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여론조사 운명의 일주일

실수 한방이면 ‘훅’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온 나라를 뒤흔들던 숫자놀음이 일단 멈췄다. 투표 당일까지는 새로운 숫자를 볼 수 없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다. 선거판서 일주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시작됐다. 이 기간에 실시되는 대선 여론조사는 투표 당일인 오는 3일 오후 8시까지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 표심 흐름을 알 수 없기에 ‘블랙아웃’ ‘깜깜이’ 기간으로 불린다.

유리한 고지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 공표 금지 등)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 마감 시각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표심을 예측할 수 없는 기간이라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기도 한다. 하지만 역대 대선을 보면 분명한 공식이 존재한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도 이겼다는 사실이다.

한국갤럽의 13~20대 대선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투표일을 열흘 남짓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김영삼 후보가 당선된 1992년 14대 대선, 김대중 후보가 승리한 1997년 15대 대선은 물론 노무현 후보가 이긴 2002년 16대 대선과 박근혜 후보가 대권을 잡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이 공식이 적중했다. 대선 기간 내내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했던 선거였다.

지난 대선 역시 본 투표 일주일 전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39%,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8%의 지지율을 보였다. 오차범위(±3.1%p) 내였지만 윤 후보가 앞섰다. 실제 투표 결과는 0.73%p 차이로 윤 후보의 승리였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5월4주차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5%,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36%였다. 9%p 차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한 5월 4주차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에서도 이 후보가 46.6%, 김 후보가 37.6%로 오차범위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5월4주차 전국지표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100%)에서도 이 후보가 46%, 김 후보가 32%였다.

깜깜이 기간 직전에 진행한 결과도 이변은 없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에서 민주당 이 후보가 49.2%, 김 후보는 36.8%,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0.3%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이 후보가 다른 후보보다 대권에 가까이 서 있는 셈이다.

다만 눈여겨볼 대목은 민주당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여론조사 결과가 종종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시작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그때부터 60일 동안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공표 금지 전 1위 승리 공식
이준석 여성 발언 변수 될까

조기 대선의 배경 자체가 12·3 비상계엄이기에 민주당이 크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과정서 최선봉에 섰고 탄핵 정국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당 대표였던 이 후보가 대선 정국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실제 이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누구와 붙어도 10~15%p 차이를 보일 정도로 ‘1강’ 구도가 굳어진 듯했다.

하지만 대선일에 가까워질수록 김 후보와의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 후보와 개혁신당 이 후보의 지지율 단순합이 민주당 이 후보보다 오차범위 내지만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민주당 이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가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지난달 29일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까지 김 후보와 개혁신당 이 후보 사이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대선은 3자 구도로 굳어졌다. 국민의힘은 대선 초기부터 ‘반명(반 이재명) 빅텐트’를 구상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세 번의 TV토론도 마무리된 상태서 이제 후보들에게 남은 건 유세전뿐이다.

각 후보는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선 투표율은 지방선거나 총선과 비교해 높은 편이었다. 직전 대선(77.1%)을 포함해 18대 대선(75.8%), 19대 대선(77.2%) 등 세 번의 선거서 투표율은 75%를 웃돌았다. 사전 투표를 비롯해 투표일이 3일에 이르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선 막판 변수로 ‘말’을 꼽았다.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등을 거치며 유권자의 정치 관심도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서 한번의 말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개혁신당 이 후보가 마지막 TV 토론회서 한 여성 관련 발언이 막바지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SNS에 올린 사진이 정치 논란에 휘말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말 그대로 뒤집혔다.

개혁신당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TV 토론회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폭력적 표현을 인용하며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여성 혐오인지를 물었다. 발언 내용은 민주당 이 후보의 아들이 댓글로 썼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여성 혐오’ 논란이 불거지자 개혁신당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면서도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고 어떻게 더 순화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 입장에서는 그런 언행이 만일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계는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대통령선거 후보로서 시민 앞에 선 자리서 여성 시민에 대한 폭력과 비하 표현을 그대로 재확산한 작태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민우회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여성 혐오에 편승해온 (개혁신당) 이 후보가 오직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의 혐오 표현으로 여성을 언급하는 저열한 작태에 분노와 모멸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막판 뒤집기?

개혁신당 이 후보의 여성 관련 논란은 지난 대선 때도 있었다.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그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는 등 반페미니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그 결과 20·30대 여성의 지지가 민주당 이 후보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대선 구도가 요동쳤다. 이번엔 선수로 뛰고 있는 상황서 실제 득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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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