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VS 노소영 ‘치명적 오류’ 잘못된 재판 막전막후

산수 틀린 희대의 판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의 대법원 판결에 관심이 주목된다. 항소심 재판부가 산정한 주가가치의 오류를 최 회장 측에서 지적하며 재판부와 반박에 재반박이 계속 나왔다. 1조3000억원이라는 희대의 이혼소송 위자료에 이어 판결문 수정까지 나온 결과는 결국 최 회장이 상고하면서 대법원 손으로 넘어갔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SK㈜로 합병된 SK C&C의 과거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발견되면서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선고를 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례없는
세기의 이혼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한 이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액이 산정되는 부분만 해도 219억원 이상 지출했고 여러 가액 산정이 불가능한 이익도 제공했다”며 “부부 공동생활과 혼인 파탄에 대한 노 관장의 정신적 손해를 전부 전보하는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에 대해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신용카드 사용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하는 등 부양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 상당이 지난 1991년경 최 회장의 부친이자 사돈인 고 최종현 전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SK 측에 유입됐다고 판단, 1심과 달리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봤다.

이에 대해 “최 전 회장이 태평양증권을 인수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사돈관계를 SK 경영의 보호막과 방패막이로 인식하고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적인 행동을 감행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며 노 관장 측에서 SK 성장에 관여했다고 봤다.

이어 “혼인 기간과 생성 시점, 형성 과정 등에 비춰볼 때 SK㈜ 주식 등에 대한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인정되므로 부부 공동재산에 해당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해석했다.

다만 양측 의사에 따라 최 회장이 돈으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노 관장은 SK㈜ 주식에 대해 주위적으로 현물분할을 원하고 예비적으로 재판부 판단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 최 회장은 주식을 합한 재산분할 방법으로 현금 정산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각 상속재산을 포함한 고유 추정 재산총액을 4조115억원가량으로 산정한 뒤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위자료에 대해서도 “1심서 인정된 1억원은 지나치게 낮다”며 “혼인 관계 파탄 사유 및 기간,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최 회장의 그간 태도 등을 고려해 액수를 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지난 2022년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주식가치 1000원을 100원으로 판단
기자회견 3시간 뒤 판결문 급 수정

당시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최 전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최 회장의 특유재산에 해당한다며 재산분할 대상서 제외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말하며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2심 판결 후 노 관장 측은 상고 여부에 대해 “판결문을 분석한 후 대처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SK 그룹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약 3주가 지난 후 상황은 급변했다.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과 SK 그룹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지난 17일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 이혼소송 항소심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입장을 밝힌 최 회장은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면서도 상고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재산 분할 관련)오류는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에 속하는 아주 치명적이고 큰 오류라고 들었다”며 조 단위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친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1994~1998년 고 최종현 회장 별세까지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SK C&C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최종현 회장의 기여 부분을 12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 회장 변호인단은 “실제로는 최종현 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3주 후
대망신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에 앞선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오류는 SK㈜의 모태인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 산정 과정서 불거졌다.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가 1000원인데 100원으로 잘못 계산한 것이다.

1998년 5월13일 기준 대한텔레콤 1주당 가액을 5만원으로 잡고, 여기서 2007년 3월 1대 20 비율의 액면분할과 2009년 4월 1대 2.5 비율의 액면분할을 감안해 각각 20과 2.5로 나눴다. 1만원을 각각 이렇게 나눈다면 1000원이 나와야 하는데 재판부는 이를 100원으로 잘못 산출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텔레콤 주가 가치 산정 오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최초 주식을 취득한 1994년,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무렵인 1998년, 이후 대한텔레콤이 SK C&C로 흡수합병돼 상장한 2009년 등 각각의 시점을 기준으로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를 산출했다. 

잘못된 수치를 바탕으로 이혼 재산분할의 핵심인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재판부는 틀린 숫자를 바탕으로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1994년 주당 8원서 1998년 100원으로 12.5배 상승, 최 회장의 기여도는 1998년 100원서 2009년 3만5650원으로 355배 뛰었다고 봤다.

그러나 잘못된 가치인 100원이 아니라 정확한 가치인 1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8원서 1000원으로 125배 상승하고, 최 회장의 기여도는 1000원서 3만5650원으로 35.5배 늘어난 것으로 뒤바뀐다.

노태우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항소심 재판부 판단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박에
재반박

최 회장은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 위원장도 “비자금 300억원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현존하는 사람은 보고 듣고 한 바가 전혀 없다”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전달한 쪽에서 입증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SK는 6공화국 특혜로 성장한 기업이 아니다. 6공화국 특혜설의 경우 해묵은 가짜 뉴스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저뿐 아니라 SK 구성원 모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해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하려 한다”며 “부디 대법원의 정당한 판단이 있길 바란다.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간곡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3시간이 지나자 법원서도 주식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지난 17일 판결문 내용을 일부 수정해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쪽에 송달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는 대한텔레콤의 1998년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한 판결문 오류를 바로잡는 ‘경정(更正·법원이 판결 이후 계산이나 표현의 오류를 고치는 일)’ 처리해 당시 주당을 1000원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조3000억원대 재산분할의 근거 중 하나인)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주식가격은 1998년 주당 1000원서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주당 16만원인 SK 주식으로 변모했다”면서 “최태원 SK 회장의 재임 기간인 26년 동안 160배 가치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재산 분할비율 등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경정은 단순 계산 실수며 전체 판결의 취지는 변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산분할 비율 실질적인 영향 없어”
“주식 가치 산정과 기여도 모두 달라”

경정은 판결문에 수치 등 사소한 오류나 단순 오기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수정하는 절차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할 수 있고, 당사자 요청을 받아들여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산분할 액수 등 판결의 핵심적인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상급심이나 재심 등을 통해 다퉈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의 일부 수치를 경정했지만, 재산분할 액수를 수정하지 않은 것은 해당 대목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판결문 수정을 하면서도 전체 결론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최 회장 측은  “숫자만 고쳐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당초 재판부가 해당 주식이 최 선대회장 시절 12.5배 오르고, 이후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355배 올랐기 때문에 최 회장은 ‘자수성가형 사업가’에 해당하고, 노 관장도 ‘자수성가’에 기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판결문 수정에 따라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8원→1000원)와 35.6배(1000원→3만5650원)로 수정돼야 하고, 결국 1조3000억원대라는 재산분할 판결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재차 설명문을 내고 “(대한텔레콤 주가에 대한 판결문 수정은)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혼인한 1988년부터 2024년 4월까지 최종현 선대 회장에서 최 회장에게로 계속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사실관계에 대한 계산 착오를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 시점인 올해 4월 기준 SK 주식가격인 16만원이나 최 회장, 노 과장의 구체적 재산분할 비율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에 따른 주식가치의 상승과 현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가치의 상승을 비교하는 경우에도 125배(최 선대회장)와 160배(최 회장·1000원→16만원)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 등 노 관장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무형적 기여를 했다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며, 이를 토대로 한 재산분할 비율 65(최 회장):35(노 관장) 등의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선 쏠리는
대법원 결과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런 논리를 견지하려면, 판결문을 2024년까지 비교 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며 이에 대한 해명 필요하다”고 재반박하며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 관계는 2019년에 파탄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올해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고 밝혔다.

결국 최 회장과 주식가치 산정 오류로 인한 판결은 대법원서 이뤄지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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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