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상식 넘어선 박유천

은퇴 번복 후…돈독 올랐나?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어느 하나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다. 끊임없이 거짓말을 이어가고 있다. 대중의 비판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동방신기와 JYJ를 거친 박유천은 ‘거짓말 행보’만 답습하고 있다. 일말의 반성도 없이, 상식을 넘어선 거짓말을 일삼는 박유천의 행동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 박유천 ⓒSBS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직접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4월10일, 가수 겸 연기자 박유천은 전 여자 친구이자 미스코리아 출신인 황하나를 통해 마약 의혹이 불거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팬사이트 개설
활동에 시동

자신은 마약한 적이 절대 없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진해서 대대적인 기자회견까지 할 정도라면 정말 억울한 일일 것’이라는 동정 여론도 형성됐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열어놓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던 점은 석연치 않았다. 떳떳했다면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게 관례인데, 박유천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박유천의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행보에, 언론과 여론은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박유천은 경찰 출석 전 겨드랑이 등 일부 부위의 털을 모두 제모했다. 제모하면 마약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설이 있었는데, 이를 굳게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유천은 변호인을 통해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부터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를 했다”고 밝혔는데 역시 설득력이 부족한 해명이었다. 

결국 진실이 드러났다. 미처 제모하지 못했던 다리털로부터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것.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박유천은 “어떻게 체내에 필로폰이 들어갔는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어느 누구도 속지 않을 황당한 설명을 한 것. 이 발언은 신정환의 ‘뎅기열 사기극’과 클릭비 출신 김상혁이 음주운전 후 언급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와 비견될 정도로 세간의 비웃음을 샀다. 

이 같은 황당한 연극은 그가 구속된 이후에야 끝났다. 박유천은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입만 열면 거짓말, 반성 없는 태도
필요할 때마다 보이는 악어의 눈물

당시 한 연예 관계자는 “박유천은 마약을 투약한 후 걸리지 않게 조치하는 방법을 알았던 듯하고, 실제 그것이 먹힐 것이라는 생각이 짙었다고 본다. 어차피 걸리면 연예계 생명은 끝이고 운 좋게 걸리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여론을 잡기 위해 강력하게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백하다면서 맹세하는 기자회견을 할 정도면 ‘정말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대중의 심리와 극성 팬덤의 결집으로 인해 경찰이 여론 압박을 받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혹여나 피해갈 수 있을까’라는 심정으로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던 셈이다. 양성 반응이 검출되자 소속사였던 씨제스엔터테인먼트도 즉시 계약을 해지했고, 박유천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박유천이 멤버로 있었던 JYJ로 출발해 국내 배우들과 대거 계약하며, 연예계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로서는 큰 결단이었다. 거짓말이 모두 드러난 박유천은 강제 은퇴, 곧 연예계 퇴출 상태가 됐다. 

업계에선 박유천이 소속사마저 속이고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에, 계약 해지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유천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한 연예계 관계자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박유천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끝까지 책임져 줄 것으로 제안한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박유천이 소속사마저 속이며 기자회견을 감행한 것이다. 스스로 불신을 자초한 것인데,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모든 거짓말이 들통난 것은 물론, 소속사와도 연이 끊긴 산 박유천은 지난해 4월 말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지난 7월 열린 1심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서 거짓말 논란으로 인해 애초 밝힌 대로 은퇴했다.

그는 전 국민을 기만한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사과 발언도 없었다. 심지어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3일 만인 지난해 7월3일, 동생인 박유환의 SNS를 통해 얼굴을 공개했다. 

박유환은 ‘오늘 방송하지 않고 형과 시간을 보내겠다. 미안하다’며 팬들로부터 받은 편지와 선물에 둘러싸인 박유천의 모습을 공개했다. 대중의 심리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처사였다. 

연예계 퇴출
불성실 태도

그를 향한 비난은 꾸준히 지속됐으나, 이후에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듯 보였으며, 은퇴를 통해 대중에게서도 멀어지는 듯했다. 

데뷔 당시에만 해도 박유천의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2003년 그룹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으로 데뷔한 뒤 그룹 JYJ로 활약할 때까지만 해도 박유천은 순수하면서도 소탈한 이미지였다. 특히 동방신기 탈퇴 후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대립할 땐 비교적 약자의 위치를 점하며 전투사의 얼굴을 갖기도 했다. 

이후 KBS2 <성균관 스캔들>, MBC <보고싶다>, SBS <옥탑방 왕세자> <쓰리 데이즈> 등으로 꾸준히 성공작을 만들어내면서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옥탑방 왕세자>의 이각 역으로 귀엽고 재기발랄한 매력이 돋보이면서 팬층이 크게 확장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고 심성보 감독이 연출한 영화 <해무>서 ‘주동식’ 역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당시 봉 감독은 “뛰어난 영화배우를 우리 영화계가 얻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쁘다”며 짤막하지만 굵은 메시지로 박유천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박유천은 <해무>를 통해 2014년 청룡영화상·대종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부산영평상 및 2015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상 등을 비롯, 10개의 영화제서 모두 신인상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국내 팬들은 물론 아시아를 아우르는 인기,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인해 그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하지만 그의 밑천이 드러난 것은 2016년 성폭행 논란에 휘말리면서부터다. 한 유흥업소 종사자가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것이다. 연이어 이와 유사한 혐의로 총 4명의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비록 무혐의로 종결되긴 했지만, 문란한 사생활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무혐의로 종결됐다고 해서 죄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은 2018년 12월 박유천에게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유천은 관련 재판과 조정에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고, 서울법원조정센터는 박유천에게 5000만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라는 강제 조정 결정을 내렸다. 박유천은 별도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 지난해 9월 조정안이 최종 확정됐다.

‘돈에 미친’
갈지자 행보

그러나 박유천은 피해자 측에 배상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결국 지난해 12월 그에 대해 재산 명시 신청을 제기했다. 박유천은 이마저도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2일에 감치 재판이 열렸다. 감치 재판이란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 명시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한 경우에 이뤄지는 재판이다. 법원의 판단으로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 

대중에게 막대하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연예인의 신분임에도, 법 앞에서조차 불성실했다. 당일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각종 질문을 던졌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정에 들어섰다. 

문란한 사생활을 비롯해 마약 혐의 등 숱한 논란 앞에서 박유천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 적이 없다. 올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이미지는 끝없이 하락 중이다. 온갖 비난을 받는 박유천의 귀는 여전히 막혀 있는 듯하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서 은퇴를 밝혔지만, 그의 진심은 불과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일언반구 없이 은퇴를 번복하더니, 2020년 들어서 ‘돈에 미친 행보’가 시작됐다. 박유천은 올해 1월 태국서 팬 미팅을 개최한 것에 이어 화보집을 발간했다. 화보집은 약 9만원 상당에 달한다. 

아이돌 화보집의 평균 가격은 5만원대이며, 앨범이나 DVD가 포함될 경우 9만∼10만원에 책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박유천의 화보집에는 앨범이 포함돼 있지 않다. A급 아이돌의 화보집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비싼 금액이다.

그는 최근 팬사이트를 개설하며, 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0일 박유천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팬 여러분들의 많은 기대와 사랑으로 박유천의 공식 팬사이트가 오픈했습니다. 앞으로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박유천씨의 좋은 소식과 다양한 활동을 만나보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박유천은 영상을 통해 “드디어 공식 팬카페를 오픈하게 됐다. 여러분들께서 그동안 많이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을 보실 수 있으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저도 여러분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자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 

“대중을 기만” 법 앞에서도 불성실한 태도 
여전히 옹호하는 팬들 신중한 판단 필요

이와 함께 유료 팬클럽 모집도 시작됐다. 공식 팬카페 이름은 ‘블루 시엘로’이며, 팬클럽 연회비는 6만6000원이다. 팬사이트 내 연간 회원 콘텐츠 열람, 이벤트 개최 시 팬클럽 선행 판매, 독점 콘텐츠 제공, 팬클럽 회원 대상 한정 이벤트, 공식 가입 MD 등이 연회비를 낸 팬클럽에 주어지는 혜택이다.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갖춘 BTS가 약 2만5000원 상당의 팬클럽 가입비를 받고 있는데 박유천이 제시한 금액이 얼마나 높은 비용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팬클럽 가입비는 계좌 이체로만 가능하다. 신용카드 결제로는 팬클럽에 가입할 수 없다. 일각에선 계좌 이체만을 허락한 이유로 현금영수증 발급이나 세금계산서 증빙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세금마저 팬들에게 미루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팬들의 사랑을 볼모로 값비싼 비용을 요구하는 박유천의 행보에 일각에선 ‘장사치’라는 등의 비아냥도 이어지고 있다.

박유천은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의 상황서 눈물을 흘렸다. 필로폰 투약 의혹과 관련된 기자회견장서 결백을 강조하며 울었고, 지난해 7월 법원서도 선처를 부탁드린다며 울었다. 당시 법원 방청석을 메운 국내외 팬들도 하염없이 울며 선처를 바랐다. 

그러던 그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이제 허언으로만 들린다. ‘악어의 눈물’ 그 자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동생 박유환 역시 형의 잘못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자신의 트위치 방송에 형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팬 사이트 개설 때에도 ‘축하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대중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끈끈한 형제애가 오히려 대중의 불쾌감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해외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에선 워낙 이미지가 추락한 탓에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외국 팬들의 경우 한국서 벌어진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박유천이 한국이 아닌 태국서 팬미팅을 개최한 것도 그 근거로 나온다. 국내 팬 중 어차피 자신들을 비난할 사람들은 비난할 것이니, 나를 기다리는 팬들만 보고 가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다

박유천을 향한 여론은 냉담하다. 지속적으로 언행불일치를 보이고 있으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의 태도도 비치지 않는다. 싸늘한 여론 속에서 복귀가 어려워진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팬들의 돈을 쓸어 모은 뒤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가 역대 최악의 연예인 중 하나로 꼽힘에도, 일부 팬들은 그를 옹호하고 있다. 대중을 기만하는 것은 물론 소위 ‘호구’로 보고 막무가내로 돈만 밝히는 박유천에게 응원을 지속하는 것이 양심적으로 부끄럽지는 않은지, 팬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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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