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 뚫을 묘수와 변수

범야권 뭉치면 답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상설특검법’을 쏘아 올리자 국민의힘이 꿈틀했다. 예상하지 못한 지점은 아니었지만 막상 코앞에 닥치니 막아낼 묘수가 없다. 범야권은 한발 물러선 채 여론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 상설특검법이 새로운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여야가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이 본회의서 특검법을 단독 의결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무한 굴레에 빠진 형국이다. 심지어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앞두고도 거부권을 집어 들자 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서 ‘상설특검법’이라는 새로운 의제가 툭 튀어나왔다.

최후 카드
만지작∼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서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지 사흘 만이다. 앞서 대통령 측은 특검법에 대한 거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던 만큼 거부권은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의 국무회의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8일)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 소재가 밝혀진 상황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철회돼야 한다”며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는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서 정부 입장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두 번째로 제시한 채 상병 특검법은 기존 특검법보다 독소 조항이 많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특검법은 ▲기한 내 미 임명 시 임명 간주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 행사를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 내용이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과 기간 등이 확대된 점도 지적했다.

“위헌에 위헌을 더한 특검법은 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한 국무총리의 설명에도 두 번째 거부권이 불러온 후폭풍은 거셌다. 특히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약 열흘 앞두고 있던 터라 민심이 더욱 크게 요동쳤다는 평도 나온다.

다시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은 재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 시점을 놓고 여야가 눈치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민주당 해병대원사망사건진상규명TF 단장인 박주민 의원이 ‘상설특검법’을 언급하면서 특검법을 둘러싼 변화의 기류가 포착됐다.

박 의원은 지난 12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앞으로도)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텐데(박 의원께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하셨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상설특검법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순직 1주기 앞두고 날아든 ‘거부권’
들끓는 야당 “상설특검법만이 방법”

박 의원은 “넓게 공유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상설특검법은 현재 있는 법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특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독립적 특검을 만들기 어렵다고 하지만 복합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붙이면 쓸 만한 특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부권으로 인해 채 상병 특검법이 제자리만 맴도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상설특검법을 꺼내 들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상설특검법을 통해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반드시 추진해서(채 상병 특검법과) 투트랙으로 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의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한 라디오를 통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방법이 없다. 상설특검으로 가야 한다”며 “국회 몫 추천 위원은 제1당인 민주당이(모두)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상설특검법이 화두에 오른 이유는 헌법으로 명시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는 특수성 때문이다. 상설특검법은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으로 2014년 도입됐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국회가 요청할 경우 가동된다.

즉, 민주당이 현재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만큼 야당의 뜻대로 특검을 도입할 수 있다.

실제 상설특검법은 앞서 박근혜정부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 때 가동되기도 했다. 당시 앞장서서 상설특검법을 주장한 사람도 박 의원이었다.

상설특검법은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호사협회 회장과 국회 추천 4명을 포함한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과반 의결로 특검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돼있다. 대통령은 그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거부권 뚫을
강력한 창

쟁점은 국회 추천 몫인 4명이다. 국회 추천은 국회 제1·2 교섭단체가 맡는다. 즉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2명씩을 추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특검 논의를 본격적으로 착수할 경우 국회 추천 4명 중 야당 몫을 늘리는 국회 규칙안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이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사실상 국민의힘에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다.

국회 규칙은 본회의 의결로 제·개정할 수 있으며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와 법사위 위원장 모두 민주당의 몫이기 때문이다.

거부권을 비껴갈 수 있는 상설특검법이 장점만 지닌 건 아니다. 박 의원은 짧은 활동 기간과 축소된 파견 검사 수를 단점으로 꼽았다.


우선 일반 특검법으로 특검을 꾸리면 활동 기간은 120일로 약 넉 달이 주어지지만 상설특검법은 이보다 열흘이 줄어든 110일간만 활동할 수 있다. 게다가 개별적인 특검법으로는 파견 검사를 20명까지 확보할 수 있지만 상설특검법은 고작 5명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발의하고 통과시키려고 했던 특검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상설특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투트랙으로 갈지, 혹은 선후관계를 정할지에 대해 판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특히 특검 추천 위원 4명을 모두 야당 몫으로 추천하는 개정안에 대해 헌법을 무시하고 법치를 파괴하는 삼권분립 부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과거 독일을 패망의 길로 몰고 간 나치식 일당 독재와 같다”며 “(민주당은)매일 이런 식으로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는 꼼수 연구에만 혈안이 된 집단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같은 당 배준영 원내 수석부대표는 추천 위원 개정안을 놓고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4건 재판의 재판장을 검찰서 추천하면 받으시겠느냐? 한일 축구전을 하는데, 일본서만 추천한 주심을 인정하겠느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특검법이 정부에 의해 재의 요구가 되고 결국 부결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야당만 특검을 추천할 수 있다는 불공정한 위헌적 조항 때문”이라고 말했다.


눈치만 살살
물밑 탐색전

상설특검법을 놓고 야권서도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왔다. 채 상병 특검법 통과에는 이견이 없으나 재표결을 앞둔 만큼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에서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상설특검법은)국회 규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에서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하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는 지연수를 쓸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 주도로 국회 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선 “혁신당은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부결 시 윤 대통령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윤석열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상설특검법에 대해)당 차원서 논의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다른 라디오 인터뷰서 “상설특검법 제도를 설계한 사람도 지금처럼 범야권이 190석에 달하는 상황서 특검이 활용되는 건 상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실제로 가동되면 검찰청이 여러 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상설특검법에 대한 부분도 실제 가동되기 전 우리가 제도적으로 한 번 정비를 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미래도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압도적인 국민의 여론이 있는데(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무력화시키니 상설특검법이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이는 변형된 형태의 반격이다. 국민이 보기에 민주당이나 정부여당이나 둘 다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짚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우선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는 건 변함이 없고, 만일 그러지 못했을 때(상설특검법을) 또 다른 출구 전략으로 고민해볼 수 있다”며 “상설특검법은 수사 기간이나 규모에 한계가 있지만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방법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직은…’ 한발 물러선 범야
재표결서 나올 이탈표 분수령

상설특검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권 관계자는 “상설특검법 말고는 돌파구가 없다. 현재 상황이 고착돼 한 발자국도 못 나아가는 느낌”이라며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이번 재표결서 200석 찬성표가 나오는 게 가장 깔끔한데 현재 상황으로서는 알 수 없다. 무기명 투표인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신껏 표를 던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의원실 관계자 역시 “(박주민 의원이)라디오서 스치듯 언급했는데도 국민의힘에서는 난리가 났다. 상설특검법이 정곡을 찔렀다는 뜻”이라며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의원들이 각자 나서서 찬반 의견을 주장하긴 어렵다. 민주당서도 아직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만큼 의원실서도 민심을 확인하고 올라탈지 말지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누구보다도 신중하게 여론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들을 만나 상설특검법에 대해 “지금 (채 상병)특검법 재의결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검토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상설특검법은 원래 있던 법인 만큼 아이디어 차원서 이야기했을 뿐 당장 추진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박 의원은 세월호 특검법을 주도했던 만큼 상설특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인터뷰 중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 상병 특검법)재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과시키는 게 1순위고 ‘정 안 되면 이런 방법을 써서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2석을 확보한 야당은 8표 이상의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지난 19일 이전에 본회의를 열고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각종 청문회 등으로 국회가 어수선해 25일로 미루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오는 23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다. 선거 과정서 발생한 파열음이 채 가시기 전 투표를 붙여 이탈표를 포함한 200석을 확보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재표결 시기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실제 재표결 시기는 이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제시된다.

아직은
열린 결말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앞두고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새로운 특검을 꺼내들 명분을 충족시켰다 해석이 나온다. 여권은 의회 폭주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이번 재표결서 부결로 막을 내린다면 민심의 풍향계가 어느 쪽을 향할지 알 수 없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곳곳에서는 “아직은 판단하긴 이르다”면서도 가능성을 꽉 닫아놓진 않았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각종 청문회와 정부여당의 대응이 ‘상설특검법 트리거’가 될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다른 변수' 아군인가 적군인가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한 후보가 주장하는 방식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검법 대신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선정하는 걸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재추진을 앞두고 한 후보가 주장한 제3자 특검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에 따라 상설특검법과 제3자 특검법을 놓고 저울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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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