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날’ 김건희 성형외과 방문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2.30 12:50:50
  • 호수 1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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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갔어도 문제 알고 갔으면 더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 당일 김건희 여사가 성형외과를 방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PDM 성형외과(이하 P병원) 박동만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라는 설명과 대통령실 로고를 새긴 명함을 통해 대통령과 돈독함을 드러냈다.

지난 12월3일 오후 6시25분 성형외과 건물을 방문한 차량은 올해 대통령실이 새로 등록한 ‘관용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 P 병원을 방문했다는 의혹에 관해 대통령 측은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관용차
병원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의원에게 제보한 목격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3일 오후 6시25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약 3시간가량 P 병원에 머물렀다.

장 의원은 지난 12월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설명하면서 “김 여사가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번호 274다73XX 차량을 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정확히 1시간 전에 (병원서)나왔다는 것은 민간인인 김건희씨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의)목격자 제보가 열흘 전 들어왔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매체를 통해 공개된 CCTV에는 장 의원이 말한 차량번호의 검은색 카니발 등 두 대가 성형외과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토교통부 웹사이트 ‘자동차365’를 통해 이 검은색 카니발 차량번호를 조회한 결과 ‘관용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최초 등록일자는 지난 5월7일. 소유자 변경 이력은 따로 없었다.

평일 저녁 시간에 해당 차량이 P 병원으로 들어갔으나, 어느 기관에 소속된 차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274다73XX’ 검은색 카니발 차량이 대통령실서 운용 또는 소유한 차량인지 묻는 MBC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12·3 당일 약 3시간 성형외과 방문 논란
안면거상 전문 박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

장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당일)김건희씨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를 타고 신사역 4번 출구에 있는 P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가 5층에 있는 성형외과로 올라갔다. 이후 경호처 직원 5명이 와서 병원 출입 차량 명부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박 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됐다. 박 원장을 대통령실이나 관저로 불러 시술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김 여사가 왜 강남에 직접 병원을 찾아갔는지도 의문이다. 장 의원은 “이날 관저로 부를 수 없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장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에는 김건희씨가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 원장이 출타를 가곤 했다는데, 왜 굳이 계엄 날만 원장이 출타를 가지 않고 직접 왔는지에 관한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안가서 계엄을 모의할 때 김건희씨도 있었는지, 3시간 동안 성형외과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밀회설, 청와대 비아그라 등으로 재미 본 수법의 리바이벌”이라고 반박했다.


석 변호사는 “장경태 의원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담화 발표 당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성형외과 자문의 병원에 3시간 다녀왔다는 악성 의혹을 제기했다”며 “얼마 전 민주당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거짓말 유언비어 제조기 김어준을 과방위로 불러 위증책임이 따를 증인선서도 없이 사살설이라는 유언비어를 날조했다가 재미가 없자 다시 그 아류 수준인 장경태를 앞세워 유언비어 2탄을 제조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재조명

국민의힘 구자룡 전 비대위원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별의별 얘기가 다 있었지 않나. 거짓말로 밝혀지고 인격 말살을 당했는데, 누가 사과하거나 책임졌냐”며 “하나하나 따지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휩쓸고 넘어가 버리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여권 공세에도 그치지 않고 김 여사가 성형외과를 찾은 목적에 ‘증거인멸’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눈덩이를 키웠다. 장 의원은 같은 날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병원 종사자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리터치 수준에서는 3시간 정도 걸릴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불법적인 어떤 의료 행위가 있었거나 혹은 최소한 어떤 시술 기록 등 증거인멸을 위해 오랫동안 머물렀던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수사는 탄핵에 상당히 집중됐기 때문에 그런 의혹들까지 세세하게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며 “김 여사 문제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문의인 박 원장은 윤 대통령 부부 해외순방에 동행한 바 있다. 박 원장은 지난 6월10일부터 15일까지 5박7일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도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과
K-성형

박 원장은 지난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방 당시 관계자들에게 지급한 명패를 착용한 채 찍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명패 상단엔 태극기와 방문국 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 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다. 해당 명패는 대통령 해외순방 등 국제 행사를 주최하는 국가서 사전에 등록된 인사에게 현지서 발급해 제공된다.

박 원장은 2022년 7월 윤 대통령의 자문의로 임명됐다. 그는 안면거상 수술과 리프팅 시술 등을 주로 하는 ‘실버(고령층) 성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성형외과 의사가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여사의 일정에 박 원장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되고, 동반 일정도 복수로 드러나면서 박 원장이 실제론 윤 대통령 대신 김 여사에 대한 의료행위를 담당해온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빌려 프로포폴 등 불법 약물 투여도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외순방 동행 의혹과 관련해 박 원장은 지난 5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출장에 동행한다. 많은 인원이 외국에 출장 가면 배가 아픈 일이 생기지만 외상도 생긴다”며 “(대통령)비서실서 외상 치료 필요성을 느껴서 시스템을 마련해 외유를 나간다”고 말했다.


목격자 제보에 따르면···
여권 ‘유언비어’ 반박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에 대해 “김 여사의 성형시술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매체를 통해 “윤석열은 남성 대통령이어서 성형의 요구가 있어서 자문의로 뒀을까? 진짜 김건희 대통령이 맞았구나. 자문의조차도 본인을 위한 사람을 뒀구나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원장이 김 여사 맞춤 진료를 위해 개업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박 원장이 참석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SNS 계정에 당시 참석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그해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 병원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는 ‘대통령 자문의’라고 명시했다.

특히 박 원장은 지난 2023년 8월 성형외과 병원을 새로 개업했는데, 당시 윤 대통령이 개업 축하 화환을 보냈다. 그는 SNS에 “좋은 선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리본에 윤 대통령 이름이 적힌 화분 사진을 게재했다. 당시 박 원장이 새로 만든 명함에는 대통령실 로고를 넣고 ‘대한민국 대통령 자문의’라고 명시했다.

현재 P 병원은 별점 1점과 항의성 댓글 공세를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 180개의 항의성 후기가 가득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별점 1점과 함께 “3시간 동안 뭐 하셨냐” “3시간 동안 무슨 시술이나 수술을 했냐, 너무 궁금하다” “대통령 주치의가 성형외과의라니 코미디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별점 5점을 주며 “김건희 여사가 인정한 계엄 맛집”이라고 해당 업체를 비판했다.


원장 향한
댓글 테러

김 여사의 성형외과 진료 의혹 보도에 관해 누리꾼들은 해당 병원의 모든 소통망을 찾아 항의 메시지를 남겼다. 인스타그램 메시지와 댓글 등으로 항의가 이어졌고 홈페이지는 한때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차단되기도 했다. 매체는 박 원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병원 직원은 관련 질문에 “모른다.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제 망신 김건희 여사

지난 12월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의 원인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를 지목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했다.

또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을 ‘마키아벨리식(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많은 한국인은 계엄이라는 재앙적 조치가 부분적으로는 아내를 수사 및 기소 가능성서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며 김 여사의 학력 위조,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나열했다.

또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평범한 한국인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의 주요 의제를 자신의 야망과 뚜렷한 취향, 강한 의견 등으로 가려 버린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김 여사가 남성 기자의 손금을 보면서 윙크하는 영상, 윤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인에게 “그들을 모두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복수를 예고한 발언 등도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중세 시절 스코틀랜드 귀족이었던 남편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자 남편을 부추겨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하도록 결심하게 한 장본인이다.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놨지만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더타임스>는 또 부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충성심 또한 상당하다며 가수 안치환이 2022년 대선 과정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 부인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이 격노했었다고 전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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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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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