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후폭풍> 오세훈에 달린 시민단체 운명

10년 꽃길 걷다 어둠 속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7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뒀다. 과반의 서울시민이 야당을 지지한 만큼 인사부터 정책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정은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제 시민들의 눈은 여당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시민단체’에 쏠리고 있다.
 

▲ 지난 7일, 4·7재보선 투표 결과를 지켜보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성원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당의 승리를 점쳤지만 생각보다 격차가 컸다. 여당은 정권심판의 뭇매를 피해가지 못했고, 대선·지선·총선 등 선거 4연패 끝에 승리를 거둔 야당은 내년 3월 대선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여야의 엇갈린 희비만큼이나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10년 정책
싹 지우기

지난 4월7일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7.50%의 득표율을 기록,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18.3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모두 오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남구에서 73.54%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오 신임 서울시장은 2011년 8월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고 이틀 뒤인 26일 사퇴했다. 이후 같은해 10월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9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뜰 때까지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다. 

10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재입성한 오 시장은 ‘박원순 지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전 시장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이었던 ‘35층 룰’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35층 층고 제한은 서울시가 지난 2014년 발표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만들어진 규제다. 오 시장은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박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도 재검토 또는 중단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편도 6차로의 서쪽 도로를 모두 없애 광장으로 편입하고, 주한 미국 대사관 쪽 동쪽 도로를 7~9차로로 넓혀 양방향 차량 통행을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에 착수했다. 당시 2009년 700억원을 들여 조성한 광화문광장을 불과 10년 만에 다시 800억원을 투입해 뜯어 고치는 게 타당하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오 시장은 이미 후보 시절에 “이 공사는 정당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원순 시장 때 1000개 늘어 
9년 동안 200억원 넘게 지원

박 전 시장 시절 크게 늘어난 시민단체에 대한 오 시장의 입장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전 시장이 재임한 9년(2011년~2020년) 동안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가 1017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원한 금액은 200억원을 상회한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2월31일 기준 1278개이던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30일 기준 2295개로 7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17개 시도 등록 시민단체는 총 9020개에서 1만3299개로 평균 47.4% 늘어났다.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가 다른 지역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원한 보조금은 200억5169만6000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윤미향 의원 ⓒ고성준 기자

연도별로는 2012년 21억8300만, 2013년 19억4300만원(141개), 2014년 17억5800만(122개), 2015년 20억3600만원(143개), 2016년 24억4700만원(144개), 2017년 21억9999만6000원(158개), 2018년 21억9000만원(151개), 2019년 26억3870만원(167개) 등이다.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일본군 성 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역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의혹 유출 등으로 시민단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회계 투명성 등을 위한 외부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7일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성금 사용과 수요집회 관련 정의연 등 관련 단체를 비판했다. 정의연은 다음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성금 사용 영수증 공개 및 모금 사용 내역을 정기 회계감사 통해 검증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늘어나면서
영향력 커져

하지만 이후 언론을 통해 부실회계, 기부금 논란 등 정의연 관련 의혹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개인계좌를 통해 기부금을 모금했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또 정의연이 운영하는 경기도 안성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고가 매입, 윤 의원의 부친이 쉼터를 관리하면서 운영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터졌다. 

같은해 6월6일에는 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양한 추측들이 쏟아졌다. 시민단체들은 윤 의원을 ‘아동학대·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 및 업무상배임·횡령죄, 사기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14일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및 지방재정법 위반, 사기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준사기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8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11월30일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 정의기억연대 ⓒ고성준 기자

윤 의원은 최근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갈비뼈 골절 사실을 알고도 무리하게 해외 일정을 강행하고 노래를 부르게 한 혐의로 고발됐다.

앞서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윤 의원이 지난 2018년 길 할머니와 유럽에 갔을 때 할머니의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가혹한 일정을 소화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 전 위원장은 길 할머니가 “윤 의원은 어디를 가나 날 이용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된 영상도 공개했다. 여 전 위원장이 공개한 의료내역에 따르면 길 할머니는 귀국 다음날인 2017년 12월8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늑골의 염좌 및 긴장’이 의심됐다. 통증이 이어져 다음날 방문한 종로구의 대형 병원에서 길 할머니는 ‘4개 또는 그 이상의 늑골을 침범한 다발골절’ 진단을 받았다. 

횡령, 유출… 
숱한 의혹들

윤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 5일 “독일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을 의심할 증상이나 정황이 없었고 가슴 통증을 느낀다는 말은 귀국 후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허위사실을 명예훼손 의도를 갖고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를 즉각 멈출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연 사태가 불거지고 시민단체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회계 기관 감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지난해 5월 YTN 더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정기적인 외부 회계 기관 감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53.2%)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직접 시민단체 회계 관리에 나서야 한다’(21.4%), ‘시민단체들이 공동의 기구를 만들어 서로 감시해야 한다’(15.8%) 등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정의연 사태는 안 그래도 줄어들고 있던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13년 34.6%에서 2019년 25.6%로 감소했다. 특히 ‘모금단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 기부를 하지 않는 응답자가 2017년 8.9%에서 2019년 14.9%로 3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피소 사실이 시민단체를 통해 유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확산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해 7월7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에게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을 ‘미투’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리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정의연·여성연합 사태로 불신↑
‘공동경영’ 안철수 부정적 입장

이 요청을 들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고, 또 해당 관계자는 같은 단체 공동대표에게 말했다. 공동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던 민주당 남인순 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어 남 의원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박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임 특보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이나 일정을 알 수 없으나 피해자로부터 박 전 시장을 상대로 고소가 예상되고 여성단체와 함께 공론화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해들은 것을 검찰은 확인했다. 박 전 시장은 관련 내용을 전해들은 후 비서진과 대책논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잠적했다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여성단체연합은 “피해자와의 충분한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활동을 펼쳐야 하는 단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분투하신 피해자와 공동행동단체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시민단체 출신의 남인순 의원은 처음에는 “피소 사실 몰랐고 유출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를 사실로 인정하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은 시민단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시민단체의 서울이 아닌 시민의 서울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한 것과 대조된다.

당시 나 전 의원은 “박 전 시장 취임 이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시민단체의 시정 장악’”이라면서 ”서울시의 4급 이상 개방형 직위는 지난해 6월말 56개까지 늘어났다. 이는 이명박 전 시장 당시 14개에서 4배나 늘어난 숫자“라고 지적했다. 

든든한 아군
이제는 견제?

단일화 과정에서 ‘서울시 공동경영’을 이야기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018년 시민단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서울시청 위의 진짜 서울시청, 서울시청 ‘6층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라며 ”시장실이 있는 서울시청 6층에는 30~40명으로 구성된 시장비서실, 외부자문관 명목의 온갖 외부 친위부대가 포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단체 출신 공무원이 시민단체 출신 민간업자에게 일감과 예산을 몰아주는 6층 라인, 그것이 서울시 부패의 ‘파이프라인’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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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