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한계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6.23 11:01:59
  • 호수 15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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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도로 친윤당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는 스스로 친윤(친 윤석열)계임을 부정하고 있지만, 당 밖에선 그의 당선을 계기로 국민의힘의 변화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과연 그는 당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는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지난 16일 3선 송언석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송 원내대표는 총 투표수 106표 중 과반인 60표를 얻어 30표를 얻은 김성원 의원과 16표를 얻은 이현승 의원을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물리쳤다.

송 원내대표는 색깔이 옅은 친윤계(친 윤석열)로 평가받고 있고, 김성원 의원은 색깔이 옅은 친한계(친 한동훈)로 평가받았다. 일각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놓고 “계파의 대리전”이라고 평가했다. 송 원내대표 선출을 일컬어,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변하기 힘들겠다”며 “사라지기 직전의 공룡과 같은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 밥에
그 나물

송 원내대표는 이 평가를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선거 직전인 지난 1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친윤도 친한도 아니고, 계파가 없다”며 “제가 ‘친윤’으로 분류되는 걸 보고 의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 원내대표 선출로써, 국민의힘은 ‘도로 친윤당’이 됐다”는 평가는 다수를 이루고 있다. 송 원내대표 개인의 성향 파악 이전에, 송 원내대표가 얻은 60표의 성격을 일컬어 “친윤의 지지를 업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것이다.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의원 수와 한덕수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가 취소한 의원 수가 60여명”이라고 보고 있다.

또 당의 방향에 대한 송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친윤 색깔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부친이 돌아가시면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상속받는다”면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을 비판했다. 지난 13일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장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방안을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 따른 국민의힘 의원·당원·지지자들의 6개월 동안의 활동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삼국통일하는 게 낫다고 해서, 그 역사를 지울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역구(경북 김천)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직접 주최했고, 지난 1월6일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키던 국민의힘 의원 44명 중 1명이었다. 이런 전력은 송 원내대표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친윤’이란 딱지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됐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현 상황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의 잘못을 심판했다”고 평가할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송 원내대표의 주장은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심판당했다”는 명제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 그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바꾸려고 했던 지난달 10일 촌극에 대한 당무감사도 반대했다. 당원투표로 부결된 충격적인 사안에 대한 당무감사를 반대한 것이다. 이 점도 송 원내대표가 ‘친윤’이란 딱지를 쉽게 떼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됐다.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30일 끝난다. 이후엔 새로운 비대위가 설치되거나 차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때까지 송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속하고 파격적인 혁신을 위해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친윤?” 부인했지만…
눈에 밟히는 ‘찐윤’ 행적

송 원내대표에 따르면, 혁신위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5대 개혁안 등 구조개혁을 논의하면서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혁신위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혁신위는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조차 무시되는 상황에서 의결기구가 아닌 혁신위의 개혁안이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김 비대위원장도 지난 17일 혁신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현 비대위는 개혁안에 대한 당원의 전체 뜻을 모아, 다음 지도부가 개혁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혁신위를 구성하더라도 다음 지도부가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당권은 오는 30일까지 김 비대위원장이 쥐고 있다. 혁신위는 비대위원장의 동의를 거쳐 구성된다. 김 비대위원장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송 원내대표는 오는 7월 혁신위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023년 10월 인요한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면서 혁신위원회를 설치했다. 인 의원은 당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국민의힘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혁신위는 ▲원내 지도부·중진·친윤 인사의 제22대 총선 불출마 및 수도권 출마 요구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요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요구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관철 요구 ▲국회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배제 요구 등 공천 관련 5대 혁신안을 필두로 다양한 혁신안을 권고 형태로 밝혔다.

이 중 ‘험지 출마’ 요구는 공식 의결안으로 격상됐다.

당시 인 의원은 국민의힘 김기현 당시 대표도 수도권 출마 요구 대상에 넣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내 지역구는 울산”이라고 반발했고, 고 장제원 전 의원도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을 위해 서울로 가진 않겠다”면서 부산 출마 의사를 고수했다.

이미 대실패
혁신위 실험

이후 혁신위는 ▲비례대표 당선 가능권에 청년 50% 할당 의무화 ▲당선 우세 지역을 청년 전략 지역구로 선정 ▲상향식 공천 ▲엄격한 공천 배제 ▲과학기술 전문가 우대 등 혁신안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된 혁신안은 ▲당내 통합과 화합을 위한 징계 취소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보좌관 신설 권고밖에 없었다.

그나마 징계 취소도 ‘대사면’이란 이름으로 발표했다가, 이준석 전 대표 등 당사자들의 반발로 인해 ‘징계 취소’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당시 혁신안은 현재 국민의힘의 주요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부분과 많이 맞물린다. 송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혁신안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 의원은 당시엔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친윤계 의원 중 1명으로 평가받는다. 인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던 지난 2월엔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옛날 영국에선 불공정한 재판을 한 재판장을 사형시켜 그 가죽을 자리에 깔았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을 위협해 물의를 일으켰다.

송 원내대표에게 앞으로 주어진 길은 첩첩산중이다. 국민의힘 체질 개선만 해도 힘에 겨울 것으로 보이지만, 당 밖엔 더 어려운 숙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숙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5일 본회의서 통과시킨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상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조은석 전 감사위원을 내란 특검으로 임명했고,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김건희 특검으로 임명했다. 이명현 전 국방부 감찰단 고등검찰부장은 채상병 특검으로 임명했다.

내란 특검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중앙당사로 모이라고 지시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전 원내대표는 이미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공조수사본부가 지난 1월, 2회에 걸쳐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시도할 때마다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집결했던 국민의힘 의원 44명도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송 원내대표는 해당 집회에 모두 참석했다.

이는 당시에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될 수도 있어 비판받았다. 내란 특검의 수사 범위엔 ▲재판 및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연 등을 하였다는 범죄 혐의 사건 ▲사건 수사 과정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도 포함된다.


윤석열은
아버지?

내란 특검은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벗어난 국민 다수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사건을 수사한다. 따라서 정권과 여론의 지원을 업고 ▲특검보 6명 ▲60명 이내 파견검사 ▲100명 이내 특별수사관 등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최장 12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다.

물론 국민의힘이 이를 막을 묘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수사에 불응하거나 장외 규탄 집회를 개최하는 정도의 방법 외엔 생각하기 어렵다.

아울러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범위엔 명태균 게이트가 포함된다. 따라서 김건희 특검법이야말로 국민의힘의 목줄을 쥐고 있다. 명태균씨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2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씨의 황금폰을 포렌식하니, 전·현직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140개 넘게 저장돼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수사 대상이 될 국민의힘 의원의 규모는 수백명을 넘을 수도 있다. 명씨는 국민의힘의 공직자 공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전체가 뒤흔들릴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전신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무너질 뻔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등 간판을 거쳤던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손길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타고 지난 2022년 대선 승리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만약 추 전 원내대표의 내란 가담 의혹과 당원의 명태균 게이트 대규모 연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의 위법성까지 확인되면 정당 해산 심판이란 엄청난 허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해 12월 “내란의 주요 역할을 분담하고 책임진 추 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당 해산 사유가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4일부터 대통령이다. 정당 해산 심판은 법무부 장관이 청구하지만,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다.

인요한 혁신위 실패… 또 혁신위?
당직자 폭행 등 전력도 발목 잡나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도 사실상 두둔했다.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은 “폭동 가담자들이 민주노총 조합원이었다면, 경찰이 훈방했을 것”이라거나 “경찰이 시민의 폭동을 유도했다”는 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시위 참여자들에게 “곧 훈방될 것”이라고 격려하거나 연락했다.

대선후보 교체 시도도 “민주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근거로 연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탈락 이후 꾸준히 정당 해산 가능성을 거론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미국 하와이에서 귀국한 지난 17일에도 같은 경고를 이어갔다.

최근 홍 시장과 관련해선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홍 시장이 신당을 창당하면, 국민의힘 해산을 대비한 노아의 방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 홍 시장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평소 친분이 있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인지, 국민의힘에선 상법 등 민주당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법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게 불거진 쪼개기 후원금 의혹과 각종 채무 논란도 언론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주진우 의원 정도만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갖추고 있어야 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 요구도 전혀 먹히지 않는다.

한편 송 원내대표의 국민의힘 혁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 중엔 그의 과거 논란도 있다. 송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이었던 지난 2021년 4월 재보궐선거 당시 “자신이 앉을 의자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장 이식 수술 전력이 있는 당직자를 폭행해 큰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은 송 원내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그는 당직자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사과문을 제출했다. 현재 친한계 좌장으로 알려진 6선 조경태 의원은 송 원내대표 강제 출당을 요구했다. 이후 송 원내대표는 약 4개월 동안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복당했다.

지난 2023년 10월엔 국회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토론회에 참석해 “연구개발 예산이 국가 경쟁력이나 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등에 정말 이바지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도 아니고, 유니콘 기업을 많이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송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윤석열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정당화하는 의미를 띄고 있었다. 송 원내대표가 박근혜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됐다.

목줄 잡힌
특검법은?

송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적이 없고, 친윤 색채에 가까워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 송 원내대표의 당선을 우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외엔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될 당 체질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 원내대표가 힘 있게 당의 체질을 바꾸고 대정부·대여 투쟁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 의문은 송 원내대표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5대 개혁안을 반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부친’에 비유한 발언은 스스로 힘이 없음을 실토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묘한 발언이었다. 송 원내대표의 가능성을 부정한 사람은 결국 송 원내대표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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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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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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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