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이재명 SNS 이중 플레이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쏟은 물과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언제나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SNS가 발달하고부터는 ‘잊혀질 권리’가 사라진 수준이다. 특히 정치인의 말과 글은 무게감이 남달라서 오랜 시간 떠돈다.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족쇄가 돼 발목을 단단히 붙잡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 부닥쳤다. 대선 경선 때 처음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윤석열정부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검찰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데 공력을 쏟아붓고 있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불붙은 주도권 경쟁서 이 대표는 비명(비 이재명)계의 눈치도 봐야 한다.

사면초가
출구 없다

여기에 정치권이 중시하는 명절 ‘밥상머리 이야기’ 주제로 관심이 옮겨갈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또다시 체포동의안 표결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정치권의 표결에 따라 가결되든 부결되든 이야기는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자연스럽게 이 대표와 얽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민주당이 오랜 시간 골머리를 썩는 이유다. 

국민 여론이 싸늘한 것도 부담이다. 2주 넘게 단식을 이어왔지만 실제 곡기를 끊은 건지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18일 오전, 그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을 문제삼아 단식을 시작했지만 지난달 말, 횟집서 민주당 의원들과 회를 먹은 사실이 드러나 명분도 약해졌다.

단식 농성 전날이자 오염수 방류 일주일째 되던 때였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정치인의 단식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대의명분을 내세운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른바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일정 기간 단식이 이어지면 상대가 먼저 중단을 권유하고 협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대표의 과거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을 지내면서 SNS에 올린 글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SNS 게시글이 부메랑으로 작용하면서 ‘조만대장경’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얻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기도 한다. 

조 전 장관의 SNS 게시글은 ‘조국의 주장은 조국으로 반박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누리꾼은 물론 언론서 활발하게 인용됐다. 역으로 말하면 SNS 게시글의 생명력이 그만큼 끈질기다는 뜻이다. 불과 몇 초 사이에 게시글을 지워도 누군가는 캡처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유포한다. 이후 손쓸 새도 없이 퍼져나간다.

사법 리스크 커지면서
과거 SNS 글 소환돼

특히 정치인의 경우 언론에 ‘박제’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정치인이 사용하는 수사는 여러 해석을 낳기 때문에 파괴력이 크다. 게시글을 올리면 올리는 대로, 지우면 지우는 대로 화제가 된다. 이 대표는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책 홍보 등에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최근 이 대표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주력하는 지점은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의 행보를 알았는지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 과정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입에 이 대표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게 ‘책임 떠넘기기’ 모드로 나섰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9일 이 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서 경기도가 북한에 쌀 10만톤을 추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제시했다. 검찰이 보여준 공문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결재한 서류였다. 

올리면
퍼진다

이 대표는 “참 황당하다. 이화영이 나도 모르게 도지사 직인이 찍힌 서류를 만든 것이고 서류를 가져오니 결재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가 도지사의 승인 없이 사기업을 동원해 대북사업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결재는 했지만 내용은 몰랐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이 대표의 답변을 운전면허증 발급에 비유했다. 박균택 변호사는 “운전면허증에 경찰청장 직인이 찍혔다고 해서 경찰청장이 발급해줬다는 것이냐?”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어 “아랫사람들에게 위임했고 전결권에 따라 서명하면 관인은 저절로 찍히는 건데, 관인이 찍혔다고 해서 도지사가 결재했다는 의미는 아니죠”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알았으면 공범, 모르면 무능’이라면서 이 대표가 공범보다는 무능 쪽을 택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과거 SNS 올린 글이 드러나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조롱이 나왔다.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100만원의 예산 집행도 자신의 결재 없이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 

당시 이 대표는 “성남시는 보도블록 교체 시 재활용을 원칙으로 단돈 백만원이 들어가는 예산 집행도 시장 결재 없이는 하지 못합니다”라면서 연말에 보도블록을 재정비하는 지자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대북사업은 보도블록 교체 사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도정’이다.

홍보·족쇄
양날의 검

2018년 10월2일에는 대북사업 관련 게시글도 올렸다. 이날 올린 SNS 게시글에는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가 함께 등장한다. 당시 이 대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남북교류 협력사업부터 시작하겠다”며 이 전 부지사의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를 공유했다.

같은 달 25일에도 “이화영 평화부지사님 수고하셨습니다.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뤄나가는 길에 경기도가 함께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기사를 올렸다. 최근 검찰서 한 진술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대선 사흘 전 공개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 연루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뉴스타파>의 최초 보도 이후 <경향신문>이 기사를 받아쓰기 전, 먼저 SNS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우리가 언론입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인터뷰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확대되던 시점인 2021년 9월15일에 진행됐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사)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에게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해당 내용을 배경으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공격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과정서 조씨가 윤 대통령을 모른다고 답하고 남욱 변호사가 진술을 바꾼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허위 인터뷰 의혹’으로 비화했다. 이 대표의 SNS 게재 시점을 두고 여권에서는 ‘사전교감설’을 제기하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 ‘발뺌’
‘혜경궁 김씨’ 논란도

앞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희망살림-네이버-성남FC가 맺은 4자 간 협약서를 공개한 것도 이 대표다. 이 대표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의 성남FC 우회 지원을 지적하자 SNS에 협약서를 올렸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지원하고, 희망살림이 이 중 39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낸다는 내용이다. 

4자 간 협약서를 근거로 다양한 논란이 불거졌다. 성남의 한 시민단체가 4자 간 협약에 참석한 이들의 대표성 논란 등을 제기했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상헌 당시 네이버 대표,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 등을 고발했다. 4자 간 협약에 포함된 희망살림을 둘러싼 의혹도 증폭됐다.

희망살림이 진행하던 빚 탕감 프로젝트는 이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였던 정책이었다.

이 대표를 둘러싼 SNS 논란은 앞서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제기됐다. 당시 논란은 대선서도 다시 언급될 만큼 파급력이 컸다. 2018년 지방선거서 닉네임 ‘정의를 위하여’ 주소 ‘@08_hkkim’ 계정을 운영하는 ‘혜경궁 김씨’가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 

혜경궁 김씨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반면, 다른 정치인은 비난하고 모욕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까지 진행됐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2021년 혜경궁 김씨가 김씨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대선 기간에 올린 SNS 글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에 “어느 날 갑자기 이재명 대표의 페북(페이스북)글이 사라졌다”라며 “대통령선거 기간인 2022년 1월26일부터 3월8일 사이 포스팅한 글들을 왜 지워 버렸는지 궁금하다. 숨기고자 한 글은 무엇일까요”라고 적었다. 

글 삭제
증거인멸?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기사 링크를 올린 게시글도 사라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게시글을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언론 인터뷰서 “게시글에 대해 이뤄진 조치는 없다. 이제 와 그 내용을 비공개하거나 삭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을 일축한 상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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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