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윤석열 탄핵 2차 표결서 친한계, 일 낼까?

22명 찬성 상설특검 통과
복잡한 국민의힘 셈법은?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지난 10일, 비상계엄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본회의서 재석 287명, 찬성 209명, 반대 64명, 기권 14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여당인 국민의힘서도 찬성표가 대거 나왔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날 표결서 조경태·김태호·김도읍·안철수·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준영·배현진·서범수·김건·김상욱·김소희·김용태·김위상·김재섭·곽규택·박수민·안상훈·우재준·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 및 계파색이 짙지 않은 중도 성향의 의원들로 오는 14일로 예정돼있는 탄핵소추안 2차 표결에선 어떤 표를 던질지 관심이 쏠린다.

기권표 14명은 신성범·김미애·권영진·박형수·서일준·이성권·엄태영·김기웅·김종양·고동진·박성훈·박정훈·이달희·정성국 등 전원이 여당 의원들이었다. 이들 역시 2차 표결서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 대상이다.

정가에선 상설특검 표결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해서 탄핵안 표결서도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중론이다. 상설특검의 경우 기명인 데 반해 탄핵 표결은 원칙적으로 무기명 투표인 만큼, 그에 따른 후폭풍을 감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해 마라톤 의원총회서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고, 김건희 특검법 표결 이후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가 최근 감지되고 있다.


두 번째 ‘탄핵 표결 시계’가 재차 돌아가기 시작한 이후 여당 내부서 2차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인사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것.

앞서 여당 의원 중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비공개 의원총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은 늦어도 토요일 오전까지 즉시 하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엔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면서도 “제 말(하야 요구)에 다 포함돼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해당 답변은 2차 탄핵 표결 전까지 하야하지 않을 경우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지난 7일, 표결 당시 본회의장에 남아 투표했던 안철수 의원은 2차 탄핵 투표서도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서 “지금도 모든 권한은 대통령이 갖고 있고 이런 상태가 계속 가는 건 옳지 않다”면서 “만약 이번에 다시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안을 내고 여당서도 제대로 된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차선책이지만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는 “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이다. 이번 사태도 국민들이 막아주셨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1차 투표 때 당론에 따르지 않고 표결에 참여했던 배경에 대해선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자기 소신에 따라 투표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거기에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안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안 의원처럼 당론에 반대하며 본회의장에 재입장해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던 같은 당 김상욱 의원도 2차 표결에선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은 사유가 없어 반헌법적이고, 목적이 정치적 반대 세력 척결이어서 반민주적”이라며 “대통령의 사죄와 즉시 하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여당에도 진지한 잘못 인정과 대통령 탄핵 협조를 요구한다. 반헌법적 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차회 탄핵 표결에 찬성한다”고 언급했다.

1차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던 김예지 의원도 2차 표결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배현진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주 표결에 참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배 의원은 이날 취재진에게 “(2차)표결엔 들어갈 것”이라며 지난 7일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해 “당의 큰 패착이라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참여 여부만 언급했을 뿐, 찬반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여당 내 소장파로 불리는 김재섭 의원도 11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늦은 밤, 저는 체포될 각오로 국회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서 계엄을 막았다.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지켜야만 한다는 일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저는 탄핵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합헌성을 따져보겠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기엔 질서도, 퇴진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다. 이제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 부디 함께해달라”고 의원들의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탄핵 찬성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뭐냐?’ ‘한동훈 대표와 사전 논의는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기자회견문에 있는 모든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일각에선 배현진·김재섭 의원의 표결 참석 및 찬성 입장은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등 떠밀린 게 아니냐는 불편한 목소리도 나온다.

1차 표결 당시 불참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후 지난 10일, 이들 지역구 사무실 앞은 주민들의 항의성 근조화환 세례로 몸살을 앓았다. 이들은 계란을 투척하거나 ‘내란 공범! 부역자!’ 등의 내용이 적힌 근조화환을 보내는가 하면 사무실 문에 날계란 및 밀가루·케첩 등을 뿌리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 유권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배 의원은 표결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반면, 김 의원은 아예 “탄핵에 찬성하겠다”며 한 발 더 나갔다.

정계에선 김 의원의 이 같은 입장 변화가 찻잔 속의 태풍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당내 친윤계보다 세력이 작은 친한계인 데다 초선인 탓이다. 게다가 지금껏 어느 누구도 찬성을 당론으로 주장한 이도 없다.

11일 오후 <한국일보>는 ‘김소희·박정훈·유용원·진종오 및 초선 의원 한 명이 탄핵 표결에 참석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14일 오후 5시로 예정된 2차 탄핵 표결에 참석하기로 했다. 다만 찬반 여부는 밝히지 않았는데 이들 역시 친한계 인사들이다.

현재까지 표결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여당 의원은 총 9명, 이 중 찬성 뜻을 밝힌 의원은 5명이다.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는 200명으로 야당 192명이 전원 찬성한다는 가정 하에, 여당 의원 8명이 가결표를 던져야 본회의 통과가 가능하다. 표결까지 아직 3일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 입장에선 1차 표결 때처럼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한 투표불성립이라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할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오는 12일로 예정돼있는 원내대표 선거서 어느 인사가 원내 사령탑에 오르느냐에 따라 지난 당론을 답습할 수도 있다.

현재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윤계 핵심인 5선 권성동 의원과 중립 성향의 4선 김태호 의원이 양자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날 선거 결과에 따라 당론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당론 변경을 위해서는 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며, 아직까지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불참 카드가 한번 쓰여졌고, 그에 대한 여론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던 만큼 같은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은 높지 않겠냐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 친한계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찬성표를 던질지도 미지수다. 안 의원의 말마따나 국회의원은 ‘걸어다니는 개개인의 헌법기관이고 개인 소신에 따라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탄핵 명운은 친한계 의원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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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마친 민주당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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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와 세 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면서 제모습을 되찾았다. 신임 원내대표는 당의 발목을 잡은 ‘김병기 논란’과 ‘공천 헌금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 ‘정청래 체제’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 속 세 명의 최고위원은 ‘당정 엇박자’ 논란을 최소화하면 남은 개혁을 해치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한병도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강득구·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으면서 새 진용을 꾸렸다. 쏠리는 권력구도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을 빠르게 개선해서 이재명정부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도록 하겠다”며 “지방선거라는 큰 시험대가 우리 눈앞에 있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유능한 집권여당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당당하게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다”면서도 “내란 옹호, 민생을 발목 잡는 정쟁은 단호히 끊어내겠다. 선배·동료 의원님들께선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저와 함께 나눠 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치러진 것으로, 한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 중순까지다. 다만 한 원내대표는 합동 토론회 당시 “다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지지해 달라는 건 맞지 않다”며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당시 조직본부 공동부본부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문(친 문재인) 인사로 분류됐으나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핵심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가 여러 번 충돌한 만큼 신임 원대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온건파’를 택했다는 기류가 읽히는 이유다. 한 원내대표는 연이어 발생한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올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추가 사고를 대비하는 등 ‘안정·관리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 대표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한 원내대표 선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친명(친 이재명) 천준호 의원이 한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의원들 또한 한 원내대표를 차기 권력으로 봤다는 것. 온건한 한병도…‘친청’ 굳힌 지도부 계파 싸움 뒤로하고 닥친 일부터 처리 당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천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원내대표 후보 기자회견에 자리한 것은 친명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당에서는 명청 갈등에 선을 긋지만 내부에서 자초한 일이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김병기-정청래 간 갈등이 여러 번 발생했다. 권력다툼이 없겠느냐마는, 시기가 너무 일렀고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올만한 군불을 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고위원 3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강득구·이성윤·문정복 의원이 선출됐다. 이 중 강 최고위원은 친명, 나머지 두 사람은 친청(친 정청래)으로 분류돼 계파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강득구 30.74% ▲이성윤 24.72% ▲문정복 23.95% 순으로 득표했다고 밝혔다. 친청계와 각을 세웠던 이건태 의원은 20.59%로 탈락했다. 지도부 내 친청계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정청래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은 ‘명청 대리전’에 선을 긋고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다. 정 대표 또한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끝나고 이어진 마무리 발언으로 “우리는 선거 때는 치열하게 경쟁을 하지만 그건 다 민주당 안에서의 경쟁”이라며 “지도부로서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이재명정부 승리를 위해서 원팀으로, 원보이스로 팀플레이 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그동안 김 전 원내대표와 정 대표의 갈등을 지켜봐 온 만큼 충돌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원내대표단은 추가 리스크를 막기 위해 ‘안정형’으로 가는 반면,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파’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양측 간의 이견을 잘 조율하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첫 번째 과제다. 정청래 체제가 견고해지면서 강경 노선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미 한차례 부결된 1인1표제의 부활 여부다.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1인1표제에 강하게 힘을 실었던 만큼 이를 명분 삼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인1표제는 당 대표 선거 등에서 대의원에 부여된 가중치를 없애고 대신 권리당원 표와 가치를 동등하게 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서 권리당원의 힘을 입어 당 대표직을 거머쥔 만큼 그들의 가중치를 높여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팀플레이 첫 난관 그러나 지난달 5일 중앙위원회로 부의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이 부결됐다. 70% 넘는 찬성률에도 숙의 과정이 충분치 않았고 영남 등 취약 지역이 존재하는 등 형평성 논란에 부딪혀 재적 과반을 넘지 못한 탓이다. 이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지도부로서 갖춰야 하는 리더십도 타격을 받게 됐다. 정 대표는 보궐선거를 앞둔 당시 이미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을 즉각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해 둔 상태다. 지난 12일 정 대표는 최고위회원회의에서 “민주당을 완전한 ‘당원 주권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며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게 당원 주권 시대를 신속하게 열겠다.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1인1표제는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인1표제 외에도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대전·충남 및 광주·전남 통합법, 사법개혁법안 현안 등 입법이 산적했다. 정 대표는 설 연휴 이전 처리를 약속하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200여개의 민생 법안도 국민의힘의 발목 잡기를 뚫고 처리해 민생을 보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한 원내대표도 힘을 실었다. 그는 “2차 종합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수사 공백을 메우고 내란 기획, 지시, 은폐 전모를 남김없이 밝혔다”며 “사면법 개정으로 내란 사범이 사면권 뒤에 숨는 일은 원천 봉쇄하겠다. 내란 청산은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과제를 거침 없이 해치우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들의 첫 시험대는 당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당이 흔들리면서 6월 지방선거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명 처분을 받은 민주당 김 전 원내대표는 버티기 모드였다가 19일, 돌연 탈당 기자회견 후 당을 떠났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는 대한항공 호텔·숙박 초대권 의혹,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 의혹,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윤리심판원은 그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고, 김 전 원내대표는 재심을 청구를 예고했던 바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처분은 늦어도 이달 말쯤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스스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또 다른 짐을 덜게 됐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시간 끌기가 부담스러울뿐더러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거듭 자진 탈당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방선거 올인 모드 앞서 한 여권 관계자는 “윤리심판원은 60일 이내에 재심 결정을 해야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보다 빠르게 사안을 매듭짓고 싶어 한다. 여의도는 하루가 다르게 지방선거 모드로 접어들고 있는데 (공천 헌금 의혹에) 메어 있을수록 당에 손해”라면서도 “(정 대표가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비상 징계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무너진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신뢰를 회복한 뒤 지방선거 기반을 탄탄히 쌓겠다는 방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에서 두고두고 발목 잡히는 만큼 의혹을 제대로 털어내기 위함이다. 공천 헌금 문제를 매듭짓는 동시에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 의제 선점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행정통합으로, 지역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지역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통합 시장을 지방선거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황명선 의원은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어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의견을 철저히 담아낸 특별법을 내년 1월 중에, 늦어도 2월 초까지 발의하고, 2월에 국회 처리,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 선출, 7월1일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특별위원회 역시 “대한민국의 성장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재명정부의 국가 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의 첨단과학 디엔에이(DNA)와 충남의 제조 기반을 결합해 경제 영토를 넓히고, 광역철도와 도로망을 확충해 대전과 충남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한편 통합에 걸맞은 자치 권한과 특례 등 재정 주권을 확보해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광주·전남 통합도 급물살을 탔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색채를 띠는 대전·충남 대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이 먼저 통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급물살 척척 맞을까?…6월 지선 표밭 다지기 전력 지난 14일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고 행정통합 시 권역별 발전 계획 수립이 필요함을 전달했다. 공동 위원장을 맡은 김원이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전남, 전남·광주 통합은 이미 사실상 결정됐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는 통합자치단체 선거로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은 구의원과 단체장 등이 대부분 민주당 소속으로 사실상 통합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우선 전남도와 광주시가 양 시·도 교육청과 뜻을 모았다. 김 총리와 간담회가 마련된 날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등 네명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회담을 열고 본격적으로 통합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회담 후 ‘광주·전남 대통합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특별법 제정 추진 ▲27개 시·군·구 정체성 존중 ▲교육자치 보장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도 같은 날 상무위원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적극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을 광주광역시당 공식 당론으로 결정했다.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은 결의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상무위원회에서 조속한 추진을 공식 당론으로 결정한 만큼, 광주시당이 앞장서 통합 논의를 실행 단계로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원보이스’ ‘원팀’을 강조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복병이 나타났다. 순항하는 줄만 알았던 검찰개혁이 민주당을 두 쪽으로 가르면서다. 한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부·의원들 간 이견이 있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얼마 뒤 SNS를 통해 “당정 이견은 없다”고 뒤집었다. 정 대표도 “개별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벌써부터 불안 불안 이 같은 일련의 사태에는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 등 당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숙의 과정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새 진용이 꾸려짐과 동시에 손발이 엇나가면서 불안한 기류를 보였다. 청와대와 여당,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이라는 급류에 올라탄 민주당이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장기적 과제’이자 ‘여당의 숙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전·충남 통합 여야 샅바싸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부여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새 특별법안 발의를 예고한 데 대해 “특례 없이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은 정치공학적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지난해 국민의힘이 먼저 띄운 만큼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나 “대통령이든 민주당이든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257개 특례뿐 아니라 260개, 270개 더 많은 특례를 담아야 할 것”이며 “특례가 포함되지 않으면 그냥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 시장과 도지사를 합쳐서 한 명의 시장을 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이 찬성하고 지금까지 끌고 온 이슈다. 여야를 넘어 대전·충남의 발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용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우리도 대전·충남 통합을 적극 환영한다. 공동으로 추진하자’는 발언을 하시길 바란다”며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을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