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부부 상대 계엄 손배 계산서

그날의 충격 “보상해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여러 범죄를 저지르며 모은 돈이 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 이야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관련 첫 손해배상이 인정된 이후 전국적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됐다. 심지어 예정인 건도 있다. 하지만 범죄수익 환수도 있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재산이 국고로 환수될지, 국민들에게 손해배상액으로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손해배상청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에 접수된 손해배상은 그중 가장 많은 시민이 청구했다. 약 1만명이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 등에서 수사한 이후 범죄수익이 환수되면 이들이 손해배상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건희도
공동 책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불법 계엄 위자료’를 물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도 공동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시민 소송이 제기됐다. 불법 계엄의 동기가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김 여사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경호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상대로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난 18일 제기했다. 김 변호사가 모집한 소송 참여자는 지난 17일 오후 6시 기준 총 1만2000여명이다.

김 변호사는 소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단순한 직무상 과실을 넘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려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라며 “민사상 책임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해서도 “이 불법행위의 핵심 동기는 ‘김건희 특검’ 저지라는 사적 목적”이라며 “(김 여사가) 내란 공범들과 소통하며 범행에 적극 가담했으므로 민법상 ‘공동 불법 행위자’로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소송 참여자들에게 각각 3만원의 소송 대리비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 등에 올린 모집 글을 통해 “1심에서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대리)할 것이다. 추가금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등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부부의 집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 아파트를 처분해 재산을 숨길 소지를 없애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변호사는 “내란 주범 윤석열과 공동불법행위 채무자 김건희를 상대로 제기한 12억2250만원의 위자료 청구권(피보전권리)에 기초해 김건희 소유의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 여사는) 대통령 파면과 구속, 자신을 향한 수사와 거액의 민사소송 등 중대한 사법적 위기 상황에서 장래의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유일한 주요 재산인 아크로비스타 아파트를 매매, 증여 등으로 처분하거나 은닉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본안 소송 중에 해당 부동산이 처분된다면, 1만명이 넘는 채권자들은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가압류 신청 이유를 밝혔다.

7월 10만원 손해배상 판결
너도나도 줄줄이 청구 제기

아울러 “채권자들은 본안 판결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장래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피보전 권리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라며 “채무자의 부당한 재산 처분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향후 판결이 확정됐을 때 채권자들이 신속하게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손해배상은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지난 20일 시민 1030명을 대리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박강훈 법률사무소 강성 변호사가 대리한다.

사세행은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 중 계엄 선포를 포함한 무수한 불법행위로 국민 개인에게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끼쳤다”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신의 정적을 위협하기 위해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2차례에 걸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을 상대로 200명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고 1인당 청구액은 30만원이다.

소송을 낸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율과 법무법인 휘명은 “국민이 겪은 정신적 충격과 민주주의에 대한 불안감, 사회적 혼란 등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요구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참여 신청에 따라 3·4차 소송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
가압류 신청

사람법률사무소의 이제일 변호사와 사단법인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도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 소송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한 국민소송단 공개 모집을 통해 2200여명의 도민이 참여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현재까지 소송비용 입금자 수는 1400명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경남도당과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믿음은 온라인 신청자와 소송비용 입금자 대조를 통해 이달 24일까지 최종 원고를 확정할 방침이다.

법무법인 믿음은 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을 원고 선정당사자로 지정해 원고 1인당 10만원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청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첫 변론기일이 지정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25단독 이미주 부장판사는 오는 10월21일 광주시민 23명이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광주여성변호사회가 소송을 제기한 지 8개월 만이다.

소송을 낸 시민들은 소장을 통해 “무장 군인이 국회 등에 투입된 한밤의 위헌·위법 계엄으로 충격에 휩싸이고 공포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이 시민 104명에게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이후 이 같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줄줄이 이어졌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당시 가집행도 가능하다고 선고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를 막기 위해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 12일 시민 104명에 대해 1인당 10만원 공탁을 조건으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예상액
30억원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공탁금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탁 액수는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과 같은 1040만원이다. 해당 재판은 현재 민사항소2-2부(오연정·예지희·최복규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손해배상이 모두 인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배상을 인정한 이성복 부장판사가 원고 개개인의 피해 상황을 입증하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폭넓은 기본권 침해만으로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는 해당 판단의 근거로 1970년대 긴급조치 9호 피해자와 가족 등 71명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했다. 원래 대법원의 태도는 ‘긴급조치가 위헌이고 무효이긴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국가가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2년 ‘경찰, 검사, 법관 등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경우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법행위를 따질 필요 없이 전체적으로 국민 기본권 보장 의무를 소홀히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기존 판례를 바꿨다.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한 국민의 피해 범위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다.

처음 배상 판결을 받은 법무법인 이우스 김정호 변호사도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인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의 정신적 손해가 현실화됐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구체적·개별적으로 아주 엄격하게 해석하지 않고, 국민의 권리 구제 범위를 넓힌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앞서의 판결 취지대로 한다면, 앞으로 원고들이 구체적·개별적 입증을 하지 않아도 윤 전 대통령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배상액을 지불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접수되거나 접수 예정인 손해배상소송 배상액은 총 20억3020만원에 달한다. 법조계에서는 각종 법무법인과 변호사 단체에서 손해배상 청구인을 모집 중이라 최종 배상액은 30억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부부 재산 약 80억원
“범죄수익 환수시 어려울 듯”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김건희 특검, 내란 특검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 재산 대부분이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있어 모든 배상액을 지불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7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발표한 ‘7월 고위 공직자 수시 재산등록 사항’을 살펴보면 윤 전 대통령의 재산은 79억9115만원이다.

신고 재산을 살펴보면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주택+상가) 19억4800만원, 예금 57억4224만원, 토지 3억90만원 등이다. 특히 아크로비스타 가격이 15억6900만원에서 3억7900만원가량 올랐다. 80억원에 육박하는 재산 가운데 윤 전 대통령 본인 예금(6억9369만원)을 뺀 나머지는 배우자 김 여사 명의다.

우선 특검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통해 수익 8억1144만원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는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또 대통령 관저 공사 등 뇌물 의혹과 관련해서도 현대건설이 윤석열정부로부터 800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한 대가로 관저 리모델링을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부당하게 얻은 이익도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의 여러 의혹에서도 형사 처벌 대상 범죄로 인정되고 범죄수익이 특정되면 추가적으로 범죄수익이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범죄수익환수부 소속 한 검사는 “현재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수사 중인 상황이라 범죄수익 환수가 어렵다”며 “하지만 재판 과정까지만 넘어간다면 이들의 재산 중 범죄수익으로 분류되는 것들은 모두 환수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환수 목적
상설 기구도

민주당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범죄수익 환수를 충분히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취임 이후 “범죄수익을 충분히 환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범죄수익 환수를 목적으로 하는 상설기구를 두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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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