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치면 죽는다?’ 황하나 제보자 극단적 선택 미스터리

‘안양 뽕쟁이’ 바티칸 킹덤 루트 노렸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황하나와 스치면 죽는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측근이 한 말이다. 황씨는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 기소돼 감옥살이 중이다. 황씨 측근의 말처럼 2020년 황씨의 남편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측근은 이외에도 여러 명이 세상을 등졌다고 주장한다. 석 달 전, 한 사람이 더 세상을 떠났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황씨 마약 사건의 핵심 제보자였다.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상선 ‘사라 김’ 김형렬이 붙잡혔다. 국내에 공급한 마약만 시가로 100억원 가까이 된다. 100만명이 넘게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수년간 팔아온 것이다. 경찰은 황하나씨와 황씨의 전 연인인 가수 박유천씨가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해왔다고 봤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제보자는 여러 명이다. 충격적이지만 제보자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열심히 살겠다”
약속 못 지켜

‘황하나·바티칸 킹덤 마약 사건’ 핵심 제보자 A씨가 <일요시사>와 만난 건 2년 전이다. 그는 황씨의 남편인 오모씨의 친구이기도 했다. A씨는 기자에게 황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와 마약 투약 정황 등 물적 증거를 건네줬다. 당시 A씨는 취재팀에 “나도 올바르게 살진 않았지만 내 친구들이라도 돕고 싶다”며 “황하나 사건 해결 좀 해달라. 내 친구들 꼭 좀 살려달라”고 청했다.

석 달 넘게 취재하는 사이 2020년 12월 오씨가 세상을 떠났다. 앞서 오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 투약 혐의로 2020년 9월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하나가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황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2020년 12월22일,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앞서 경찰에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를 번복했다. 오씨는 “당시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자백했고 이틀 뒤인 24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오씨가 남긴 유서에는 ‘황하나를 마약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이틀 전 경찰에 자백했던 내용과는 상반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통화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다”며 “오씨가 마지막에 어떤 상태였고, 누구랑 연락했는지 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씨의 지인이자 국내 최대 규모 마약 조직의 일원으로 밝혀진 남모씨도 2020년 12월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남씨는 현재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오씨와 남씨는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경기 수원 모처에서 황씨와 필로폰 등을 투약한 사이다. 결과적으로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입증해줄 두 남성이 모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 명은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명은 사망했다.

‘죽마고우’를 떠나보낸 A씨는 술에 빠져 살았다. “서둘러 언론에 제보했어야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우울증으로 인해 수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난 건 불과 석 달 전이다. A씨와 친했던 인사들은 그가 필로폰에 손을 댔다고 입을 모은다. A씨와 친구였던 B씨는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들다 보니 술로도 커버가 되지 않아 손대지 말아야 할 마약을 투약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죄책감·우울증 겪다 석 달 전 세상 떠나
황 녹취·투약 정황 담긴 녹취 수차례 제보

다른 인사도 “그 친구 집에 가면 가끔 테이블에 흰색 가루가 있었다”며 “마약 투약을 하지 말라고 말려도 몰래 투약하니 알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가상화폐에 손을 댔다가 빚쟁이가 됐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에게 상당한 금액을 빌려준 적이 있다는 C씨는 “코인 관련해서 몇 번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결국 수백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나 말고도 A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꽤 있었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주변인들에게 돈을 빌린 A씨가 가상화폐로 수익을 내지 못해 빚더미에 앉게 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지난 5월2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미스 맥심’ 출신인 엄모씨와도 친한 사이다. 엄씨는 수도권 마약 총책인 ‘바티칸 킹덤’ 이모씨와 연인 관계였다. 이씨는 ‘마약왕’이라고 불린 박왕열의 하선으로 수도권에서 상당한 양의 마약을 팔아치웠다.

엄씨와 A씨가 서로 마약을 주고받고 같이 투약한 적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 언론에 남씨와 오씨 등이 필로폰을 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황씨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멀어 객관적 판단을 내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수십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A씨가 마약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를 통해 마약을 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황씨 사건을 제보한 이후 친구를 잃은 죄책감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상황을 고려하면 비상식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일부 지인들은 그가 강남에서 유명한 ‘뽕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마약 유통·공급 등으로 돈을 벌려 했다는 주장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와 바티칸 킹덤 수사 과정에서 마약 조직 일원으로 파악된 남씨 외에 A씨가 연루된 정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서
유명 약쟁이

A씨의 지인들은 A씨가 황씨와 박유천이 구입했던 통로로 마약을 구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황씨가 마약을 구한 통로는 ‘바티칸 킹덤’ 이씨의 인맥이다. 이씨는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의 국내 총책이다.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박왕열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마약 조직, 일명 ‘전세계 그룹’을 만들었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했던 범죄자이기도 하다. 범죄 직후 필리핀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두 번이나 탈옥에 성공했고, 2019년 말 자취를 감췄었다. 전세계 그룹이라는 마약 조직은 국내에도 수십 명의 총책과 판매책이 활동했다. 경찰에 이미 붙잡힌 전세계 그룹 관련자만 20명이 넘는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로 전세계 그룹이 유통한 마약의 규모는 확인된 것만 50억원 정도다. 하지만 적발되지 않은 것이 훨씬 많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법무부는 뒤늦게 검거된 박왕열의 국내 송환을 추진했으나, 그가 필리핀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로 최근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왕열의 상선은 1974년생 베트남 마약상 김형렬로 텔레그램에서 ‘사라 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는 동남아 등지에서 들여온 마약을 국내에 유통해왔다. 2020년 10월28일 박왕열이 필리핀 현지에서 경찰에 검거되면서 김형렬을 향한 수사기관의 압박 수위도 높아졌다.

경찰은 최근 김형렬이 베트남 호찌민에서 머문다는 첩보를 입수해 검거하고 지난달 19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경찰은 김형렬이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마약 유통책 중 검거되지 않은 마지막 ‘총책’이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에 유통한 마약은 확인된 것만 70억원어치로 향후 수사에 따라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형렬의 하선인 강모씨와 송모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 위반 등으로 2020년 9월과 10월 법원에서 각각 징역 6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항소했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됐고, 송씨는 항소해 2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3월 형이 확정됐다.

강씨와 송씨 모두 김형렬에게 필로폰을 건네받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다 적발돼 검거됐다. 베트남에 있던 두 사람이 김형렬을 처음 알게 된 시점은 2019년 초쯤이다. 이후 김형렬은 “필로폰을 한국으로 가져다 팔아주면 일정한 수익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대략적인 금액은 g당 10만원 정도로 파악된다.

김형렬은 2018년부터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활발히 마약을 판매해왔다. 그는 마약을 국내로 반입할 때마다 속칭 ‘지게꾼’이 늘 필요했다.

세 사람은 2020년 2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김형렬의 주거지서 필로폰 1kg(시가 1억700만원 상당)을 국내로 반입할 방법을 함께 의논했다. 처음 김형렬은 필로폰을 삼켜 체내에 은닉한 뒤 반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일회용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에 필로폰을 소분해 담은 다음 실로 묶었는데, 이 같은 체내 은닉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도출돼 포기했다.

수도권 총책 ‘킹덤’조직원 친구 “억울하다”
주변인들 가상화폐 제의 후 수익 못내 빚더미

결국 필로폰을 캐리어에 숨겨 입국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단, 필로폰을 비닐랩 등을 이용해 꽁꽁 포장한 뒤 ‘구슬 줄’로 여러 번 감는 방식이 사용됐다. 구슬공예품으로 위장한 셈이다.

베트남 공항에서 강씨와 송씨는 필로폰이 든 캐리어를 기내용 수화물로 등록했다. 그러나 공항 검색대에서 수색에 걸려 캐리어를 열게 된 상황이 발생했다. 검색대 직원이 많은 양의 구슬 줄을 의아하게 생각하던 터였다. 이때 송씨가 기지를 발휘했다.

휴대폰으로 ‘구슬공예’라는 단어를 검색한 뒤 이미지 등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정상적인 물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무사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세관의 벽을 넘진 못했다. 은닉한 필로폰이 적발됐으며, 이온 스캐너를 통해 손바닥에서도 필로폰이 검출되는 등 궁지에 몰린 끝에 결국 체포됐다. 이들의 소식을 몰랐던 김형렬은 당시 ‘배달 사고’가 났다는 생각에 텔레그램을 통해 독촉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형렬의 마약 밀수 행각이 일부 포착됐지만 드러나지 않은 행각과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김형렬은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전국 13개 수사 관서에서 마약 유통 혐의로 수배 선상에 올랐으며, 국내 판매책 등 공범만 20여명, 확인된 유통 마약은 시가 70억여원에 이른다.

경찰은 김형렬을 붙잡는 데 성공하면서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을 전원 검거했다고 밝혔다. 박왕열과 김형렬 외에도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인 최모씨는 캄보디아서 검거돼 지난 4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최씨는 2011년 탈북해 2018년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베트남·태국·캄보디아 등에서 국내에 있는 공범을 통해 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로 지속 밀반입했다. 지난해 7월 태국에서 붙잡혔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또 다시 마약 판매를 이어갔다.

태국 법원의 재구금 추진에 종적을 감춘 최씨는 지난 1월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그에 대한 마약 수배는 경찰과 검찰 포함 10건에 달했다.

황은 지금…
수원교도소

황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후, 형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됐다. 지난 2월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추징금 50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 유지했다.

황씨는 2020년 8월 지인들의 주거지와 모텔 등에서 필로폰을 4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11월29일 지인의 집에서 명품 벨트와 신발, 시가 등 50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당시 황씨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전 연인인 박유천 등 지인과 함께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이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황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50만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 ‘마약을 끊겠다’는 서류를 제출한 것이 집행유예의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됐지만 또 다시 마약을 투약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부 필로폰 투약을 인정하고, 절도 범행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황씨가 상고하면서 대법원으로 사건이 넘어왔지만,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현재 수원교도소에서 감옥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구속된 그는 오는 9월에 출소할 예정이다. 그는 재판에서 “반성하고 있다. 시골에 가 살겠다”며 개과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황씨가 옥살이 중에도 마약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hounder@ilyosisa.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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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