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불똥 공수처로 튀나?

공수완박이냐 신권력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권에서 시작된 바람이 수사기관을 덮치고 있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면서 태풍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까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중이다.

중재안에
수정안까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검수완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현재 검찰이 수사할 있는 범죄는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로 한정돼있다. 

민주당이 처음에 내세운 검수완박 법안은 이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 시도에 검찰 내부가 들끓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개진됐다.

법원행정처는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위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총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자 해외 순방이 예정돼있던 박병석 국회의장이 나섰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미국, 캐나다 등의 해외 순방 일정을 보류한 것.

박 의장은 중재안을 내놓고 여야의 합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박 의장의 중재안을 먼저 수용하고, 이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검수완박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가 제외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이른바 ‘박병석 중재안’은 현행 검찰의 6대 범죄 수사 범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를 삭제하고 부패·경제는 남기되, 이 둘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새 수사기관이 출범하면 폐지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먼저 중재안을 수용한 국민의힘 측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결국 권 원내대표는 중재안 수용을 사과하고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법안 처리 과정에서 판단 미스, 그로 인한 여론 악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의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사항이 국민에게 수용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재논의·재협상을 해야 하고 국민의 뜻에 맞춰가는 것이 정치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첫 번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주자로 나섰다. 

민주당 개정안 강대강 대치
당선인 측 국민투표 초강수

민주당은 박병석 중재안을 일부 수정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수정안에는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6·1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범죄까지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선거 범죄 수사권을 오는 12월31일까지 유지하자는 정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수정안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나 지난달 28일 0시에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국무회의 공포 전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검수완박 법안으로 검찰은 초토화 상태가 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전국 고검장이 일제히 사의를 밝히는 검찰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여야가 중재안을 합의한 직후 검찰 고검장급 7명(이성윤 서울고검장·김관정 수원고검장·여환섭 대전고검장·권순범 대구고검장·조재연 부산고검장·조종태 광구고검장)이 대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17일에도 검수완박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문 대통령이 반려한 바 있다. 

검수완박 법안의 후폭풍은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검찰은 물론 검찰 견제를 위해 설립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또 다른 검찰개혁 법안에 영향을 받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폭풍은
어디까지?

검수완박 법안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이 제한되면서 ‘공수완박(공수처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법조계에서는 법률 간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법의 폐해가 엉뚱하게 공수처에서 발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특별법인 공수처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검수완박 법안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공수처법 8조4항의 해석이다. 공수처법 8조(수사처 검사) 4항은 “수사처 검사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찰청법 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찰청법 4조는 검수완박 법안의 핵심이다.

검찰청법 4조(검사의 직무)에 따르면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고 명시했다. 1항에는 “범죄 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다만,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다음 각 목과 같다”고 돼있다. 가목에 명시된 범죄의 범위가 현재 검찰이 갖고 있는 6대 범죄 수사권이다. 

민주당이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해 손보려 한 부분이 해당 조항이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 범위가 줄어들면 공수처 검사 역시 그와 연동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

공수처는 공수처법 3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와 독립성)에 의해 ‘고위공직자 범죄 등에 관한 수사’를 설립 목적으로 규정한 만큼 수사권은 보장될 것이라 보고 있다. 

또 23조(수사처 검사의 수사)도 “수사처 검사는 고위공직자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공수처는 3조와 23조가 개정되지만 않으면 수사하는 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는 입장이다. 

출범부터
삐걱대더니…

오히려 문제는 공수처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공수처도 형사소송법상 검사 규정을 따른다. 민주당의 개정안에는 사후 압수수색 영장 청구의 주체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속영장 청구권에 대해서도 같은 제한을 뒀다.

해당 부분은 헌법 12조3항인 ‘검사의 영장청구권’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대로면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법 21조(수사처 수사관의 직무)에 따라 공수처 수사관과 같은 지위가 된다.

공수처법 21조에 따르면 수사처 수사관은 고위공직자 범죄 등에 대한 수사에 관해 ‘형사소송법’ 196조 1항에 따른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 영장 신청 시 수사를 하지 않는 공수처 내 공소부 검사나 검찰청 검사를 통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정부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검수완박 법안으로 좌초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공수처 설립에 사활을 걸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문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입법으로 발을 맞췄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있어 여야가 갈등을 빚자 민주당은 개정안을 발의,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을 필두로 한 공수처가 지난해 1월 출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진보 진영의 숙원이었던 공수처가 탄생한 순간이다.

영장청구권 해석 논란
공수처 검사는 예외?

공수처는 출범 전부터 수사 능력과 정치적 중립성에 있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일단 김 처장과 여 차장이 모두 판사 출신으로 수사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인적 구성이 늦어지는 부분도 공수처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공수처의 존재 의의에 타격을 입혔다. 

출범 3개월 만에 불거진 이성윤 서울고검장 황제 조사 논란은 공수처 관련 논란 중에서도 매번 첫손에 꼽히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사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던 김 처장의 선언이 황제 조사 건으로 빛이 바랬다.

공수처가 진행하는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치중돼 ‘윤수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윤 당선인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또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고발사주 의혹은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의 관심도 남달랐던 사안이라 공수처의 부족한 수사 능력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 ‘존폐 논란’이 불거졌을 정도.

지난해 드러난 통신자료 조회 논란은 공수처에 치명타를 가했다.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기자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요청을 하면서 언론 사찰 논란까지 제기됐다. 공수처의 수사 능력, 경험 부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정권교체
다음 타자?

현재 공수처는 검수완박 법안 논란에 가려 존재감이 희미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검수완박 법안 통과로 권한이 쪼그라든 검찰을 대신해 공수처가 비대화된 권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돼 여야의 공수가 바뀐 상황에서 공수처가 또 다시 정치권의 꽃놀이패가 될 가능성도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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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