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따라붙는 ‘프리미엄’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램은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 전차를 말한다. 트램은 전기, 수소를 연료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나 유해가스 등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면과 같은 높이의 레일을 따라 운행해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 부산 등 지방 대도시서도 트램 노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트램은 2개 노선으로 추진 중이며, 2024년 착공해 2027년 개통 예정이다.

분양 단지들
높은 경쟁률

동탄트램 1호선은 수원 망포역서 출발해 동탄역을 지나 오산역으로 이어지며, 2호선은 병점역서 동탄역을 거쳐 차량기지로 연결된다. 이들 노선을 통해 수인분당선, 전철 1호선, GTX-A노선과 SRT 환승이 가능해진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거의 모든 지역서 트램 정거장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는 트램 호재로 지역 전체 집값이 오르고 있다.

KB시세트렌드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가 속해 있는 화성시 청계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억7241만원이다. 5년 전, 5억2091만원 대비 2배가량 올랐다. 업무시설은 2021년 7월 동탄2신도시 동탄테크노밸리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동탄역 멀티플라이어’ 오피스가 동탄 트램 등 교통 호재의 장점을 내세워 678실 모두 단기간에 완판됐다.


대전에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트램으로 건설된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대전 전역을 ‘ㅁ’ 자 형태로 도는 순환선(33.4㎞)과 일부 지선(3.2㎞) 구간으로 조성되며 2027년 개통될 예정이다. 3호선은 연장 50㎞ 내외로 2028년 착공해 2033년 완공하는 로드맵이 마련될 계획이다.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 
수혜 부동산 훈풍 불까

대전 트램 신규 역 인근에 분양한 단지들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트램이 지역 내 들어서면 역세권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출퇴근이나 자녀 통학이 편리하고, 트램역을 중심으로 구축된 쇼핑, 문화, 편의시설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시설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램 구경을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일대 부동산 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우여곡절 속에 위례신도시 핵심 대중교통 사업 중 하나인 위례트램도 착공에 들어갔다. 사업이 처음 발표된 지 15년 만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던 위례신사선서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트램이 착공하자 일대 부동산시장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 4월 경기도 성남 위례중앙광장서 위례트램 착공식을 열었다. 위례트램이 계획대로 오는 2025년 개통한다면 트램이 1968년 서울서 사라진 이후 57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1899년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 구간에 최초 도입됐던 트램은 1968년까지 약 70년간 운행되다가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사라졌다.

57년 만에 
화려한 부활


위례트램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친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노선이다. 2008년 7월 국토교통부가 위례신도시 개발계획을 확정하며 발표됐다. 하지만 사업 방식을 두고 장기간 표류하다 결국 발표 15년 만에야 착공에 들어갔고, 2025년부터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을 출발해 송파IC 남단을 통과, 8호선 복정역에 이르는 본선과 창곡천서 분기돼 8호선 남위례역으로 연결되는 지선으로 나뉜다. 노선 길이는 총 5.4㎞로 정거장 12개소(환승역 3곳), 차량 기지 1개소로 건설된다.

객차 5칸으로 구성된 위례트램 차량 한 대에는 260명이 탈 수 있다. 총 10대의 열차가 본선 기준 출퇴근 시간대는 5분, 평시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될 계획이다. 지선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10분, 평시에는 15분이다. 트램이 전용신호로 전용도로 위를 달리는 만큼 자차나 버스보다 빠르게 5·8호선과 수인분당선 역으로 이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수억원씩 떨어진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이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위례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고가 아파트가 많은 2기 신도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행정구역상 위례동에만 총 4만3000여 가구(약 14만명)가 거주 중이지만 지하철역은 2021년 12월 개통한 8호선 남위례역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위례신도시 남쪽 끝에 위치해 위례 주민 대부분은 강남역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8호선 장지역이나 거여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다행히 강남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으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위례 주민의 다리 역할을 했다.

자가용 출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로를 통해 빠져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일쑤다. 그래도 ‘준 강남권’이라는 입지 덕분에 위례 주요 신축 단지 매매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위례 대장주로 꼽히는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1673가구)’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최고가(14억9000만원)와 비교하면 4억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1540가구) 같은 평형도 최근 11억1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2021년 8월 최고가가 16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5억원 넘게 하락했다.

친환경적 
가치 높아

그럼에도 위례 부동산시장에서는 정부가 올 초부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서 해제한 만큼 성남·하남권역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아파트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위례신도시 중에서도 위례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서북쪽은 행정구역상 여전히 서울 송파구로, 규제지역에 해당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곳에 위치한 ‘송파꿈에그린위례24단지’ 등은 다주택자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 등 규제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위례트램과 같은 시기 발표됐던 위례신사선이 내년 제때에 착공할지도 미지수다. 예정대로 착공한다고 가정해도 개통 시기는 빨라야 2028년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램 하나만으로는 위례신도시 교통 편의가 단번에 개선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불편은 이어질 거라는 지적도 많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 내 트램이 도입되면 교통망 개선과 함께 관광요소로 부각되며 인구 유입, 주변상권 활성화 등을 가져와 전체적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며 “특히 친환경적 측면서도 가치가 높아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 트램 수혜지역 부동산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트램 노선 예정 지역에 분양 중인 단지.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 코오롱글로벌이 시공 책임을 맡은 인천 프리미엄 아파트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이 선착순 분양한다. 지하 3층부터 지상 10층, 공동주택 336세대, 근린생활시설 161호실, 517대의 주차공간으로 조성돼있다. 평면 타입은 32A, 32B, 59A, 59B, 59C 총 5가지로 구성됐다.

단지 내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과 입주민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작은 도서관 등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단지 인근에는 대형 마트부터 골프장까지 쇼핑과 여가시설을 즐길 만한 상권도 충분히 마련돼있다. 또 ▲영·유아 영재교육 ▲초·중·고 교과과정 ▲어학원 ▲예체능 등 학업시설이 완비돼있고, 송도 1공구 학원 특화거리에 위치해 있어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유입 주변 상권 활성화
교통망 개선·관광요소 부각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인천시 연수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9월보다 12월에 154.3%나 증가했고, 현재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입지적으로 봤을 때 지하철 1호선과 제2경인고속도로가 있어 서울 생활 이동권으로 포함돼있다.


GTX-B노선과 송도 내부 트램 유치가 확정돼 수도권은 물론 주변 지역과의 접근성을 높여 우수한 교통 인프라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DL이앤씨(DL E&C)가 경기도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블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동, 총 80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99㎡·706가구, 115㎡·94가구로 구성된다.

중저밀도 설계로 단지 내 쾌적성과 개방감을 높였고, 200% 미만의 용적률과 20% 미만의 낮은 건폐율 적용으로 동 간 간격을 최대화했다. 입구에는 다양한 물품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대형 현관 팬트리가 설치되며, 다용도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병렬로 배치할 수 있는 원스톱 세탁존이 마련된다.

안방 전면 발코니에 배치되던 실외기실을 후면으로 배치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인덕원~동탄선, 트램 등 교통 호재가 풍부하다. 현재 주거개발은 마무리 단계다. 또 단지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지다. 지난 3월15일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710만㎡ 규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135만평)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동탄과 용인시 남사읍은 지리적으로 인접한다.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대전 서구 정림동 산23-21번지, 도마동 산39-1번지에 공급되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이 인근 대형 호재와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분양 마감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16개동, 2개 단지, 총 1349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타입A부터 L까지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6400만~5억23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이는 최근 대전 서구에서 공급된 단지들의 분양가(5억9300만~6억3340만원, 전용 84㎡ 기준)보다 최대 1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확장되는 
도시 경쟁력

트램 2호선과 충청권광역철도가 교차하는 복수·도마역(예정)이 도보권에 개통될 예정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대전시를 순환하는 총연장 38.1㎞(45개 정거장, 차량기지 1개) 규모로 건설된다. 올해 기본계획을 확정, 2024년 발주 및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이뤄지고 있다. 

충청권광역철도 사업은 대전·세종·충북·충남이 서로를 연결, 메가시티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계획돼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계룡~신탄진~조치원을 연결하는 1, 2단계와 대전~옥천 연결 구간, 대전~세종~충북 연결 구간, 호남선(가수원~논산) 연결 구간, 총 4개의 사업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각 도시의 교통, 물류, 경제, 생활권을 하나로 묶어 도시 경쟁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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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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