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인사청탁 의혹 막전막후

“‘디올백’ 시작으로 명품 선물 쇄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이 출범했다. 윤석열 일가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드러난 만큼 특검의 수사 강도가 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건희 특검의 쟁점은 크게 도이치모터스·명태균·건진법사 의혹 등으로 나뉜다. 특검은 이 사건들을 담당하던 수사팀과 면담을 진행했다. 특히 건진법사를 수사하던 남부지검 검사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인사청탁 의혹의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건희씨) 대면조사는 물론이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다.” 한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 강도가 지금까지 진행됐던 검찰 수사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검팀의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수사하던 검사들과 특수통 출신들이 전면에 포진됐다.

곧바로
구속영장?

김건희씨를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를 보좌할 특검보는 총 4명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사법연수원 31기) 변호사와 검찰 출신인 김형근(29기)·박상진(29기)·오정희(30기) 변호사 등이다.

민 특검은 지난 18일 새벽 “대통령실로부터 17일자로 특검보 4인의 임명 통지를 받았다”며 명단을 밝혔다. 앞서 민 특검은 지난 15일 이들을 포함한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추천한 바 있다.

문 특검보는 광주 인성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변호사로 일하다 2008년 창원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수원지법, 서울중앙지법, 대전지법, 수원가정법원을 거치며 15년간 법원에 몸담았다.


김 특검보와 박 특검보는 연수원 동기이자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김 특검보는 선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검사로 임관해 부산지검·인천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박 특검보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창원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강력부장, 대검 검찰연구관, 울산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치며 약 20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오 특검보는 순천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지검 여성아동부장,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장,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등을 거쳤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과 언론 공보 등을 담당하며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특검 지휘부 구성을 마친 민 특검은 먼저 김씨를 수사해 온 검찰 책임자들과 연달아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민 특검과 특검보들은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박승환 1차장검사,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과 미팅을 가졌다.

통일교, 건진 통해 샤넬백 전달 실패?
“김 최측근이 받아갔다” 행방 오리무중

서울고검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은 명태균씨와 관련한 여론조사 무상 제공·공천 개입 의혹을, 서울남부지검은 전씨와 관련한 고가의 목걸이·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했다.


민 특검은 채희만(35기) 대검찰청 반부패2과장,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 송봉준(36기)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 인훈(37기) 울산지검 형사5부장검사, 정선제(37기)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검사 등의 파견을 대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한문혁 부장검사는 202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출장 형식으로 서울고검의 김씨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팀에 합류했다. 한 부장검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년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소속으로 신라젠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인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 합류한 상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전원이 내란 특검에 참여하는 것처럼 명태균 수사팀도 모두 김건희 특검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채 과장은 2022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을 지내며 금융범죄를 주로 수사했고, 2023년 9월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파견돼 근무했다. 송 과장은 법무부 공안기획과 검사, 금융경제범죄 전담인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장, 공안·반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4부장을 거쳤다.

정 부장검사는 2022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한국거래소 파견 경험이 있고 이후 금융조세범죄를 전담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에서 부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부터 부장을 맡은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도 금융경제범죄 전담 부서다.

책임자들
면담 진행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김건희 특검이 출범하기 직전 전씨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지난 3일 제21회 대통령선거 이후 전씨를 최소 세 차례 부른 바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2022년 김씨 측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앞서 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8월쯤 전씨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김씨 선물용으로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받고, 김씨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고 판단했다.

남부지검은 샤넬 코리아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해 문제의 가방 관련 영수증 등을 확보한 데 이어 영국 명품 브랜드 그라프 매장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전씨는 목걸이와 가방을 받았지만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고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전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며, 가방 등 물품의 구체적인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 선물용 샤넬백은 그의 수행비서이자 최측근인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됐다.

유 전 행정관은 남부지검 소환 조사에서 “(김 여사 모르게) 내가 알아서 ‘명품백을 교환해달라’는 전씨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가까웠던 전씨 지시를 자신이 김씨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고 가방을 교환해서 전씨에게 다시 건넸다는 취지였다.

남부지검은 유 전 행정관이 웃돈을 내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첫 번째 샤넬백은 다른 가방 모델과 신발로, 두 번째 것은 또 다른 가방 두 개로 바꾸는 등 모두 네 개의 제품으로 교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5차례
선물 준비”

특히 남부지검은 윤 전 본부장이 전씨를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고가의 건강식품인 ‘천수삼 농축차’를 전달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샤넬백·목걸이 등도 김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천수삼 농축차는 통일교 계열 식품업체가 만든 것으로 노화 방지, 항암효과, 면역력 강화를 효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남부지검은 지금까지 수사한 자료를 김건희 특검에 넘길 계획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통일교 측 윤 전 본부장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주받게 해달라며 전씨 측에 명품을 건네면서 청탁한 의혹이 수사의 핵심 갈래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3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을 만나 ODA 문제를 논의했다고 그해 5월 통일교 창립 기념행사에서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6월 기획재정부는 제4차 한·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사업 통합 정책협의에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했다.

한도액이 늘면 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사업 수주가 수월해진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은 대통령실과 외교부·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샤넬백 등을 전달하려 한 것 외에 과거 최재영 목사도 김씨에게 디올백을 전달한 바 있다. 최 목사는 지난 2023년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총 5차례 김씨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은 디올과 샤넬 명품이었고, 나머지 세 번은 자신이 쓴 책과 5만~6만원 상당의 술, 비싸지 않은 일반 의류였다.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김씨에게 명품을 전달하려 하거나 실제 전달한 인물이 상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른바 디올백 사건이 화제가 되자 김씨에게 사실상 ‘인사청탁’을 시도한 인물들이 많았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남동 관저 대통령실을 출입했던 한 인사는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온갖 군데서 디올 명품과 선물권이 들어온 것이다. 여사 생일(9월) 전후로는 도배할 정도로 들어왔다. 디올 명품 선물을 준 사람 중에서는 실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 부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명품백 사건 후 윤핵관 부인도 선물 의혹
“김, 선물 마음에 안 들면 직접 바꾸기도”

이 인사는 “(김씨가) 평소에 입는 옷도 디올이다. 관저에서 입는 평상복도 디올이었다. 명품 수수 의혹 보도를 보고 내가 얼굴이 달아올랐다. 받을 수는 있다고 치자. 그걸 더 비싼 걸로 바꾸러 간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남부지검은 전씨의 핸드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전씨가 2022년 3월 이후 김씨 측 연락처로 세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낸 기록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상대를 김씨의 최측근인 정지원 전 행정관으로 특정했다.

전씨는 정 전 행정관에게 보낸 문자에서 “윤핵관 측에서 제 사람들을 쓰지 말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윤핵관에게 연락하겠다” “나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보고 권력의 무서움을 느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을 출입했던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건진 외에도 김씨에게 자리 보전을 약속받거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가고 싶다며 미팅한 인물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이 출범하면서 2~3년 전 사건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김건희가 약속을 지킨 인물은 몇 없다. 건진을 통해 청탁한 사람들도 있고 윤석열정부 초기 윤핵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이 수사 중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건도 인사 청탁 중 하나라고 짚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후 국가정보원장 법률특보로 임명됐는데 중앙지검은 이 과정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수통
전면 배치

앞서 명태균씨 측은 지난해 2월16∼19일 사이 김씨로부터 “김상민이 창원의창구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도 “김상민 검사가 당선되도록 지원하면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얘기했다는 게 명씨 쪽 주장이다. 다만 총선 당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갈등을 빚으며 김 전 검사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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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