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흑석1구역 재개발 부정선거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7.21 13:35:13
  • 호수 1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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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서 위조? 조합장 고발 예정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흑석1구역 재정비촉진구역(흑석1구역) 재개발 조합이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조합장이 부정선거를 통해 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흑석1구역 조합 관계자는 임시총회를 감사였던 차모씨가 독단적으로 진행하며 당선된 조합 임원들과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17일 조합원 발의를 통해 조합 임시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소집청구서였다. 조합 정관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196명 가운데 5분의 1(39.6명), 즉 40명 이상이 임시총회 개최에 동의해야 한다.

임시총회
문제 투성이

흑석1구역 조합원 32명은 지난해 10월2일 즉시 조합원 발의 소집청구서 공개를 요청하고 같은 달 17일 일부 소집청구서에 사문서 위조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총회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자 측은 “피고인 전 조합장 A씨가 법원에 제출한 소집청구서를 받아본 결과 4명의 조합원 소집청구서에서 신분증을 부착하지 않거나 위치·크기를 조작하는 등 위·변조 증거를 확인했다”며 “앞서 지난해 10월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1구역 조합 사무실에서 A씨가 조합원 서면결의서가 들어있는 총회책자들을 무단 강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위·변조를 증명할 수 있는 고도의 증거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1월21일 조합 임시총회를 열어 9개 안건을 상정해 투표를 진행했다. 임시총회 안건 가운데 8, 9호는 각각 조합 감사·이사 해임의 건, 조합 대의원 해임의 건으로, A씨와 갈등을 보이는 임원들의 해임과 관련된 것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흑석1구역 관할구청인 동작구청의 소극적인 행정지도에도 불만을 표현했다. 조합 측은 “A씨가 법원과 동작구청에 제출한 조합 임시총회 소집청구서 내용이 일부 달랐는데 동작구청 직원이 서류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장수만 파악한 뒤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구청은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명확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법원에서 조합 임시총회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됐으며 구청에서는 명확한 증거 없이 일부 조합원 주장만 가지고 제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중앙대병원 인근 ‘노른자 땅’
한계 없는 욕심 끝 각종 논란

전 조합장 A씨는 조합 임시총회 소집청구서를 위·변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서면결의서를 무단 강탈했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반송된 서류를 조합원들에게 일반 우편으로 빨리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전부터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이어지면서 임시총회가 계속 무산됐다”며 “조합장 임기 동안 예산안 계획도 제대로 못 세우는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조합원 40명 이상이 발의를 해서 총회를 열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주민등록증을 복사하면서 크기가 작거나 클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검토한 뒤 기각한 사안인데 어떻게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등기로 보냈다가 반송된 서면동의서를 일반 우편으로 빨리 보내기 위해 가져가려고 한 것”이라며 “오히려 조합 임원들이 (A씨를) 사무실에 감금한 것이며 차후 서면결의서 위조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석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43-7 일대 약 2만6675㎡를 재개발해 약 500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1월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같은 해 4월 조합을 설립했다. 현 조합장 차씨는 최근 설계업체와 도시계획변경업체를 선정해 계약했다.

앞서 해당 구역은 2020년 1월23일 자로 서울특별시 고시 제2020-35호에 의해 빗물 펌프장이 제외되면서 3만5303㎡에서 흑석동 43-75번지 일대 2만6675㎡로 변경됐다. 이에 서울시 고시 내용을 보면 흑석1구역의 구체적인 일부 건축계획은 “향후 조합 등 추진 주체 구성 시 용도지역 조정 등이 포함된 촉진 계획을 수립(변경)할 수 있음”으로 변경됐으며 이후 계획은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허위 투표
“안 적었다”

특히,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선정 방식(재선정 또는 추인)에 대한 임원과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현재 조합장이자 과거 감사였던 차씨도 대의원인 박모씨와 함께 지난해 1월12일 조합장 해임 총회 개최 공고 후 OS요원을 동원해 총회를 방해했다.

결국, 총회는 무산됐고 2024년도 예산 안건 및 설계자 계약 안건은 처리되지 않았다. 이후 앞서 언급했던 임시총회가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소집 요청에 의해 지난해 11월20일 개최됐다. 임원 및 일부 대의원이 포함된 32인의 조합원이 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돼 총회는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그러나 해임 안건에 포함된 임원과 대의원들의 방해로 결국 총회가 또 연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 달 여 만인 지난해 12월3일 조합원 이모씨 외 49인 총회 발의 및 소집 요구가 조합장 선거 및 임원에 대한 연임의 건으로 개최됐다. 이후 지난 4월, 감사였던 차씨가 소집 공고한 임시총회가 열렸는데, 당시 조합장 후보로 차씨가 단독 출마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회 결과, 조합원 196명 중 100명(현장 참석 1인, 서면결의 99인) 찬성으로 차씨가 조합장 당선되며 기존 이사 및 임원은 연임됐다.

이에 조합원 14명은 총회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및 본안소송을 지난 5월12일 제기했다. 절차적 흠결과 서면결의서의 유효성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밀어주기
고의 훼손?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10일 한 조합원은 고발장에 첨부할 사실확인서에 ‘본인은 조합의 감사였던 차씨가 소집한 2025년 4월12일 조합장 선임 및 임원 연임을 다룬 총회와 관련해 서면결의서와 투표용지를 작성한 적이 없고, 이를 제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차씨가 개최한 총회에서 제출됐다고 하는 본인 명의의 서면결의서는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고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임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인은 일몰제에 의해 조합 설립 인가가 취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에 대한 연장동의서만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부정선거 위혹에 휩싸인 차 조합장은 대의원회 이후 정비업체, 설계업체, 재정비촉진계획업체 등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업체를 선정해 계약했고, 자금을 차입했다. 현재 해당 조합 관계자들은 차씨 등 총회 주최 측을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 같은 재건축사업 조합장 선거는 다른 지역에서도 만연하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대형 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장 선거가 부정하게 치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개포1동주공아파트(현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전 선거관리위원장을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지난달 10일 밝혔다. 해당 단지는 조합원만 5100여명에 달하는 강남권 대표 재건축 ‘블루칩’ 아파트로 꼽힌다.

여의도 정치판 저리 가라···공작 의심
표 조작에 서면결의서 위조 그림자도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과 녹취록 등에 따르면, 위원장 B씨는 2021년 6월 치러진 조합장 및 임원 선거에서 조합장 후보로 나선 C씨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합원들이 제출한 서면결의서 일부를 고의로 훼손한 의혹을 받는다. 강남우체국에서 조합으로 배달될 예정이던 결의서를 B씨가 선관위원장 신분을 내세워 직접 수령했고, 차량 안에서 내용을 확인한 뒤 C씨를 찍지 않은 결의서를 훼손했다는 내용이다.

고발인 측은 B씨가 아파트 관계자에게 “많이 찢었어요. 14개 이상” “다 찢어버리는건데”라고 말하는 등 스스로 행위를 인정하는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인 측은 결선투표에서도 B씨가 부정행위를 묵인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재투표가 진행됐는데, 선거를 담당한 외주 업체 직원들이 투표용지에 C씨의 이름을 적어넣었음을 B씨가 인지하고도 방치했다고 고발인 측은 지적했다.

B씨는 이런 사실을 일부 주민들에게 직접 언급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인 윤길용씨는 “공정한 선거를 책임져야 할 위원이 오히려 부정을 저질렀다”며 “주민의 선거권 보호를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사실무근으로, 우체국을 조사해보면 나올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부정선거 의혹은 정비사업의 고질병이다. 국토교통부는 전자식 투표·동의를 활성화해 정비사업 속도와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자체
나서야

국토부가 지난달 21일 입법 예고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조합은 총회 소집 시 전자 의결권 행사법과 행사 기간을 조합원에게 통보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조합의 전자서명동의서 위·변조 방지책을 확인하도록 한 규정도 시행한다. 

다만 정부가 조합에 전자투표·동의 활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이 정관을 고치면 대의원 선거도 전자식으로 가능하다”면서도 “부정선거는 사법적 문제라 제도적 대책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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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