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8000억’ 처가 기업 정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7.22 09:28:14
  • 호수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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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재벌집 사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가 처가 일가인 ‘유창’ 기업집단의 비위 행각이 드러나자,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유창에 속한 회사들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재사고로 산재보험료를 37건 지급했다. 액수로는 총 13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일감 몰아주기’ ‘임금체불’ 등 다량의 불법을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강 후보가 국세청장 취임 시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고 봤다. 특히, 처가인 ㈜유창 일가에 대한 세정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감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유창은 강 후보 처가인 조모 일가의 기업집단이다. 최소 5개 법인을 소유하고, 아내 조씨는 해당 법인 중 4개 법인에 등기임원이다. 강 후보의 장인과 처남은 대표이사와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산재사고에
건축법 위반

강 후보를 둘러싼 후보 검증 허들은 다양하다. 그가 과거 작성한 논문에 대한 5·18 역사 왜곡, ‘전두환·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세무당국 재조사 및 과세 가능성 등이 인사청문회서 거론됐다.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는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서 열린 인사청문회서 줄곧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쟁점은 강 후보의 처가가 운영하는 연 매출 8000억원대 규모의 기업집단인 유창 관련 ‘사위 찬스’ 여부 등이었다. 

이날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의 처가 기업집단의 각종 불법 사항을 언급하면서, 국세청이 추진 중인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천 의원은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건실한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연속성을 보장해 주면서, 산업의 활력을 제고해주자는 취지”라며 “현행 상속세법 중에 조세포탈이나 회계부정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는 기업들은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결격사유로 돼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창의 사례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유창 기업집단서 산재 사건이 37건이나 터졌고, 5년 동안 임금체불 신고 건수가 245건, 부당해고 신고가 23건, 직장 내 괴롭힘 건수가 9건, 직장 내 성희롱 건수가 4건이나 된다”며 “다수 근로관계법 위반이 있는 기업에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가”라고 따졌다.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던 강 후보는 “직접 경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천 의원은 “‘유창이엔씨’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이라며 “만약 공제받게 되면 금액만 최소 400억 이상 추정된다. 비록 처가 회사 집단이지만, 이해상충 우려 없이 제대로 정책 수립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강 후보의 배우자 조씨 일가가 운영하는 ㈜유창 계열 기업집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8257억원이었고 자산 총액은 5144억 규모로 확인됐다. 사내이사로 등록된 강 후보의 아내 조씨는 억대 연봉을 받아왔다. 

일감 몰아주기, 임금체불···
작년 매출 8257억 유창그룹 


강 후보가 국세청장으로 취임하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 의원 측이 지난 7일 법인 등기부등본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분석한 결과, 조씨는 유창기업과 유창금속의 사내이사로, 유창엠앤씨와 유창이앤씨에는 감사로 등록했다. 문제는 강 후보의 처가와 그들이 운영하는 법인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사적 이해관계자에 해당하고, 강 후보가 조세 등의 조사·부과·징수 같은 제재적 처분에 관계되는 직무의 최고책임자 자리에 오를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이해충돌 방지법에 따라 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는 일반적으로 소속 기관장에게 사적 이해관계자의 신고 및 회피·기피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국세청장은 본인이 기관장이기에 회피·기피에 대한 셀프 의사결정을 하거나 하급자인 부기관장이 대리해야 한다.

천 의원은 “국세청장에 취임할 경우 처가 관련 처분 시 실효성 있는 이해충돌 방지가 가능하겠나”라며 “강 후보 스스로 이해충돌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후보가 처가와 업무상 선을 그었던 것과 반대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후보가 납세 관련 부서에 재직할 당시 장인과 처남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다.

천 의원이 지난 12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후보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3월 국세청은 ㈜유창에 모범납세자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해당 업체엔 강 후보의 장인과 처남이 공동대표, 강 후보의 배우자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 후보가 법인납세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21년 3월에는 ㈜유창강건이 모범납세자 세무서장상을 받았다.

의원들
맹공격

이 업체도 강 후보 처남이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범납세자로 선정될 경우 3년간 세무조사 유예, 인천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 이용, 철도 운임 할인 등 여러 혜택을 받게 된다.

천 의원은 해당 업체들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시기에 강 후보가 납세 담당 부서를 총괄한 만큼, 장인과 처남이 각종 혜택을 얻기 위해 ‘사위 찬스’를 쓴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천 의원은 “국세청 징세법무국과 법인납세국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개인의 납세의무 준수를 총괄하는 국세청의 실세 부서 중 하나”라며 “처가 일가가 모범납세자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것에 후보의 이해충돌 소지가 없는지 청문회 과정을 통해 엄중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유창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불거졌다. 유창그룹의 24개 계열사 중 2곳에서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 일가 사익 편취 이슈가 제기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에 따르면, 유창그룹 계열사인 유창엠앤씨와 로뎀코퍼레이션서 과도한 수준의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졌다.

강 후보의 처남 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모듈러 제작기업인 유창엠앤씨의 지난해 503억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93.7%에 해당하는 471억5200만원이 그룹 계열사인 유창이앤씨·송천이앤씨 등과의 거래서 발생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기면 일감 몰아주기로 보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

유창그룹 일가는 유창엠앤씨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창엠앤씨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수익이 강 후보 처가 일가로 흘러가는 구조인 셈이다.

또 다른 처가 일가 기업인 건축자재 생산업체 로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41억6200만원 중 58.7%에 해당하는 24억4200만원을 내부거래로 채웠다.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기면 일감 몰아주기로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다만 국세청은 유창그룹이 내부거래 과정서 증여세를 납부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거진 
정치색


유창 사내이사와 유창엠앤씨·유창이앤씨의 감사로 재직하며 억대 연봉을 받아온 강 후보의 배우자는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로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후보는 ‘최근 5년간 후보 및 배우자의 상속증여세 납부 내역’ 요구에 지난해 자신의 배우자가 일감 몰아주기 증여이익 과세요건이 발생해 증여세 35만6000원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청문회서 “배우자는 주식회사 유창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의 주주로서 일감 몰아주기 관련 증여세를 세법에 따라 성실하게 납부했다”면서도 “처가 쪽 기업 경영에 관하여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처가 회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에 대해선 “회피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강 후보 검증 과정서 유창이앤씨가 사용 미승인 공장에 원자재 및 컨테이너를 방치하는 등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에 따르면, 지난 2월 당진시는 유창이앤씨를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

지난 2월26일, 당진시는 석문면 인근 주민으로부터 ‘유창이앤씨 공장 신축공사에 따른 통행 불편 및 불법 행위 확인’이라는 제목의 민원을 접수했다. 해당 민원에는 유창이앤씨가 공장 주변 도로 위에 물건을 적치하고, 사용 미승인 공장 내에 물건을 반입 및 제작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당진시는 2월28일,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대지와 건축물 내부에 공장 운영을 위한 원자재가 반입돼있음을 확인하고, 건축법 제22조에 따라 건축물 사용이 불가하다는 원상회복 통지서를 유창이앤씨에 보냈다.

그러나 유창이앤씨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자, 당진시는 3월15일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 유창이앤씨는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지 70일 후 원상회복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문회에선 강 후보의 정치 성향 문제도 거론됐다. 강 후보는 청문회서 과거 석사학위 논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신군부의 군사 쿠데타를 ‘12·12 거사’로 표현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취임 시 이해충돌 소지 다분”
“과연 공정한 과세 가능할까?”

강 후보는 이날 부적절한 역사 인식 논란에 대해 “생각이 짧았고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1995년 석사학위 논문 ‘우리나라 현대 국무총리와 정치적 위상에 관한 연구’서 ‘광주사태’와 ‘12·12 거사’란 표현을 써 논란을 낳았다.

그는 “당시 참고 문헌과 언론 기사에 사용됐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며 “대학원생 시절에 큰 성찰 없이 작성했던 표현으로 가슴을 아프게 한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이 얼마나 가슴 아픈 사건이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초석을 놓는 숭고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강 후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서 새롭게 드러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의 증여세 과세 여부에 대해서도 “시효가 남아있고 확인만 된다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서 드러난 900억원대 자금의 과세 여부를 묻는 말에 “시효나 관련 법령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시효·법령 등에 문제가 없고 900억원대의 자금이 6공화국의 불법 통치자금이 맞는다면 과세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다. 노 관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근거로 1990년대 초 선경(SK) 측에 300억원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돈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했다. 결국 이 ‘300억원’은 1조3800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을 결정하는 핵심 근거가 됐다.

김 여사의 메모에는 ‘선경’ 꼬리표가 달린 300억원 외에 가족 등에게 각각 배정된 604억원이 더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904억원이 메모지 한 장을 통해 30여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메모에 기재된 자금이 불법 비자금으로 확인될 경우 증여세 등 징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과제척기간’이 남았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국세기본법에 따라 납세자가 부정행위로 상속·증여세를 포탈한 경우 해당 재산의 상속·증여가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과세할 수 있다.

얼굴을 
붉히다

과세 당국이 노 관장 측이 주장한 ‘자금 메모’를 인지한 시점, 즉 2심 판결일(지난 5월30일)을 ‘상속·증여가 있음을 안 날’로 보면 징수권 행사가 가능한 셈이다. 만약 당국이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904억원에 대해 과세 절차에 착수할 경우,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구체적인 비자금 규모가 확인되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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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