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설난영, 제정신 아냐” 망언에 김문수 역공

국민의힘 ‘유’ 고발 예정
권영국 “여성 조롱일 뿐“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를 향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비판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설 여사와 김 후보는 이를 여유롭게 맞받아쳤다.

설 여사는 지난달 31일, 유세 현장서 유튜버의 인터뷰 요청에 “이렇게 (인터뷰를) 훅 들어오면 곤란하다. 제가 발이 땅에 닿지 않기 때문에 어지럽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김 후보도 강원도 홍천군 꽃뫼공원서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유세에 나섰다.

그는 “대학 못 나온 친누나가 공부 못했다고 생각한 적 없다. 더 지혜롭고 더 착하다. 대학 안 나온 사람이 나온 사람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학 안 나오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든지 영부인이 될 수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상고(상업고등학교)를 나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권양숙 여사는 여상(여자상업고등학교) 중퇴밖에 못했지만 (역할을)잘 했다”고 말했다.

정가에선 김 후보 부부의 이 같은 반응은 유 전 이사장에 대한 풍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진보 진영 대표 논객인 유 전 이사장은 유튜브 ‘딴지방송국’의 토크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서 설 여사를 향해 “유력한 정당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씨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다.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설 여사가)자기 남편 감옥 뒷바라지 다니고 구속자 가족으로 투쟁하고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됐다”며 “이제 본인이 영부인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니까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유튜브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해 “그(설씨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표현을 고치면 합목적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더 점잖고 더 정확한 표현을 썼더라면 비난을 그렇게 많이 받지 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건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하기도 했으나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날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유시민의 발언은 여성을 남편의 그림자나 부속품으로, 노동자를 학력으로 서열화하는 구시대적 성 편견의 표출”이라며 “입버릇처럼 평등을 외치고 양성 평등을 말하지만, 저들의 사고 밑바닥에는 늘 성골·진골식 우월감과 차별 의식이 깊이 배어 있다”고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유 전 이사장을 공직선거법위반(후보자비방죄)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범진보 진영서도 비판이 나왔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이날 “유시민씨가 자신의 실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길 권고한다”며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설씨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여성을 주체적이지 않고, 판단 능력조차 없는 존재로 조롱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막판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날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정인 발언에 대해 말씀드리기보다 민주 진보 스피커 모두가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있다”며 “모두가 발언 하나하나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대한 신중해야 하는 시기인데 경솔한 발언이 나온 건 우려스럽다”면서도 “유 전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우리 당 사람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유 전 이사장이 지금껏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원사격해 온 만큼, 민주당이 이번 논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 해석이다.

지난달 23일 유 전 이사장은 <MBC> ‘100분 토론’서 이 후보의 ‘호텔경제학 발언’에 대해 “대학원 수준의 경제 정책사에 대한 공부 없이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다. 사실 맥락이 굉장히 크고 복잡한 문제”라며 “이 후보는 재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예를 든 것”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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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