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넘긴 윤석열 탄핵 심판 예측

“국민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 60여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는 다른 심판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분수령을 넘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관해 헌법학자들에게 물어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가 절반가량 마무리됐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미리 지정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기일은 모두 8차례로, 지난 4일 5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마지막 변론기일도 오는 13일에 종료 예정이라 예상보다 빠르게 탄핵 심판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보인다.

시간 싸움

2024년 12월4일 발의된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7일 국회 본회의서 투표 불성립 선언 후 다음날 오전 12시48분에 기한 경과로 폐기됐다.

국회법 제130조 제1항엔 ‘탄핵소추가 발의됐을 때 국회의장은 발의된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는 의결로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하지만, 제2항서 ‘본회의가 제1항에 따라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하지 않은 경우에는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 이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않은 탄핵소추안은 폐기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소추의 조속한 일단락을 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결국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12월14일 재발의돼 국회 재적 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의결(가결)될 수 있었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당시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두고 열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이 아닌 탄핵소추 대상자에 대한 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된다.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정청래 소추위원장이 헌재 민원실을 방문해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해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 국회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오후 5시로부터 1시간15분 만이다.

헌법재판소법 제49조는 소추위원인 국회 법사위원장이 헌재에 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면 탄핵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휴일인 지난해 12월15일 사건 검토에 착수했다. 다음날 헌재는 재판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사건 처리 일정을 논의했다.

예정된 변론기일 절반 이상 지나
비상계엄 핵심 관계자 전부 소환

헌재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 헌재는 탄핵 심판 절차를 되도록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회 측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탄핵 사유서 ‘내란죄’를 철회하는 강수를 뒀다. 형법상 내란죄 부분이 탄핵심판서 제외되면 탄핵 심판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회 판단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53일 만에 변론기일이 중반 이상 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진행된 5차 변론기일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불법성을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정치인 체포 지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저지’에 관해 증인들의 진술을 듣는 절차를 진행했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을 지휘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불리한 답변을 거부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한 반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재차 증언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도 국회에 출석해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며 기존 진술을 유지했다.

지난 6일 진행된 6차 변론기일에는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했다. 남은 변론기일에는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증인들이 모두 나오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증언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3달간 변론준비기일, 변론기일을 진행한 바 있다.

헌법학자들은 빠르게 진행되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서 결과에 영향을 끼칠 쟁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의 정당성 문제 ▲내란죄 성립 여부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 등이다.

헌법재판관 출신 한 인사는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 정당성 문제가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다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헌법 제65조 제2항에 나온 걸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월3일 탄핵 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해 “이번 탄핵소추는 국회가 하나 돼 소추한 게 아니라 야당이 여당을 배제하고 소추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헌법 제65조 제2항은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단서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 될 수 있는 3가지 남아”
“국민 신뢰 저버린 경우 사유”

윤 대통령 측은 여당이 참여하지 않은 탄핵소추안 의결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 헌법학자는 “향후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려 탄핵 심판서 내란죄 성립 여부를 다퉈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51조는 이와 관련해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고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적 정지’가 아닌 ‘임의적 정지’인 만큼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탄핵 심판을 반드시 정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현재 윤 대통령은 형사소송과 탄핵 심판서 모두 내란죄 혐의를 다투고 있다.

탄핵 대상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가 클수록 탄핵 대상자의 법 위반의 정도 또한 중대하고 심각해야 탄핵 심판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가령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서 헌재는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해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의기관이라는 관점서 본다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 위반 행위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한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탄핵 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헌재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 이를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7인 이상 출석과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이 오는 4월18일로 예정되면서 이후 헌재가 6인 체제로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관련 부분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미칠 영향은 적어 보인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두 헌법재판관의 임기 이전에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헌법재판관이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우는 예상

또 다른 헌법학자는 이 같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윤 대통령의 헌법 위반은 명백해 보인다고 봤다. 그는 “윤 대통령의 헌법 위반은 명백해 보이며 그 위반의 중대성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사유에 비해서도 훨씬 크다”며 “이에 헌재가 윤 대통령을 탄핵해 대통령직서 파면하는 결정을 신속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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