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한덕수의 헌법 쿠데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면서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경제는 파탄 나고 민주주의는 붕괴했다. 윤석열, 김건희를 둘러싼 권력형 비리는 온 나라를 뒤덮었다.

이런 와중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윤석열 내란의 핵심 인물로 의심되는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면서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뇌관이 됐다.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 두 인물, 이완규와 한덕수는 내란 세력의 끝판왕이다.

이완규라는 인물은 윤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내란 사태의 핵심 의혹 가담자로 지목되고 있는데, 한덕수는 이를 아무렇지 않게 헌법재판관 자리에 앉히려 했다. 이건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짓밟고 내란의 불씨를 헌법재판소에 심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완규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헌재 지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닌, 헌정 질서를 둘러싼 중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2월4일, 국회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이 법제처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며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 그의 행적이다.

계엄 해제 당일이었던 지난해 12월4일, 그는 삼청동 안가에서 윤 전 대통령,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비밀 회동했다.


국회 증언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내란 사태의 법적 방어선을 구축하거나 후속 조치를 모의한 자리로 의심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 법제처장에게 “당신이 그 회동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라”라고 추궁했으나, 그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며 의혹을 키웠다.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제처장이 회동 직후 휴대폰을 교체한 정황을 문제 삼았다. 이는 증거인멸 의혹으로 이어졌고, 공수처 수사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한 의원은 “법제처장으로서 계엄 사태 직후 대통령과 회동한 당신이 헌법재판관 자격이 있다고 보느냐”고 질타하며 “내란 공모의 실질적 증거가 여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법제처장은 이에 대해 “법제처장으로서 업무상 참석한 것일 뿐”이라며 해명했지만, 국민과 야당의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국회 증언을 통해 드러난 그의 행적은 단순한 ‘참석자’가 아닌, 내란 사태의 적극적 방조자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런 인물이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헌법재판소는 내란 세력의 마지막 보루로 전락할 것이다.

이 법제처장은 이미 2003년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그 본색을 드러냈다. 당시 그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빈정거리고 기수를 따지며 건방진 태도로 일관했다.

민주주의와 소통을 중시했던 노 전 대통령 앞에서조차 권위주의적 검사 문화를 자랑하듯 과시한 이완규였다.


이런 인물이 헌법을 수호해야 할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다는 사실 자체가 코미디다. 그의 정치적 중립성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윤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보수 성향, 그리고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그가 공정한 판단을 내릴 자격이 없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 법제처장과 윤 전 대통령의 인연은 사법연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윤 전 대통령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검사로서의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검사 시절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특히 이 법제처장이 윤석열 대선캠프서 네거티브 대응 자문 역할을 맡으면서 그들의 관계는 정치적 동맹으로까지 발전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인 2022년 5월 법제처장으로 임명되며 윤석열정부의 핵심 인사로 자리 잡기에 이른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법률 집사’로 불릴 만큼 그의 정책과 법적 결정에 깊이 관여해 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주요 정책과 법안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러나 이들의 긴밀한 관계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 사태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한 권한대행의 역할은 더 역겹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불안정한 지위에서 헌법재판관 지명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런 민감한 인사를 자제했는데, 그는 왜 이토록 서둘렀을까?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차기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며 알박기를 시도한 이유는 너무도 뻔하다.

내란 세력의 입지를 지키고, 헌법재판소를 장악해 자신들의 범죄를 덮으려는 꼼수다.

민주당은 이를 “내란 세력의 헌법재판소 점령 시도”라며 권한쟁의심판과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내란 가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앉히는 건 헌정 질서의 파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권한대행이 정말 내란 세력의 끝판왕이라면, 이 법제처장은 그 앞잡이에 불과하다. 권한대행의 권한을 남용해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행위는 민주적 정당성을 완전히 무시한 폭거다.

이 법제처장의 내란 연루 의혹, 그의 과거 싹수없는 행태, 그리고 윤 전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는 그가 헌법 수호자가 아니라 헌법 파괴자가 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국민은 이런 인물을 헌법재판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한 권한대행과 이 법제처장, 이 두 인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


지금 이 순간, 한 권한대행의 결정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내란 세력의 마지막 발악으로 보인다. 이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국민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이 부당한 지명은 철회될 수밖에 없다.

한 권한대행과 이 법제처장의 행태를 강하게 규탄하며, 헌법재판소가 내란 세력의 손아귀에 넘어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건 단순한 인사 논란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생존이 걸린 싸움이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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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