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날’ 김건희 성형외과 방문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2.30 12:50:50
  • 호수 1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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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갔어도 문제 알고 갔으면 더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지난 12월3일 비상계엄 당일 김건희 여사가 성형외과를 방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PDM 성형외과(이하 P병원) 박동만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라는 설명과 대통령실 로고를 새긴 명함을 통해 대통령과 돈독함을 드러냈다.

지난 12월3일 오후 6시25분 성형외과 건물을 방문한 차량은 올해 대통령실이 새로 등록한 ‘관용차’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 P 병원을 방문했다는 의혹에 관해 대통령 측은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관용차
병원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의원에게 제보한 목격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3일 오후 6시25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약 3시간가량 P 병원에 머물렀다.

장 의원은 지난 12월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설명하면서 “김 여사가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번호 274다73XX 차량을 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정확히 1시간 전에 (병원서)나왔다는 것은 민간인인 김건희씨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의)목격자 제보가 열흘 전 들어왔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매체를 통해 공개된 CCTV에는 장 의원이 말한 차량번호의 검은색 카니발 등 두 대가 성형외과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토교통부 웹사이트 ‘자동차365’를 통해 이 검은색 카니발 차량번호를 조회한 결과 ‘관용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최초 등록일자는 지난 5월7일. 소유자 변경 이력은 따로 없었다.

평일 저녁 시간에 해당 차량이 P 병원으로 들어갔으나, 어느 기관에 소속된 차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274다73XX’ 검은색 카니발 차량이 대통령실서 운용 또는 소유한 차량인지 묻는 MBC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12·3 당일 약 3시간 성형외과 방문 논란
안면거상 전문 박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

장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당일)김건희씨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를 타고 신사역 4번 출구에 있는 P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가 5층에 있는 성형외과로 올라갔다. 이후 경호처 직원 5명이 와서 병원 출입 차량 명부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박 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됐다. 박 원장을 대통령실이나 관저로 불러 시술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김 여사가 왜 강남에 직접 병원을 찾아갔는지도 의문이다. 장 의원은 “이날 관저로 부를 수 없던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장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에는 김건희씨가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 원장이 출타를 가곤 했다는데, 왜 굳이 계엄 날만 원장이 출타를 가지 않고 직접 왔는지에 관한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안가서 계엄을 모의할 때 김건희씨도 있었는지, 3시간 동안 성형외과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밀회설, 청와대 비아그라 등으로 재미 본 수법의 리바이벌”이라고 반박했다.


석 변호사는 “장경태 의원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담화 발표 당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성형외과 자문의 병원에 3시간 다녀왔다는 악성 의혹을 제기했다”며 “얼마 전 민주당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거짓말 유언비어 제조기 김어준을 과방위로 불러 위증책임이 따를 증인선서도 없이 사살설이라는 유언비어를 날조했다가 재미가 없자 다시 그 아류 수준인 장경태를 앞세워 유언비어 2탄을 제조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재조명

국민의힘 구자룡 전 비대위원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별의별 얘기가 다 있었지 않나. 거짓말로 밝혀지고 인격 말살을 당했는데, 누가 사과하거나 책임졌냐”며 “하나하나 따지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휩쓸고 넘어가 버리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여권 공세에도 그치지 않고 김 여사가 성형외과를 찾은 목적에 ‘증거인멸’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눈덩이를 키웠다. 장 의원은 같은 날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병원 종사자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리터치 수준에서는 3시간 정도 걸릴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러 불법적인 어떤 의료 행위가 있었거나 혹은 최소한 어떤 시술 기록 등 증거인멸을 위해 오랫동안 머물렀던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수사는 탄핵에 상당히 집중됐기 때문에 그런 의혹들까지 세세하게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며 “김 여사 문제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문의인 박 원장은 윤 대통령 부부 해외순방에 동행한 바 있다. 박 원장은 지난 6월10일부터 15일까지 5박7일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도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과
K-성형

박 원장은 지난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방 당시 관계자들에게 지급한 명패를 착용한 채 찍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명패 상단엔 태극기와 방문국 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 국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다. 해당 명패는 대통령 해외순방 등 국제 행사를 주최하는 국가서 사전에 등록된 인사에게 현지서 발급해 제공된다.

박 원장은 2022년 7월 윤 대통령의 자문의로 임명됐다. 그는 안면거상 수술과 리프팅 시술 등을 주로 하는 ‘실버(고령층) 성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성형외과 의사가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여사의 일정에 박 원장이 동행한 사실이 확인되고, 동반 일정도 복수로 드러나면서 박 원장이 실제론 윤 대통령 대신 김 여사에 대한 의료행위를 담당해온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빌려 프로포폴 등 불법 약물 투여도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외순방 동행 의혹과 관련해 박 원장은 지난 5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출장에 동행한다. 많은 인원이 외국에 출장 가면 배가 아픈 일이 생기지만 외상도 생긴다”며 “(대통령)비서실서 외상 치료 필요성을 느껴서 시스템을 마련해 외유를 나간다”고 말했다.


목격자 제보에 따르면···
여권 ‘유언비어’ 반박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에 대해 “김 여사의 성형시술과 관련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매체를 통해 “윤석열은 남성 대통령이어서 성형의 요구가 있어서 자문의로 뒀을까? 진짜 김건희 대통령이 맞았구나. 자문의조차도 본인을 위한 사람을 뒀구나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원장이 김 여사 맞춤 진료를 위해 개업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박 원장이 참석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SNS 계정에 당시 참석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그해 7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 병원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는 ‘대통령 자문의’라고 명시했다.

특히 박 원장은 지난 2023년 8월 성형외과 병원을 새로 개업했는데, 당시 윤 대통령이 개업 축하 화환을 보냈다. 그는 SNS에 “좋은 선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리본에 윤 대통령 이름이 적힌 화분 사진을 게재했다. 당시 박 원장이 새로 만든 명함에는 대통령실 로고를 넣고 ‘대한민국 대통령 자문의’라고 명시했다.

현재 P 병원은 별점 1점과 항의성 댓글 공세를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 180개의 항의성 후기가 가득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별점 1점과 함께 “3시간 동안 뭐 하셨냐” “3시간 동안 무슨 시술이나 수술을 했냐, 너무 궁금하다” “대통령 주치의가 성형외과의라니 코미디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별점 5점을 주며 “김건희 여사가 인정한 계엄 맛집”이라고 해당 업체를 비판했다.


원장 향한
댓글 테러

김 여사의 성형외과 진료 의혹 보도에 관해 누리꾼들은 해당 병원의 모든 소통망을 찾아 항의 메시지를 남겼다. 인스타그램 메시지와 댓글 등으로 항의가 이어졌고 홈페이지는 한때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차단되기도 했다. 매체는 박 원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병원 직원은 관련 질문에 “모른다.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제 망신 김건희 여사

지난 12월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의 원인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를 지목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했다.

또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을 ‘마키아벨리식(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많은 한국인은 계엄이라는 재앙적 조치가 부분적으로는 아내를 수사 및 기소 가능성서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며 김 여사의 학력 위조,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나열했다.

또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평범한 한국인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의 주요 의제를 자신의 야망과 뚜렷한 취향, 강한 의견 등으로 가려 버린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김 여사가 남성 기자의 손금을 보면서 윙크하는 영상, 윤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인에게 “그들을 모두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복수를 예고한 발언 등도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중세 시절 스코틀랜드 귀족이었던 남편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자 남편을 부추겨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하도록 결심하게 한 장본인이다.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놨지만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더타임스>는 또 부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충성심 또한 상당하다며 가수 안치환이 2022년 대선 과정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 부인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이 격노했었다고 전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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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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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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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