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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29일 17시38분

정치


고개 드는 ‘윤석열 대망론’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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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패 쥐고, 못 먹어도 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대망론’이 세간의 화제다. 정권을 가리지 않던 ‘칼잡이’였기에 중도층에서 각광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는 확실한 ‘계파’가 없다. 현 정부 지지자들에게는 ‘정치 검찰’로 찍혔고, 보수 세력에게는 박근혜정부 몰락에 일조했다는 점 때문에 미움을 받고 있다. 게다가 ‘경직된 원칙주의자’로 불리는 그가 살아 움직이는 정치판을 견딜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 윤석열 검찰총장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지난달 23일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퇴임 후 거취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그의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발언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선언’이었다.

혜성인가
계륵인가

반향은 엄청났다.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수사어인 ‘봉사’라는 단어에 그의 지지율은 15.1%로 상승했다. 대권 물망에 오르는 인물 중 3위로, 야권 정치인 중에서는 1위였다.

국감장에서 윤 총장은 줄곧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똑바로 앉으라”는 여당 의원의 호통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으며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한 마디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는 능구렁이가 담 넘어가 듯 대처했다. 당일 국감 시청율은 10%에 육박했다.

온 국민의 시선이 국감장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은 지금까지 참아왔던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하나를 물으면 열 개를 답한다.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며 불만을 터트릴 정도였다. ‘윤석열스러운’의 기개를 보여준 국감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총장의 정계 입성론을 두고 인물난을 앓고 있는 야권에서는 기대가 터져 나왔다. 야권의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무성 전 의원은 “윤 총장은 국민들이 좋아할 타입”이라며 “박근혜정권에서도, 문재인정권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열광한다. 윤석열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퇴임 후 봉사? 야권 1위 지지율
인물도 없는데…꽃가마 태우나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여의도 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역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 총장에게는 확실한 ‘뒷배’가 없다. 그는 정권을 가리지 않던 ‘칼잡이’로 유명하다. 참여정부 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강금원 대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구속기소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면서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한 바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의 칼날은 예리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항명 논란이 있었다.

윤 총장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의 체포를 강행했고, 상부 보고 누락과 지시 불이행으로 업무에서 배제됐다. 그해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발언을 남겼다.
 

▲ 대화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윤 총장은 2016년11월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지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그는 사법농단 사건을 파헤치며,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하고 두 명의 전직 대법관을 기소했다.

검찰 조직에서 좌천된 검사였던 윤 총장에게 ‘날개’를 달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였다. 그는 문 대통령의 각별한 총애를 입었다. 윤 총장은 사법시험 9수생이다. 환갑이 돼야 검사장 정도 달 수 있어, 검찰 내에서는 윤 총장이 총장직을 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치 몰라도?
중도층 각광

하지만 윤 총장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5기수를 건너 뛰어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전직 대법원장 등을 구속하면서 ‘적폐 청산’ 수사를 이끈 그의 공로 때문이다.

그의 지명은 문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였다. 윤 총장은 여권 지지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검찰 조직의 정점에 올랐다.

적폐 청산의 상징이었던 그가 ‘적폐’로 몰린 것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친 후부터였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했다. 적폐 청산 수사를 일관적으로 해온 검사들이 조 전 장관을 수사하면서 ‘역적’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후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웠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기싸움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계속되고 있다. 이후 그는 여권 지지자들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권의 날선 지탄에 대한 반사이익도 상당했다. ‘반문’(문재인), ‘반추’(추미애)‘ 연대는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검찰청 앞에 그를 응원하는 수백 개의 화환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윤 총장이 대망론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까.

현재로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는 평소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시장 논리와 부합하지 않는다. 게다가 여권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 세력에게 ‘정치 검사’로 찍힌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권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란히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의 지지 세력은 공고하다. 2022 대선에서 쟁쟁한 여권 후보들을 제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날개 달아준
문 대통령

다른 시나리오는 그가 보수 정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다. 야권이 인물난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다. 다만 당내 세력 확장 여부가 변수다.

정치는 세력 다툼이다. 대선 후보는 당과 지지자들에게 ‘우리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가 보수 진영의 맹목적인 환영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 총장은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박근혜정부의 몰락과 이번 정권 창출에 큰 공을 세웠다.

그가 이명박·박근혜정권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시킨 것에 대한 보수 세력의 불만은 크다. 중도층에서는 각광을 받을지 몰라도, 당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까지는 꽤 긴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

마지막 시나리오는 그가 제3당의 후보가 되는 길이다.

하지만 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비정치인 출신이었던 제3의 후보들의 ‘대망론’은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그랬다. 모두 여론조사에서 열광적 지지를 받으며 대선에 출마했다. 하지만 정치는 그들의 예상보다 녹록지 않았고, ‘정치 신인’들은 대선 레이스도 완주하지 못한 채 스러졌다.

이들은 모두 혜성처럼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불신도가 높은 한국 정치 특성상 국민들은 신선하고 새로운 인물을 좋아한다.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주목도 역시 높다.

정치권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어 국민들에게는 잠시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짝하는 인기는 ‘허상’에 불과하다. 정치는 정무적 감각을 무장한 채 외교·안보·남북관계·경제 등을 두루 섭렵한 훈련된 인물이 해야 한다.

정권 가리지 않던 칼잡이
원칙주의자에서 ‘킹’으로?

인기에 영합한 정치의 단면은 반기문 전 유엔 총장 사례를 통해 잘 드러난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40%에 육박했다. 여야를 통틀어 단연 1위였다. 국민의힘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하지만 2016년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새누리당 지지율과 함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반 전 총장은 각종 잡음을 견디지 못하고, 대선 출마 를 선언한 지 3주 만에 정계를 떠났다.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깨달은 관료 출신의 씁쓸한 뒷모습이었다.
 

▲ 김무성 전 대표

야권은 그대로 흔들렸다. 당시 김무성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킹’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대권 출마를 포기하는 결단을 한 상태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반기문 전 총장의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거품과 같은 지지율에 기댔던 야권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이 같은 전례에 빗대어 봤을 때 ‘윤석열 바람’에 휘둘리다 야권에 또 변수가 생기면, 당으로서는 궤멸적 참패를 맞을 공산이 높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윤 총장이 ‘계륵’으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물이 가진 리스크도 크다. 윤 총장은 칼을 휘두르는 데 익숙한 천직 검사다.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원칙주의자’인 그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불리는 정치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인물난을 겪고 있는 범야권에서 정치력을 증명해야 할 과제가 그에게 남는 셈이다.

현실적으로도 윤 총장이 다음 대선에 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의 임기는 내년 7월이다. 2022 대선까지 6개월이 남은 시점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진흙탕 싸움으로 쉽게 번지는 정치판이다. 세력을 구축하고 민심을 얻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다.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마저도 다 망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다음 어렵다?

야권에서도 ‘꽃가마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감지된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무임승차할 수 있는 대권은 없다”며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을 하든 대표를 하든 정당에서 훈련과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정치도 경륜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 영역인데 정치를 해 보지 않고 곰삭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에 와 자꾸 실패한다. 정치인을 인기 투표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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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든' 문정부 부동산 정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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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의도는 선했지만, 결과는 악한 경우가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정책을 시행할 때 이런 경우를 많이 겪는다. 문재인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정부는 서민들의 집값 걱정을 해소하겠다는 선한 의도로 부동산 정책을 다양하게 시행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오히려 집값이 역대 최고로 뛰었다. <일요시사>는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못됐는지 짚어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반 년 남겨 놓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아픔을 달래주겠다며 등장한 문재인정부는 집권 후 국민의 바람을 하나둘 이루며 임기 내내 높은 국정 지지를 받았다. 높은 지지율은 반짝 사라지지 않았다. 끝까지… 아킬레스건 문정부는 5년 차 2분기 여론조사에서 39%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레임덕 없는 최초 정부’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과거 정부들이 같은 분기에 평균 10% 안팎의 지지율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렇게 인기 높은 문정부도 한 가지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는데 바로 ‘부동산 정책’이다. 문정부를 평가하는 정계 전문가들은 외교와 안보, 경제 등의 분야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중이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만큼은 하나가 돼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조차도 그간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지난 21일 문 대통령은 KBS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 출연해 국민들로부터 26개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 하나하나를 차분히 대답하던 문 대통령은 15번째 패널에게 청년 실업과 부동산 대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멋쩍게 웃으며 “드디어 어려운 문제로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를 했다”며 “조금 더 부동산 주택 공급에 더 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앞서 2019년 <‘국민이 묻는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 해결에 자신 있다. 꼭 주택 가격을 잡겠다”고 호기롭게 말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직접 시인했다. 실제로 문재인정권이 출범한 후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다만, 상승률 변동 폭은 조사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조사된다. 공기업인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의하면, 문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6월 이후, 올해 11월까지 서울의 아파트값은 약 16%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17년 6월 87.9%(21년 6월 100%기준)였던 아파트 가격이 21년 11월, 103.7%까지 올랐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서 완패 어디서부터 어디가 잘못인가 김진광 한국부동산원 통계부 팀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해당 자료는 표본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고, 실거래가와 여러 가지 참고자료를 비교해 작성한다.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이하 경실련) 측의 자료를 보면, 변동 폭은 많이 달라진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 30평형 아파트 평균값은 약 6억2000만원에서 올해 1월에 11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약 78% 오른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올해 11월)과는 달리 올해 초까지만 반영한 수치인데도 약 62%의 차이가 난다. 정택수 경실련 부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가격은 서울 주요 지역 표본 아파트들의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가격은 평균치라고 보면 된다”며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와 차이 나는 점은 우리도 잘 모르겠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는)현실 물가와 동떨어진 수치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의 말대로 현실 물가는 경실련 자료에 더욱 가깝다.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률은 매우 가파르고, 이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0일 관훈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며 “3기 민주당정부가 100% 잘한 건 아니다. 문재인정부, 민주당 정부에 실제로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현 정부와 거리를 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왜, 어떻게 집값 폭등을 야기했을까? 정확한 인과 관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실과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동안 문정부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24개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고, 그때마다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집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공약이 하나도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구매 욕구를 너무 쉽게 본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책의 방향성과 이념이 섞여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부의 불평등을 개선하고 싶었겠지만, 문정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고,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가 아닌 강남 등 고가 주택 지역 우선 규제 같은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투기꾼들과 맞섰다”고 총평했다. “가격 잡겠다” 2년 만에 만세 김 소장이 말하는 문정부의 첫 단추는 2017년 6·19 부동산 정책을 말한다. 이 대책은 문정부에서 내놓은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이었다. “집값을 잡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온 문 대통령이 내놓은 첫 번째 대책이었기에 대중은 큰 관심을 가졌지만, 후에 규제 자체도 강하지 않고 실효성도 떨어진 점을 알고 혹평을 쏟아냈다. 6·19는 쉽게 말해 ‘집을 사고 팔기 어렵게’ 만들기 위한 대책이었다. 투기 규제 지역을 확대(경기도 광명, 부산 기장군·진구 추가)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수요를 줄게 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정부의 예상을 빗나갔다. 특정 지역에 대한 대책만 내놓으면서 사람들은 6·19 대책을 ‘핀셋 규제’라 조롱했고, 규제를 피해간 지역에는 역으로 투기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오히려 규제 전보다 집값이 더 상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문정부는 두 달이 지난 8월2일, 더욱 강력한 규제를 담은 두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6·18 대책’이 예고편이었다면, ‘8·2 대책’은 본편이었다. 이때 문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를 명확히 했다. ‘8·2 대책’은 6·18 대책과 결을 같이 했지만, 정도가 훨신 강했고 규제 종류도 더 다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규제 카테고리의 세분화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이라는 항목 하나만 도입해 규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했었지만, 문정부는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란 항목을 추가 도입해 규제를 세분화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서울 11개 구와 세종시가 투기지역에, 서울 14개 구와 경기도 과천시가 투기 과열지구에 들어갔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도 시행됐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고 논란이 된 항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란 살던 집이 재건축돼 시세가 올라 돈을 벌었을 경우, 그 시세 차익 만큼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8·2 대책 후 조금씩 호평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6억원짜리의 집이 재건축되어 10억으로 가격이 올랐다면, 집 주인은 4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야한다. 세율은 최대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도세를 대폭 강화한 것도 8·2 대책의 주요 특징이다. 8·2 대책을 기점으로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에 ‘2년 이상 거주’란 조건이 추가됐다. 기존엔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2년 이상 보유만 하면 9억원 이하까지는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실거주를 2년 이상 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8·2 대책 시행 직후, 문정부는 호평을 받았다. 꼼꼼하고 광범위한 정부 규제로 집값이 한동안 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뒤 잠깐의 안정이 일시적인 착시효과였다는 게 드러났다. 착시효과를 깬 사람들은 지방의 유지들이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은 지방의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서울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등장한 용어가 바로 ‘갭투자’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집값이 올랐고, 지방은 집값이 내려갔다. 이때 서울 지역의 부동산 매매가 평균값은 1년 새에만 평균 6%가 올랐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로 인해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없어진 건설업자들은 공사를 중단하거나 작업을 뒤로 미뤘고, 시행일인 18년1월 이후에 서울 시민들은 주택 공급 절벽을 마주했다. 이후 1년간 서울의 집값은 계속 상승했다. 정부는 7개의 추가 대책을 내놨지만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집값 그래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24전 24패’ 모두 자책골 공급확대 방향 틀어 호평 그러던 집값이 소폭 하락한 시점은 2018년 9월21일과 12월19일 대책이 발표된 직후였다. 큰 폭은 아니지만 서울의 집값은 이때 처음 하락했다. 정부가 그전과 달리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9·21 대책에서 정부는 5년간 수도권 지역에 “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12·19 대책에서는 15.5만호 추가 공급 계획과 광역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반응했다. 장래에 공급될 주택에 안심하고 수요를 멈춘 것이다. 비록 발표 얼마 후 입맛에 정확히 맞는 지역과 시기, 규모가 아니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곡선을 탔지만 문정부 ‘최초’의 공급 대책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해 8월4일, 더욱 정교한 주택 공급 방안이 나온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26.2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고, 공급 대상을 실수요자에 집중시켰다.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정부 부지(군부지, 이전 기관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도심 내 낙후된 지역에 재건축을 시행하겠다는 주장이다. 상암과 마곡, 천왕2가 개발될 정부부지 후보로 떠올랐다. 그후 6개월이 지난 올해 2월4일,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일명 ‘2·4 대책’이라 불리는 이 대책은 압도적인 물량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전국에는 83만 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공급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의 공급 대책의 배가 넘는 규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의 집값 안정세가 2·4 대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한다. 2·4 대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정책이 어느정도 진행된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리하자면, 문정부는 처음 내놓은 6·19 대책과 8·2 대책의 방향대로 지난 4년간 수요 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 애썼다. 25전째 1승 기대 하지만 갭투자나 풍선 효과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집값이 치솟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에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이제 6개월가량 남은 임기에서 나온 늦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만큼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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