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목 걸린 ‘운명의 10월’ 총정리

돌고 돌아 드디어 선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숨 고르기는 끝났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정치권은 본격적인 정쟁에 돌입했다. 다음 달 7일부터 국정감사가 예정돼있고 연말로 갈수록 예산안 논의 등 굵직한 정치 이슈가 산적한 상황이다. 그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사안은 야당 대표의 거취를 결정할 법원 판결이다. 

정부는 ‘국군의날’인 다음 달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올해로 건군 76주년을 맞은 군을 격려하고 소비를 진작한다는 취지다. 개천절(3일), 한글날(9일) 등 징검다리 연휴가 생기면서 10월 초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적절한 휴가 사용에 따라 최대 12일까지 연휴가 가능해진 것이다.

7개 사건

주말을 포함해 총 5일의 추석 연휴를 보낸 직장인은 또다시 찾아온 퐁당퐁당 연휴에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겐 10월이 ‘잔인한 달’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선 전부터 이 대표를 끈질기게 따라붙은 사법 리스크에 ‘판결 리스크’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 대표는 지난 6월 대북송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총 7개 사건, 11개 혐의, 4건의 재판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를 비롯해 성남FC 불법 후원금, 위증교사,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등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중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후원금 사건은 병합돼 한 재판부서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처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시작으로 의혹이 거듭 제기되면서 ‘주4회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됐다. 다음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이 대표로선 빨리 털어낼수록 향후 행보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총 7개의 사건 중 단 한 건도 1심 선고까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중 가장 먼저 문제로 떠오른 대장동 개발비리를 비롯한 백현동·위례신도시·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은 1심 선고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가 복잡한데다 여러 사건이 병합돼있어서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 기록만 무려 20만쪽에 달한다. 

그나마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지난 20일 결심공판이 열렸고 위증교사 사건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상황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사건
벌금 100만원·금고형 이상 타격

지난 20일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선 과정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는 주장이다. 선고공판은 11월15일로 정해졌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7개의 사건 중 가장 빠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사업 실무자인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처장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부의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처장은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가 진행될 무렵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이 대표와의 관계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처장을 알았냐’는 질문에 재작 당시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해외 출장에 동행한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의혹이 일었고 검찰은 이 대표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했다. 이 대표는 재판 내내 김 처장을 잘 모른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지난 6일 공판서도 “김문기라는 하위 산하기관 팀장, 나중에 처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는데 그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이나 기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판결이 매우 중요하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해 선거’서 저지른 죄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그 당선이 무효가 되고 5~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다른 사건서도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위증교사 사건도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여타 사건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실관계가 단순해 1심 선고가 빨리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위증교사 사건은 2018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을 때 증인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거취 결정할 1심 판결?
대법까지 갈 확률 높아

이 대표는 2002년 KBS PD와 함께 검사를 사칭해 ‘분당 백궁 파크뷰 의혹’을 취재했다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PD가 사칭하는데 옆에 있다가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말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대표와 김씨 두 사람 간의 통화 녹음이 재생됐다. 녹음 파일서 이 대표는 김씨에게 “시장님 모시던 입장서 전체적으로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을 되살려 봐달라”거나 “지나간 얘기니까 기억을 되살려서 있는 대로 말씀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발언이 김씨의 거짓 증언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녹취록의 핵심은 2022년 당시 KBS와 김병량 전 시장 측이 당시 이재명 대표를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모는 협의 및 접촉이 있었느냐”라며 “증인이나 여러 증거를 살펴봐도 그런 협의나 접촉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취를 들어보면 혐의가 너무 명백하다”고 부연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이 발언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검사님들께서 서증조사를 하면서 말한 내용이 사실은 녹취록서 부분 발췌한 내용”이라며 “검찰의 공소사실도 보면 굉장히 문제가 많다. 과연 이렇게까지 검사가 짜깁기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변론을 종결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검찰의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이 대표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통상 결심공판 이후 선고까지 한 달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위증교사 사건의 선고도 공직선거법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1개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이 대표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서 어떤 판결이 나오든 사건은 대법원까지 갈 확률이 높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과 유죄가 나올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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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