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윤석열 공범들 누구?

수괴와 일당들 소탕 작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이제는 아래를 겨냥하고 있다. 3대 특검 이야기다. 특검이 수사 중인 각종 의혹의 우두머리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된 지 124일 만에 재구속됐다. 특검은 가장 윗선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이제 아래로 훑고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부터 국무위원, 대통령실 관계자,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들쑤시는 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개월 만에 재구속됐다. 내란 특검이 출범한 지 22일 만의 성과다. 재구속 이유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계엄 선포인 것처럼 사후에 허위 계엄 선포문을 만드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의 수족이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대표적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인 윤상현 의원 등에 대한 처분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재구속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오전 2시7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경호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내란 특검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오후 2시22분부터 6시간40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심사에서 내란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은 증거인멸 우려, 참고인 진술 회유 여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법원은 내란 특검팀 손을 들어줬다.


내란 특검팀에선 박억수 특검보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검사 7명,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등이 178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재판부에 설명했다. 특검팀은 300여쪽의 추가 의견서도 제출했는데,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을 막고 멱살을 잡은 모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2분 국무회의’ 상황이 담긴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자료도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좌장’이자 검찰 ‘강력·특수통’ 출신인 김홍일 변호사를 필두로 배보윤, 송진호, 채명성, 최지우, 김계리, 유정화 변호사 등 7명이 나왔다. 167쪽 분량의 PPT 자료를 준비했고 68쪽짜리 의견서도 재판부에 별도로 냈다. 윤 전 대통령도 심사 말미에 약 20분간 최후진술을 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내란과 별개
한덕수·이상민·박성재 등 소환 조사 예정

윤 전 대통령 측은 영장에 적시된 범죄 사실이 재구속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내란 혐의와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혐의를 별개 행위로 해석했다.

윤 대통령 측은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도 없다”며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려 거짓말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인멸하고 진술을 번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내란 특검팀은 최대 20일간 구속 상태로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내란 관련 혐의는 검찰·경찰 단계서부터 어느 정도 다져왔던 만큼 구속기간 동안 남은 수사는 외환 혐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 국민의힘 내부 친윤 세력에 관한 수사도 빨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한 전 총리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특검에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사후계엄선포문의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강 전 실장이 계엄의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관계 국무위원과 국무총리의 부서를 거쳐 계엄이 선포된 것처럼 허위 문건을 작성했고 여기에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이 각각 서명했다는 게 특검 수사 결과다.

한 전 총리는 김 전 장관이 긴급 체포되는 등 내란 수사가 본격화하자 지난해 12월8일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과 강 전 실장뿐 아니라 한 전 총리에게도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 손상 범행의 공모 혐의가 성립한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그간 한 전 총리는 자신과 국무위원들은 계엄 선포에 반대했고,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실체적·절차적 흠결이 있었다고 본다는 입장을 국회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정 등에서 밝힌 바 있다. 국무회의 문서에 부서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체포 저지한 경호처 인사들도 겨냥
김건희 특검에선 국힘 의원들 타깃

하지만 계엄 직후에는 절차적 흠결을 은폐하려는 시도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조만간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소방청에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지난 2월11일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단전, 단수 등 내용이 적힌 종이쪽지를 멀리서 얼핏 보긴 했다고 했다.

내란 특검팀은 폐쇄회로 영상 등을 토대로 이 전 장관이 사실대로 증언했는지, 위증한 것은 아닌지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계엄 해제 당일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회동한 것과 관련해 2차 계엄 내지 계엄 수습 방안을 모의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국회에서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범행에 가담한 게 아닌지 등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내란 특검이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의 공범으로 보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전 경호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등의 형사 처분도 머지않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내란 특검팀이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 김건희 특검은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윤 의원 외에도 김영선 전 의원 자택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 자택 등에도 수사 인력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일망타진

또 김건희 특검은 앞서 지난 2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조치하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관련 의혹 16개를 조사하고 있는데, 원 전 장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도 출국금지됐다.

게다가 채상병 특검팀도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3개 특검 모두 윤 전 대통령의 수족이라 불리는 인물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수사는 우두머리인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서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kcj5121@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