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부부 상대 계엄 손배 계산서

그날의 충격 “보상해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여러 범죄를 저지르며 모은 돈이 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 이야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관련 첫 손해배상이 인정된 이후 전국적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됐다. 심지어 예정인 건도 있다. 하지만 범죄수익 환수도 있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재산이 국고로 환수될지, 국민들에게 손해배상액으로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손해배상청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에 접수된 손해배상은 그중 가장 많은 시민이 청구했다. 약 1만명이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 등에서 수사한 이후 범죄수익이 환수되면 이들이 손해배상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건희도
공동 책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불법 계엄 위자료’를 물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도 공동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시민 소송이 제기됐다. 불법 계엄의 동기가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김 여사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경호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상대로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난 18일 제기했다. 김 변호사가 모집한 소송 참여자는 지난 17일 오후 6시 기준 총 1만2000여명이다.

김 변호사는 소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단순한 직무상 과실을 넘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려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라며 “민사상 책임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에 대해서도 “이 불법행위의 핵심 동기는 ‘김건희 특검’ 저지라는 사적 목적”이라며 “(김 여사가) 내란 공범들과 소통하며 범행에 적극 가담했으므로 민법상 ‘공동 불법 행위자’로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소송 참여자들에게 각각 3만원의 소송 대리비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 등에 올린 모집 글을 통해 “1심에서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대리)할 것이다. 추가금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 등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부부의 집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 아파트를 처분해 재산을 숨길 소지를 없애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변호사는 “내란 주범 윤석열과 공동불법행위 채무자 김건희를 상대로 제기한 12억2250만원의 위자료 청구권(피보전권리)에 기초해 김건희 소유의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 여사는) 대통령 파면과 구속, 자신을 향한 수사와 거액의 민사소송 등 중대한 사법적 위기 상황에서 장래의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유일한 주요 재산인 아크로비스타 아파트를 매매, 증여 등으로 처분하거나 은닉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만약 본안 소송 중에 해당 부동산이 처분된다면, 1만명이 넘는 채권자들은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가압류 신청 이유를 밝혔다.

7월 10만원 손해배상 판결
너도나도 줄줄이 청구 제기

아울러 “채권자들은 본안 판결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장래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피보전 권리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라며 “채무자의 부당한 재산 처분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향후 판결이 확정됐을 때 채권자들이 신속하게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손해배상은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지난 20일 시민 1030명을 대리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박강훈 법률사무소 강성 변호사가 대리한다.

사세행은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 중 계엄 선포를 포함한 무수한 불법행위로 국민 개인에게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끼쳤다”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신의 정적을 위협하기 위해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2차례에 걸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을 상대로 200명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고 1인당 청구액은 30만원이다.

소송을 낸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율과 법무법인 휘명은 “국민이 겪은 정신적 충격과 민주주의에 대한 불안감, 사회적 혼란 등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요구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참여 신청에 따라 3·4차 소송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
가압류 신청

사람법률사무소의 이제일 변호사와 사단법인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도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 소송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한 국민소송단 공개 모집을 통해 2200여명의 도민이 참여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현재까지 소송비용 입금자 수는 1400명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경남도당과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믿음은 온라인 신청자와 소송비용 입금자 대조를 통해 이달 24일까지 최종 원고를 확정할 방침이다.

법무법인 믿음은 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을 원고 선정당사자로 지정해 원고 1인당 10만원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청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첫 변론기일이 지정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25단독 이미주 부장판사는 오는 10월21일 광주시민 23명이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광주여성변호사회가 소송을 제기한 지 8개월 만이다.

소송을 낸 시민들은 소장을 통해 “무장 군인이 국회 등에 투입된 한밤의 위헌·위법 계엄으로 충격에 휩싸이고 공포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이 시민 104명에게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이후 이 같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줄줄이 이어졌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당시 가집행도 가능하다고 선고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를 막기 위해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 12일 시민 104명에 대해 1인당 10만원 공탁을 조건으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예상액
30억원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공탁금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탁 액수는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과 같은 1040만원이다. 해당 재판은 현재 민사항소2-2부(오연정·예지희·최복규 부장판사)에 배당된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손해배상이 모두 인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배상을 인정한 이성복 부장판사가 원고 개개인의 피해 상황을 입증하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폭넓은 기본권 침해만으로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는 해당 판단의 근거로 1970년대 긴급조치 9호 피해자와 가족 등 71명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했다. 원래 대법원의 태도는 ‘긴급조치가 위헌이고 무효이긴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국가가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2년 ‘경찰, 검사, 법관 등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경우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법행위를 따질 필요 없이 전체적으로 국민 기본권 보장 의무를 소홀히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기존 판례를 바꿨다.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한 국민의 피해 범위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다.

처음 배상 판결을 받은 법무법인 이우스 김정호 변호사도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인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의 정신적 손해가 현실화됐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구체적·개별적으로 아주 엄격하게 해석하지 않고, 국민의 권리 구제 범위를 넓힌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앞서의 판결 취지대로 한다면, 앞으로 원고들이 구체적·개별적 입증을 하지 않아도 윤 전 대통령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배상액을 지불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접수되거나 접수 예정인 손해배상소송 배상액은 총 20억3020만원에 달한다. 법조계에서는 각종 법무법인과 변호사 단체에서 손해배상 청구인을 모집 중이라 최종 배상액은 30억원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부부 재산 약 80억원
“범죄수익 환수시 어려울 듯”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김건희 특검, 내란 특검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 재산 대부분이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있어 모든 배상액을 지불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7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발표한 ‘7월 고위 공직자 수시 재산등록 사항’을 살펴보면 윤 전 대통령의 재산은 79억9115만원이다.

신고 재산을 살펴보면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주택+상가) 19억4800만원, 예금 57억4224만원, 토지 3억90만원 등이다. 특히 아크로비스타 가격이 15억6900만원에서 3억7900만원가량 올랐다. 80억원에 육박하는 재산 가운데 윤 전 대통령 본인 예금(6억9369만원)을 뺀 나머지는 배우자 김 여사 명의다.

우선 특검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통해 수익 8억1144만원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는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또 대통령 관저 공사 등 뇌물 의혹과 관련해서도 현대건설이 윤석열정부로부터 800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한 대가로 관저 리모델링을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부당하게 얻은 이익도 범죄수익으로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의 여러 의혹에서도 형사 처벌 대상 범죄로 인정되고 범죄수익이 특정되면 추가적으로 범죄수익이 몰수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범죄수익환수부 소속 한 검사는 “현재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수사 중인 상황이라 범죄수익 환수가 어렵다”며 “하지만 재판 과정까지만 넘어간다면 이들의 재산 중 범죄수익으로 분류되는 것들은 모두 환수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환수 목적
상설 기구도

민주당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범죄수익 환수를 충분히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취임 이후 “범죄수익을 충분히 환수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범죄수익 환수를 목적으로 하는 상설기구를 두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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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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