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한동훈 갈지자 행보

‘와리가리’ 핸들 돌리다 붕 떴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어느 한 노선을 정했다고 보기 어렵다. 어딘가에 섞이고 싶은 것은 분명한데, 받아주는 곳이 없어 보인다. 정확하게 정해야 앞으로의 대권 가도가 순탄해질 수 있는 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현 상황이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게 됐다. 오른쪽(보수)을 바라볼 때도 있고, 왼쪽(진보)을 살필 때도 있다. 물론 중도확장이 필요한 입장이지만 일단 어디라고 확실한 방향을 정해 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당내서도 슬슬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강 대 강
다시 충돌?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때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이 같은 우려는 친윤(친 윤석열)계를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 나오곤 했는데 압도적인 투표 차이로 꺾어버렸다. 그 덕에 잠시 동안은 당내를 압도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한 대표와 친한(친 한동훈)계는 공개적인 충돌을 꺼리는 양상이다. 당내 영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 모양새다. 특히 최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광복절 특사 복권을 두고서 용산과 이견을 보인 바 있는데 당시만 해도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반대하는 이유로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 거론됐다. 

애초 김 전 지사의 복권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야권의 분열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함께 언급되는 다른 대선주자 간 신경전과 내분의 가속화라는 명분에서다. 그러나 되레 대통령실과 한 대표의 세력이 부딪히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한 대표는 선거제도를 파괴했던 김 전 지사가 복권을 통한 정치 활동 재개의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의 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윤석열정부의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해 한 대표는 “복권시키는 데 공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또다시 여당의 수장과 대통령실이 충돌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서로 이익을 보려는 지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이 먼저 물어왔고,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해 반대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다만 김 전 지사의 복권 사실은 언론 보도 시점 이후에서야 인지했다는 게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바로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은 “사면 및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강조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중도층과 진보진영에 소구력을 갖겠다는 의지마저 느껴진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현실화되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말 그대로 폭파 직전이다.

우클릭도, 좌클릭도…왔다 갔다
확실히 노선 정해야 존재감 커져

한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출당을 요구하고 있고,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은 한 대표를 두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과도하게 우클릭을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내려졌다. 인선부터 시작해 행보까지 극우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생겼다. 게다가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20% 후반대와 30% 초반대를 오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레임덕에 빠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카드를 이 시기에 썼다. 김 전 지사를 고리로 다른 여권 인사들의 복권 논란은 자연스레 조용히 묻히게 됐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보수 인사인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등 박근혜정부 및 이명박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이득을 챙겼다. 

사실상 한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 등의 여러 요소를 종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이 결정된 이후 한 대표는 또다시 입을 닫았다. 

다만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이미 결정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은 반대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이라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먼저 당정관계 악화를 먼저 차단해 한발 물러난 셈이다. 일각에선 한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자신만을 위한 정치를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른쪽을 향한 정치적인 발언과 행보가 강조돼 친윤계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고, 또다시 당정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로 거론되는 데 부담이 따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압도적 지지율 속에서 그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6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첫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으로 김 전 지사가 언급되자 사면했던 당사자였다. 당시엔 사면 대상서 제외됐으나 같은 해 90%의 인물을 정치·선거사범으로 채웠다.

정확한 
노선은?

대선에 나서기 전부터 차별화 전략이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실수나 행보에 반대로 하면 반사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대통령의 존재감을 줄어들게 만든다면 앞으로도 당내서 거친 반발이 생길 수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원내대표와도 가까워지기 어려워 보인다. 한 대표와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미묘하게 노선이 다른 탓이다. 실제로 추경호 원내대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두고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는 정점식 정책위의장 유임을 두고서도 이견을 보였다. 두 인물이 등을 돌린다면 당론으로 정해야 할 사안도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들이 중도 노선을 탈지, 진보로 향할지도 눈여겨볼 거리다.

한 대표는 전기요금 지원과 관련해 추 원내대표가 여름휴가를 간 사이 에너지 취약계층에 한해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인 추 원내대표와 한 대표와의 갈등은 예견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앞서 한동훈 지도부는 전기요금 감면에 초점을 맞췄다가 재정 지원 카드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를 두고 재원 마련 등의 이유로 추 원내대표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계인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부인했지만 굵직한 사안이나 길목마다 의견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 당내서 원내대표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표에게 힘이 실릴 리도 만무하다. 문제는 친한계 등 몇몇 소수 세력을 제외하고선 한 대표의 세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강하면 
부러진다

그의 우클릭은 또 있다. 바로 금융투자세(금투세) 문제다. 금투세는 최근 정치권서 뜨겁게 떠오른 현안으로, 주식과 채권 등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 포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2020년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시행 예정이었으나 2년 유예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 대표는 금투세로 민주당으로부터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았다. 

한때 대통령실과 호흡을 함께하기도 해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관계가 완만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아직 멀다. 우클릭한다고 해도 한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40%의 세력에게는 아직 그를 배신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에 막 임명됐을 무렵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당시 좌우를 가리지 않고, 해답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해당 발언 그대로 정치 행보를 하고는 있는 셈이다. 문제는 힘인데, 동력이 생기기 어려워질 수 있는 사안이다. 여전히 오른편에는 윤 대통령이 건재해 쉽게 한 대표에게 공간을 내어줄 리 없다.

이런 탓에 한 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좌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도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3자 특검법을 띄웠다. 당내에선 상당한 파장이 일었고, 본격적인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졌다. 당시 국민의힘은 당원투표를 포함해 20%의 민심(국민 여론조사)을 얻어야 당선이 가능했다. 

한 대표는 이 지점을 노렸다. 전략은 그대로 통했고, 중도 민심의 지지 속에 당선에 성공했다. 그가 꺼내든 제3자 특검법을 두고 야권에선 환호했다. 현재 민주당은 한 대표에게 특검법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라며 압박하고 있는데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무조건 좌클릭을 하기에는 우클릭을 통해 쌓아온 자산을 잃을 수 있는 탓이다. 사실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한 대표는 야당으로부터 지속적인 제3자 특검법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젠가는 답해야 할 문제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두고서도 대통령실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건건이 의견 차 발생?
레임덕 방지 당분간 용산 눈치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하면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으나, 한 대표는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내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법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맞다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대표의 인식은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자신들이 손보며 중도층에 소구력을 갖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 연장선상으로 지속적으로 좌클릭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추 원내대표가 공수처 수사가 종결된 이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한 대표는 한숨 돌린 모양새다. 문제는 노선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방향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간다면 대표로서의 영향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 대표가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친윤계의 당내 장악이다. 

현재 친윤 세력이 다수의 인선을 장악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내 장악력은 한껏 약해진 상황이다. 누구든지 ‘친윤’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는다면 반감을 사 전면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주류임에도 설 곳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중도 민심층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은 물론 외연확장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늘려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대통령실과의 당연한 수직관계를 유지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아온 인물이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만들어 압도하려는 기류마저 흐른다.

문제는 앞선 22대 총선서 한 대표가 중도 민심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원톱 한계론이 불거졌다. 이런 탓에 총선 당시도, 현재도 중도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아직까지는 먹혀들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김 전 지사를 고리로 겉으로는 중도층을 확보하고, 안으로는 보수 출신의 인물들을 통한 보수 결집으로 동력을 마련했다. 그 역시 마찬가지로 한 대표에게 보수의 핵심 지지층을 빼앗긴다면 위태롭기 때문이다.

거리 두며
대안 제시

정가에 밝다는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이 윤 대통령에게 숨통을 틔워줬다. 이를 위해 누군가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인데, 한 대표 당선이 얼마 안 돼 지금 시점이 적합했다고 본 듯하다. 이로써 한 대표는 용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재영입위 활성화 당외도 한동훈 사람으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자기 사람 채우기가 가속화 중이다.

최근 한 대표는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을 잡기 위해 인재영입위원회를 띄웠다.

인재영입위원회는 선거 국면서 활동한 인물을 모집하는 일로 그동안 선거에 임박해 영입했던 것과 달리 상시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한 대표의 뜻이다. 

정치권에서는 영외 역시 물갈이 신호탄을 쐈다고 본다.

친한계 인사를 영입해 당 안팎을 친한계로 채우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곳곳에 빈자리가 많다.

일각에서는 친윤계를 물갈이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서도 기존 당협위원장과도 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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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