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정국’ 내우외환 국힘 마지막 승부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4.14 14:02:46
  • 호수 1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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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은 살아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20명이 조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심을 얻기 위한 경쟁과 외부의 압력을 동시에 견뎌내야 하는 현 상황을 누가 보기 좋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직후, 국민의힘 일각과 강경 보수 세력 사이에선 ‘윤 어게인’이란 구호가 등장했다. 이 구호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옥중서신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서신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공개했다. 김 전 장관은 서신서 “이게 끝이 아닙니다. 시작입니다”라며, “RESET KOREA. YOON AGAIN!(한국을 원점으로. 다시 윤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시작”
후계자 물색

윤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헌법은 대통령 중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가공무원법도 파면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5년 동안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명태균 게이트 등 각종 수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윤 어게인’이란 구호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물색해 지지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6일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서신서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청년 여러분이니 자신감과 용기를 가져달라”며 “대통령직에선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중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구절은 정치 관여 의사로 해석되고 있다.

이후 주목받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8일 장관직을 사퇴한 후, 다음날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서 가장 유력한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 조직이 부실하다.

국회의원 활동은 지난 2008년까지 했고, 지난 2020년엔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현실적으로 대선 경선·본선서 후보로 활동하려면, 윤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개월여 동안 조성한 강경 보수 세력이 반드시 뒷받침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상왕 정치를 하면서 형사재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 설령 유죄가 확정된다고 해도 사면·복권을 도모하려면, 정치적 견해가 비슷하면서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묶어둘 수 있는 대선후보를 물색해야 한다.

이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론된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지도부의 거취를 당에 일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를 재신임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일부 사퇴 의견을 낸 분들도 있지만, 현 지도부가 남은 대선 일정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했다”고 밝혔다. 강성 친윤(친 윤석열) 성향의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한, 윤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김 전 장관은 빈약한 조직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대권 경쟁 가장한 당권 경쟁
윤심 경쟁·외부 압력 동시에


다만 김 전 장관이 윤심(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음)을 독점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군은 무려 20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친윤 성향 후보군은 ▲윤상현 의원 ▲나경원 의원 ▲김기현 전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다. 특히 윤 의원은 강경 보수 세력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윤심과 거리를 두는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밖에 없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강성 친윤 대선후보·지도부의 결합은 중도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전 장관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본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면 김 전 장관의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단 생각 때문에, 김 전 장관과 만나길 꺼린다”고 주장했다.

꺼리는 이유로는 “김 전 장관이 대선캠프 참여와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우려를 토대로 제시됐던 대안은 ‘한덕수 대망론’이다. 이 주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후 구체적으로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고, 법제처장으로서 김건희 특검법 반대·윤 전 대통령 체포 반대 등 목소리를 키웠다.

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한 피의자로 입건돼있다. 따라서 “이 후보자 지명 자체가 국민의힘을 통한 한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 측은 “대선 출마 의사가 전혀 없다”거나 “국정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취지로 대망론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막산이’로, 한 권한대행을 ‘갓생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안동 출신 막산이 VS 전주 출신 갓생이”라고 적었다.

“전북 전주 출신 한 권한대행을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로 옹립하면, ‘호남 출신 보수정당 대선후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강성 이미지의 김 전 장관이 아닌, 권한대행 재임 중 주요 사안을 국민의힘에 우호적으로 결정하는 경제 관료 출신이란 점도 부각할 수 있다.

한덕수
대망론?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바로 그 “주요 사안을 국민의힘에 우호적으로 결정했다”는 점 때문에 김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중도층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친윤 성향 대권주자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사실은 윤 전 대통령에겐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자신을 향해 어필을 하려 경쟁할수록 자신의 존재감이 확인돼 당내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윤심을 놓고 최대한 다자 구도가 형성되고, 주자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진다면 윤 대통령으로선 흐뭇한 그림이 된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의 그 흐뭇한 그림이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전임자와 후임자는 필연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전임자는 최대한 고분고분한 후임자를 물색하려고 하지만, 후임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설령 조기 대선서 패배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무려 20명이나 거론되는 이유를 비교적 낮은 본선 승리 가능성과 맞물려 판단하면, 사실상 당권 경쟁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강하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비판을 받는 상황도 연결 짓는다면, 서울 내 일부 지역구와 대구·경북 등 핵심 지지기반 공천을 장악하기 위한 현실적인 속내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엔 조기 대선을 둘러싼 ‘내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외환도 있다. 국민의힘이 재집권하지 못하면,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대통령도 없고, 권한대행도 없다. 현재까지 연루 의혹이 있다고 거론된 국민의힘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윤상현 의원 ▲윤한홍 의원 ▲추경호 의원 ▲조은희 의원이다.

명태균씨는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명씨의 휴대전화엔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정치인 140명의 연락처가 저장된 것으로 확인된다. 정권을 잃은 후 명태균 특검법이 통과돼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특검에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명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명씨의 주거지를 제한했지만, 최소한 명씨의 입은 자유로워졌다.

특검이 아니더라도,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도 정권교체 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조기 대선 경선은 더더욱 생존 경쟁이 된다. 대선 출마 선언을 통해 최대한 체급을 높여 ‘정치 탄압’이란 주장이라도 제기할 수 있어야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


최대한
고분고분

아울러 야권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국민의힘을 향해 꾸준히 제기했던 정당해산심판 카드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랑스 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내란당은 대선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가? 내란당은 해산시켜야 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도 지난달 14일 “당원인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로 형을 확정받으면 소속 정당이 정당해산심판을 받도록 한다”는 취지의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제일 먼저 후보자 등록을 하는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도 지난 4일 “국민의힘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조기 대선이 아니라 정당해산심판”이라며 “국민의힘 제1호 당원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모든 국민이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자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도 같은 내용이 규정돼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주장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도 내란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당 해산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지난 1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이대로 가면 해산당해도 할 말 없는 정당의 모습”이라며 “헌재도 해산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꾸준히 “민주당이 집권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무위원 전원 탄핵소추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스스로 해체하거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서 심판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 의원 등 72명에 대해 내란음모죄·내란선동죄 고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지난 2015년 진행된 통합진보당 해산과 차원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현행 거대 양당 중심 정치의 한 축이다. 따라서 실제로 진행될 경우, 판 자체를 뒤엎는 조치로 인식될 수 있다. 천 권한대행도 “헌재도 ‘이 정도 되는 정당을 해산해야 하나’ 싶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심판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는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성 정치 공세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의힘의 입장에선 내란 특검과 함께 꾸준히 이어질 정치적·사법적 공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단 문제가 남는다.

살기 위한 몸부림 어디까지?
김상욱이 뜨면 게임 끝난다?

국민의힘을 어렵게 할 요소로 초선 김상욱 의원도 거론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당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국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다가 윤 의원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역구에선 후원회가 해체되는 등 조직적인 반발이 이어졌고, 울산시당위원장도 사퇴했다. 광주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를 놓고, 사과 차원서 광주 방문을 주장했다가 친한(친 한동훈)계서도 축출된 듯한 양상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김 의원은 ‘보수의 가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4개월 동안 정치적 지명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외부에 비치는 김 의원은 탄압당하는 희생자의 모습이다. 김 의원도 다양한 언론 인터뷰서 자신의 현 상황을 설명하면서 보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럼으로써 김 의원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나아가는 ‘보수의 예수’ 형상이 그려진다. 국민의힘서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두둔한 사람은 6선 조경태 의원밖에 없었다.

조 의원은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초선 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발언과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김 의원에게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며 “다수의 잘못된 생각에 매몰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김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고,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대변인도 “정치를 잘못 배웠다”는 등 비판을 가했으며, 권 원내대표도 탈당을 권유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지난 6일 비상 의원총회서 “당론을 무시하고 당론을 알길 깃털 같이 안다”면서 조 의원과 김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구성원들이 김 의원을 비토할수록, 국민의힘은 예수 바라바를 살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일 것을 요구한 유대인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1월 김 의원을 일컬어 “우리는 히틀러고, 김상욱은 유대인이냐”고 질타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강경 보수층 바깥에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일 것을 요구했단 이유로 2000년 넘게 나쁜 이미지가 이어지는 당시의 유대인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김 의원에 대한 징계가 실제로 이어지면, 김 의원은 스스로 짊어진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십자가형이 완성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권 원내대표도 조 의원과 김 의원을 거론하면서 “당원들의 마음마저 건드리는 말을 인터뷰서 하는 건 삼가야 한다”는 말만 할 뿐, 실질적 조치는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스스로 정치적 소신을 멈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외부로 표출된다면, 김 의원의 소신 행보와 더욱 대비될 것이다. 김 의원이 주목받을수록 국민의힘의 존재가 어두워지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해산 압박
어떻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동시다발적으로 내우외환이 터지는 국민의힘은 마치 우리나라 후삼국 시대 같은 난세가 도래한 것처럼 보인다. 20명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현 상황은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과 암투가 난무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런 상황서 윤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했다. 아직 살아있는 윤심과 외부의 해산 위협까지 버텨내야 하는 현 상황을 누가 보기 좋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살기 위한 각자의 몸부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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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