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이재명-민주당 투트랙 전략

거침없이 달리는 쌍두마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주권정부가 순항하고 있다. ‘친명 일색’ 꼬리표를 단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합심해 한 몸으로 움직일 것이란 우려와 달리 당은 당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움직인다. 민생회복을 앞세운 이 대통령의 앞은 적군 투성이지만 민주당이 비판의 화살을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6·10 대선이 끝난 뒤 어수선한 시기를 지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재정비를 마쳤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8월 전당대회 준비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전투력
최대치

지난 13일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제22대 국회 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26년간 국가정보원에 근무한 정보통으로 서울 동작구에서 3선을 지낸 인물이다. 선거를 앞두고 아들 국정원 청탁 의혹 등의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재명의 최종병기’를 내세워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함께해주신 서영교 후보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린다”며 함께 겨뤘던 서 의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 사법, 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당선 즉시 반헌법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의 마지막 조각까지 찾아내겠다. 내란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두 번 다시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극 초기지만 여야는 벌써 각종 안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회복에 집중한 반면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더불어 그동안 산적한 과제를 막힘 없이 수행하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전 정부를 겨냥한 특검을 벼르고 있다.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상병 특검 등 3대 특검을 앞세워 윤석열 부부와 국민의힘까지 압박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씨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는 “특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각 특검 사무실과 특검보가 속속들이 정해지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보들은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날을 겨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부원장이 대장동 사건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대법원을 향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난 18일 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10월13일 자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조서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피의자로 표기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의도적 공작을 벌여왔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영학의 진술이 검찰의 압박과 회유 등에 의한 것이었음이 확인됐고 김만배와 최윤길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대장동 프레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잡기 위해 허위와 왜곡에 기반했다는 내용이 법원 판결로 입증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제자리인 야, 치고 나가는 여
손발 착착, 이유 있던 ‘친명’ 공천?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오던 검찰개혁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한 뒤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수청을 신설하고 국가수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 4법을 앞세워 “검찰개혁이 아니라 해체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권력을 위한 맞춤형 사법 구조를 짜겠다는, 입법이라는 옷을 입은 사법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맡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길 것을 요구하며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지속적인 의회 독재”라고 비판했다.

과반이 넘는 의석에 법사위원장 자리 까지 민주당의 몫인 만큼 입법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에 이를 넘기라는 요구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만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긴다면 국민의힘이 맡은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 등 3개 위원장 자리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임위는 2년 단위 협상이기 때문에 1년 지난 현 시점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여야 갈등만 불거지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민생법안은 뒷순위로 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파열음이 계속되는 사이 이 대통령은 ‘제1 야당 대표’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일단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었던 ‘일극 체제’ ‘표퓰리즘’ 등의 프레임을 깨고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내외 일각에서 제기된 ‘친중 정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순으로 통화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첫 번째 통화를 한 뒤 중국이 아닌 일본과 소통했다. 아울러 지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서 이시바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일 공조와 ‘셔틀외교’ 재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강조해온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의 시작이자 한미일 동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를
낮추다

이번 회의에는 G7 회원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호주·브라질·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정상을 비롯한 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캘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정상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 G7 플러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재명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하는 동시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적극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기본소득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 국민 25만원 민생 지원금은 화두에 오를 때마다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민생 지원금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는 빠르게 실행에 옮겼지만, 과거와 달리 분배 방식을 놓고 신중을 가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18일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보편 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취약계층에게 추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부터 경기를 최소한으로 방어하기 위한 추경 규모로 35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했던 1·2차 추경을 합한 것으로 비슷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일반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되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원,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가족은 40만원, 소득 상위 10%는 15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25만원을 지급하자는 과거와 달리 기초생활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재명 방탄 법안’으로 불리던 법안들도 올스탑이다. 민주당은 대법관을 증원하거나 형사소송법·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입법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민주당의 숨 고르기에는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의 의중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입법 독주 비판을 우려해 “나의 신상과 관련된 법안은 무리해서 처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2023년 이 대통령이 당 대표였을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번복하면서 불거진 진정성 논란과 ‘방탄 정당’ 논란 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정권
반사이익?

이 대통령이 민주당과 거리는 두는 것은 여야 정쟁에서 발을 떼고 나랏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비친다. 탄핵으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전 정권과의 대비가 뚜렷해 지지자 사이에서는 ‘효능감 두 배 이벤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신임 대통령의 행보가 하나하나 전해질 때마다 사람들이 때로는 신기해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바로 ‘정치 효능감’”이라며 “대통령이 자기의 일을 하니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국민이 느낀다. 오죽했으면 출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다가 이제는 퇴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본다는 말이 나올까”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 대통령이 어떤 정치를 해 나갈 것인지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으로 벌어질 갖가지 특검으로 인해 야당과 심하게 부딪힐 수도 있다”면서도 “지난 1주일 동안 느꼈던 정치적 효능감과 안정감, 믿음, 이 모든 게 우리 대한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었다는 잊었던 자존감이 되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공격, 정부가 수비를 맡으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당정 일체에 합심해 야당과 대립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당정이 분리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의힘의 결집력이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 것 같냐”며 “이 대통령이 말 한마디, 민주당이 법안 하나 낼 때만 우르르 몰려가서 소리치고 남은 시간에는 당권을 놓고 입씨름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당정 분리 전략은 국민의힘의 결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총선과 조기 대선 모두 ‘현 정부 심판론’이란 공통된 목적이 있었기에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승기를 쥘 수 있었다. 탄핵 정국 이후 자중지란 하고 있지만 정부가 압박을 넣을 경우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와 항의할 여지가 남아있다.

이 대통령 본인이 거듭 강조한 “보복 정치는 없다”는 발언을 의식했단 해석도 나온다.

악셀 밟는 순간 ‘야 탄압’ 프레임
사분오열이지만…똘똘 뭉쳐 덤빌라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누구를 괴롭힐 때 별로 행복하지 않다. 정치로 인해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해 할 때 진짜 행복했다. 성남시장 때가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보복을 하면 안 되는 게 명확한데 실제로 그 점에 대해 의심이 많다. 아무리 약속해도 이해하지 않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는 “누군가가 통합과 정치보복 없는 합리적 국정을 얘기하니 ‘그러면 다 봐주는 것 아니냐’라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라며 “할 것은 하되 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부메랑이 되어 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3대 특검법을 발의하며 내란 종식을 앞세웠지만 국민의힘은 “보복성이 짙은 특검” “야당 탄압을 목적으로 한 특검”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특검이라는 것은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어제(12일) 지명된 분들은 민주당 성향, 친여 성향이 강한 인사로 기억한다”며 “특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놔도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대선후보 시절 ‘정치보복은 없다’고 선언했던 이 대통령이 가장 거대한 정치 사정으로 돌아왔다”며 “국민의 기대였던 ‘민생 최우선’은 사라지고 대대적 정치보복 수사로 첫 국정의 방향타가 꺾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정치보복이 아닌 국민 통합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런 의도된 특검을 멈추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당정 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인사든 정책이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당정 관계도 수평적으로, 일상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기조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현재는 정권 극 초기인 만큼 역할 배분이 뚜렷하지만, 앞으로의 관계는 곧 치러질 전당대회 성격에 달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은
순풍인데…

청와대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관건은 이 대통령이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의 탄생을 지켜볼지 여부”라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후계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인물이 아닌, 정권이 바뀌어도 자신을 보호해줄 것 같은 인물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손을 잡았다가도 한발 멀어지는 게 당정 관계”라며 “지난 총선서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석을 차지했지만 신흥 세력이 탄생한다면 장담할 수 없다. 이재명 키즈를 자처하는 인물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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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