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여론 수수께끼 보수 대결집 막전막후

너무 나갔나? 역풍이 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현직 대통령이 구속됐지만 야당은 여전히 가시방석이다. 보수의 결집력은 때릴수록 강해지니 섣불리 손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토록 바라던 정권교체의 갈림길에 섰지만 딱 한 발 내디딜 힘이 부족하다.

탄핵 정국 속 야당의 지지율이 치솟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오히려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 한 달 새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급격한 상승
반전에 반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된 이후 민주당은 민생 행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대응책을 마련하고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서민금융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최고위 등에서도 ‘국민’ ‘민심’을 강조하며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너무 이르게 샴페인을 터뜨렸다가는 민심의 역풍을 맞을까 오히려 신중하게 메시지를 던져 왔다.

그럼에도 거대 야당이 힘을 못 받는 이유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호감도만큼이나 비호감 역시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지지자를 일컫는 ‘개딸(개혁의 딸들)’ 못지않게 반이재명 정서가 중도층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이 46.5%로 직전 조사보다 5.7%p 상승했다. 민주당이 39.0%로 3.2%p 하락했다.

해당 기간은 윤 대통령에 체포된 바로 다음 날 이뤄진 것으로 1.4%p로 오차범위 내에 있던 양당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5%p로 벌어졌다.

야당이 당황한 지점은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 여부다. 차기 집권세력 선호도 조사에서 ‘집권여당의 정권 연장’ 의견이 48.6%로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46.2%)’보다 높게 집계된 것이다. 오차범위 내에서지만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정권 연장론은 7.4%p 상승했고 정권교체론은 6.7%p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봤을 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92.6%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역시 92.6%가 각각 정권 연장론과 교체론을 지지했다. 무당층에서는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의견이 44.2%로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37.7%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쑥 오른 여, 뚝 떨어진 야
예상 못한 대반전…지지율 영끌?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리자 다급해진 보수 지지자들이 사활을 걸고 여론조사에 답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지율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았다)’ 또는 정부·여당을 자화자찬에 취하게 할 ‘신기루’에 빗대는 이들도 있었다.


보수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심이 돌아선 원인은 민주당 자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국가적 혼란 중에도 민생 안정 대신 정쟁과 위법 논란, 이재명 방탄에 주력한 결과로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는데 왜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 하나. 민심마저 검열하려 드는 ‘오만함’, 여론조사 기관 탓만 하는 ‘책임 회피’, 이재명 방탄만을 위한 ‘소아적 정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꿈틀하는 동안 민주당은 여론조사 왜곡·조작에 대한 검증과 대응을 위한 당내 기구인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이하 여조특위)를 설치했는데, 이 역시 민심의 역풍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앞서 여조특위는 여론조사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향을 중점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21일 첫 회의를 열고 뒤 “전 세계적으로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지 않나. 트럼프(미국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고, 2022년(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도 다 틀렸다”며 “지난 대선 당시 명태균 게이트 사례서 나타났듯이 여론조사 조작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자당 지지율이 높을 땐 일언반구 말이 없더니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간 후 여론 호도라는 비판을 퍼붓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서 “김어준표 여론조사만 남기고 모두 통제하겠다는 것이고 카톡 검열에 이어 여론조사 검열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 초기부터 보수가 결집한 건 아니다. 보수 단체는 서울 광화문 등 일대서 ‘윤석열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지만 국회 앞을 메운 탄핵 찬성 집회에 목소리가 묻혔다.

탄핵 반대 집회에 불이 붙은 건 윤 대통령이 관저 내에서 체포영장을 거부하던 시점부터다. 관저 앞을 지키는 여당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세지면서 내내 숨죽이고 있던 보수 지지층의 행동이 거칠어진 것이다.

폭동 사태
다시 순풍?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여당이 나서서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를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선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일도 없는데 이 엄청난 (부정선거)침묵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서 대통령직까지 걸었다”고 말해 군불을 땠다.

국민의힘을 든든한 ‘빽’으로 삼은 극우세력은 윤 대통령 수호대를 자처했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면 극우세력이 스피커 역할을 하고, 이를 지켜보는 여당 의원이 맞장구를 치면서 점점 더 결집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대통령이 벼랑에 몰리면 아스팔트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때에도 광화문 곳곳서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혐오감이 짙게 깔린 시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헌법 수호 시위와 반헌법 시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혐오의 여부”라며 “국회 앞 시민의 분노가 건강한 저항이라면 윤 대통령 지지자의 분노는 혐오다. 이 같은 혐오 시위는 표현 방식과 양상에서도 전혀 다르다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 구속 직후 윤 대통령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피운 것이다.

해당 사태를 지켜본 한 야권 관계자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일부 보수세력이 과하게 결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계기로 보수가 강하게 집결할 가능성도 있지만, 멀리 본다면 중도층의 민심이 이들로부터 돌아서지 않았겠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민주당이 못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만, 반대로 민주당이 잘한다고 해서 혜택이 당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복잡한 셈법이 난무하는 여의도에서는 서로의 반사이익에 기댄 채 여론 주도권을 쥐는 쪽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민주당 강유정 대변인은 “헌법기관에 대한 도전이자 국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반체제적 범죄”라며 내란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 공화국의 근간을 부정한 12·3 내란 사태는 아직 진압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반국민 세력의 준동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서
실금이?

민주당 등 야5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밖에도 민주파출소·민주당 허위조작 가짜 뉴스 방송 제보 등을 통해 가짜 뉴스와 불법 현수막 등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를 제보받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전으로 국면이 바뀔 때마다 여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상승 그래프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질 조기 대선서 민주당이 집권할 것이란 확신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위기감을 느낀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갑시다. 달라야 이길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김 전 지사는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비판하며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았다.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며 “저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 우리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임 전 실장은 “나쁜 대통령을 법적 절차에 따라 탄핵·체포·구속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면서도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고 해도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안에 원칙을 소홀히 하며 자신의 위치를 먼저 탐하고, 태도와 언어에 부주의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에게 박수 받고 행세하는 게 참 불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뜻함을 잃어버리며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상대의 실수에 얹혀서 하는 일은 지속하기가 어렵다. 성찰이 없는 일은 어떻게든 값을 치르게 된다. 민주당은 지금 괜찮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한 사람만 바라봐”
갑자기 시작된 집안싸움 역풍에 역풍

민주당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는 곧바로 임 전 실장을 겨냥하는 듯한 논평을 냈다.

혁신회의는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 와중에 작금의 정치 현실을 만든 당사자들이 말을 보탰다. 반성은커녕 여전한 기득권의 태도로 가르치려 나섰다”며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를 운운한다. 지금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싸우는 대상은 민주 공화국의 적(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본인이 하면 민주화 운동이고 남들이 하면 그저 ‘적대와 싸움의 정치’일 뿐인가. 내로남불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알량한 정치적 자산을 챙기기 위한 아군을 향한 총질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기적인 자폭행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재명 대표와 함께 오직 국민만 보고 당내 기득권을 반드시 극복하고 혁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고민은 이 대표 외에 경쟁력·대중성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보수세력이 “이재명은 안 된다”고 외쳐도 민주당이 이 대표를 선두로 내세우는 이유다. 이 대표 체제로는 조기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쪽과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며 맞서는 이들의 신경전이 예고된다.

아직 내란 사태가 채 수습되지 않은 상태서 같은 편끼리 힘겨루기에 나설 경우, 또 다른 역풍이 불어닥칠지 지켜보는 이들도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을 쉽게 버릴 수 없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대통령이지만 출당은커녕 탈당 요구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변론기일이 거듭될수록 보수 결집력이 약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야권 전면에 깔려 있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더욱 강하게 뭉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보수의 대선 레이스가 한남동 관저 집회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지금보다 더욱 격양된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제시된다.

자신감도
과유불급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부정선거 의혹이 민주당에 순풍이 될지 눈길이 쏠린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충분히 야당에 유리하다. 대통령이 별안간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민주당)지지율이 제자리를 맴도는 것은 사소한 실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라며 “무리해서 여론전을 펼치다 보니 민심에 반하는 순간이 생긴다. 중도층, 그중에서도 정치 저관여층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이 부분은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론조사 희비, 뭐가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여론조사 결과표를 뜯어보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정권교체론보다 정권 연장론을 지지하는 일부 여론조사에 의문을 품은 것이다.

민주당에선 보수 성향 지지자가 활성화된 ‘보수 응답자 과표집’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부 여론조사 업체는 편향적인 질문을 함으로써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도 분석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특정 업체가 아닌 여론조사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여론조사 수행 기관의 자격 요건을 갖췄는지를 비롯해 응답률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배너

관련기사

6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