 간담회를 진행하다 보면 정부가 개입해 공공 부문 일자리를 지역에 늘려달라는 청년들의 요구가 있다”며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일자리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은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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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