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VS 공수처 사사건건 충돌 내막

한 사건 두 의견…본격 힘겨루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전부터 있던 신경전이 최근 들어 더 심해진 모양새다. 심지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마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 설립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부터 시작된 진보진영의 숙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수처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에 발맞춰 입법화를 시도했다. 

1호 공약
진보 숙원

공수처 설립 과정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태웠고 이 과정에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의 출범이 가시화됐다. 이듬해 7월 출범이 예상됐던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문제로 또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법정시한 내 출범을 연일 촉구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기존 공수처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준비한 것.

지난해 12월10일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 출범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같은 달 28일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헌법연구관 등 2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제청했고, 문 대통령은 김 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김 연구관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1월21일 공수처가 출범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기소권을 갖는 수사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전부터 검찰 권력 약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문정부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기소권을 나누는 방식으로 힘을 빼려 했다. 공수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문정부 검찰개혁의 양대산맥이었다. 공수처는 태생부터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검찰과 공수처가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학의 사건으로 맞붙었다
법원 판단에 검찰 판정승

공수처와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의 기소권을 두고 처음 맞붙었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한해 기소권을 갖고 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이들이 관련된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을 때 기소권이 어디에 있느냐는 점이다.

검찰과 공수처는 이첩과 재이첩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기소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사건과 이규원 검사 사건 등이 검찰에서 공수처로 이첩됐다. 하지만 수사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공수처는 이 사건들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수사만 하고 기소 시점에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유보부 이첩이다. 

하지만 검찰은 공수처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본부장 등 일부 피의자를 기소했다. 공수처법에 ‘사건’을 이첩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공소권을 유보한 채 수사권만 이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공수처와 검찰은 사건 이첩 기준을 두고 협의에 나섰지만 두 기관의 입장은 평행선을 그렸다. 

공수처는 ‘공소권 유보부 이첩’ 방침을 사건사무규칙에 포함했다. 사건사무규칙 제25조 제2항에 유보부 이첩 방침을 명문화한 것이다. 또 사법경찰관이 공수처 검사에게도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에 대한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제25조 제3항)도 넣었다.

검찰은 공수처의 사건사무규칙 발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건만
이리저리

대검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또 영장 신청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보부 이첩 문제는 법원이 사실상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수처가 판정패한 모양새다. 지난 6월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이규원 검사 등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김선일 부장판사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이라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본안에 대한 심리를 이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정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잠정적으로 검찰의 공소제기가 적법한 것을 전제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검사 측은 검찰이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채 기소한 것이 기소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 대해 각하 판단을 내리고 기본권 침해 여부는 해당 사건을 맡은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고 공을 넘겼다.

그런 와중에 법원의 판단으로 검찰이 판정승을 거둔 것. 

또 공수처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현직 검사 사건을 ‘재재이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갈등의 불씨가 살아났다.

공수처가 검찰에 재재이첩을 요청한 사건은 김 전 차관 긴급 출금 당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이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 같은 부서 수사지휘과장이었던 김모 차장검사 등 현직 검사 3명이 연루된 건이다.

같은 사건
다른 기관

공수처는 역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에 연루된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당시 법무부 검찰국장) 등 사건이 검찰에서 이첩돼있는데, 문 지검장 등의 사건이 이 사건과 중복되기 때문에 ‘중복사건 이첩’ 규정에 따라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검찰 수사팀은 공수처가 해당 사건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수리’ 단계이기 때문에 중복 수사에 따른 이첩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검찰이 거부하자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한 사건을 두고 공수처와 검찰이 중복 수사를 진행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공수처와 검찰은 이첩 서류 전달 문제로도 신경전을 벌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대검에 사건을 이첩할 때 줄곧 직원들이 직접 서류를 실어 나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할 때 대부분 우편으로 부쳤다고 한다. 공수처 역시 경찰에 사건 서류를 전달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우편을 사용해왔다.

공수처는 대검에 우편으로 보내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입장이다. 대검에서 공수처를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검은 비용 문제, 기록 분실의 우려 등이 있어 인편으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편접수를 거절한 적은 있지만 공수처가 적극적으로 전달 방식 수정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이 또 다른 검·공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부당 의혹 사건을 1호 사건으로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2019년 7~9월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 검토·추진을 관련 부서에 지시(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했다며 그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산하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한 데 이어 공수처의 요청으로 이첩했다. 

기소 못할 교육감 수사
최종 처분 검찰에 달려

1월 출범한 이후 공수처의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1호 사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직접 수사 사건에 공을 들였던 터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 의혹을 선택한 데 여러 뒷말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여권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첫 수사 사건으로 삼은 것에 대해, 야권에서는 조 교육감이 공수처의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이 나왔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소환조사했다. 입건 3개월 만에 조 교육감 본인을 수사하면서 1호 사건의 처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갈등이 제기될만한 부분은 조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을 직접 재판에 넘길 수 없는 만큼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검찰이 공수처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교육감을 수사할 수는 있지만 공소 제기 및 유지는 불가능하다.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을 제외한 고위공직자는 공수처가 수사를 한 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해야 한다. 최종 처분 권한은 검찰에 있는 셈이다.

공수처도 사실상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송치하는데 검찰이 이와 다른 견해를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공수처의 수사 과정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여기에 검찰이 조 교육감의 혐의 유무 판단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사건을 송부한 뒤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조사 당일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을 배경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이번 특채 문제를 균형 있게 판단해주길 소망한다”며 “많은 공공기관에서 특별채용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법적 형평성을 고려해 거시적‧종합적으로 판단해주길 소망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의 법률대리인 이재화 변호사는 “오늘 조사 결과를 갖고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려 한다”며 “공수처가 검찰 특수부와 다를 것으로 본다. 수사를 개시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소를 전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검찰의 대립이 ‘입법 미비’에서 비롯된 만큼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공수처와 검찰이 법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갈리는 만큼 결국 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두 기관은 끊임없이 대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결론은 이번 달 말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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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