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불똥 공수처로 튀나?

공수완박이냐 신권력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권에서 시작된 바람이 수사기관을 덮치고 있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면서 태풍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까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중이다.

중재안에
수정안까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검수완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현재 검찰이 수사할 있는 범죄는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로 한정돼있다. 

민주당이 처음에 내세운 검수완박 법안은 이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 시도에 검찰 내부가 들끓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개진됐다.

법원행정처는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위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총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자 해외 순방이 예정돼있던 박병석 국회의장이 나섰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미국, 캐나다 등의 해외 순방 일정을 보류한 것.

박 의장은 중재안을 내놓고 여야의 합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박 의장의 중재안을 먼저 수용하고, 이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검수완박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가 제외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이른바 ‘박병석 중재안’은 현행 검찰의 6대 범죄 수사 범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를 삭제하고 부패·경제는 남기되, 이 둘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새 수사기관이 출범하면 폐지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먼저 중재안을 수용한 국민의힘 측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결국 권 원내대표는 중재안 수용을 사과하고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법안 처리 과정에서 판단 미스, 그로 인한 여론 악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의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사항이 국민에게 수용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재논의·재협상을 해야 하고 국민의 뜻에 맞춰가는 것이 정치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첫 번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주자로 나섰다. 

민주당 개정안 강대강 대치
당선인 측 국민투표 초강수


민주당은 박병석 중재안을 일부 수정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수정안에는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6·1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범죄까지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선거 범죄 수사권을 오는 12월31일까지 유지하자는 정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수정안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나 지난달 28일 0시에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국무회의 공포 전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검수완박 법안으로 검찰은 초토화 상태가 됐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전국 고검장이 일제히 사의를 밝히는 검찰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여야가 중재안을 합의한 직후 검찰 고검장급 7명(이성윤 서울고검장·김관정 수원고검장·여환섭 대전고검장·권순범 대구고검장·조재연 부산고검장·조종태 광구고검장)이 대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17일에도 검수완박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문 대통령이 반려한 바 있다. 

검수완박 법안의 후폭풍은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태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검찰은 물론 검찰 견제를 위해 설립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또 다른 검찰개혁 법안에 영향을 받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폭풍은
어디까지?

검수완박 법안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이 제한되면서 ‘공수완박(공수처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법조계에서는 법률 간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법의 폐해가 엉뚱하게 공수처에서 발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특별법인 공수처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검수완박 법안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공수처법 8조4항의 해석이다. 공수처법 8조(수사처 검사) 4항은 “수사처 검사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찰청법 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찰청법 4조는 검수완박 법안의 핵심이다.

검찰청법 4조(검사의 직무)에 따르면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와 권한이 있다”고 명시했다. 1항에는 “범죄 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다만,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다음 각 목과 같다”고 돼있다. 가목에 명시된 범죄의 범위가 현재 검찰이 갖고 있는 6대 범죄 수사권이다. 


민주당이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해 손보려 한 부분이 해당 조항이기 때문에 검사의 수사 범위가 줄어들면 공수처 검사 역시 그와 연동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

공수처는 공수처법 3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와 독립성)에 의해 ‘고위공직자 범죄 등에 관한 수사’를 설립 목적으로 규정한 만큼 수사권은 보장될 것이라 보고 있다. 

또 23조(수사처 검사의 수사)도 “수사처 검사는 고위공직자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공수처는 3조와 23조가 개정되지만 않으면 수사하는 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는 입장이다. 

출범부터
삐걱대더니…

오히려 문제는 공수처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공수처도 형사소송법상 검사 규정을 따른다. 민주당의 개정안에는 사후 압수수색 영장 청구의 주체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서 ‘사법경찰관’으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속영장 청구권에 대해서도 같은 제한을 뒀다.

해당 부분은 헌법 12조3항인 ‘검사의 영장청구권’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정안대로면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법 21조(수사처 수사관의 직무)에 따라 공수처 수사관과 같은 지위가 된다.

공수처법 21조에 따르면 수사처 수사관은 고위공직자 범죄 등에 대한 수사에 관해 ‘형사소송법’ 196조 1항에 따른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 영장 신청 시 수사를 하지 않는 공수처 내 공소부 검사나 검찰청 검사를 통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정부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검수완박 법안으로 좌초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공수처 설립에 사활을 걸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등을 통해 문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입법으로 발을 맞췄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있어 여야가 갈등을 빚자 민주당은 개정안을 발의,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을 필두로 한 공수처가 지난해 1월 출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진보 진영의 숙원이었던 공수처가 탄생한 순간이다.

영장청구권 해석 논란
공수처 검사는 예외?

공수처는 출범 전부터 수사 능력과 정치적 중립성에 있어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일단 김 처장과 여 차장이 모두 판사 출신으로 수사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인적 구성이 늦어지는 부분도 공수처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공수처의 존재 의의에 타격을 입혔다. 

출범 3개월 만에 불거진 이성윤 서울고검장 황제 조사 논란은 공수처 관련 논란 중에서도 매번 첫손에 꼽히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사기관으로서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던 김 처장의 선언이 황제 조사 건으로 빛이 바랬다.

공수처가 진행하는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치중돼 ‘윤수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윤 당선인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또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고발사주 의혹은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의 관심도 남달랐던 사안이라 공수처의 부족한 수사 능력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 ‘존폐 논란’이 불거졌을 정도.

지난해 드러난 통신자료 조회 논란은 공수처에 치명타를 가했다.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기자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요청을 하면서 언론 사찰 논란까지 제기됐다. 공수처의 수사 능력, 경험 부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정권교체
다음 타자?

현재 공수처는 검수완박 법안 논란에 가려 존재감이 희미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검수완박 법안 통과로 권한이 쪼그라든 검찰을 대신해 공수처가 비대화된 권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돼 여야의 공수가 바뀐 상황에서 공수처가 또 다시 정치권의 꽃놀이패가 될 가능성도 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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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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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