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 투약’ 모델 엄상미가 말하지 못한 그날의 고백

“텔레그램 마약왕 ‘바티칸’ 한 명 더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강남 바닥을 떠들썩하게 했던 ‘황하나·바티칸 마약 사건’의 핵심 인물이 최근 출소했다. <맥심> 모델 출신인 엄상미씨다. 엄씨는 2021년 2월 <일요시사>와 처음 만났다. 당시 마약 투약 의혹을 부인하면서 기자를 속였다. 지난 4일, 그는 과거의 일을 후회한다며 강남의 한 카페서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보자의 극단적 선택과 바티칸 킹덤 이모씨, 조선족 의혹 등 3년 전 사건의 내막에 대해 들어봤다.

엄상미씨는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달 출소했다. 사건은 3년 전인 2020년 12월 발생했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남편인 오모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처음 부인하다…
억울한 감옥살이?

엄씨는 이들과 같이 마약을 투약한 또 다른 <맥심> 모델 박모씨와 수도권 마약 공급 총책 바티칸 킹덤 이모씨(이하 바티칸), 현재는 중태에 빠진 남모씨와 친분을 이어왔다. 엄씨가 처음부터 마약의 늪에 빠진 건 아니었다. 지인인 남씨를 통해 바티칸을 알게 되면서 마약 투약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바티칸과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투약하는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엄씨는 “남씨는 나에게 바티칸이 자신의 사업 투자자이면서 돈이 상당히 많은 형님이라고 소개했다. 남씨와 바티칸이 먼저 권유한 적도 있고 호기심에 내가 먼저 마약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엄씨는 2020년 10월2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R 호텔에서 박씨와 남씨, 바티칸과 같이 있었다. 바티칸은 이날 필로폰을 투약했고, 엄씨는 케타민을, 남씨는 허브(대마의 일종)를 흡입했다.

같은 달 27일 이들은 S 호텔에 있었다. 엄씨는 바티칸에게 “케타민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은 바티칸이 경찰에 체포된 날이기도 하다. 바티칸은 이날 케타민 1g을 14만원, MDMA 1정을 5만원에 구매했다. 대금은 추후 마약류를 판매한 후 지급하기로 하고, 동업자로부터 마약류가 보관된 장소(일명 ‘좌표’)를 텔레그램으로 전송받았다.

바티칸은 이날 오전 3시28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세탁소 1층에서 A씨가 숨겨둔 케타민 970g 및 MDMA 970정을 수거했다. 총 1억8430만원 상당하는 마약류를 매수한 것이다. 또 그는 같은 날 새벽 5시경 필로폰 불상량을 투약하기도 했다.

해당 장소에는 필로폰 0.2㎖이 들어 있는 1회용 주사기, 필로폰 5.02g이 들어있는 유리병, 케타민 0.3g이 들어 있는 비닐팩, 향정신성의약품인 합성대마(JWH-018 및 그 유사체) 1㎖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 등이 있었다.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다. 정맥 또는 근육으로 투여되는 진통 효과가 있는 전신마취제의 일종으로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서 케타민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나목 및 다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있다.

따라서 케타민을 개인이 불법적으로 투약했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남씨는 2020년 12월 중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가 2021년 2월 깨어났으나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달 엄씨는 기자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서 만났다. 엄씨는 당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같이 투약한 인물이 여럿이고 어느 장소에서 투약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았던 사실도 확인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마약을 투약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엄씨의 마약 투약이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양경승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엄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3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케타민 투약 혐의로 징역 8월 출소
“범죄 감추기 급급…반성하며 살 것”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거지서 발견된 케타민 및 투약 도구와 케타민 가루들이 묻어 있는 비닐봉지들을 보면 피고인이 상습적으로 케타민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음에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서까지 범행을 부인했다”며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엄씨를 법정 구속했다. 엄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엄씨는 “범죄를 감추기에 급급했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부끄럽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반성할 것”이라면서도 “일부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 정말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엄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같이 검찰에 송치됐던 박씨는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박씨는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검찰이 마약범의 진술에만 의존해 국내 형사법에 도입되지 않은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을 적용했다는 게 엄씨의 주장이다.

검찰은 마약 수사 과정에서 ‘축소 기소’나 ‘불기소’라는 조건을 걸고 마약범에게서 타 마약범을 불도록 하기도 한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게닝은 검찰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과거 기자와의 연락에서 마약 혐의를 부인한 것과는 다르게 엄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엄씨와는 달리 박씨는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권하고 요구
끊지 못한 악연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에는 석연치 않은 일이 많았다. 바티칸이 남씨를 살해하려 한 일과 황씨 남편인 오모씨와 핵심 제보자의 극단적 선택 등이다. 바티칸이 남씨를 협박한 이유는 마약 때문이라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바티칸의 한 편지에도 해당 내용이 나와 있다. 바티칸은 A씨에게 “텔레그램에서 마약은 필로폰 1g에 76만원에 팔린다. 마약을 팔면서 현금 1억원과 사놓은 케타민 2kg 엑스터시 2000정을 남씨가 전부 훔쳐 갔다”고 했다.

엄씨는 “경기도에 위치한 한 주차장에서 바티칸이 화를 내면서 남씨를 죽여버리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실제로 칼을 들고 찌르려 하자 지인이 말렸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느낀 남씨는 당시 황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남씨의 요청을 받아들인 황씨는 지인 B씨를 통해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연변 말투를 쓰던 인물로 정체가 드러난 적 없는 신원미상의 인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조선족 의혹’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사실관계가 확인된 바 없다.

지난해에는 핵심 제보자 유모씨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남씨의 친구이자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노력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씨는 과거 기자에게 “나도 올바르게 살진 않았지만 내 친구들이라도 돕고 싶다”며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었다.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고 숨진 채 발견된 오씨에 이은 두 번째 죽음이었다.

오씨를 떠나보낸 유씨는 술에 빠져 살았었다. 그는 여러 차례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서둘러 언론에 제보했어야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우울증으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유씨의 극단적 선택 이후 사건을 취재하던 일부 기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려야 했다.


시간이 지나 유씨의 실수와 잘못도 드러나게 됐다. 그 또한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투약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유씨의 집에 가본 지인은 “그 친구 집에 가면 가끔 테이블에 흰색 가루가 있었다”며 “마약 투약을 하지 말라고 말려도 몰래 투약하니 알 수가 없었다”며 “유씨가 소유하던 마약이 남씨가 바티칸으로부터 훔친 마약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마약을 통해 돈을 벌려 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바티칸에
“죽인다” 협박

경찰은 2021년 1월 텔레그램으로 마약류 판매 광고를 올려 전국적으로 마약류를 판매한 바티칸을 구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바티칸을 포함해 유통·판매 관계자 28명이 검거됐고 일부는 구속됐다.

이들은 2020년 4월12일부터 12월10일까지 필로폰 640g, 엑스터시 6364정, 케타민 3560g, LSD 39장, 합성 대마 280㎖, 대마 90g 등 49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유통했다. 바티칸은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국내 총책이었다.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했던 범죄자이기도 하다. 범죄 직후 필리핀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두 번이나 탈옥에 성공했고, 2019년 말 자취를 감췄었다. 1년 뒤인 2020년 10월28일 필리핀 경찰에 검거돼 지난해 5월 필리핀 대법원에서 ‘다량 살인’ 혐의로 단기 57년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필리핀 현지를 취재했던 <일요시사>는 박왕열이 마닐라 문틴루파에 있는 뉴빌리비드 교도소(NBP)에 수감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가 수감되기 직전까지 국내로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마약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매달 최대 100억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복수의 NBP 관계자와 교민은 그가 옥중 마약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왕열에 대한 국내 송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사정기관 관계자는 “형기를 다 마치지 않으면 보내줄 수 없다는 필리핀 당국의 입장이 확고해 국내 송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내다봤다.

바티칸과 박왕열이 알고 지낸 세월은 길지 않다. 엄씨도 “바티칸이 마약을 유통하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육계 일을 준비하던 바티칸은 인터넷에 ‘스테로이드’를 검색하고 한 텔레그램 방에 접속해 박왕열을 알게 됐다”고 했다.

황하나 남편·핵심 제보자 극단 선택 이유는 ‘마약’
검사서 양성 모델 박씨 기소유예 ‘플리바게닝’ 논란

엄씨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한 바티칸은 박왕열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려 했다. 그러나 자신이 맡은 마약 유통업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에 있는 ‘지게꾼’이나 인맥을 통해 널 간단하게 담그면 된다”는 박왕열의 협박을 이기지 못했다.

엄씨는 “박왕열이 실제 살인 전과가 있고 한국 유통책이 많은 만큼 주변에서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엄씨는 “텔레그램 닉네임인 ‘바티칸’을 쓰던 사람은 2명이다. 언론에 여러 번 언급된 인물 외 다른 사람도 지금은 감옥에 있다”고 주장했다.

황씨와 바티칸의 관계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바티칸을 사석에서 단 한 차례도 접촉한 바 없다. 경찰 관계자도 “사건을 수사하면서 둘이 마약 유통을 논의하거나 특정인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 정황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로가 누군지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마약 유통 ‘공동체’가 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황씨가 바티칸을 통해 마약을 공급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황씨를 잘 아는 인사들은 그가 지금은 사라진 강남 클럽 버닝썬·아레나 출신 인물들에게 마약을 공급받아왔다고 전했다. 앞서 버닝썬·아레나 출신 인물 대부분은 마약 투약 및 탈세로 구속 기소됐다.

출소한 일부 인사는 과거처럼 강남권에서 클럽과 라운지 바를 운영하고 있다. 클럽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부는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엄씨도 “클럽을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강남에는 지금도 많이 간다. 지인들을 통해 여전히 클럽과 라운지 바에서 마약 투약과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는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마약파티

엄씨는 이달 초까지 바티칸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바티칸은 ‘옥중편지’를 통해 엄씨에게 “황하나 그 주변인, 감옥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정리하라. 내 마지막 부탁”이라며 “잘됐으면 좋겠고 하루하루가 매일매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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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