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소명 다할 것” 한덕수 대망론 다시 꿈틀

여지 VS 선긋기 의견 분분
국힘 경선 주자들 반응 ‘싸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한덕수 대망론’이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서 열린 국무회의서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 나가는 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단 강한 의지”라며 “미국발 글로벌 통상 전쟁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무역 대국’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 장관들에게 “이해 관계자 우려 등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오직 국익과 국민만 생각하며 미국 측이 제기하는 각종 비관세 장벽 및 협력 프로젝트 등에 대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구체화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저 또한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권한대행의 ‘마지막 소명’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대선 출마론 선긋기’라는 해석과 ‘전략적 침묵’이라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특히 그의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불거진 ‘대안 부재론’과 맞물려 더욱 증폭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서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들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가상대결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6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이 전 대표 48.8%,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10.9%, 한 권한대행 8.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2%, 홍준표 대구시장 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4.7%).

최근 미·중 갈등 심화 속 경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당 안팎에선 ‘외교 철밥통’인 한 권한대행에 대한 차출론이 꾸준히 제기돼오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한 권한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중 대선 출마 의사를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라는 취지로 답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그의 대선 출마설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나온 발언인 탓에, 한 권한대행의 진의를 두고 더욱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국무총리로서 마지막까지 국정 운영에 헌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일각에선 ‘사실상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 ‘무소속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도 자신의 출마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그의 대선 출마설을 두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종 선출일은 오는 5월3일, 공직자의 대선 출마를 위한 사퇴 시한은 5월4일로, 물리적인 시간이 매우 촉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보수 진영 후보들과 ‘일대일 단일화’를 통해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혼탁하게 진행될 경우, 오히려 ‘무소속’ 한덕수 카드가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지지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의 경쟁력으로는 이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을 아우를 수 있는 한 권한대행이 대안”이라며 한 권한대행의 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보수 진영 유력 후보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당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주자들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 자체를 ‘경선 흔들기’로 규정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연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일부 의원들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것은 경선의 ‘김을 빼는 해당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분을 (선거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 권한대행의 지지를 촉구하는 당내 의원이 50여명에 달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50여명이 안 된다. 몇 명만이 아마 주선하고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김 전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한 전 대표, 홍 전 시장 등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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