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따라붙는 ‘프리미엄’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 노선이 지나는 지역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램은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 전차를 말한다. 트램은 전기, 수소를 연료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나 유해가스 등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면과 같은 높이의 레일을 따라 운행해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 부산 등 지방 대도시서도 트램 노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트램은 2개 노선으로 추진 중이며, 2024년 착공해 2027년 개통 예정이다.

분양 단지들
높은 경쟁률

동탄트램 1호선은 수원 망포역서 출발해 동탄역을 지나 오산역으로 이어지며, 2호선은 병점역서 동탄역을 거쳐 차량기지로 연결된다. 이들 노선을 통해 수인분당선, 전철 1호선, GTX-A노선과 SRT 환승이 가능해진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거의 모든 지역서 트램 정거장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는 트램 호재로 지역 전체 집값이 오르고 있다.

KB시세트렌드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가 속해 있는 화성시 청계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억7241만원이다. 5년 전, 5억2091만원 대비 2배가량 올랐다. 업무시설은 2021년 7월 동탄2신도시 동탄테크노밸리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동탄역 멀티플라이어’ 오피스가 동탄 트램 등 교통 호재의 장점을 내세워 678실 모두 단기간에 완판됐다.

대전에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트램으로 건설된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대전 전역을 ‘ㅁ’ 자 형태로 도는 순환선(33.4㎞)과 일부 지선(3.2㎞) 구간으로 조성되며 2027년 개통될 예정이다. 3호선은 연장 50㎞ 내외로 2028년 착공해 2033년 완공하는 로드맵이 마련될 계획이다.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 
수혜 부동산 훈풍 불까

대전 트램 신규 역 인근에 분양한 단지들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트램이 지역 내 들어서면 역세권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출퇴근이나 자녀 통학이 편리하고, 트램역을 중심으로 구축된 쇼핑, 문화, 편의시설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시설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램 구경을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일대 부동산 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우여곡절 속에 위례신도시 핵심 대중교통 사업 중 하나인 위례트램도 착공에 들어갔다. 사업이 처음 발표된 지 15년 만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던 위례신사선서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트램이 착공하자 일대 부동산시장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 4월 경기도 성남 위례중앙광장서 위례트램 착공식을 열었다. 위례트램이 계획대로 오는 2025년 개통한다면 트램이 1968년 서울서 사라진 이후 57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1899년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 구간에 최초 도입됐던 트램은 1968년까지 약 70년간 운행되다가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사라졌다.

57년 만에 
화려한 부활

위례트램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친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노선이다. 2008년 7월 국토교통부가 위례신도시 개발계획을 확정하며 발표됐다. 하지만 사업 방식을 두고 장기간 표류하다 결국 발표 15년 만에야 착공에 들어갔고, 2025년부터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을 출발해 송파IC 남단을 통과, 8호선 복정역에 이르는 본선과 창곡천서 분기돼 8호선 남위례역으로 연결되는 지선으로 나뉜다. 노선 길이는 총 5.4㎞로 정거장 12개소(환승역 3곳), 차량 기지 1개소로 건설된다.

객차 5칸으로 구성된 위례트램 차량 한 대에는 260명이 탈 수 있다. 총 10대의 열차가 본선 기준 출퇴근 시간대는 5분, 평시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될 계획이다. 지선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10분, 평시에는 15분이다. 트램이 전용신호로 전용도로 위를 달리는 만큼 자차나 버스보다 빠르게 5·8호선과 수인분당선 역으로 이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수억원씩 떨어진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이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위례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고가 아파트가 많은 2기 신도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행정구역상 위례동에만 총 4만3000여 가구(약 14만명)가 거주 중이지만 지하철역은 2021년 12월 개통한 8호선 남위례역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위례신도시 남쪽 끝에 위치해 위례 주민 대부분은 강남역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8호선 장지역이나 거여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다행히 강남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으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위례 주민의 다리 역할을 했다.

자가용 출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로를 통해 빠져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일쑤다. 그래도 ‘준 강남권’이라는 입지 덕분에 위례 주요 신축 단지 매매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위례 대장주로 꼽히는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1673가구)’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최고가(14억9000만원)와 비교하면 4억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1540가구) 같은 평형도 최근 11억1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2021년 8월 최고가가 16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5억원 넘게 하락했다.

친환경적 
가치 높아

그럼에도 위례 부동산시장에서는 정부가 올 초부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서 해제한 만큼 성남·하남권역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아파트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위례신도시 중에서도 위례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서북쪽은 행정구역상 여전히 서울 송파구로, 규제지역에 해당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곳에 위치한 ‘송파꿈에그린위례24단지’ 등은 다주택자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 등 규제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위례트램과 같은 시기 발표됐던 위례신사선이 내년 제때에 착공할지도 미지수다. 예정대로 착공한다고 가정해도 개통 시기는 빨라야 2028년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램 하나만으로는 위례신도시 교통 편의가 단번에 개선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불편은 이어질 거라는 지적도 많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 내 트램이 도입되면 교통망 개선과 함께 관광요소로 부각되며 인구 유입, 주변상권 활성화 등을 가져와 전체적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며 “특히 친환경적 측면서도 가치가 높아 차세대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 트램 수혜지역 부동산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트램 노선 예정 지역에 분양 중인 단지.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 코오롱글로벌이 시공 책임을 맡은 인천 프리미엄 아파트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이 선착순 분양한다. 지하 3층부터 지상 10층, 공동주택 336세대, 근린생활시설 161호실, 517대의 주차공간으로 조성돼있다. 평면 타입은 32A, 32B, 59A, 59B, 59C 총 5가지로 구성됐다.

단지 내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과 입주민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작은 도서관 등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단지 인근에는 대형 마트부터 골프장까지 쇼핑과 여가시설을 즐길 만한 상권도 충분히 마련돼있다. 또 ▲영·유아 영재교육 ▲초·중·고 교과과정 ▲어학원 ▲예체능 등 학업시설이 완비돼있고, 송도 1공구 학원 특화거리에 위치해 있어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유입 주변 상권 활성화
교통망 개선·관광요소 부각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인천시 연수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9월보다 12월에 154.3%나 증가했고, 현재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입지적으로 봤을 때 지하철 1호선과 제2경인고속도로가 있어 서울 생활 이동권으로 포함돼있다.

GTX-B노선과 송도 내부 트램 유치가 확정돼 수도권은 물론 주변 지역과의 접근성을 높여 우수한 교통 인프라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DL이앤씨(DL E&C)가 경기도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블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동, 총 80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99㎡·706가구, 115㎡·94가구로 구성된다.

중저밀도 설계로 단지 내 쾌적성과 개방감을 높였고, 200% 미만의 용적률과 20% 미만의 낮은 건폐율 적용으로 동 간 간격을 최대화했다. 입구에는 다양한 물품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대형 현관 팬트리가 설치되며, 다용도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병렬로 배치할 수 있는 원스톱 세탁존이 마련된다.

안방 전면 발코니에 배치되던 실외기실을 후면으로 배치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인덕원~동탄선, 트램 등 교통 호재가 풍부하다. 현재 주거개발은 마무리 단계다. 또 단지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수혜지다. 지난 3월15일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710만㎡ 규모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135만평)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동탄과 용인시 남사읍은 지리적으로 인접한다.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대전 서구 정림동 산23-21번지, 도마동 산39-1번지에 공급되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이 인근 대형 호재와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분양 마감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16개동, 2개 단지, 총 1349세대 규모로 지어진다.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타입A부터 L까지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6400만~5억23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이는 최근 대전 서구에서 공급된 단지들의 분양가(5억9300만~6억3340만원, 전용 84㎡ 기준)보다 최대 1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확장되는 
도시 경쟁력

트램 2호선과 충청권광역철도가 교차하는 복수·도마역(예정)이 도보권에 개통될 예정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대전시를 순환하는 총연장 38.1㎞(45개 정거장, 차량기지 1개) 규모로 건설된다. 올해 기본계획을 확정, 2024년 발주 및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이뤄지고 있다. 

충청권광역철도 사업은 대전·세종·충북·충남이 서로를 연결, 메가시티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계획돼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계룡~신탄진~조치원을 연결하는 1, 2단계와 대전~옥천 연결 구간, 대전~세종~충북 연결 구간, 호남선(가수원~논산) 연결 구간, 총 4개의 사업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각 도시의 교통, 물류, 경제, 생활권을 하나로 묶어 도시 경쟁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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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