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비자금 본격 심리 들어간 대법…최재형, ‘불법’ 옹호해야 할 판?

책임 회피 위해 조기 하차 가능성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비자금으로 시작된 세기의 이혼이 대법원 심리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 관장이 쏘아 올린 불법 비자금 300억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것.

법조계는 가사재판의 경우 대법원서 대부분 심리가 이뤄지지 않는데, 노 관장 이혼소송이 본안심리에 들어간 것은 ‘노소영이 쏘아 올린 노태우 불법 비자금 이슈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군사정권범죄수익환수추진위원회와 5·18기념 재단 등 시민단체들의 고발로 노 관장 일가가 검찰 수사까지 받을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한 언론이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70% 이상이 노 관장 300억원은 노태우의 불법 비자금이고,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우정 검찰총장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노태우 불법 비자금에 대한 고발건이 3건이 접수돼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노 관장 이혼소송으로 시작된 해당 이슈가 노씨 일가의 구속 수사 가능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노 관장발 불법 비자금 이슈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변호인으로 선임돼있는 최재형 변호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법조계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 여론마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변호사는 감사원장을 지낸 여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의원 당시 여당 인권위원장까지 지낸 인물로, 지난 대선에선 여당 예비후보로 나서는 등 국가 리더가 되려고 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주요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최 변호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국가 리더를 꿈꿨던 대쪽 같은 감사원장 출신 변호사가 바로 ‘노태우 불법 비자금을 옹호’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본안심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노 관장이 제기한 노태우의 불법 비자금이 이번 소송의 핵심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가 계속 노 관장 변호를 맡게 된다면 ‘노태우의 불법 비자금의 정당성’을 주장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또 검찰총장이 언급한 것처럼 이미 검찰 고발건이 3건이나 있어서 최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노 관장의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진 만큼 변호를 맡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재형 변호사, 핵심 쟁점된 불법 비자금 옹호 끝까지 가나
대선 예비후보-감사원장-여당 인권위원장 출신
“노소영 변호 위해 ‘노태우 불법 비자금‘ 옹호해야 할 판”  

노태우가 누구인가? 5·18 광주사태를 만들고,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선량한 시민들을 총칼로 무참히 짓밟고, 스러져간 광주 원혼들 위에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국민을 위해 써야 할 대통령 권한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5000억대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1997년 대법원으로부터 전액 추징 및 환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30년간 반납쇼를 했지만,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서 나온 불법 비자금 900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그 가족들에 의해 은닉돼왔음이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아들 노재헌은 광주를 방문해 거짓 사과쇼까지 하는 등 광주시민들은 물론이고 전 국민을 속여오는 데만 열중했다.

최근 국정감사에 두차레나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노 관장은 해외서 신선놀음 하면서 출석하지 않았고, 노재헌은 불법 비자금의 주인공인 아버지 노태우를 미화하는 작업(노태우 전기 출판기념회)에만 열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 변호사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오랜 친구로 잘 알려져 있다. 조 대법원장은 최 변호사가 의원이던 시절에 1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이 인사청문회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조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최 변호사는 SNS에 30년 인연을 언급하며 지지를 보냈던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최 변호사와 조 대법원장의 이 같은 인연을 보고 대법원 상고심 승소를 노린 노 관장 측에서 제안했고, 최 변호사가 이를 수락하면서 악수가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 관장 측은 상고심서 2심 판결의 확정을 위해서는 300억원을 사수해야 하는데, 바로 최 변호사가 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최 변호사는 노태우가 폭력적으로 조성한 불법 비자금이 노 관장과 그 가족들에 의해 은닉돼왔던 것을 무마하고, 출처도 불분명한 300억원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변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검찰 고발까지 갈 정도로 노 관장의 300억 불법 비자금은 가족들에 의해 은닉돼온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노 관장 측은 재판 과정서 300억원에 대해 “가족들만 아는 비밀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는 등 비자금 실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후보가 불법 비자금 옹호? 국민 여론 ‘이게 나라냐’ 폭발 
법조계·정치권에선 최재형 변호사 조기 하차 가능성 점쳐 
박철언 사위 이상원 변호사는 허위 사실 유포로 검찰수사 예정 

항소심 재판부도 이 자금이 불법 비자금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불법 비자금을 개인재산으로 인정해 준 판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본안심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 변호사가 현직 감사원장으로 있었다면, 대쪽같은 그 성품상 이 같은 판결은 감사의 대상으로 충분히 삼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국민의힘 인권위원장이었던 그가 노태우 비자금으로 인해 국민들이 받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그럼에도 최 변호사는 전혀 정 반대의 길, 즉 노태우 불법 비자금을 옹호하고 지켜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일을 차처한 것이다. 심지어 통상 변호사 수임과는 달리 별도의 변호사 수임에 대한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노 관장 편을 들어줬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아무리 변호사가 양심없는 직업이라고 해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도 감사원장과 여당의 인권위원장까지 지낸 인사가 노태우 불법 비자금을 옹호하는 변호인단에 합류한 것에 대해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법원서 불법 비자금이 핵심이 된 노 관장 이혼소송건을 심리하기로 한 만큼 최 변호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된다”며 조기 하차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가 사정에 밝다는 한 정치권 관계자도 “최 변호사가 노 관장의 변호인단 합류를 제안받을 당시 이미 300억원이 불법 비자금이고, 은닉돼 관리된 것이 많이 알려져 있던 상황인데도 수임한 것은 더 이상 국가 리더로서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선언한 것과 같다”며 “최 변호사 입장에서는 대법원 심리를 예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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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