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노할’ 서울 재개발 비리 복마전

대통령 안 부럽다 “조합장이 왕”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서울의 한 재개발조합장이 억대의 뒷돈을 챙긴 정황이 발견됐다. 이 사실을 알려온 것은 뇌물을 건넸다는 당사자다. 그는 10여년간 조합장의 옆을 지켰지만 몇 달 사이에 토사구팽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폭로에 대해 조합장은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조합장의 리베이트 및 재개발조합의 비리는 수십년간 계속돼왔다. 일각에선 이제는 수박 겉핥기식 규제가 아닌 확실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서울시의 한 재개발구역 조합장과 관련한 제보가 들어왔다. 10년 가까이 조합장을 모셨지만 결국 버려졌다는 내용이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제보자 A씨. A씨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지인을 통해서 조합장과의 인연을 맺었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기 전 준비위원회 때부터 조합장을 서포트했다. 

수억 받고
극구 부인?

조합 설립까지의 과정에도 A씨의 역할이 컸다. 75%의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아냈고, 사업대행자 방식의 사업 진행을 구상하기도 했다. 

조합장은 오랫동안 자신을 도와준 A씨에게 철거와 지장물, 정비기반공사를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조합이 설립되고 재개발사업에 속도가 붙자 조합장은 A씨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A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 3개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어있었다. 조합장은 A씨에게 약속했던 사업을 다른 회사에 맡기기로 했다고 전해왔다. A씨가 따져 묻자 조합장은 “시공사에서 지시한 사항”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A씨는 시공사에 해당 부분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고 시공사 측으로부터 “조합장에게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며 “사업체를 추천받은 일조차 없다”고 전해왔다.

이후 조합장은 A씨와의 연락을 끊었다. A씨는 조합장의 괘씸한 행태에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A씨에 따르면 그가 2011년부터 조합장에게 건넨 금액이 억원대가 넘었다.

그는 2015년 사무실에서 현금 3000만원, 7월 현금 5000만원, 2016년 8월 식당에서 현금 1000만원, 2017년 6월 현금 1000만원 등 비교적 자세하게 돈을 건넨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A씨는 조합장이 다른 사업체에서 받은 5000만원의 금액도 추가로 밝혔다. 이 금액은 A씨가 조합장에게 건넨 현금들과는 다르게 “업체서 돈을 받았다”는 증빙자료를 요청했다. 이때 곤란해하던 조합장을 대신해 지인의 회사에서 영수증 처리를 해줬던 것도 A씨였다고 한다. 

조합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증거를 먼저 제시하라”면서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업체에게 5000만원을 받았고 A씨가 영수증을 대신 발급해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합장은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된다는 말에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억대 뒷돈’ 받고 나몰라 조합장 폭로
수족처럼 부려먹고 성공하니 토사구팽

A씨는 “모든 증빙자료를 동원해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면서 “10여년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지만 토사구팽 당한 것에 대한 큰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위 사건뿐만 아니라 재개발조합장과 관련한 리베이트 의혹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돼왔다. 서울시의 다른 재개발구역에서는 재개발사업 업체 선정권을 두고 억대의 금품에 해외 원정 성접대까지 받은 재개발조합장이 중형을 받기도 했다. 

당시 B씨는 정비사업조합 추진위원장을 거쳐 조합장이 됐다. B씨는 철거업체 대표에게 “재개발 철거용역 공사를 수주하도록 편의를 줄 테니 활동경비를 지원해 달라”며 주차장과 철거업체 사무실 인근에서 3차례에 걸쳐 총 8000만원을 받았다.

B씨는 철거업체의 경비로 태국과 몽골로 원정 성매매 여행까지 다녀왔다. B씨는 4박5일 일정으로 태국 푸껫 성매매 여행에 나서 성접대를 받았고, 몽골 울란바토르로 3박4일간 또 다시 성매매 여행에 나서기도 했다. 

B씨는 업체에 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면 업체를 바꿨다. 리베이트를 받아내지 못하면 떡값을 뜯어내기도 했다. 불법으로 재개발추진위 경비 등을 대주던 설계업체가 “더는 뇌물을 줄 수 없다”고 거절하자 B씨는 그간 받은 경비를 4000만원으로 정산해 주고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합원을 위해 공정하고 청렴하게 사무를 처리해야 할 추진위원장, 조합장으로서 장기간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아 중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현금 뇌물에
원정 성매매도

조합운영비 수천만원을 횡령하고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받은 조합장이 실형을 판결받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뇌물수수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한 재개발 조합장 C씨에 대해 징역 1년에 벌금 4000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C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업체 관계자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판결했다.

C씨는 재개발 조합 사무실에서 조합 이사회의 결의 없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22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C씨는 형사사건의 변호사에 대한 보수로 횡령한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C씨는 2017년 10월 정비업체 관계자에게 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업체 관계자에게 용역대금 2억1000만원의 지급을 요구받자 업체 관계자에게 “용역대금을 바로 지급해 주겠으니 그 대가로 2000만원을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C씨는 용역대금을 지급한 다음, 직접 만나 현금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재판부는 “횡령한 액수가 적지 않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C씨가 조합장의 직무와 관련해 2000만원의 뇌물을 받아 조합장에게 요구되는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하지만 C씨는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에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므로 실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장의 비리를 포함한 재개발사업의 각종 불법행위는 사업 투명성 담보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이 행정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이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인·허가를 내주지만 추진은 전적으로 민간에서 하다 보니 조합과 시공사, 관리업체의 전횡이 있더라도 이를 적기에 적발할 수 없다는 것이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조합 안팎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때문에 정비구역 지정고시→추진위원회 승인→조합승인→시행인가→관리처분 순서의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한적인 공공감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부터 행정당국이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가장 먼저 제기된다.

선정 과정서
시공사 의존


2017년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가 조례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 공공관리자제도(재개발사업의 계획수립 단계부터 사업완료 시까지 사업 진행을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공관리자가 지원하는 제도)를 법령으로 직접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재개발·재건축사업조합의 예산·회계처리, 공동시행자 선정, 조합임원 선거 등에 직접 개입할 수 있어 기대를 모았다.

조합 집행부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체와 시공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립 단계에서 조합장 선출 조건을 강화하고, 감사와 이사 등 집행부도 관련 분야에 종사했거나 관련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나갈 수 있도록 감시할 수 있어야 시공사·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체에 끌려가지 않고 유착을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사업을 수사하는 경찰의 노력도 필요하다. 재개발 비리 대부분이 용역업체 계약 과정에서 나오지만 재개발 비리를 전문으로 다룰 수사관은 부족한 탓에 경찰이 불법 행위자들의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행위는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교란시키고 아파트 분양가 인상까지 초래한다”며 “재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불법·비리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불법행위가 드러난 건설사는 재개발 사업 참여 제한 등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처벌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조합의 문제는 또 있다. 준공 이후에도 해산하지 않는 조합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준공인가 후 1년 이상 경과한 미해산 조합은 총 63개다. 이 가운데 10년 넘게 해산하지 않은 조합도 16개에 달한다. 63곳 중 20곳은 소송을 이유로 해산하지 않고 있다.

팔 걷은 서울시 “ 꼭 잡겠다”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도 필요”

재개발사업을 위해 결성된 조합은 사업이 끝나면 해산하고 남은 자금은 청산해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일부 조합은 아파트가 다 지어지고 입주가 완료됐는데도 해산하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은 사업비 청산은커녕 추가 분담금이나 소송비 등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다. 조합장이 남은 조합운영비를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조합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수년간 해산을 고의로 지연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 전문가는 “재건축, 그중에서도 민간정비사업은 조합 해산과 관련해 강제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점검·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다양한 재건축조합 비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명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일제조사를 통해 각 조합별로 해산이 되지 않고 있는 사유를 파악하고 조합 운영 전반에 대해 조사해 조합의 해산·청산을 유도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합 미해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리 요인을 차단하고 조합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재개발사업이 끝난 후에도 불분명한 사유로 조합 해산을 고의적으로 미루는 사례가 발생했고 이는 조합원들의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졌다”며 “이번 일제조사는 조합 미해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리 차단과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합 운영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해 조합해산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동시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법령 개정 논의도 신속하게 처리해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017년에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조합임원이 금품 또는 향응을 받거나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구속되는 등의 형법 위반 근절 대책이 마련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당시 김 의원은 “이번 개정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조합 운영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며 “조합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업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 마련?
효과는 미미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지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아직까지도 조합 내에서는 비리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세부적인 해결방안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재개발사업 비리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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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