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묻지 마’ 처방 실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OK?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비만치료제 열풍이 불고 있다. 살이 찌면 운동부터 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운동 대신 약으로 살을 빼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여기에 기존 치료제보다 체중 감소 효과를 더 높인 신제품들이 출시를 앞두면서, 비만치료제 인기는 앞으로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처음부터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은 아니다. 이 계열 약물은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식사를 하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조절하는 여러 호르몬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GLP-1이다.

고공 행진
비만 시장

이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돕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한다. 제약사들은 이 작용에 주목해 GLP-1의 기능을 흉내 낸 약물을 만들었고, 이것이 GLP-1 계열 치료제의 시작이었다. 이 계열 약물이 처음 시장에 나온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에는 비만과는 관련이 없었고, 혈당 조절이 목적이었다. 주사로 맞는 당뇨병 치료제였고, 하루에 한번 또는 그 이상 투여해야 했다.

그런데 치료를 받던 환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혈당이 조절되는 것과 함께 체중도 함께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점이 의료진과 제약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GLP-1 계열 약물은 점차 발전했다. 주사를 맞는 횟수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고,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하루 한번이던 주사 투약이 주 1회로 줄어들면서 사용 편의성도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체중 감소 효과는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체중이 줄어드는 결과가 확인되면서, GLP-1 계열 약물을 비만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GLP-1 계열 약물은 처음으로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허가를 받게 된다. 기존 당뇨병 치료 성분을 바탕으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일정 기간 약을 사용했을 때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소 폭이 수치로 확인되자, GLP-1 계열 약물은 기존 비만치료제와는 다른 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체중 감소 효과였다. 이전에도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있었지만, 체중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반면 GLP-1 계열 주사형 치료제는 일정 기간 사용했을 때 평균 체중이 두 자릿수 비율로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수치가 의료계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알려지면서 기대가 커졌다.

이 계열 비만치료제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 위고비다. 위고비를 처음 내놓은 곳은 덴마크의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다.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를 만들던 기술을 바탕으로 위고비를 개발해 비만 치료용으로 허가를 받았다.

BMI 지수 확인도 안 하고…
5분 이내 짧은 진료 후 처방


위고비는 GLP-1 계열 성분을 기반으로 한 주사형 비만치료제로, 당뇨병 치료에 쓰이던 성분을 비만 치료에 맞게 조정했다. 주 1회 주사 방식으로 맞는 것이 특징이다.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음식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이도록 돕는다.

위고비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받은 뒤 비만 치료제로 허가됐다.

위고비는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체중 감소 효과가 알려지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비만 인구가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처방이 늘었고, 위고비는 자연스럽게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대표하는 이름이 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위고비가 비교적 늦게 출시 됐지만, 인기는 뜨거웠다. 해외 사용 사례와 체중 감소 효과가 이미 알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출시 전부터 관심이 빗발쳤다. 위고비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에는 주사형 비만치료제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었다.

기존의 비만 치료 방식과 달리, 주 1회 주사로 체중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위고비 이전에도 GLP-1 계열 치료제는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삭센다가 있었다. 삭센다는 위고비보다 훨씬 앞서 세계적으로 출시된 주사형 비만치료제다. 처음에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 허가됐고, 일주일이 아니라 매일 주사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삭센다는 상대적으로 체중 감소 폭이 적은 편이었지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는 최초로 널리 쓰인 약이었다. 이 약을 개발한 회사 역시 노보노디스크로, 위고비의 등장 이전까지는 국내·외에서 인지도 있는 비만치료제였다.

하지만 위고비가 출시된 이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위고비와 같은 방식의 약물뿐 아니라, 다른 호르몬 작용을 함께 결합한 새로운 주사형 치료제도 등장했다. 이들 약물은 기존 GLP-1 단독 약물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내세웠다.

체중 감소 폭이 크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으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은 한층 더 확대됐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최근에는 기존 GLP-1 약물의 효과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게 ‘마운자로(Mounjaro)’다. 마운자로는 미국의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주사형 치료제로, GLP-1뿐 아니라 또 다른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체중 감소 효과를 보다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로, 국내에서도 지난 8월부터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위고비와 경쟁하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비만치료제의 인기로 인해 무분별한 처방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누구에게나 처방될 수 있는 약은 아니다. 위고비를 비롯한 GLP-1 계열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일정한 처방 기준을 전제로 허가된다.

체중과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돼있다. 비만치료제의 기본적인 처방 기준은 체질량지수(BMI)를 중심으로 설정돼있다. 일반적으로 BMI가 30 이상인 경우, 즉 고도비만에 해당하는 환자가 주요 처방 대상이다.

BMI가 27 이상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처방 대상에 포함된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방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소 자체보다는, 비만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 비만치료제는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한 약물이 아니라, 장기적인 체중 관리와 건강 개선을 염두에 두고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의 체중 변화뿐 아니라 기존 질환 여부, 복용 중인 약물, 부작용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강하게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사용 중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에 대한 설명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비만치료제 처방은 원칙적으로 충분한 문진과 진료를 거쳐 이뤄지도록 돼있다. 환자의 키와 몸무게를 정확히 확인하고, 체질량지수를 계산한 뒤 비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주사 찾아
병원 전전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며, 과거 병력이나 현재 복용 중인 약물도 함께 살펴야 한다.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처방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병원 현장에서는 무분별한 처방이 이뤄지고 있었다.

<일요시사>가 직접 방문한 일부 병원에서는 별다른 조건 없이 환자의 요청만으로 약물 처방이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와 도봉구에 위치한 A 병원과 B 병원에서는 진료 과정에서 체중과 키를 확인한 뒤 체질량지수를 계산했지만, C 병원과 D 병원에서는 이 같은 절차 없이 의사와의 짧은 대면 이후 곧바로 처방전이 발행됐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의사는 체중을 물었고, 대략적인 수치를 말하자 곧바로 처방 이야기로 넘어갔다. 체중계에 올라 실제 몸무게를 재거나 키를 재는 과정은 없었다. 의사는 “예전에 맞아본 적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 뒤, 문제없으면 다시 맞아도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진료가 1~2분 안에 끝났다. 진료실에서는 체중 감량 목적에 대한 질문만 오갔을 뿐, 처방 기준에 대한 설명이나 비만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과정은 없었다.

병원별로 처방 과정에 차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진료는 5분 이내로 짧게 이뤄졌다. 일부 병원에서는 “다이어트 주사를 맞고 싶다”고 말하자 의사가 별다른 추가 질문 없이 약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체중 감량 목표를 확인한 뒤 처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체질량지수 기준이나 동반 질환 여부에 대한 설명은 생략되는 경우도 있었다. 체중이나 키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보다는 “몇 킬로그램 정도 감량을 원하느냐”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

이후 의료진은 주 1회 주사 방식의 비만치료제를 설명했고, 사용 기간과 횟수를 간단히 안내한 뒤 처방전을 발행했다. 역시나 체질량지수가 처방 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상자 외 안정성 확보 안 돼”
무분별한 처방에 오남용 우려

대기실에서도 비만치료제 처방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각 병원에서 약 1시간가량 대기하는 동안,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다이어트 약 처방을 문의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진료과와 무관하게 “마운자로 있나요”라며 먼저 물었고, 접수 과정에서도 별다른 제약은 없어 보였다.

병원을 찾은 이들의 체형 역시 눈에 띄었다. 얼핏 보기에도 마른 체형의 여성들이 대다수였다. 이 같은 모습은 비만치료제가 특정 환자군에 제한적으로 처방되기보다는, 비교적 쉽게 접근 가능한 다이어트 수단처럼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비만 여부보다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 처방 여부를 결정지었고, 의료진이 체질량지수를 확인한 경우에도 그 수치가 처방 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따로 이뤄지지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병원 관계자들은 “요즘 비만치료제를 문의하는 환자가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처방 문턱이 낮아지면서 비만치료제의 오남용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환자들은 비만치료제를 단기간 체중 감량 수단으로 인식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정한 목표 체중에 도달하면 곧바로 투약을 중단하거나, 의료진과 상의 없이 사용 간격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주 1회 투여하도록 돼있는 약물을 임의로 더 자주 맞거나, 반대로 용량을 조절해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약물의 정상적인 사용 범위를 벗어난다.

처방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오남용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비만치료제는 사용 중 체중 변화와 부작용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일부 환자들은 처방 이후 병원을 다시 찾지 않은 채 투약을 이어간다. 이상 반응이 나타나도 참고 넘기거나, 온라인 정보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심각한
오남용

실제 한 내과 전문의는 “현재 BMI 기준의 대상자 외에는 약제에 대한 안정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질환 여부에 대한 확인도 없이 처방을 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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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