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평군수 늑장수사 의혹

질질 끌다 임기 끝날 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감사원이 김성기 가평군수를 직권남용·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감사 자료를 넘겨받고 사건을 배당했다. 이후 2년여 동안 검찰은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가타부타 어떤 결과도 내놓지 않았다. 이제 김 군수의 임기는 불과 1년만 남은 상태다.

▲ 김성기 가평군수 ⓒ가평군

감사원은 2018년 10월10일부터 12월28일까지 서울시 등 21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취약 분야 특별점검’ 감사를 실시했다. 당시 감사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토착비리를 점검해 혐의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의뢰 ‘3’

감사 결과 징계요구 20건(38명), 시정 1건(20억원), 주의 16건, 통보 27건, 수사의뢰 13건(61명) 등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감사원은 “지방분권이 꾸준히 확대되는데도 불구하고 부당한 민‧관 유착, 단체장 등 공직자의 부당행위 등의 문제점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년 8월21일 감사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평군은 ▲특정업체 하도급 부당 요구 ▲장애인복지센터 신축부지 매입 부적정 ▲짚라인 조성사업 부당 추진 ▲하도급 관리 부적정 ▲건축물 용도변경 등 업무처리 부적정 등의 사항에 대해 지적받았다. 감사원은 가평군 등에 ▲징계문책 ▲주의 ▲통보·권고 ▲인사자료 통보 등을 처분했다. 

특히 ▲장애인복지센터 신축부지 매입 부적정 ▲특정업체 하도급 부당요구 ▲짚라인 조성사업 부당 추진 등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김성기 가평군수와 관련 공무원 등을 ‘직권남용·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의뢰 한다고 밝혔다. 


가평군은 2013년 10월7일 장애인단체의 통합사무실을 제공하는 장애인복지센터 신축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장애인복지센터 건물신축 토지매입 계획’을 수립하고 2014년 4월8일 토지매입비 7억2000만원을 편성·확정했다.

이후 건물명을 장애인복지센터에서 장애인재활지원센터로 변경해 ‘장애인재활지원센터 신축 계획’을 재수립한 후 2014년 6월23일 토지 3901㎡를 6억9307만원에 매입했다. 

2019년 8월 감사원 결과 공개
직권남용·업무상 배임 수사의뢰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중요재산을 취득할 때 예산을 지방의회에서 의결하기 전 매년 공유재산의 취득과 처분에 관한 계획을 세워 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승인 없이 토지를 매입했다. 

김 군수는 이 같은 종합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지시하는 대신 A에게 장애인단체들이 한 곳에 모여 근무할 수 있는 건물을 신축하기 위한 토지를 매입하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토지의 소유주가 김 군수의 선거를 도운 사람의 배우자로 드러난 점이다. 

김 군수는 2013년 4월24일 재보궐선거에 가평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B는 선거캠프에서 선거사무장 역할을 맡고 있었다. 가평군이 해당 토지를 매입하면서 B의 배우자는 1년9개월 만에 3억4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해당 부지에 장애인복지센터는 들어서지 않았다. 

감사원은 가평군수에 ▲관련 법적 절차와 기준에 따라 장애인복지센터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앞으로 사전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불필요한 토지를 매입해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관련 공무원에 대해 주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 군수를 직권남용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 의정부지방검찰청 ⓒ카카오맵

2017년 가평장학관 리모델링 공사를 감독하면서 도급받은 업체로 하여금 공사의 건축분야 전부를 자신과 친분이 있는 지역 업체에 하도급 하도록 요구하고, 공사 감독 과정에서 이를 묵인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또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를 요구했다.

가평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2015년 4월 짚라인 설치·운영 사업을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민간업체 임원을 겸임하며 특혜를 제공한 담당 공무원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짚라인은 양쪽 편의 지주대 사이로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일종의 도르래를 와이어에 걸어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이동수단 또는 레포츠를 말한다.

해당 공무원은 관련 법령에 따른 경제성 검토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담당 공무원은 겸직금지의무를 위반해 업체 이사로 등기하는가 하면 업체가 기술보증기금 보증을 받는 데 적극 협조하기도 했다. 또 가평군은 시설물 기부채납 의무를 면제하고 운영기간 종료 후 우선협상권을 보장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 

2년 지났는데 감감무소식
감사원 “자료 다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1년7개월 동안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사건을 배당받은 의정부지검은 <일요시사>의 질의에 ‘수사 중’이라는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감사원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청와대 보고 자료 등 444개 문서를 삭제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공무원들에 대해 수사의뢰 처분(고발·수사요청·수사참고자료 송부)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수사참고자료 송부 처분을 내렸다.

이후 검찰은 감사원 결과를 바탕으로 강제 수사에 돌입했고, 일부 산자부 공무원은 구속됐다.

2017년 면세점 비리와 관련 감사원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이 한 달 만에 수사에 착수하자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도 비교된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면세점 비리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발 및 수사의뢰한 사건을 다음날 특수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수사가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한 달 뒤였다. 당시 검찰은 “접수를 했더라도 의뢰서만 오고 자료가 도착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자신들의 역할은 모두 끝났다는 입장이다. 그 이후는 이제 ‘검찰의 시간’이라는 것. 실제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검찰이 일정 기간 안에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감사원 입장에서도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자료를 전부 넘기긴 했지만 수사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것.

결과 ‘0’


한 가평군 관계자는 “일반 고발사건이라도 이렇게 시간을 끌면 문제가 될 판인데, 감사원 수사의뢰 사건을 뭉개고 있다. 이러다 김 군수의 임기가 끝날 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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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