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또 논란’ X맨 한덕수 국무총리 기행 후일담

더 이상 윤정부에 득 될 게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라가 평화로우면 백성이 ‘나랏님’ 동향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제 할 일을 잘하면 국민 역시 제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기준에 맞춘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좋은 상황이 아닌 듯하다. 국무총리의 이름이 연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4월3일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지명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전 총리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
두루 중용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총리는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두루 중용된 정통 경제관료다. 김대중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이명박정부에서도 주미대사를 지냈다. 

한 총리의 지명은 여소야대 청문회를 돌파할 ‘묘수’로 여겨졌다.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인 장관 임명 제청권을 갖고 있다. 총리 인준이 안 되면 내각 구성이 어려워진다. 윤 대통령이 이 부분을 고려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카드를 내세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난 5월21일 윤 대통령은 한 총리를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한 총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총리로서 국익과 국민을 우선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흘렀다. 윤 대통령의 묘수로 여겨졌던 한 총리에 대한 여론은 최근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부터 한 총리가 윤석열정부의 ‘X맨’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 아니라 ‘실패에 가까운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에 계속해서 ‘구실’을 던져주고 있는 점은 여당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이태원 참사 관련 3차례
구설수 오르고 해명 반복

지난 19일 한 총리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이태원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하지만 유가족의 항의로 조문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야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 총리가 무단횡단을 한 것. 반대편 도로에 정차 중인 전용차를 타기 위해 빨간불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이 포착됐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한 총리는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 취재진과 유튜버의 질문을 피하려 무단횡단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덕수 국무총리 도로교통법 위반(무단횡단) 경찰에 신고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총리의 무단횡단을 국민신문고를 통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는 내용이다. 실제 용산서는 “한 총리와 관련된 국민신문고 신고 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무단횡단을 하면 범칙금 3만원 부과 대상이다.


국무총리실은 당시 상황에 대해 현장 경찰관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한 총리는 지난 19일 오후 안타까운 마음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의 반대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정부서울청사로 복귀했다”며 “이 과정에서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한 총리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이태원 참사를 겪은 고등학생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태원 참사 당시 함께 간 친구는 숨졌고 A군은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말실수에
무단횡단

경찰은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 총리는 A군의 죽음에 대해 “본인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 총리의 발언에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들끓었다. A군 사망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망언’ ‘2차 가해’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나”라며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충격적 망언”이라고 SNS에 적었다. 

한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외신기자들 앞에서 이태원 참사를 농담거리로 받아치던 그 모습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며 “이제 그만하실 때가 됐다. 내려오십시오”라고 직격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도 “망언과 눈치 없음, 공감능력 제로를 뽐낼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국무총리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비판이 쇄도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총리실은 입장을 내놨다. 총리실은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며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도록 당부했다”고 밝혔다. 

현안 몰라?
패싱 논란

총리실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진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 총리의 발언이 문제된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외신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농담 섞인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해당 발언이 나올 당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애도기간이었다는 점도 기름을 부었다.

한 총리는 지난달 1일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 질문 과정에서 통역에 문제가 생기자 ‘잘 안 들린다’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그러자 기자는 “(사람들이)거기 가 있었던 것이 잘못이었는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질문했다”고 한국어로 질의 요지를 다시 설명했다. 


한 총리는 “주최자가 좀 더 분명하면 그런 문제들이 좀 더 체계적‧효과적으로 이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없을 때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인파 관리)에 대한 현실적‧제도적으로 개선점 해야할 지점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그 다음이다.

이후 “통역 관련해서 문제가 있어 죄송하다”는 공지가 나왔다. 여기에 한 총리는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기자의 질문에 빗대 농담성 발언을 한 것. 한 총리의 답변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비난이 빗발쳤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채 닷새도 안 돼 국무총리가 말장난을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겪은 국민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던 시기랑 맞물리면서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계 조작으로 동시통역기 볼륨이 낮아 외국인 기자들이 항의하고 회견이 지체되자 양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 총리는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책임총리 역할 한다더니
식물·신문총리 불명예만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 관련 언행으로 비판이 제기되면 총리실을 통해 해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만 세 차례나 같은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임기 초반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던 한 총리의 포부도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한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국무총리가 되면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한 총리는 ‘식물총리’ ‘신문총리’ 등 불명예스러운 표현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대정부질문 때는 핵심현안을 모르고 있거나 신문에서 봤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한 총리는 대통령 헬기가 나무에 부딪혀 손상된 것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신문에서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전날에도 영빈관 신축 계획과 예산에 대해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변했다. 

대통령 헬기가 망가지거나 영빈관을 새로 짓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총리 패싱’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2인자로서 국정운영에 있어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대정부질문을 거치면서 옅어졌던 존재감이 최근 이태원 참사 관련 설화로 뚜렷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조짐은 임기 초부터 있었다. 윤석열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이 낙마하면서 첫 행보부터 삐끗했던 것. 당시 한 총리가 윤 행장을 직접 추천했는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지난 5월 일어난 일로 윤정부 출범과 동시에 당정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당시 원내대표)은 윤 행장의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이력을 문제 삼았다. 권 의원은 “지난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정부의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겠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후 윤 행장이 자리를 고사하면서 한 총리는 초장부터 당정 ‘파워게임’에서 밀리는 모양새가 됐다. 

처음부터
힘 없었나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총리가)나이를 먹었나보다. 원래 늘공(공무원 시험을 거친 직업 공무원)들, 특히 고위직까지 간 직업 공무원들의 특징은 아주 지나치게 공손한 게 대개 주특기고 저 친구도 그랬던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비서실장도 자기 마음대로 임명 못 하는 총리 자리는 간다고, 연봉 좋은데 그냥 거기에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