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이재명-민주당 투트랙 전략

거침없이 달리는 쌍두마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주권정부가 순항하고 있다. ‘친명 일색’ 꼬리표를 단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합심해 한 몸으로 움직일 것이란 우려와 달리 당은 당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움직인다. 민생회복을 앞세운 이 대통령의 앞은 적군 투성이지만 민주당이 비판의 화살을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6·10 대선이 끝난 뒤 어수선한 시기를 지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재정비를 마쳤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8월 전당대회 준비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전투력
최대치

지난 13일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제22대 국회 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김 의원은 26년간 국가정보원에 근무한 정보통으로 서울 동작구에서 3선을 지낸 인물이다. 선거를 앞두고 아들 국정원 청탁 의혹 등의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재명의 최종병기’를 내세워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함께해주신 서영교 후보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린다”며 함께 겨뤘던 서 의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 안에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검찰, 사법, 언론 등 산적한 개혁 과제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당선 즉시 반헌법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의 마지막 조각까지 찾아내겠다. 내란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두 번 다시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 극 초기지만 여야는 벌써 각종 안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회복에 집중한 반면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더불어 그동안 산적한 과제를 막힘 없이 수행하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전 정부를 겨냥한 특검을 벼르고 있다.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상병 특검 등 3대 특검을 앞세워 윤석열 부부와 국민의힘까지 압박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씨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것을 두고는 “특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각 특검 사무실과 특검보가 속속들이 정해지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보들은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객관적 사실과 법리에 근거해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날을 겨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부원장이 대장동 사건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검찰의 조작 수사”라며 대법원을 향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난 18일 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10월13일 자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조서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피의자로 표기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의도적 공작을 벌여왔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영학의 진술이 검찰의 압박과 회유 등에 의한 것이었음이 확인됐고 김만배와 최윤길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대장동 프레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잡기 위해 허위와 왜곡에 기반했다는 내용이 법원 판결로 입증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제자리인 야, 치고 나가는 여
손발 착착, 이유 있던 ‘친명’ 공천?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오던 검찰개혁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한 뒤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수청을 신설하고 국가수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검찰개혁 4법을 앞세워 “검찰개혁이 아니라 해체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권력을 위한 맞춤형 사법 구조를 짜겠다는, 입법이라는 옷을 입은 사법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맡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넘길 것을 요구하며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지속적인 의회 독재”라고 비판했다.

과반이 넘는 의석에 법사위원장 자리 까지 민주당의 몫인 만큼 입법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에 이를 넘기라는 요구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만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긴다면 국민의힘이 맡은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 등 3개 위원장 자리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임위는 2년 단위 협상이기 때문에 1년 지난 현 시점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여야 갈등만 불거지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민생법안은 뒷순위로 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파열음이 계속되는 사이 이 대통령은 ‘제1 야당 대표’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일단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었던 ‘일극 체제’ ‘표퓰리즘’ 등의 프레임을 깨고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국내외 일각에서 제기된 ‘친중 정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취임 후 이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순으로 통화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첫 번째 통화를 한 뒤 중국이 아닌 일본과 소통했다. 아울러 지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서 이시바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일 공조와 ‘셔틀외교’ 재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강조해온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의 시작이자 한미일 동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를
낮추다

이번 회의에는 G7 회원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호주·브라질·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정상을 비롯한 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공식 일정이 끝난 뒤 캘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정상외교는 완전히 복원됐다. G7 플러스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명히 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재명정부는 정상외교를 더 높은 단계로 강화하는 동시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적극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기본소득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 국민 25만원 민생 지원금은 화두에 오를 때마다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민생 지원금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는 빠르게 실행에 옮겼지만, 과거와 달리 분배 방식을 놓고 신중을 가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18일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보편 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취약계층에게 추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부터 경기를 최소한으로 방어하기 위한 추경 규모로 35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했던 1·2차 추경을 합한 것으로 비슷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여당은 일반 국민에게 25만원을 지급하되 기초생활수급자는 50만원, 차상위계층 및 한부모가족은 40만원, 소득 상위 10%는 15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25만원을 지급하자는 과거와 달리 기초생활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재명 방탄 법안’으로 불리던 법안들도 올스탑이다. 민주당은 대법관을 증원하거나 형사소송법·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입법 속도 조절에 나섰다.

민주당의 숨 고르기에는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의 의중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입법 독주 비판을 우려해 “나의 신상과 관련된 법안은 무리해서 처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2023년 이 대통령이 당 대표였을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번복하면서 불거진 진정성 논란과 ‘방탄 정당’ 논란 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정권
반사이익?

이 대통령이 민주당과 거리는 두는 것은 여야 정쟁에서 발을 떼고 나랏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비친다. 탄핵으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전 정권과의 대비가 뚜렷해 지지자 사이에서는 ‘효능감 두 배 이벤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신임 대통령의 행보가 하나하나 전해질 때마다 사람들이 때로는 신기해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바로 ‘정치 효능감’”이라며 “대통령이 자기의 일을 하니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국민이 느낀다. 오죽했으면 출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다가 이제는 퇴근하지 않는 대통령을 본다는 말이 나올까”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 대통령이 어떤 정치를 해 나갈 것인지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으로 벌어질 갖가지 특검으로 인해 야당과 심하게 부딪힐 수도 있다”면서도 “지난 1주일 동안 느꼈던 정치적 효능감과 안정감, 믿음, 이 모든 게 우리 대한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었다는 잊었던 자존감이 되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공격, 정부가 수비를 맡으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당정 일체에 합심해 야당과 대립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당정이 분리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의힘의 결집력이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 것 같냐”며 “이 대통령이 말 한마디, 민주당이 법안 하나 낼 때만 우르르 몰려가서 소리치고 남은 시간에는 당권을 놓고 입씨름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당정 분리 전략은 국민의힘의 결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총선과 조기 대선 모두 ‘현 정부 심판론’이란 공통된 목적이 있었기에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승기를 쥘 수 있었다. 탄핵 정국 이후 자중지란 하고 있지만 정부가 압박을 넣을 경우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와 항의할 여지가 남아있다.

이 대통령 본인이 거듭 강조한 “보복 정치는 없다”는 발언을 의식했단 해석도 나온다.

악셀 밟는 순간 ‘야 탄압’ 프레임
사분오열이지만…똘똘 뭉쳐 덤빌라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누구를 괴롭힐 때 별로 행복하지 않다. 정치로 인해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해 할 때 진짜 행복했다. 성남시장 때가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보복을 하면 안 되는 게 명확한데 실제로 그 점에 대해 의심이 많다. 아무리 약속해도 이해하지 않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는 “누군가가 통합과 정치보복 없는 합리적 국정을 얘기하니 ‘그러면 다 봐주는 것 아니냐’라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라며 “할 것은 하되 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부메랑이 되어 이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3대 특검법을 발의하며 내란 종식을 앞세웠지만 국민의힘은 “보복성이 짙은 특검” “야당 탄압을 목적으로 한 특검”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특검이라는 것은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어제(12일) 지명된 분들은 민주당 성향, 친여 성향이 강한 인사로 기억한다”며 “특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놔도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대선후보 시절 ‘정치보복은 없다’고 선언했던 이 대통령이 가장 거대한 정치 사정으로 돌아왔다”며 “국민의 기대였던 ‘민생 최우선’은 사라지고 대대적 정치보복 수사로 첫 국정의 방향타가 꺾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정치보복이 아닌 국민 통합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런 의도된 특검을 멈추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당정 관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인사든 정책이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당정 관계도 수평적으로, 일상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최대한 국정에 함께 쓸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기조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현재는 정권 극 초기인 만큼 역할 배분이 뚜렷하지만, 앞으로의 관계는 곧 치러질 전당대회 성격에 달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은
순풍인데…

청와대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관건은 이 대통령이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의 탄생을 지켜볼지 여부”라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후계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인물이 아닌, 정권이 바뀌어도 자신을 보호해줄 것 같은 인물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손을 잡았다가도 한발 멀어지는 게 당정 관계”라며 “지난 총선서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석을 차지했지만 신흥 세력이 탄생한다면 장담할 수 없다. 이재명 키즈를 자처하는 인물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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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