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물갈이’ 한동훈 당 장악 플랜

친윤에 부는 숙청 피바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시작부터 난관에 처했다. 박힌 돌이 아주 단단하게 박혀있어 뽑는 게 쉽지 않다. 취임 10일 만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친하다며 서로 웃고 있지만 등 뒤에는 한 손에 칼을 들고 서 있는 형국이다. 당내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유쾌한 상황이 아니다. 리더십을 챙기면서 당내 결합까지 이뤄낼 수 있을까? 이러다 다 공멸하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작과 동시에 친윤(친 윤석열)과 친한(친 한동훈)의 대립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분란이 심하다고 할 수 없지만 조만간 양쪽이 상당한 갈등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와 추경호 원내대표와의 갈등은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서다. 

주도권 쥐고
“알아서 나가”

앞서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공약으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내세운 바 있다. 한 대표의 1호 영입인재였던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하면서도 “한 대표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언젠가는 추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당내에선 이를 두고 상당한 반발 심리가 일었다. 일부 지도부에서는 원내대표 의사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탓에 일단 친한계는 한발 물러섰다. 한 대표 측은 당장 제3자 특검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친윤계뿐만 아니라, 당내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이들의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읽힌다. 친한계는 당내 장악력을 키우려고 한다. 아직까진 인선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그럼에도 바꾸겠다는 강한 노선은 뚜렷하다.

최근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은 당 임명직의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 대표가 새로 왔기 때문에 새 변화를 위해 임명권과 면직권을 가진 당직자는 일괄 사퇴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 역시 여기에 동조하는 느낌이 강했다.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만남을 가진 뒤 임명직 일괄 사퇴를 바로 띄웠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봉합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두 인물은 그동안 별다른 회동을 하지 않았다. 불화설이 처음 불거지던 이후 100일 넘게 따로 회동을 가진 적이 없다. 4·10 총선 패배 이후에 윤 대통령이 초청했으나 한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만남을 거절했다.

이번에는 다른 기류가 흘렀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느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서 윤 대통령은 “당 대표의 뜻대로 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유임을 요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또다시 대통령실 개입 논란이 벌어질 게 뻔해서다. 

이 때문에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전했지만 결국 교체되면서 대통령실서 국정 방향의 키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의 정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 정책에 관한 협의와 조정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과반 넘게 된 친한 지도부 세력
앞으로 사안마다 부딪힐 가능성 

앞서 지난 1일, 정 정책위의장은 스스로 물러났다. 지나친 당 분열을 우려하는 기류가 흘러서다. 이날 정 전 정책위의장은 “추경호 원내대표와 상의를 많이 했다”며 “당의 분란을 막기 위해선 제가 사퇴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사무총장의 사퇴 촉구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전 정책위의장이 스스로 사퇴했지만 추후 친윤계의 상당한 반발이 우려된다. 이번 정책위의장의 교체로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 잘려 나가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는 물론 당내서 상당한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 전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두고 굳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직을 교체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도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지지 기반을 다지며 민생 정책을 더욱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당초 정책위의장은 이른 시간 내에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최근 한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퇴를 종용했지만 정 전 정책위의장의 자진 사퇴를 기다렸다.

친한계 입장서도 마냥 교체가 부담스러웠던 상황이다. 더욱이 정 전 정책위의장은 한 대표가 여러 조언을 구해왔고, 친윤과 친한 사이서 가교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었던 탓이다. 정 전 정책위의장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던 바 있다.

사무총장을 맡았던 성일종 의원도 자연스레 물러났지만 정 전 정책위의장은 임기 1년을 근거로 자진 사퇴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못 박았다. 친한계는 새 지도부가 탄생한 만큼 물러나는 게 관례라는 입장이지만 정 전 정책위의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친윤과 친한의 교착 상태서 찐윤(친 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유임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사실상 대통령실의 유임 메시지와 다를 바 없다. 이는 비공개 회담이 있던 날 저녁에 정 비서실장이 한 대표와 다시 만나 전달됐다.

시작부터
충돌 양상

다만 대통령실은 “정 실장의 정치적 조언일 뿐”이라며 대통령실 개입 논란을 사전에 차단시켰다. 

정 전 정책위의장의 버티기는 지도부 구성과도 관련이 깊다. 현재 지도부와 당직자들 중 친한계는 서 사무총장을 비롯해 진종오·장동혁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친윤계 인사들로 분류된다. 정치권서 떠돌던 ‘김옥균 프로젝트’는 한 대표의 측근 몇몇이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막아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에,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제외하고 모든 선출직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지도부를 궐위 상태로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기류다. 

갑신정변 당시 김옥균은 삼일천하에 그쳤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동훈 지도부 체제를 조기 종결시켜 붕괴해버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직까지는 김민전·인요한·김재원 최고위원과 당연직인 추 원내대표와 정 전 정책위의장을 합칠 경우 친한계가 수 싸움서 밀린다. 

국민의힘 최고위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청년최고위원 1인,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관건은 친한계의 과반 확보다. 정책위의장을 교체하고, 지명직 최고위원도 친한계로 채워야 한동훈계가 과반을 넘게 되는데, 이 경우 의결권서 유리해진다.

정 전 정책위의장이 키맨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문제는 새로운 정책위의장 임명도 쉽지 않다는 점인데,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서 임명해야 한다. 게다가 ‘의원총회 추인’이라는 산을 넘어야만 한다.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갖고 있더라도 정책위의장은 당헌에 따라 선출된다.


정 전 정책위의장이 자진 사퇴했지만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과 함운경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에 실패하면서 한동훈호는 동력을 상실한 분위기다. 

지명직 최고위원도 한동훈계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현재 여러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전략기획부총장을 비롯해, 조직부총장, 대변인단의 인선도 해야 한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내정됐다. 이 밖에 임명직을 두고서는 김예지·유용원·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구자룡, 박은식 전 비대위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계속되는
알력 다툼

다만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최고위원마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결정하는 부분에 동의한다”며 “최고위원이라 월권하지 않겠다. 내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에 소속된 인원으로서 동의한다. 하겠다, 하지 않겠다 같은 의견을 내는 게 최고위원의 업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정리를 잘해야 한다. 당 대표가 새로 뽑혔으면 물러나는 게 좋은 그림”이라며 “대표의 사람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친윤계와 마찬가지로 친한계 역시 주도권을 내줄 의지가 전혀 없다. 당의 그립을 강력히 잡아야 한 대표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게 자명해서다. 간신히 화해 액션을 취해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치열한 물밑싸움은 앞으로도 전개될 전망이다. 주도권을 내주는 순간 어느 한쪽은 와르르 무너진다. 


게다가 한 대표가 63%의 지지율로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지지를 받는 게 힘들어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 많이 갈라져 있다. 친윤과 비윤(비 윤석열)으로만 나뉘었던 계파는 어느덧 친한계까지 추가됐다. 더 이상의 분열은 당의 몰락까지도 장담할 수 없다. 

당이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 승리도 위태로워진다. 한 대표의 리더십 테스트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당원 및 당내 반발은 별개 사안으로 한 대표 입장에선 당권 장악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 대권주자인 그가 당을 결합시키지 못할 경우, 대선주자 반열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이미 많은 공격을 받는 상황서 리더십과 지도력을 입증해야 한다. 문제는 한 대표가 ‘변화’와 ‘개혁’을 강조해 왔지만, 자신의 사람들로만 채워간다면 당내 반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갈등 자제하면서도 물밑경쟁
리더십 보여줘야 대권주자로

버텨왔던 정 전 정책위의장은 결국 자리서 물러났다. 문제는 사임을 했더라도, 정책위의장직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협의를 거쳐 추인해야 한다. 오히려 친윤계 입장에서는 의장직을 공석으로 만든 뒤 추인을 하지 않는 게 더욱 대응하기 쉽지만 한동훈 지도부는 틈을 주지 않았다.

곧바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주요 인선을 발표해 버렸다. 김 정책위의장은 4선 중진 의원으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통한다.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 역시 갈등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의견을 구했고, 추 원내대표와도 협의된 사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획재정위원장을 비롯해 당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당내 정책통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한 대표에게는 여러 가지 고민이 남아 있다. 친윤계가 여전히 당내 주류로 불리는 만큼 사사건건 친윤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당내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주요 사안마다 부딪히며 당내 화합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대표를 뽑아준 63%는 변화 의지를 인사로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교체가 필요하다”며 “정 전 정책위의장이 버티면서 친윤계가 몽니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친한계가 친윤이 아닌 나머지 세력을 흡수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이 세력을 규합하지 못할 경우, 소수의 친한계가 당의 완전 장악이 불가하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오히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자연스레 나온다. 지금까지 당과 대통령실 관계는 수직적이라는 비판에 받아왔다.

대권행
지름길

하지만, 한 대표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바 있다. 더욱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서 갈등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 같은 갈등은 양측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지는 만큼 당분간은 자제하려는 분위기도 읽힌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겉으로 자제하면서 당분간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낮다. 충돌할 때마다 불리한 쪽은 친윤일 텐데, 이번에 정 전 정책위의장이 스스로 사퇴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한 대표의 조율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대표직서 리더십을 입증해야 대선주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야당 대표 만남은 언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아직까지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를 빨리 만나면 만날수록 좋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야의 강력한 대치 상황이지만 한 대표의 제안으로 여야가 만나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딸 수 있다는 것. 

앞서 김기현 지도부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수위 높은 공격을 하면서도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민주당이 경선 중이기는 하나 다른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며 민생 문제를 먼저 던져야 유리한 구도를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야당 대표들과의 만남에 기약이 없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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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