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수처 물밑 교감설 막전막후

으르렁거리다 ‘우리가 남이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수사선상에 오르는 유례없는 일이 일어났다.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까지 대선 정국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검찰과 공수처는 그 배경부터 서로 섞일 수 없는 기관. 하지만 최근 들어 두 기관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지난 16일, 출범 300일을 맞았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공수처는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 1월 첫발을 뗐다. 그로부터 10개월, 공수처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출범 300일
기대 이하

특히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있어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권과 일각에서는 ‘윤수처(윤석열 수사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관련 수사에만 집중하고 있는 공수처의 모습을 비꼬는 표현이다. 

지난 1월21일 김진욱 공수처장이 임명되면서 공식 출범한 공수처는 18일 기준 12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 마무리 지은 것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 교사 부당 특채 의혹 1건 뿐이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선정하고 128일 동안 수사한 끝에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다. 교육감은 공수처에서 기소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여태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나머지 11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중 4건이 윤 후보 관련 사건이라는 점이다.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를 자제해왔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노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6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으로 윤 후보를 입건했다. 이어 9월과 10월에는 각각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윤 후보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윤 후보 사건의 배경에는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있다. 사세행은 지난 2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으로 윤 후보를 고발한 데 이어 40여건에 이르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접수했다.

공, 윤 의혹 수사 몰두
검, 부인 김건희 정조준

이 중 25건에 윤 후보를 피고발인으로 적시했다. 실제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윤 후보 관련 사건도 모두 사세행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공수처가 윤 후보 관련 사건에 집중하는 사이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방해 사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부족한 수사역량이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공수처의 진용이 구색을 갖춘 건 지난달 28일에 이르러서다. 검사 8명을 추가로 임명하면서 김진욱 처장, 여운국 차장을 포함해 검사 정원 23명을 모두 채운 것.


하지만 수사관 정원 40명은 여전히 미달 상태다. 

부족한 인원, 수사 역량 부족은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체포영장,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는 수모로 이어졌다. 손 검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 수사는 표류 상태에 빠졌다.

김진욱 처장은 지난달 법사위 국감에서 올해 안에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마무리 짓는 게 공수처의 목표라고 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공수처의 행보, 수사 결과에 따라 ‘야당 대선후보 탄압’ 프레임이 씌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판사 사찰 문건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전선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12개 사건 중
1건만 마무리

공수처를 두고 ‘윤수처’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윤 후보 관련 사건에 날을 세우고 있는 건 공수처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관련자들을 넘어 김씨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권 회장은 2009년 말부터 3년간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관련자 5명이 구속됐다. 앞서 김씨의 계좌 관리자로 알려진 이모씨 등 관련자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권 회장도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제 김씨에 대한 수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씨는 2010~2011년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2012~2013년 권 회장과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차익을 누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가 당시 사건에서 이른바 ‘쩐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씨를 ‘탐욕의 화신’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검찰의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은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김씨는 세간에 등장하던 그 순간부터 학위 논문 조작, 허위이력 조작 논란 등 숱한 의혹을 몰고 다녔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탐욕의 화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평했다. 


다른 수사
나몰라라?

윤 후보 측은 공수처와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발송했다. 의견서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고발 사주 배후로 지목하고 공수처에 고발한 제보 사주 의혹 수사는 지지부진하다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 후보 측은 “고발 사주 건은 압수수색, 체포·구속영장 청구, 소환조사 등이 이뤄졌으나 제보 사주 사건은 전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 사주는 수사정보가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보도되지만 제보 사주 건은 고발인도 수사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달리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묵어도 한참 묵은 사건”이라며 “윤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니 갑자기 선거에 임박해서 끄집어내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검찰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게 낫지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검찰 간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수처는 태생부터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다. 검찰 역시 공수처 설립 과정에서 탐탁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공수처 출범 이후에도 두 기관은 사사건건 부딪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윤 후보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공수처가 교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검 감찰부는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 조사를 위해 대검 대변인 공용폰을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했다.

이후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해당 공용폰의 포렌식 자료를 입수했다. 

대변인 공용폰 하청 감찰 논란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손발 척척?

이 과정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의 휴대폰 압수 승인 여부, 언론 사찰 문제 등이 불거졌고 임의제출-압수수색으로 이어진 검찰과 공수처의 행보에 ‘하청 감찰’ ‘주문형 감찰’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자 김 총장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감찰부에 확인했으나 공수처와 (사전)연락한 일은 없다고 한다”며 “공수처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해당 논란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과 공수처의 교감설은 또 다시 불거져 나왔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다. 손 검사는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전 통지 의무 위반’이라는 것.

반면 공수처는 “통지 절차를 밟았다”며 “손 검사의 변호인이 도착한 뒤 포렌식을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지난 16일 “대검이 감찰 명목으로 확보한(손 검사가 사용한 컴퓨터의 저장장치 등) 자료를 공수처가 사전에 미리 알고 압수수색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이는 공수처의 대검 대변인 휴대폰 압수수색 과정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검 청사 내에서 진행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적법하게 진행됐음에도 이를 위법하다 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공수처가 검찰과 사전 교감 하에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변호인의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과 공수처 모두 교감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민주당 박성준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 차장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 등의 주임검사를 맡고 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통화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공수처는 수사 외 대국회 업무 등 일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차장이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전화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의원과 통화
민주당과도?

또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여 차장이 박 의원과 저녁약속을 잡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통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업무 문제였을 뿐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손 검사 측은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배너

관련기사

2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