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윤석열 탄핵, 헌재 시나리오

기각되면 복잡하다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했다. 이는 국회가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73일 만에 이룬 중요한 이정표다. 향후 2주가량 재판관 평의, 평결, 결정문 작성 등을 거쳐 선고기일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헌재는 선고 2~3일 전 선고 기일을 통보해 왔다.

헌재가 변론 절차를 종결함에 따라 이날부터 재판관 의견을 듣기 위한 평의도 갖는다. 평의는 심판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표결하는 과정으로, 주심재판관이 사건에 대한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들이 의견을 교환한다.

모든 평의가 이뤄진 뒤 최종적으로 표결하는 평결을 하게 된다.

11일?
14일?

평결에서는 주심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임명 일자 역순으로 후임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낸 다음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마무리한다.


평결이 이뤄지면 결과에 따라 주심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기초로 사건에 관한 결정서 초안을 작성한다. 주심재판관이 소수 의견을 내면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 중 한 명이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 결정문 작성이 완료되면 선고기일을 지정하게 된다.

헌재가 국회 측의 탄핵소추 사유를 검토해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면서 중대한 헌법·법률상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파면을 선고하면, 그로부터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반면 중대한 위반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될 경우 기각과 동시에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변론이 종결된 후 선고가 이뤄지기까지 예상되는 시간은 대략 2주로, 전직 대통령들의 탄핵 심판 사례를 살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던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한국 정치의 중요한 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대한민국 역사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반면에 탄핵이 기각된다면 정부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차치하고 헌재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윤 대통령 개인의 운명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 정치의 방향성을 결정 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많은 국민이 이 사건을 국가 통치의 정당성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고 있으며, 이 같은 논의는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중요한 필요성을 일깨워 줬다. 따라서, 이번 탄핵 심판의 최종 결정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맥락서 그 의미가 심오한 사건으로 여겨질 수 있다.


또, 이번 탄핵 심판의 종결과 선고 과정서 사회의 분열된 입장 차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반응은 반반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는 법적 과정을 통해 드러날 사건 이후 정치적 후폭풍을 예고한다. 특히, 제도에 대한 신뢰와 불신,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드시 탄핵돼야 하는 이유
연산군 보면 윤정부 보여

여기에 더해 헌재의 결정은 정치적 압박과 사회적 스트레스를 동반하게 된다. 유권자로서 시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방어하기보다는, 법의 원칙과 정의가 구현되기를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우며, 정치적 투명성과 책임을 위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토대는 국민의 의식과 참여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의 당위성을 짚어보자.

역사적으로도 지도자의 무능과 독선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의 연산군을 들 수 있다. 연산군은 국정을 사유화하고 권력을 남용해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으며, 결국 반정(쿠데타)으로 쫓겨났다.

윤 대통령 역시 독단적인 국정운영, 경제 파탄, 외교 실책 등을 반복하며 국민적 실망을 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연산군은 조선을 대표하는 암군이다. 그는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워 사화를 일으키고 언론을 탄압하며, 사치를 일삼았다. 특히, 권력을 사유화하며 국정을 파탄 낸 점이 오늘날 윤석열정부와 닮아있다.

윤 대통령 역시 검찰총장 출신답게 법치주의를 강조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법치를 가장한 보복 정치를 펼쳤다. 정적을 탄압하고,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방식은 연산군이 사화를 일으켜 사대부를 숙청한 것과 유사하다.

극명한 분열
후폭풍 예고

대통령 임기 동안 행해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200여회에 달하고, 지난 22대 총선 패배 직전까지 윤 대통령이 단 한 번도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통해 그의 국회관과 정치관이 소름 끼치게도 연산군의 정치관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오직 권력 의지만을 위해 정치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연산군 시대의 경제 실패는 백성들의 삶을 극도로 피폐하게 만들었다. 연산군은 쓸데없는 토목공사를 남발하고, 자신의 향락을 위해 국고를 탕진했다. 그 결과 조선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백성들은 극심한 세금 부담을 겪었다.


자기 딸의 자택을 만들어 주기 위해, 또는 사냥터를 만들기 위해서 민가 몇백 채를 헐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다.

현재 대한민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물가는 폭등하며, 청년 실업률은 악화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금리인상 등으로 국민은 큰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경제 위기를 윤 대통령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선 직전, 갑자기 뜬금없이 마트에 와서는 말도 안 되는 현 경제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을 한 것이 패배로 이어진 상황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실효성 없는 정책만 내놓으며 경제 위기를 방관하고 있다. 이런 경제 실정만으로도 윤 대통령의 탄핵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사회적
스트레스

연산군의 외교 정책은 조선의 국제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 그는 외교 감각이 부족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국익을 해쳤다. 이로 인해 조선은 국제적으로 고립됐으며, 이는 이후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산군 이후 일어났던 삼포왜란, 을묘왜변과 여진족의 난동 등은 이를 대변한다.


윤정부 역시 외교적으로 크나큰 실패를 거듭했다. 특히 한일 관계서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양보를 반복하며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거의 독도를 포기한 듯한 행보를 계속 보여왔으며, 한국 기업인 라인 또한 그 경영권을 일본에 내주게 생겼다.

또,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펴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등 국익을 고려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외교의 기본 원칙인 실리 외교를 망각한 채,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외교를 펼친 결과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무오사화를 일으킨 연산군은 백성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던 군주다. 그는 자기 뜻에 반하는 모든 의견을 억압했고, 공론의 장을 없애면서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특히 그는 간언하는 3사 관리들을 아주 혐오했다.

그래서 2번의 사화(무오사화·갑자사화)를 통해 그들을 제거하고 난 후 3사 관리들에게 ‘신언패(말을 삼가라는 팻말)’를 달게 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해 군신공치(임금과 신하가 견제를 통해서 균형을 이루는 유교 정치)를 저버린 암군이 됐다.

더군다나 그 당시 경제 상황이 극악에 달하자 민가에서는 연산군을 비방하는 글이 많았는데, 이 글 대부분이 한글로 쓰이자 한글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윤 대통령 역시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대선 당시에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집권 후에는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했다.

그렇게 73일 지났다
외교 실패와 국격 추락

자신을 반대하는 기자들은 출입을 금지시키는 소인배로서의 모습을 보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보다는 본인의 정치적 신념에 맞춘 정책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 민심을 외면하는 정권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윤 대통령 탄핵이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는 문재인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등 분수에 맞지 않게 벼락 진급으로 검찰 총수가 됐고, 이렇듯 오랫동안 검사 생활만 하다가 아무런 정치 경험도 없이 단지 자신을 키워준 문 대통령을 배반하고 “공정과 상식”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허울 좋은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됐다.

대선후보 선호도 등 정치 호감도가 오르면서 마땅한 대통령 후보가 없던 국민의힘에 영입돼 대통령 후보가 됐던 사람이다. 요즘 ‘명태균 게이트’가 터지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된 것도 공정한 방식이 아닌 조작된 여론조사가 작용한 결과라고 하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이렇게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그는 2022년 3월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 역대 최소 차이로 꺾고 당선되면서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역사적으로 국정을 실패한 지도자는 결국 국민의 힘에 의해 자리서 내려왔다. 연산군 역시 그의 폭정에 분노한 신하들과 백성들에 의해 중종반정으로 쫓겨났다. 이는 독재적이고 무능한 지도자가 오래 권력을 유지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윤 대통령 역시 임기 초반부터 독단적 국정 운영, 경제 파탄, 외교 실패, 소통 단절 등으로 국민의 실망을 샀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이 같은 실정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 탄핵은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선택이 되고 있다.

지속 시 
큰 혼란

윤정부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외교, 사회 전반이 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힘으로 부당한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할 때다. 윤 대통령 탄핵이 대한민국이 다시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의 국가 반란은 보수와 진보의 정권 유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의 나라 운명이 걸린 문제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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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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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