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친한계 좌장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1 08:20:20
  • 호수 1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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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 의리는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부정선거를 했다면, 특정정당이 계속 당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심취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 기소에 이어 파면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등 숨가쁜 나날들이 이어졌다. <일요시사>는 국민의힘 6선 중진이자 친한(친 한동훈)계 좌장 조경태 의원을 만나 국민의힘의 상황과 향후 정국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으로서 체포·구속 기소됐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최다선 의원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윤 대통령의 비상식적·위헌적인 행동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윤 대통령은 체포 이후에도 자신의 잘못을 자꾸 회피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아쉽게 생각한다. 이 문제가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지역구(부산 사하을), 나아가 부산 지역의 여론은?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라고 할 정도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민도가 아주 높다. 지난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정신도 여전히 살아 있다. 부산시민들께선 윤 대통령의 잘못된 비상계엄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지나치게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윤 대통령이 강하게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평소 입장은?

▲윤 대통령은 정치적 경험·경력이 매우 짧다. 그러다 보니 부정선거 음모론에 잘 휩싸였다. 대통령은 보통의 부정선거론자와는 달라야 한다. 충분히 과학적으로 검증해 사실로 드러난 후 의혹을 제기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음모론에 너무 쉽게 빠져들었다.

부정선거 관련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의 내용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배출했고,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배출했다. 부정선거를 했다면, 특정 정당이 계속 당선돼야 한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겠는가?

이는 양당이 사실상 같은 이야기를 해서 생긴 오류다. 부정선거론자들은 명백히 선거 불복자들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빠져들었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본인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면, 자신도 부정선거로 인한 당선이니 스스로 무효라고 주장해야 타당하지 않겠는가.

-윤 대통령 스스로 “내가 10% 이상 이겼어야 했는데, 0.73% 차이로 이긴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저도 여러 번 선거를 해봤다. 항상 많은 격차로 이기길 바라고, 그렇게 예측한다. 하지만 후보자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


-국민의힘 주류는 윤 대통령 두둔에 이어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도 두둔하는 것 같은 언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형태로든 폭동을 하면 안 된다. 사법부는 법치국가 최후의 보루다. 사법부를 향한 폭동을 두둔하는 정치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정치할 자격이 있겠는가. 철저한 발본색원을 통해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를 향한 공격이 야당 일각서 주장하는 정당해산의 명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우려를 많이 한다. 그나마 비상계엄을 아주 잘못된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에 적극 참여한 의원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 국민의힘이 나름대로 균형을 잡고 살아있다고 보고 있다. 법원에 대한 폭동 두둔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민께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앞으로도 수권정당이 되려면,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제1차 탄핵소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의 직무 정지는 많은 국민의 염원이었다.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통령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고, 하나는 탄핵을 통해 강제로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탄핵은 변수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대통령 스스로 자진 사퇴하길 바랐다.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제2차 탄핵소추 표결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고집이 센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사퇴가 가능했을까?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었다. 저는 윤 대통령이 명예로운 퇴진을 하길 바랐다. 그래야 탄핵 찬반 세력의 충돌 등 사회적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지난해 12월7일 “임기와 향후 국정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자진사퇴 의지가 조금은 비쳐졌다. 그런데 며칠 사이로 윤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던 기점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였다. 한 총리 탄핵에 찬성했던 이유는?

▲지금도 그 소신엔 변함이 없다. 한 총리가 국가를 생각하는 분이라면, 헌법재판관들을 서둘러 임명해 헌법재판소를 정상화시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 그런데 한 총리는 “여야 합의가 안 됐다”면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임명을 미뤘다.

이는 굉장히 무책임한 직무유기에 가깝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도 지난해 11월19일 “헌법재판관 3명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가 안 됐으니, 합의를 하라”는 한 총리의 주장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어불성설이다.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이었는데…


▲임명하지 않으면 헌재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재판관이 6명만 있는 상황서 탄핵 심판을 진행하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당내 주류가 헌재의 그 불확실성을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은 당연히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

-비대위원장·국회부의장·원내대표 등 당내 주요 보직을 맡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당내 주류들이 윤 대통령과 코드·눈높이가 맞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분을 원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인은 권력자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그동안 제 선택과 정치적 행보를 후회한 적은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상욱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소신을 밝힌 이후 지역구를 방문할 때 방검복을 입고 간다고 알려졌다. 상임위도 갑자기 바뀌었는데…


▲초선 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발언과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김 의원에게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당 초·재선 의원들 중 김 의원 같은 정의롭고 용기있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각에선 “6선 의원은 못 건드리고, 만만한 초선한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는데…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김 의원은 두루두루 많은 의원들과 관계를 잘 맺는다. 그러다 보니 부딪치는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선이든 다선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른 소리를 해야 한다. 다수의 잘못된 생각에 매몰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신이 없는 것이다. 소신 없는 정치인을 국민이 과연 좋아하시겠는가. 지역주민들도 소신 있는 정치인이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많이 원하실 거다.

-민주당서도, 국민의힘서도 비주류라는 평을 듣거나 소수계파서 활동하는 이유는?

▲저는 항상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헌법 제46조에 규정됐듯이, 국회의원은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300명 중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고 당론이 아닌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는 의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저는 항상 당론보다 국론을 우선시했다. 민주당서도, 국민의힘서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저는 상식적·원칙적인 주장을 하면서 비상계엄 사태를 지적하고 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게 상식이다. 국민의힘에선 “비상계엄 사태는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소수다. 그게 우리 국민의힘의 한계다. 민주당도 좀 더 분발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발돋움한다면, 국민께서 좀 더 안심하실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을 면회하면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말했다. 의리를 지칭한 것 같다. 양당의 강성 지지자들도 의리를 말한다. 정치인의 의리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정치하면서 양당의 모습을 봐왔는데 의리 있는 정치인은 막상 없다. 의리를 내세우면서 정치할 것이라면, 의리의 대상인 분의 정치적 생명이 다했을 때, 같이 끝나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의리라는 표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치인은 결단코 특정인과 특정 계파에 충성하면 안 된다. 정치인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국민과 국가여야 한다. 개인과 계파에 충성하는 것은 조폭처럼 무법·무도한 행위를 하는 자들과 다름없다. 정치인이 가져야 할 덕목은 국민을 위한 마음가짐이다.

-양당서 각각 3선을 해서 6선 의원이다. 양당의 장점과 단점은 있다면?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편적 복지를 존중한다. 국민의힘은 경제성장 등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고민한다. 단점은 양당 공통이다. 극단적인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극단주의가 만연해 있다.

-극복할 수 있겠는가?

▲극복하려면 상대를 탓하지 말고, 자신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힘에선 구성원들이 보다 성숙한 민주적 의식구조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조기 대선이 진행된다. 국민의힘의 대선 전망은?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국민의힘은 원인 제공자가 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대선이기 때문에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적합한 인물을 잘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를 잘 선출하면, 상대 당 후보와 견줬을 때,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한동훈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졌고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대선 출마 의지는 있는 것 같다. 사회 지도층 등 다양한 분들을 많이 만나 의견을 경청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통합 방법과 국민께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아성찰 내지는 고민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지난 3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미국·유럽 특별방문단 소속 의원들의 차담회가 있었다. 저는 “지금과 같은 헌법으론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점도 해결할 수 없으니 개헌을 서둘러 논의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대선주자들은 개헌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지금까진 대통령이 된 후 개헌 공약을 유야무야했다. 이젠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임기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한다. 개헌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실천할 후보가 대통령에 적합하고 타당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한다. 4년 중임제를 하면서 책임총리제까지 포함하면, 대통령의 무소불위한 권력을 축소시키고 삼권분립 정신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가 겹치면,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나 우리나라 제1공화국 통치체제와 비슷한 것 같은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의회도 지금처럼 다수당이 지나치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의회 스스로 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필요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경제적·심리적 충격을 견디고 있는 국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까지 온 것에 대해 국회 최다선 의원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다. 국민께서 정상적인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실 수 있도록 국회가 좀 더 분발해야 한다.

저는 오는 10일 국회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이자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 의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민국의 국익과 한미동맹 가치를 미국의 행정부와 유력 정치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그런 활동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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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