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멍덩’ 김기현 총선 로드맵

장관보다 못한 희미한 존재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아무래도 국민의힘이 인물난에 시달리는 모양이다. 내부를 향해 주먹질하는 이들까지 몽땅 끌어안고 가도 모자란다는 평이 나온다. 차기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약 8개월. ‘양당 지도부 붕괴설’은 이전부터 꾸준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내년 총선은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확인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해 원내대표 역임 당시 ‘여소야대’ 국면서 윤석열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완벽한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외치던 김 대표는 지난 3월8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서 친윤(친 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당 대표 자리를 꿰찼다.

친윤계발
리더십?

김 대표 체제는 출범 이후 당내 이슈를 처리하는 데만 주목한 나머지 민생을 위한 혁신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등 아쉬운 평을 받았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에 과도하게 치우쳤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차단돼 국민의힘에 변화와 혁신이 부족했다는 이유다.

의제와 입법 등을 두고 과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끌려다닌 형국이다. 김 대표의 리더십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최근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총선 체제가 예고되면서 판이 뒤집힐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이어 터지는 국민의힘 리스크에도 김 대표가 적정선서 처리했다는 ‘징계 리더십’이 떠오르면서다.


지난 5월10일 ‘전광훈 우파 통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녹취록 유출’ 사태로 자진 사퇴한 태영호 의원에게는 같은 날 당원권 정지 3개월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수해 골프’ 논란의 당사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제 식구 감싸기식인 민주당의 ‘방탄 국회’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준 게 득이 됐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다만 김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대표 리스크가 민주당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998년에 임야와 목장 용지를 합쳐 3만5000평의 토지를 구입했다. 이후 울산시가 이 일대에 KTX 울산역과 연계되는 도로 개설사업을 검토하면서 이 지역 땅값이 크게 뛰었다. 해당 의혹은 전당대회서도 숱한 논란을 빚었다. 사전에 내부정보를 활용해 역세권 토지를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향해 “울산 땅, 땅, 땅”이라고 외치며 땅 투기 의혹을 다시 끄집어냈다. 이 밖에도 자신의 측근을 울산 지역 공공기관 요직에 임명하는 의혹을 받는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다수 존재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개인 사법 리스크가 임기 동안 김 대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에는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을 둘러싼 리더십 논란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수도권 중심으로 인물난이 심각한 상황서 김 대표 지도부의 인재 영입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총선이라는 중요한 의제를 앞둔 상황서 당 대표는 승리를 위해 진두지휘에 나서야 한다. 참신한 인재를 내세워 총선 승리를 판가름할 수도권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패배하는 것이 자명하다는 설명이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온갖 악재를 겪는 상황서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를 이끌지 못한다면 김 대표의 리더십에 본격 위기설이 불어닥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조차 내년 총선서 수도권 표를 얻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민의힘에 마냥 호재는 아니다. 민주당에 등을 돌린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향할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의도 장관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여당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는 평가 역시 김 대표에게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 박민식 보훈부(이하 국가보훈부) 장관 등은 윤정부 기조를 대변하면서 야당과 맞서 싸우는 등 ‘스타 장관’으로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몸 키우는 유승민·이준석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

대표적인 총선 주자로 꼽히는 원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를 둘러싼 야당의 화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보수층의 눈길을 끌었다. 앞서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띄운 원 장관은 ‘고속도로 1타 강사’로 국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이를 시작으로 야당의 공세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이 보수층에게는 긍정적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윤정부 출범 이후 야당을 상대로 거침없는 언변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에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두고 이 대표의 수사망을 좁혀가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을 향한 ‘사이다 발언’을 트레이드마크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만큼 국민의힘 내부서도 그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장관은 “고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데 장관직을 걸겠다”고 선언하면서 잠재적 총선 후보 대열에 합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공을 세워 무공훈장을 받은 백 장군은 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되면서 여야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진보 진영서 ‘반민족행위자’로 여겨지는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평가되면서다. 그러던 중 박 장관은 최근 백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내 백 장군 안장자 정보서 ‘친일’ 문구를 삭제했다.

사실상 보수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밖에도 박 장관은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하는 등 보수층 겨냥에 힘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관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여당의 존재감이 밀린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정국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장관이 여당의 역할까지 대신하면 당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권력의 무게추가 정부로 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도층의 표심을 사로잡을 만한 여당만의 이슈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좋든 싫든 총선 승리를 위한 확실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여의도
금쪽이


현재 정치권에서는 중도우파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는 인물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거론된다. 이 둘은 여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청년과 중도층서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부 분란 없이 하나로 뭉쳐 ‘원팀’ 전략을 펼치는 것이 총선 승리의 길로 제시되면서 본격 김 대표 체제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생겼다. 당의 ‘안정’과 ‘고착’은 한 끗 차이인 만큼 여러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두 인물은 당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하기로 유명한 만큼 이들을 안고 갈 경우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 지도부가 고민에 빠진 사이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활발한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21년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해 36세의 나이로 최연소 제1야당 당수로 뽑혔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시 후보 자격이었던 그를 두고 “거침없는 발언은 장점이자 리스크”라며 이 전 대표를 견제하기도 했다.

청년 보수층을 업고 탄탄대로를 걷을 것으로 예상했던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성접대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당원권 1년6개월 정지를 받았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징계 사흘 만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의원총회서 의결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윤 대통령이 권 직무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다”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지난 선거는 일종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칼을 던졌다.

이후 정부여당을 향한 이 대표의 쓴소리 정치가 본격 막을 올렸다는 평이다. 당원권이 정지됐지만 자신의 SNS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일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이 수해복구 지원을 언급하며 ‘이권 카르텔 정치 보조금 폐지’를 주장한 것을 두고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권 카르텔’은 정치 용어고 ‘수해복구’는 절박한 현안인데 이 두 가지를 엮는 것은 적절치 못한 뜻이다.

품을까
내칠까

정확한 액수나 범위조차 설정되지 않은 상태서 보조금을 산출하겠다는 점 역시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이런 메시지를 낼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한 참모는 당장 잘라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여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 밖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양평고속도로 등 쟁점을 따져가며 여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가 내년 노원병 총선 출마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한 만큼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한 예열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정책토론에 나섰다. 현안에 대해 평가하고 의견을 내기보다는 교육,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정책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유튜브에는 이 전 대표와 함께 비윤(비 윤석열)계 인사로 꼽히는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출연했다.

유 전 의원 역시 다시 목소리를 키우면서 정치 입문 신호탄을 쏴 올렸다. 유 전 의원은 2020년부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인물이다. 2021년 8월9일에는 대선캠프를 출범시켰지만 지지도가 당시 후보였던 윤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6월 지방선거로 치르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지만 국민의힘 경선서 패배했다. 언제나 대선을 향한 목표가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을 향한 날을 거둘 생각이 없다는 게 일부 정치권의 시각이다.

앞서 그는 윤 대통령의 장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로 법정 구속됐으나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두고 “선택적 침묵”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국민 앞에 떳떳이 입장을 밝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히는 공천 체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대통령께서 정치를 안 해 보셔서 그런데 여기에 지금 국민의힘을 자기가 완전히 장악을 했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공천에 목을 맨 의원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일 뿐 대통령을 향한 충성과 맹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에 선을 긋고 “공천을 구걸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풀이가 나왔다. 더 나아가서는 대선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도 존재한다.

고개 드는 비대위설
믿을 건 도덕성뿐?

절대 굽히지 않을 것 같은 두 인물을 품고 갈지 빠르게 털어야 할지 당 내부서도 좀처럼 의견이 모이지 않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포용론을 제시하며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안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은 서먹한 관계일지라도 다가오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우파의 표를 빠르게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서도 내년 총선 공천서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다른 한쪽에서는 포용론 자체가 시기상조란 분위기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 운영 등 조직정비가 이루어지는 만큼 특정 인사에 대한 공천을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아직 비윤계에 대한 당내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역시 포용 논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좀처럼 당론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 대표가 전체적으로 당이 책임을 지고 주도하는 ‘이기는 총선’을 주문할 전망이다. 당의 ‘안정’과 ‘고착’은 한 끗 차이인 만큼 당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나와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총선을 넘기지 못한 채 ‘김기현호’가 가라앉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하나둘 거론되는 인물이 있는 모양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전부터 차기 당 대표로 여러 명이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개개인의 리스크를 다 털지 못한다면 김 대표와 피차 일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면이 지속되는 만큼 국민의힘이 민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총선까지 김 대표 체제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가 공직자의 도덕성과 윤리, 공직기강을 강하게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등의 문제가 민주당의 최대 약점인 만큼 도덕성을 강조해 우위에 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아직 유효한 만큼 총선이 국민의힘에게 유리한 판도로 흘러갈 것이란 긍정적인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휴가 끝
전쟁 시작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휴가를 냈다. 휴가가 끝나는 대로 여야는 총선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휴가 기간 동안 김 대표는 총선 전략 등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한 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 윤정부 성적표가 달렸다. 휴가를 마친 김 대표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휴가 중에도 야당을 향한 칼날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김 대표는 ‘김은경 혁신위’(이하 혁신위)가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결해야 하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노인 비하 DNA는 못 고친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에는 “우리 당 같으면 이미 지위를 막론하고 벌써 중징계를 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에 있어 윤리 기준은 강자의 이익이라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서는 “삼고초려 끝에 초빙해 온 인물이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계시는데 이 대표는 ‘오불관언’”이라고 꼬집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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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