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안전지대’ 전락한 서울구치소 논란

특검 두 번째 체포도 ‘육탄 저지’
‘옥중 저항’에 드러난 사법 공백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7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 1일에 이은 두 번째 강제구인 불발 사태로, 전직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과 이를 제압할 뚜렷한 법적 수단이 없는 현행 사법 시스템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딜레마에 빠졌고, 법조계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의 대응이 법적 실익보다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재시도했으나 1시간40여분 만에 철수했다. 특검팀은 “물리력을 행사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우려’가 있다는 현장 의견을 받아들여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특검이 팔을 잡고 의자를 들어 옮기려 해 윤 전 대통령이 넘어지고 허리와 팔에 통증을 호소했다”며 “목적이 조사가 아닌 망신주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피의자에게 조사를 강요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향후 조사에도 불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1차 체포 시도 당시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워 특검팀의 영장 집행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진술거부권’을 체포영장 집행 거부의 핵심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어차피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므로 조사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피의자 신문이 단순히 피의자의 변명을 듣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으로서는 다른 공범이나 참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들을 제시하며 피의자를 압박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수사 절차”라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를 조서에 남기는 것이 수사 기록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달리 말하면 진술거부권이 영장 집행 자체를 거부할 권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는 다른 재소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낳고 있다. 일반 수용자가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1시간 넘게 물리적으로 거부했을 때, 교정 당국이 ‘부상 우려’를 이유로 이를 중단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제100조에 따르면, 교도관의 강제력 행사는 도주, 자해, 시설 파손, 타인 위해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앞서 김현우 서울구치소장은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의 현장점검에서 “전직 대통령이라 예우한 것이 아니라, 교도관이 물리력을 행사할 법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수사당국의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이 일개 수용자의 저항에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은 사실상 ‘옥중 특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특검이 굳이 ‘부상 우려’를 이유로 철수한 배경에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강경 저항은 ‘정치 탄압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를 구축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특검이 무리하게 강제력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이 끌려 나오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될 경우, 이는 지지층을 강력히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 때문에 특검으로서는 수사의 정당성이 ‘과잉 수사’ ‘정치 보복’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특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마땅치 않다. 체포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수 있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결국 대면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핵심 피의자의 진술 없이 재판에 넘기는 것은 수사의 완성도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이런 탓에 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입법도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구속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교도관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형 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윤석열 체포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원의 결정이 무력화되는 상황을 막고 수사의 실효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민 의원은 “피의자 윤석열의 영장 집행 거부 사태는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법 질서와 사법 정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형사사법 절차가 흔들림 없이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의 ‘옥중 저항’은 사법 절차를 정치 투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의 제도적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검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의 원칙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사이의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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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공소장’ 오류? 막전막후

[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공소장’ 오류?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내란에 가담한 국정원 고위직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종합특검팀은 이들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내란에 가담했다고 결론 냈다. 법조계와 정보기관에서는 종합특검팀의 판단에 의문을 던졌다. 일부 사실관계를 오인해 공소장을 적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내란 특검팀도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국가정보원 정무직은 국정원장을 포함해 기획조정실장, 1·2·3차장으로 이뤄진다. 이번에 기소된 인물은 3차장을 제외한 전부다. 가장 주목받았던 인사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다. 그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 중 유일하게 윤석열씨의 지시를 거부하고 헌법재판소와 내란 재판 증언대에 섰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홍 전 차장을 정의로운 인물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고 봤다. 전시·사변 훈련이 왜 국정원 고위 관계자 중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다. 조 전 원장은 지난달 19일 직무유기, 국정원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위반,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위증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이 조 전 원장에게 정치인 체포 관련 내용을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고, 조 전 원장이 이를 윤씨의 지시로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해 통화기록 등 전자정보를 없앤 증거인멸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은 비화폰 계정 삭제로 통화기록 등이 삭제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박종준 전 경호처장과의 공모 관계도 인정했다. 안전 가옥(이하 안가) 회동에서 윤씨가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 진술, 계엄 선포문을 보거나 전달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한 진술 등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안가 회동을 포함해 일부 내용은 종합특검팀이 수사한 내용과 겹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국정원 정무직들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2024년 3월 말~4월 초순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가에서 윤씨,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용현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 등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윤씨가 ‘시국 상황이 걱정된다’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느냐,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등의 발언 사실을 알았다. 같은 해 8월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된 을지연습 때는 2024년 1월1일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인해 계엄 상황 발생 시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는 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조 전 원장은 2차장 산하 안보조사국과 다수의 국정원 직원을 합수본에 파견하는 도상연습(2024년 8월19일 을지명령 제2호)을 실시하고 같은 해 9월3일 을지연습 강평에서 계엄 시 국정원 직원을 합수본에 파견이 가능하도록 국방부가 계엄사령부직제(대통령령)의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계엄 선포 시 합수본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는 방안을 미리 검토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후 2024년부터 합수본 파견 불가능해져 국방부, 국정원 합수본 파견 가능케 계엄사 직제 개정 작업 진행 조 전 원장은 12·3 내란 당일 오후 9시10분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접견실로 나오면서 윤씨로부터 교부받은 문건을 접어서 상의 안주머니에 넣었다. 종합특검팀은 이 문건이 비상계엄 수행 관련 조치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은 국정원 청사로 복귀해 같은 날 오후 11시30분 홍 전 차장과 황원진 전 2차장, 윤오준 전 3차장, 김남우 전 기조실장 등을 불러 정무직 대책회의를 개회하고 “우리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며 “을지연습 때 했던 대로, 고민했던 대로 그에 준해 부서에 맞게 준비하자”고 했다. 조 전 원장이 정무직 회의에서 ‘을지훈련’을 말한 건 다른 의미였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은 계엄 매뉴얼이 없다. 계엄 하에 국정원이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태용 전 원장의 질문에 대해 기조실장이 확인해 보겠다고 한 후 을지훈련이 비슷하지 않겠냐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장 직할의 감찰 담당 부서는 을지훈련 때 했던 충무사태별 조치 사항을 참고했다. 담당 책임관들은 ‘계엄 상황에서 국정원 내부 안정과 결속력 강화가 필수적이고 국정원 주둔 계엄군 대상 보안조치 강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계엄 수행 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계엄 상황 下 감찰부서 수행업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55분에 내부 이메일을 통해 소속 부서 간부 4명에게 전송했다. 종합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정무직 대책회의 참석을 마치고 김모 전 해외정보국장 등 1차장 산하의 부서장들을 불러 산하 부서장 회의를 개최해 조 전 원장의 계엄 수행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각 부서별로 계엄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순차적으로 지시했다고 결론 냈다. 홍 전 차장이 산하 부서장들에게 지시한 내용은 ▲국제범죄조직이 준동할 수 있음 ▲보안시설 내 사보타주, 무기 탈취 등이 우려됨에 따라 사전 안전·예방 활동을 철저히 시행해야 함 ▲경찰청과 안전부 부서장이 직접 컨택 채널을 구축해야 함 ▲경찰청, 지방청과 협조해 안전부 부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대 현안 ▲경찰청 상황실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예방 중요 ▲앞으로 다가올 대전에서 안전단 중심으로 시위 관련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함 ▲지역담당 지부에도 똑같이 전파해 본부와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함 등이다. 대테러 부서장은 2024년 12월4일 오전 12시42분 부서 간부 회의를 열고 “합조팀 즉시 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본부뿐 아니라 지부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계엄 매뉴얼 따로 없다 대테러 부서장 직속 국가보안 담당 사무실은 같은 날 오전 1시19분 국가보안시설 담당자의 계엄사 참여·정보수집 활동 수행, 국가보안시설 무기고 통제 및 무기 불출 준비 등 내용의 ‘계엄 시 국가보안담당 사무실 업무’ 문건을, 상황실은 오전 1시48분 계엄사에 국정원 직원 파견 등 내용의 ‘대테러상황실 긴급 상황 처리 방안’ 문건 등을 각각 작성·배포했다. 홍 전 차장이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해외 분석 ▲해외 수집 ▲경제 안보 담당 부서장들에게 “해외 분석 담당 부서는 계엄 배경을 작성해 해외 수집 부서에 전달하도록 하고, 해외 수집 담당 부서는 이를 주한 거점들에게 전달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 “경제 안보 담당 부서는 해외 반응, 향후 경제 반응을 일보 체계로 작성, 안정화될 수 있는 방향을 잡을 것” 등이라고 지시하면서 비상계엄을 수행했다는 게 종합특검팀의 의심이다. 공소장에는 김 전 국장이 홍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부서 간부 회의에서 산하 직원들에게 위의 내용을 전파하고 외교부 전문 방송망을 통해 해외 거점 파견 직원들에게 비상계엄에 관한 미국 등 각국의 반응을 수집해 일일 단위로 보고하도록 했다. 해외 수집 부서 정보협력 책임관은 CIA(미 중앙정보국) 측과 통화 후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 시그널로 다른 CIA 관계자와 연락하면서 “계엄이 해제됐으니 양 기관 협력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국장은 같은 날 비화폰으로 홍 전 차장에게 “회의 때 지시한 바와 같이 CIA 관계자에게 ‘한미 간 정보협력 채널은 이상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조치 결과를 보고했다. 오전 6시50분에는 관련 내용을 최종적으로 보고받고 국정원장 비서실 산하 정보 부부서와 홍 전 차장의 보좌관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 실제 홍 전 차장이 지시한 내용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존재한다. “계엄 상황에서 매뉴얼이 없는 국정원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정리해 다음 날 보고하라”고 했던 조 전 원장의 유일한 지시에 대해 부서장들이 홍 전 차장이 일부 언급한 내용을 다이어리에 섞으면서 포함된 내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종합특검팀은 국정원이 여론조작에도 나서려 했다고 판단했다. 홍 전 차장은 산하 부서장 회의에서 인지전 대응 담당 부서장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관련 왜곡·과장된 사실의 SNS 전파 여부 및 국내 언론과 댓글, SNS 등의 계엄 관련 특이 여론 수집’을 지시했다. 공소장에는 일부 직원들이 이 과정에서 반발이 있었음에도 홍 전 차장이 독촉했다고 적시돼있다. 인지전 대응 부서는 적국 또는 외국이 국내에 여론 조성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차단하는 걸 임무로 하는 부서다. 통상 영향력 행사를 가짜 뉴스, 영상 유포, 선전 선동 등을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 등 SNS를 통해 사이버상에 유포되고 있어 이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게 인지전 대응 부서의 통상 업무다. 잘못된 해석 두 부서는 홍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같은 날 오전 7시30분 그 결과를 ‘비상계엄 관련 가짜 뉴스 유포·허위 선동 동향’ 제하 보고서로 작성해 내부 이메일을 통해 비서실 산하 정보 담당 부부서 및 홍 전 차장의 보좌관에게 전송했다.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인지전 담당은 1차장이 아닌 3차장 산하라고 지적한다. 즉, 공소장에 적힌 홍 전 차장이 인지전 대응 담당 부서장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지시한 것은 단순 ‘동향 모니터링’일 뿐 사이버 여론 조작 및 공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실제 사이버 여론조작이나 공작을 준비해 비상계엄에 도움이 되려 했다면 3차장 산하 직원들도 있어야 했다. 3차장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산하 직원들도 마찬가지”라며 “종합특검팀의 말대로 인지전 대응 담당과 공개정보 담당 부서장에게 계엄 관련 특이 여론 수집을 지시한 부분은 정보기관으로서의 통상 업무라고 볼 수 있다. 계엄 사무와는 관련이 없다. 직원들이 반발한 부분은 상황이 민감한 상황이기에 그렇게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김모 전 방첩 담당 부서장에게 “지금 경방·방산은 큰 의미가 없고 계엄 상황에 집중해야 할 것” “방첩사와 컨택 포인트 구축” 등의 지시를 하고 이 부서장은 “종북 좌파 등의 특이 동향도 밀착 감시하겠음”이라고 보고했다. 김 부서장은 부서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방첩 담당 부서 책임관과 방첩공유센터 책임관을 불러 홍 전 차장의 지시를 전달했다. 이후 방첩담당 부서 산하 각 부부서는 같은 날 오전 1시45분 ‘비상계엄 下 방첩업무 추진방안’ 문건과 ‘비상상황 下 부부서 주요업무 추진 방향’ 문건을 작성하고 1시간 뒤에는 ‘국가 비상상황 下 부부서 업무 추진계획’ 보고서를 각 부부서와 전략 담당 사무실에 배포했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는 “실무관 다이어리에 ‘정무직들도 갑자기 닥친 일이라 생각이 많지 않음’ ‘원장님은 그간 을지연습 때 논의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지금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심’ ‘지금 당장 뭘 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답도 없음’ 등 다들 정신이 없었다는 내용이 언론에서 즐비하게 보도되지 않았냐”며 “정말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 왜 이런 부분은 공소장에서 제외된 거냐”고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각 정무직 산하 각 산하 부서장들이 실무 회의에서 지시를 별도로 혹은 독립적으로 내리고 생성된 문서들은 집행력이 없거나 혹은 집행을 예정하고 있는 보고서들이 아니다. 계엄 하에서 국정원이 해야 할 수도 있고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들을 무작위로 실무 라인에서 생성해 보고용으로 작성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을지훈련 관련성 2차장 산하 안보조사국 담당 “타 부서 알 수가 없다” 공소장 일부 내용 와전? “인지전 3차장 관할…동향 모니터링과 달라” 황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정모 전 안보조사국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대공수사권 폐지로 합수본에 직원을 파견하는 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2024년 을지연습’을 통해 인지했음에도 “합수본에 직원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황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에게 정무직 대책 회의에서 “합수본이 만들어지면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정 전 국장에게 “현 계엄법 하에서 안보조사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을지 검토해 봐라”라고 지시했다. 정 전 국장은 부서 간부 회의에서 “충무계획을 참고하고, 계엄사 요청이 있을 시 계엄사 합수본에 연락관이나 조사관 파견 인원 선발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황 전 차장은 구내전화로 다른 간부에게 “대공수사권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생각해 봐라. 대공수사권이 생기면 곧바로 수사해야 할 텐데, 누구를 수사해야 할지도 포함해서 정 전 국장과 상의해라”고 언급했다. 이 간부는 판단○○처 간부들을 불러 “충무계획 상 부서의 임무를 구체화해 국정원 지휘부와 용산(대통령실) 보고용 보고서 작성 및 계엄사나 용산이 자료를 요청하면 수사권 부여를 상정한 수사 대상자 선정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안보○○처 책임관은 “계엄사에 연락관 파견은 가능하지만 합수본에 파견은 불가하며 국정원 충무계획에 따라 활동한다”는 ‘계엄상황 下 안보조사 담당부서 활동 근거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49분 정 전 국장에게 보고했고 정 전 국장은 5분 후 황 전 차장의 보좌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신원조사 담당 부서도 황 전 차장의 지시에 따라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 신원조사 접수·회보 절차 이행’ ‘비상 운영체제 전환’ 등 비상 업무체제 운영 계획 보고서를 작성해 윗선에 보고했다. 김 전 실장은 행정 담당 부서장으로부터 “비상계엄이 발생하면 연락관을 파견해야 하는 것으로 돼있다. 수사 분야와 북한 분야에서 각각 보내야 하는 것으로 돼있다”고 보고받고 합동참모본부에서 “계엄상황실 연락관 파견 요청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인사 담당 부서장은 김 전 실장의 지시에 따라 황 전 차장의 선임보좌관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 부서장은 안보조사국과 대북 담당 부서에서 각각 2명씩 총 4명의 파견 대상 후보 인원을 통보받은 후 김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 이 같은 결론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수사보다 한 발자국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종합특검팀은 ‘능력’이다. 결과적으로 종합특검팀은 과거 3대 특검팀(김건희·내란·채 해병)에 비해 수사 성과와 압수수색·구속영장 발부율 모두 처참했다.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하면서 수사만큼 재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법원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내란 사건들에서 몇몇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있는 점도 해당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무죄·공소기각 가능성도 국헌 문란 목적을 알지 못한 채 계엄에 가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쉽게 말해 계엄 선포 이후 절차를 검토해 매뉴얼대로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내란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대법원도 상부 지시나 매뉴얼에 따른 단순 가담은 내란죄로 보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5·17 내란 사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신군부 수뇌부를 내란죄로 처벌했지만, 광주에서 시위를 진압한 계엄군에 대해선 “국헌 문란의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명령에 따른 계엄군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