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문재인정부 건드는 검찰, 왜?

평산마을 가는…문 여는 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이 문재인정부에 관한 수사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정도다.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된 물증 확보 차원이지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계 조작’ 의혹도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환조사하면서 조만간 재판에 넘길 분위기다.

문재인정부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최근까지 청와대 출신 핵심 인사들이 대거 소환됐다. 한 검찰청서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서 지방청까지 수사에 참여했다. 총선을 앞둔 현재 검찰은 다시 수사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는 지난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였던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인사혁신처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개입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시했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성립한다.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이 직권남용의 결과물이라면, 직권을 남용해 이 일을 지시한 공무원과 그 일을 수행할 의무가 없음에도 그 지시를 따른 또 다른 공무원이 있다는 설명이다.

중진공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26조(준정부기관 임원의 임면)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 한 사람을 주무기관의 장(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던 2018년 3월은 중기부 장관은 민주당 홍종학 전 의원이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서씨를 자신이 지배하는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해 준 것의 뇌물성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서씨를 채용한 게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해 준 것의 대가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다. 서씨가 취업한 시점은 2018년 7월로 이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난 날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 앞서 서씨의 채용 과정이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의 정상적인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를 걸고 지난해 말부터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의 채용 업무 관련자 등을 집중적으로 불러 조사해왔다.

이 전 의원은 이미 자신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 채용 비리 의혹 등으로 이미 4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2019년 1~9월엔 선거구민 377명에게 26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하는 등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1년4개월 집행유예 2년(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이스타항공 계열사에 총 43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로 징역 6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문재인 전 사위 채용비리 의혹 수사 강도 업
사업 이권 몰아준 혐의 확인…다음은 청와대?

2015년 10월 이스타항공사를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서 계열사인 아이엠에스씨와 새만금관광개발의 주식 520만주를 자녀들이 주식 전량을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에 헐값으로 팔아 지은 죄였다. 같은 달 이 전 의원은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와 함께 2017년 2~5월 타이이스타젯 설립을 위해 이스타항공의 항공권 판매 태국대리점인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대한 항공권 판매대금 채권 약 71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배임)로도 기소됐다.

전주지검은 이 전 의원이 2015~2019년 승무원 채용 당시 특정 지원자들을 인사팀에 추천하는 등 이스타항공의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전주지법서 열린 결심공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문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주지검이 지난해 11월13일부터 17일까지 중기부, 인사혁신처, 중진공을 잇달아 압수수색한 점이 해당 관측에 무게를 더 한다.

전주지검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도 3일이 넘게 진행했다. 그동안 검찰은 서씨의 특혜채용 의혹 과정에 앞서 개인비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운용기관이며 중진공 자회사이자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벤처 업계 등을 대상으로 벤처 투자 재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중진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씨는 지난 2018년 모바일 게임 개발 회사 ‘토리게임즈’에 근무했다. 이 회사와 관련된 벤처캐피탈 업체 케이런벤처스에 280억원을 투자했다. 케이런벤처스는 토리게임즈에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너스투자자문의 전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플레너스투자자문은 2016~2017년 토리게임즈에 8000만원을 빌려줬다. 이때는 서씨가 근무한 시기(2016년 2월~2018년 3월)다.

청 출신들
대거 소환

토리게임즈는 설립 초기 차입금이 300만원에 불과했으나, 서씨 입사 이후 총 9억원까지 늘었다. 검찰은 서씨가 다니던 회사와 관련된 벤처캐피탈이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수백억원을 부당한 방법으로 출자받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진행된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서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2017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이 주관한 비공식 회의에 관한 내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비공개회의서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이 결정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비공개회의서 나온 임명 배경과 당시 상황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근 중기부 관계자로부터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공모가 나기 전 청와대 비공식 회의서 이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비공개 회의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현옥 전 인사수석, 홍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핵심 인물에 관한 구속영장이 법원의 문턱에 막힌 상황이다. 월성 원전 감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까지 2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전고법 형사3부는 지난 9일 감사원법 위반·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전직 산업부 A(56) 국장과 B(53) 과장, C(48) 서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2019년 11월께 월성 원전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갑자기 속도
내는 이유는?

부하직원이던 C씨는 같은 해 12월 2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일요일인 전날 오후 11시께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원전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심 재판부는 “C씨가 보관한 자료는 개별적으로 보관한 내용으로 공용전자기록 손상죄의 대상이 되지 않고, 감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방실침입 혐의도 사무실의 평온 상태를 해친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피고인들로 인해 감사 기간이 예상했던 기간보다 7개월가량 지연되는 등 감사가 방해됐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감사원이 감사 대상이 아닌 애먼 컴퓨터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등 부실하게 업무를 처리한 잘못이 크다고 봤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년∼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한 만큼, 이번 2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서의 위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파일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를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는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과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통계조작 의혹 “김현미 지시” 진술 확보
핵심 인물 영장 잇달아 기각…차질 불가피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서 “이 사건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채희봉 전 비서관, 백운규 전 장관 등 윗선 지시에 따른 위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모해 다른 공무원의 파일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지만, 산업부 공무원들의 무죄가 확정될 경우, 원전 즉시 가동 중단 결정 과정서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문정부의 집값 등 국가 통계 조작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를 받는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전지검은 “법원은 피의자들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본건이 다수에 의한 권력형 조직적 범죄임에 비춰 납득이 쉽지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감사원은 앞서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차례 이상 한국부동산원으로 하여금 통계수치를 조작하게 했다며 이들과 전임 정부 정책실장 4명(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을 포함한 문 정부 인사 2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이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전임 정책실장 등 이른바 ‘윗선’을 향한 검찰의 수사 계획도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환조사하기 이전 “김 전 장관이 전셋값 통계 유출과 매매가 통계 조작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국토부 직원들에게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서 관련 사건 영장을 기각했지만 유의미한 진술과 물증은 확보한 상황”이라며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2020년 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통계 유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장관이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과 과장을 불러 “전셋값이 지금 중요한 시기인데 매매가와 같은 추정치 속보치가 왜 없느냐”는 이유로 통계 유출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 중이다.

선거 직전
역풍 우려

2017년 6월부터 청와대가 받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값 ‘주중치’(공식 발표 전 중간 통계)와 ‘속보치’(공식 발표 하루 전 통계)를 전셋값까지 받아보려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통계법상 통계 공표 전날 정오 이전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불법이다.

통계 유출이 이뤄질 당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이후 전셋값 폭등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국토부는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2020년 8월 이후 전셋값 추정치, 속보치를 받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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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