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동맹’ 낙준연대 동상이몽

뭉쳐야 사는 ‘시한부 연합’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서로 반대편에 서 있었다. 절대 손을 잡을 것 같지 않던 인물 두 명이 한 걸음씩 내딛더니 이제는 함께할 방법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앞에 놓인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과연 이낙연과 이준석이 함께 할 수 있을까?

제3지대가 꿈틀거리고 있다. 누군가 행사를 개최하면 우르르 몰려가 ‘빅텐트가 필요하다’며 한 마디씩 보태고 있다. 거대 양당에 맞서 자신들끼리의 연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말과 궤를 같이 한다. 이 중 주목받는 연대가 바로 이낙연 전 총리와 개혁신당(가칭) 이준석 대표의 결합으로 이른바 낙준연대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최근 이 전 총리와 이 대표는 같은 공간에 자주 출몰 중이다. 우선 서로의 필요성은 인식한 모양새다. 두 인물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최대 변수로 통한다. 

앞서 이 전 총리는 개혁신당 이 대표와 만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던 바 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그는 생각이 같다면 공유하겠지만, 지금 만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에게 구애를 먼저 한 인물은 이 대표다. 그는 “생각이 다르다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손길을 내밀었다. 

이 전 총리도 이에 호응하며 정치권에 드문 인재라고 평가하면서 만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새해가 떠오르면서 제3지대가 더욱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제3지대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지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도 함께 편승하려는 행보를 보인다. 


현재 제3지대서 새로운 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선 세력은 크게 5곳으로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양향자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세웠던 한국의희망이다. 다음으로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과 정의당 류호정 전 의원이 함께 띄우고 있는 신당이다. 

세 번째가 바로 이 대표 주도의 개혁신당이고, 네 번째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이 띄운 미래대연합(가칭), 마지막 다섯 번째가 최근 이 전 총리가 참여하게 된 새로운미래(가칭)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14일, 민주당을 탈당했던 바 있다.

이날 이 전 총리의 탈당은 민주당 내에 충격으로 돌아왔다. 24년간 민주당에 몸담아오면서 정치를 시작했고, 도지사, 총리, 당 대표 등 주요 보직을 맡았던 바 있다. 과거 새천년민주당, 열린민주당의 분열 때도 민주당에 남았었다.

탈당을 결심한 시기보다, 정치 행보를 멈춘 기간이 더 길었다. 탈당 전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한 뒤에도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와 동시에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됐다. 이 전 총리가 당을 떠나 신당을 차리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순간이다. 

총선 앞두고 최대 변수로
영·호남 뭉치면 파급력↑

결국 민주당에 날을 세우며 나가버렸고 제3지대서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그의 창당 취지는 과거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 넘어가겠다는 것으로 참여 발기인 수가 3만명에 달했다.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요건이 200명인 점을 감안할 때 쓰나미급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신정현 전 경기도 의원 등이 맡았다. 그가 민주당을 떠나자 다수 원외 인사가 함께 동참했지만, 당내 현역 의원들이 함께하지는 않았다. 당 기반이 호남인 새로운미래는 선진 복지국가 건설과 중층적 돌고래 외교, 기후위기 대응,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당내 민주주의 확대 등을 내세웠다. 

앞서 새로운미래 이석현 위원장은 “호남이 가장 많고, 호남 지역 참여도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현재 호남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주춤한 상태다. 이 전 총리도 이 지점을 알고 공략 중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리가 대표 등 무언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으나, 이 전 총리가 구상 중인 직책은 영입인재위원장이다. 이는 당 대표 등의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탈당 인사 등을 영입할 경우, 당의 외연은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전 총리 혼자 힘으로는 총선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도 최근 개혁신당 이 대표와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서로에게 시그널을 보내는 수준이다.

우선 상황은 제3지대 간 첫 회동이 지난 14일 이뤄지는 등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이 자리에는 이 전 총리, 개혁신당 이 대표, 미래대연합 김 의원이 함께 자리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서 20분간 티타임 형식의 3자 회동이었다. 오는 4월10일 총선서 이 전 총리와 개혁신당 이 대표는 빅텐트 구상의 핵심 인물로 통한다. 

3자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3지대 간의 합종연횡이 슬금슬금 이뤄지려는 분위기인데, 문제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점이다. 마음이 급한 쪽은 이 전 총리 측이다. 호남 중심이긴 하지만, 전국 정당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영남, 수도권에 아우를 수 있는 파급력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제3지대

이는 개혁신당 이 대표가 사실상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전 총리는 정치권서 잔뼈가 굵은 인사로 적어도 민주당이 이번 총선서 어떤 전략으로 나설지 줄줄이 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친낙(친 이낙연)계 인물들도 이 전 총리와 함께 총선에 나서기 위해 줄줄이 탈당을 하고 있다. 

친낙계 인사들의 탈당 러시에 이 전 총리는 빅텐트의 기반을 우선 세워야 하기 때문에 설연휴 전에 연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동의했다.

새로운미래와 함께 연대가 확실시된 미래대연합 역시 합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 중이다. 미래대연합 이원욱 의원은 “미래대연합의 정당 틀, 우산 속에 들어오는 당이 합해져 설날 밥상에 올려드리고 싶다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그러나 즉시 입장이 뒤바뀌었다. 미래대연합 박원석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시간적으로)설연휴 전은 이르다. ‘어떤 비전과 정책으로 새로운 정치를 선보일 것이냐’는 국민에게 이야기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다소 주춤하고 있는 제3지대는 단일 정당이 필요하다며 이 전 총리와 개혁신당 이 대표에게 답을 촉구했다. 새로운선택은 두 인물에게 실무협의기구를 제안했고, 제3지대의 모든 세력이 동의할 수 있는 최소 강령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혁신당 이 대표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설연휴 이후에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근거는 이 전 총리의 창당이 빨라도 1월 말에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개혁신당 내부적으로도 ‘선명한 보수정당 VS 빅텐트’ 지향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개혁신당 내부에는 국민의당 출신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실제로 개혁신당 이 대표의 신당에는 민생당 등 민주당 계열 인사가 다수 포함돼있다”며 “이 사람들은 이 전 총리와 합칠 것으로 생각하고 갔는데, 내부서 합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은
시기상조?


실제 통합은 가능한 시나리오로 이제 막 합의점과 공통점을 찾아가는 단계다. 다만 서로 호감을 보였더라도 당장 뭔가 움직이기에는 시기상조로 서로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제3지대가 각자도생해서는 원하는 의석, 의미있는 의석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관건은 주도권 다툼이다. 지분 싸움이 벌어질 경우, 의미 없는 연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두 인물의 머릿 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동맹 과정서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각각 신당을 차릴 경우 두 곳의 지지율은 17% 선으로 생각보다 파급효과가 있다. 

문제는 손을 잡았을 경우인데, 동력이 10%대로 떨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인물의 정치 노선이 늘 반대였던 탓이다. 그 동안 이 전 총리는 민주당 계열서, 개혁신당 이 대표는 국민의힘 계열서 정치를 해왔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책적인 부분까지 엇갈림은 불가피하다. 

개혁신당 이 대표는 영남 위주로 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겉으로 보면 이 전 총리와 개혁신당 이 대표의 연대가 호남과 영남서 파급력을 발휘하기에는 충분한 명분을 갖췄다. 실제로 호남서도 민주당 지지율을 20% 가까이 폭락시키는 등 일부 파급력을 증명해냈다.

호남 기반인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개혁신당 이 대표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개혁신당 이 대표는 설연휴 전 연대가 급하다고 보는 모양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중요한 것은 시기가 아니다. 오히려 각자 세력이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데 선명성이 있어야 유의미한 결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은 아직 진행 중이다. 관건은 힘을 발휘하기 위해 현실적인 창당이 아닌, 파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현실적인 문제로 낙준연대가 불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개혁신당 이 대표는 “이제 막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린 분들이 정책이라는 걸 아직까지 드러낸 게 없다. 국민도 이러면 창당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감할 수 있는 ‘정책및 비전’을 제시해야 연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선명성 있어야 연대 가능
현실적 문제는 극복 필요

문제는 합종연횡 변수들이 여전히 곳곳에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현역 의원이 가장 많은 미래대연합은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개혁신당 이 대표에게는 필요한 카드다. 낙준연대가 기다리는 지점은 여야 공천 시점이다.

민주당은 ‘비명(비 이재명)계 학살’ 프레임이 씌워질 경우, 국민의힘은 ‘친윤(친 윤석열) 공천’이라는 빌미가 생길 경우 비명과 비윤계를 한데 모으기 쉬워진다. 이 경우 일시적인 연합이라도 파급력이 커져 일정 부분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현역 의원들의 참여 여부로 이 전 총리와 개혁신당 이 대표는 모두 기호 3번을 노리고 있다. 기호 3번은 민주당, 국민의힘에 이어 현역 의원 수가 많을 경우 배정받게 된다. 게다가 현역 의원이 많아지면 조직도 더욱 방대해진다.

현재까지 미래대연합을 제외하고는 현역 의원의 참여가 결정된 곳은 없다. 결국 공천장을 받지 못한 인사들의 본격적인 탈당 러시와 종착지에 따라 제3지대의 몸집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립형 선거제도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제3지대 특성상 비례대표 당선이 목표로 현재 선거제도서 할당돼있는 지역구 의원 수는 253석이다. 제3지대는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 어려운 만큼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당선 방식은 비례대표다.

선거제도가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신당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근 민주당이 준연동형제 유지 움직임이 이 전 총리와 개혁신당 이 대표에게는 희소식이다.

화학적 결합에는 다소 시간이 따를 수 있다. 다만 진영을 떠나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자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야 한다. 그래야 낙준연대는 가능해진다. 

비례 지분
문제 생겨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연대는 충분히 가능하다. 다른 이념 속에서 정치를 해왔지만, 잘못됐다고 깨달아서 두 인물은 탈당한 것이다. 과거는 다르지만 미래는 같을 수가 있다”며 “다만 함께하는 사람에게 배지를 달아줘야 하는데, 어느 쪽이 더 많이 비례대표 순위로 들어가느냐는 게 현실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군소정당들의 연합 결국 위성정당?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이 국회 기자회견서 더불어민주당에 제안을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민주·진보진영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개혁연합신당은 기본소득당 용 의원이 이끌고 있는 중이다. 

개혁연합신당 구상은 22대 총선이 병립형이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걸 전제로 하는 방안이다.

민주당이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둬온 것은 사실인데,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용 의원의 구상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위성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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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