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VS 대통령실 ‘영남내전’ 막전막후

폭풍전야 보수 텃밭 ‘장 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이제는 영남마저 뒤흔든다. 뒤에 누가 있는 걸까? 어차피 진 싸움이라는 생각에 원하는 사람으로만 꾸리려는 느낌이 강하다. 곳곳에 구멍이 나고 있는데, 애꿎은 페인트칠만 하는 격이다. 이러다 영남 총선마저도 위태로워질 분위기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영남 중진 의원은 수도권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백같은 희생이 필요하다며 뜬 사람들이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논리다. 대표적인 인물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콕 집어 언급하면서 당내가 술렁였다. 당 지도부는 인 위원장의 주장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인요한발
험지론

김 대표는 “기회가 되면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윤 원내대표는 “이제 막 혁신위의 중지를 모으는 과정이며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한 눈에 봐도 지도부와 영남 의원의 불편한 기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인 위원장이 ‘사견’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중진 험지 차출론은 당내서 분란을 키울 수 있는 주제다. 더욱이 공천 시기도 다가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민감한 소재다. 국민의힘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영남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론이 제기돼 왔다. 일부 영남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기류마저 감지되는 상황이다. 

당내서 가장 먼저 험지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인물은 하태경 의원으로 그는 부산서만 내리 3선을 해왔다. 그런 그가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 중진 험지 출마론에 불을 지폈다. 


당에서도 하 의원의 험지 출마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도 몇가지 우려를 내비쳤다. 바로 모든 중진 의원의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상범 수석 대변인은 “지역구 변경이 의미가 있지만, 쉽게 공천될 수 있는 지역구를 버리고 다른 지역에 갔는데 그 사람이 지면 가진 역량을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시켜버리는 꼴”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진의 험지 출마론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권과 강원권, 서울 강남권의 3선 이상 의원과 당 지도부가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 출마에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부분의 중진들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하 의원 외에는 영남권 의원들 중 나서서 험지 출마론에 동의하는 중진은 찾아보기 어렵다. 

영남권 의원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다져온 지역을 버리고 떠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남권서 최근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도 악화해 이를 방어하기에도 벅차다. 

영남 65석 중 국민의힘 의석수만 56석으로 상당히 압도적이다. 일단 인 위원장의 ‘험지 출마론’은 당내 비영남권 인사들로부터는 지지를 받는 모양새다.

영남권 중진의 험지 출마 자체가 국민의힘의 변화 시그널로 느껴져 수도권 표심은 물론,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 배경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남권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게다가 총선은 각자도생으로 일단 본인부터 살아야 한다. 영남 중진 의원들이 침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내 역할 맡아온 인원도 물갈이?
중진 수도권 가면 TK·PK도 험지

부산서 3선 이상을 한 의원들은 6명이다. 김도읍·이헌승·장제원·하태경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상임위 중 권한이 세다고 알려진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장 의원 역시 험지 출마에 관해 확실한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상태다.

5선의 서병수·조경태 의원도 있다. 서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인물로 비대위를 반대하다 전국위원회 의장직서 사퇴하기도 했다. 윤핵관 입장서 그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조 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시작해 현재 국민의힘까지 5선째다. 민주당서 3번, 국민의힘서 2번 당선됐다. 현재 부산 민심도 다소 악화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부산의 재배치를 고려해야 할 시기다. 

울산의 경우 재선 이상 의원은 2명이며, 3선은 이채익 의원이 유일하다. 이 의원은 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울산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 역시 울산의 터줏대감이다. 현직 당 대표로서 자신의 지역구를 내주고 수도권에 출마해 낙선한다면 그만큼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김 대표 입장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다. 

대구는 소속 의원 중 12명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으로 3선 이상은 3명이다. 김상훈·주호영 의원, 윤재옥 원내대표가 있다. 대구 서구서만 내리 3선을 해온 만큼 지역서 조직을 무시할 수 없다. 윤 원내대표 역시 대구 달서구을서 3선을 했다. 

19~21대를 거치며 입지를 쌓아온 윤 원내대표는 21대 총선서 65%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 역시 지역구서 입지가 탄탄하다. 현재 원내대표인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역시 자신의 지역구를 옮기는 선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찬가지로 직전 원내대표를 지냈던 주 의원은 대구 수성구을서만 4선을 지냈고, 지난 총선 당시 수성구갑으로 옮겨 당선됐다. 당내서도 안정감, 협상력을 인정받아왔다.

강서 패배
영남 책임?

선거서도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당시 현직 의원이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기도 했던 만큼 국민의힘에 없어선 안 되는 전력으로 여겨진다. 

경남 상황도 비슷하다. 경남은 부산 다음으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비율이 높다. 김영선 의원(5선), 김태호 의원·윤영석·박대출·조해진 의원(3선)으로 총 5명이다. 이들 역시 나서서 수도권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을 딱히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의원은 총 16명이다. 하 의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수도권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영남 지역도 양지와 험지가 있다”며 “나가라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한 석을 잃게 된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부산서 7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돌아온 뒤로 표심이 바뀌었다. 현재 문재인 전 대통령도 양산에 사저가 있는데, 전직 대통령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 역시 민주당이 승리를 위해 바짝 고삐를 죌 것으로 본다. 그는 “부산의 경우, 이미 7석이 민주당이다. 섣불리 중진 의원을 수도권으로 출마시켰다가 더 내줄 수 있다”며 “중진을 수도권으로 보내도 영남권서 대체할 인원이 없다”고 우려했다.

혁신위가 총선 공천룰에 관한 내용을 혁신안에 담을지는 미지수지만, 여전히 해당 이슈는 국민의힘 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추후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시 경선 페널티 조항 등을 넣는다면 혁신위가 현역 의원보다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영남권 의원들은 혁신위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편이다. 또 다른 영남권 중진 의원은 <일요시사>에 “혁신위 사람들이 아마추어적 사고를 가졌다”며 “영남을 모르고, 전체 판을 읽을 줄 모른다. 본말이 전도된 꼴이다. 혁신위를 꾸리는 이유가 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혁신위를 띄운 이유는 서울시 강서구청장 패배 때문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패배 원인을 알아내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중진 험지 출마론만 띄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도권 민심에게 영남권 의원의 출마를 물어봐도 돌아올 답은 뻔해 보인다. 

다선들
불만 폭발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영남 다선을 건드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른 의원들도 다 비슷한 의견이다. 서울서 패배한 선거를 서울 사람이 책임져야지, 영남 사람이 책임지는 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더해 영남권 재선 의원들에게도 불안감이 더해진다. TK와 PK의 재선 이상 의원 수는 28명이다. 현재 대통령실에서는 30명 정도 인원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통령실 인사들이 영남권을 노리고 있다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중 절반 정도가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지역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영남권 출마 인원과 거의 맞아 떨어진다. 

김인규 행정관을 시작으로 이창진·배철순 행정관 등이 대표적이다. 비서관 중에서는 영남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 더욱 많다. 이 중 이진복 정무수석의 부산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이 각각 부산과 경북 구미에 출마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영남권은 총선 때마다 물갈이 대상 1순위였다. TK의 경우 물갈이 비율이 50%에 달했을 정도다. 그러나 매번 물갈이 대상은 중진 의원들이 아니었다. 

이 같은 연유로 영남 물갈이론은 김 대표를 물러나게 할 명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대통령실서 김 대표에게 겉으로 재신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김 대표가 당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용단을 해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대통령실과 당내 영남 중진 의원들의 물밑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영남 의원들 대부분은 국민의힘 주류 세력이 많았다. 

당·실 출마 인원수 비슷해
또 다시 분란으로 부글부글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몰아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보낸다. 당초 혁신위가 처음 발족됐을 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뒤에 있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영남 차출론을 띄운 이유를 두고 대통령실이 뒤에 있다고 보고 있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던 대통령실이 직접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탓에 인 위원장의 입을 통해 총선 전략을 내놓고 있다는 것. 

명분은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라는 측면이다. 이런 점은 대체로 동의하지만,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여전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당내 중진 의원들의 반발은 이제 시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남의 집토끼마저 떠나가는 중이다. 영남권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론은 오히려 당내 상황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다. 수도권 민심이 폭락했는데, 상식적으로 이들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혁신위의 1호 안건마저도 비판이 쏟아진다. 1호 안건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인물을 ‘사면’하겠다는 안건이다. 

겉으론 끌어안는 모양새를 연출할 수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윤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듭된 공개 비난 등을 이유로 1년6개월의 당원권 정지가 내려졌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을 받았다. 

두 사람은 거칠게 손을 뿌리쳤다. 혁신위서 이들의 사면을 언급한 이유는 보수의 분열과 균열을 막기 위해서인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 전 대표가 끊임없이 국민의힘을 때리자, 중도층 표심도 점차 떨어져 나가고 있다. 중도층은 매번 총선서 캐스팅보트로 불리는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들의 이탈이 상당히 뼈아플 수밖에 없다. 사면을 언급하자 오히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디테일
떨어져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매번 YS(김영삼), DJ(김대중) 생각에만 빠져 있다. 혁신위 이름에 걸맞게 혁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지금 혁신위 전면에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수도권 사람들로 지방의 민심을 모른다. 디테일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ckcjfdo@ilyosia.co.kr>


<기사 속 기사> 총선 또 다른 포인트 ‘김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공식적으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띄웠다.

총선 전략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특별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전략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도 무조건 반대보다는 함께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킨다.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는가”라고 어깃장을 놨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이라며 덧붙였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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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