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내곡동 진실공방…‘모른다더니’ 말 바꾼 생태탕 사장, 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서울시장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지난 2005년 당시 내곡동 땅 측량 이후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는 경작인들의 주장이 나온 가운데, 오 후보를 기억한다는 식당 가게 주인 황모씨의 추가 증언이 지난 2일 나왔다. 

하지만 황씨는 지난달 29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불과 4일 만에 이뤄진 황씨의 진술 번복으로 이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의혹은 치열한 진실공방으로 치닫을 것으로 보인다. 

안고을 식당을 운영했던 황씨는 지난 2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측량을 마친 뒤 생태탕 집을 찾았는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네 오셨다. 기억한다”며 “잘 생기셔서 눈에 띈다”고 답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해당 식당을 방문했던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황씨는 “점심시간을 넘겨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혹시 잘못 봤을 가능성은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다. 경작하신 분이 주방에 와서 저한테 ‘오세훈 의원님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황씨는 오 후보가 가게에 들어오기 전의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바로 안으로 들어온 게 아니고, 정원 소나무 밑에서 좀 서 있다가 들어왔다. 손님이 있나 없나 보느라고 그런 것 같아 손님이 없길래 들어오시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증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 “(측량 현장에)오셨으면 오셨다고 말씀을 하시지, 그렇게 높으신 분이 왜 거짓말을 하시나 싶어서”라고 밝혔다.

황씨 아들의 기억은 더 구체적이었다. 아들은 같은 방송에서 오 후보의 당시 옷차림까지 상세하게 증언했다.

그는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이 캐주얼 로퍼, 상당히 멋진 구두였다”면서 “구두 브랜드도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페라가모”라고 답했다.

하지만 TBS 인터뷰가 있었던 날로부터 4일 전인 지난달 29일 황씨는 <일요시사>와 10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정반대로 진술했다.

그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어 황씨는 “그런 분들 (오세훈 후보)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느냐”며 “날 앉혀 놓고 그런 애기한 적도 없고. 인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황씨는 일했던 직원들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질문에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난 주방에서만 일을 했다. 홀에는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일했다. 중국 사람들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쓴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TBS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 2일 오후 수 차례의 연락 끝에 황씨와 전화 연결이 됐다. 하지만 황씨는 “며칠 전 오 후보가 가게에 왔는지 여쭤봤던 기자”라는 말에 전화를 바로 끊어 버렸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2005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던 주인
4일 만에 본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기억

한편 황씨의 TBS 인터뷰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오 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수사당국의 수사를 공식 촉구한 상태다. 반면 오 후보는 식당 주인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거 캠프는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뉴스 공작소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비판했다.
 

▲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다음은 3월29일 가진 <일요시사>와 황씨의 통화 전문.

-요새 여기 생태탕 집이 (언론에) 되게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오세훈 후보가 잠시 들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때 보신 적이 있으신가 해서 전화를 드렸거든요. 

▲그건 모르죠.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 나시는 건가요.

▲예.

-혹시 2005년 당시에 일하셨던 분들 연락처 있으실까요? 관련된 얘기가 계속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데.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문제가 좀 많이 커진 상태여서요. 

▲일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만 했지.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해요? 그분이 설령 “제가 오세훈입니다” 하고 인사했으면 모르지만. 오셔서 식사만 하고 가시는데, 종업원들이 기억을 하겠어요.

-당시 시장님이셨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지 않으셨을까요? (2005년 당시 국회의원. 오류)


▲손님이 많았기 때문에 종업원들도 뭐. 서빙만 하고.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때 당시에 일을 하셨던 분 연락처 알려 주시면 제가 불편하지 않게 취재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제가 장사를 안한 지가 오래돼서. 그분이 시장할 때는 또 오래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고. 휴대폰 번호도 다 바뀌었고. 일할 때는 휴대폰을 켜놓고 일도 안했고. 일하기 바쁘니깐. 우리 집이 손님이 좀 많았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신경을. 설령 그분이 오셔서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했으면 기억을 하지만 그런 분들이 자길 노출을 시키겠어요. 모르지.

-그러면 방법이 없겠네요. (식당) 근처에 왔다 갔다 하실 때도 모르시겠네요. 잠시 왔다고 하시는데. 이 집이 보도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장님도 관련된 보도 보셨죠?

▲오세훈씨를 봤냐고요?

-안골 생태탕집에 오세훈 후보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관련된 곳을 몰랐다”(…)


▲아니. 제가 텔레비전을 며칠 못 봤어요. 오늘 보는 거예요.

-전화 온 곳은 없었나요?

▲전화는 계속 왔는데, 제가 좀 아프기도 하고 해서. 신경도 안 쓰고 모르는 전화를 안 받았었죠. 선생님 전화도 모르는 번혼데 그냥 받은 거예요. 어제도 어떤 분이 계속 전화가 왔는데 차 안에서 (전화가) 계속 오더라고. 한 10번 왔나? 집에 와서 보니깐 왔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을 보고 오 후보랑 생태탕 집을 가셨대요. 오 후보랑 정치 얘기도 했었고. 그런데 오 후보는 “거짓말이다. 난 간 적도 없고 생태탕 집도 안갔다” 이렇게 얘기가 된 거예요.

▲텔레비전 보니깐 내곡동 땅은 오세훈씨가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 거 같던데?

-네 맞아요. 그린벨트가 풀리면서 일대가 호재가 됐거든요. 그런데 오 후보는 이 땅 존재를 몰랐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주장을 하던데요?

-그래서 사장님 집이 얘기가 많이 되고 있고. 경작인 분들은 “나는 분명 생태탕 집에서 밥을 같이 먹었다. 정치 얘기도 했다. 분명 그 사장님도 기억을 할 거다” 이렇게 얘기가 돼서 그래서 전화가 사장님한테 가는 거 같아요.

▲저는 저 앉혀 놓고 그런 애기 한 적도 없고. “제가 오세훈 시장입니다” 그렇게 인사한 적도 없고. 그냥 손님이면 손님인가보다 생각하지. 그리고 손님들이 얘기하는 걸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죠. 장사하는 사람이? 설령 손님들이 얘기하면 제가 그 자리를 피해줘야지. 제가 그걸 들을 필요는 없어요.

-지금 이 문제를 두고 거짓말이다 아니다 왜 얘기가 나오냐면, 오 후보가 자기가 거짓말 했으면, 그 땅을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 시장직을 사퇴를 할 거다….

▲아니 며칠 전에 오세훈씨가 텔레비전에서 그런 얘기하더만. 그 땅에 개입을 했으면 사퇴하겠습니다 얘기를 하더만.

-그래서 분명히 서빙을 하시는 분 중에는 시장님이시니깐 아시는 분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일하는 사람들은 더 모르죠. 왜냐면 내가 중국 사람들을 많이 썼기 때문에. 

-아 그래요?

▲왜냐면, 한국 사람들은 별로 없어요. 어떤 때는 파출부도 썼지만 대부분 중국 사람이었어요. 난 주방 일은 중국 사람 안 쓰거든요. 한국 사람 쓰다가 그 주방도 마음에 안 들고. 손님이 나 불러 가지고 (음식) 사장님이 안 만들었어요? 그런 소리 많이 했었어요. 왜냐면 제 손맛을 오랫동안 손님들이 알아 가지고. 내가 좀 힘이 없고 아파서 주방장을 썼는데. 손님들이 자꾸 저한테 사장님이 안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아파도 그냥 제가 주방을 도맡아 하고. 종업원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을 썼고. 중국 사람들은 기억을 안 해요 자기들 일만 하지. 시장님이라 해도 신경을 안 쓰죠.

-한국인들이나, 아실만한 분 없으실까요?

▲그렇죠. 제가 모르면 다 모르죠.

-만약에 무슨 얘기 해주실 게 있으시면 이 번호로 연락을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문제여서. 근처에 계셨던 경작인 분들도 곤란하게 된 상황이고.

▲같이 간 사람들이요?

-경작인 분들은 오세훈 후보가 “그 사람들 거짓말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데 아시겠지만 2005년 당시에 그 쪽에서 경작하셨던 분들이 2021년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억울하게 된 상황인 것 같은데.

▲오세훈 후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아니요. 경작인 분들이요. 오세훈 후보가 그 경작인 분들이 거짓말 하는 거다….

▲같이 밥 먹으러 안 갔는데 같이 갔다고 한다고, 거짓말이라고요?

-네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걸 믿을만한 이유가 있냐. 나는 생태탕 집에 안 갔다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같이 안 와놓고 뭐하러 오세훈 후보랑 같이 밥 먹으러 왔다고 해요?

-그러니깐요. 증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증인이 될 수 있는 곳이 생태탕 집밖에 없으니깐.

▲그런데 너무나 오래되고. 

-그게 좀 아쉽긴 하네요.

▲그러니깐요. 내가 오신지 알면 대답을 해주는데, 저는 주방에서 일했고.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 홀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그냥 일만 하는 거지. 누가 왔다 신경을 안 써요. 일만 열심히 해주지.

-네. 사장님 너무 감사하고요. 기억나시면 연락 꼭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