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마약 수사 미궁 속으로, 왜?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리털만 기다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경찰청이 곤혹스럽다. 수사 개시 한 달여가 지났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핵심 인물에 관한 무혐의 관측까지 나온다. ‘내사 중’이라는 민감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부담감까지 겹쳤다. 특히 피내사자들이 ‘옥중 편지’로 수사 대응 방향까지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돼 증거인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뿌려진 걸 제대로 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요시사>와 만난 한 마약수사팀 경찰 간부의 말이다. 내사 기간을 합치면 인천경찰청이 ‘이선균 마약 사건’을 들여다본 지도 두 달째다. 물적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피의자 진술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갈팡질팡

2주가 지난 현재까지 피내사자와 입건된 인물을 포함하면 총 10명으로 이선균, 권지용,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정다은, 한서희, 유흥업소 여 실장 김모씨, 의사 A씨, B씨, C씨, D씨 등이다.

인천지검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된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선균의 혐의 입증을 위한 주요 ‘키맨’이기도 한 김씨는 친분이 있던 의사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이선균과 권지용 등에게 전달하거나 이선균에게 자신의 집을 마약 투약 장소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마약 범죄로 수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 6범이지만, 출소 후에도 범행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김씨를 통해 이선균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A씨와 그가 운영하는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수사관들을 서울 강남에 있는 해당 병원에 보내 의료기록 등을 확보했다.

해당 의료기록은 A씨가 그동안 처방한 마약류와 관련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운영 중인 병원은 올해 프로포폴을 지나치게 처방한 사례가 많아 보건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또 A씨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도 법원서 미리 받아 집행했다.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조만간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수사와 관련해 오늘 서울 강남에 있는 병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일요시사>와 만난 A씨는 “다른 곳도 있다. 무고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씨는 현재 일부 혐의에 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필로폰 투약 및 이선균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제3자에게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씨는 경찰의 수사 압박이 시작되자 이선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3억5000만원을 요구한 김씨는 지난달 20일, 공갈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된 상태다.

수사 초기부터 먹구름…위기 상황 자초
내사자들 “투약 안 했다” 억울함 토로


이선균은 김씨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인물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선균 측은 김씨가 또 다른 인물과 짜고 자신을 협박했다고 의심 중이다. 그러나 김씨는 본인도 SNS서 접근한 또 다른 인물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와 이선균 사이를 의심한 인물에게 SNS를 통해 나도 협박을 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 이선균이 피해금으로 주장한 3억5000만원 중 5000만원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속도전에 들어선 건 이선균 마약 의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탓이 있지만 인천청이 강남 라인 관할지역 사건을 수사 중인 이유도 언급된다.

한 마약수사계 팀장은 “본래 강남서에서 수사하려 인천청에 이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천청이 첩보를 먼저 입수한 건 맞다. 절차대로라면 강남서가 수사를 하는 게 맞지만 인천청도 ‘성과 욕심’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청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언론 대응 과정서도 나타났다. 마약 수사 실무 책임자이자 언론 대응을 맡고 있던 공보 담당자가 교체된 것이다. 통상 청 단위 경찰 조직서 언론 대응은 각 부서 계장(경찰 계급상 경정)이 담당한다.

지난 3일 인천청은 출입기자단을 통해 청장 지시로 마약 사건 언론 담당자를 광역수사대장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계장이 담당했지만 한 언론사의 관련 취재 과정서 솔직히 응대를 해줬다는 게 이유다. 실제 인천청 광역수사대장(대장 이재홍)도 “언론 대응은 마수계장이 담당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물꼬는 자수자들의 진술이다. 사실상 김씨의 진술과 정황적 증거에만 의존하고 있는 경찰이 또 다른 인물들의 입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성과 내기 실패 
커진 판 수습 어려워

한 경찰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가 무겁고 열심히 수사하고 있는데 윗선서 성과주의에 몰입하고 있다거나 성과도 못 내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토로가 많다”고 전했다.

아직 피내사자인 이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 중이다. 일부 피내사자 측은 “정말 억울하다. 김씨가 내 이름을 판 것이지 투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건에 연루된 일부 인물들은 ‘옥중 편지’를 통해 경찰 수사 대응을 모색 중이다. 특정 시점과 경계를 정한 만큼 향후 자수하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이들의 입에서 허위 진술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통상 마약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수사기관에 타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플리바게닝’을 시도하기도 한다. 플리바게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이 일부 부패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자주 언급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게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게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해외 동남아 마약 공급책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과거 유명인이 연루됐던 수도권 마약 공급총책 ‘바티칸 킹덤’ 이모씨와 일부 피내사자 간 연결고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혐의 관측?

현재 필리핀 감옥에 수감된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난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다. 박왕열에게도 물어보니 관련이 없다더라. 강남 바닥에 마약을 유통하는 한국인이라면 다른 사람”이라면서도 “한국 연예계에 필로폰과 대마를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인물이 있는데 경찰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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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