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금…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시대 막전막후

윤석열 두고서 사실상 총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현재 검찰 최고의 실세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이 지검장의 위세는 기수를 넘나든다. 많이 무뎌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는 검찰서 보기 드문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이라는 말을 넘어 ‘이미 검찰총장’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사진 가운데)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안팎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광주지검장이 이 지검장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지검장이 수사팀 검사에 대한 감찰을 늦추기 위해 고검장을 찾아가 압박했다는 말도 들린다. 

추 오고
승승장구

“이성윤 지검장이 검사입니까? 저는 (이 지검장이)검사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이 <조선일보>와의 통화서 한 말이다. 문 전 지검장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임명되자 사의를 표했다. 이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이번 인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전 지검장은 지난 8일,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남기면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 검사 26년째입니다만, 강요미수죄라는 사건이 이렇게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서 맡아 수사하고 있다.

이어 “이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이라며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검사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행태를 했다는 것인데 그런 범죄자를 지금도 법무연수원에 자유로운 상태로 둘 수 있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천하에 인재는 강물처럼 차고 넘치듯이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이 많이 있다.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박정부 시절 한직 전전
문정부 들어 요직 거쳐

또 “사람이나 조직의 역량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특히 검사의 역량은 오랜 기간 많은 사건들을 하면서 내공이 갖춰지는 것”이라며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만 다 같은 검사가 아니다. 각자가 키운 역량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전 지검장은 지난 2월에도 이 지검장을 비판한 적이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당시 청와대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를 기소하라고 지시했음에도 이 지검장이 이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최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 2부는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지검장은 기소 결재와 승인을 미뤘다.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의 직접 지시에 불응하자, 윤 총장은 수사팀에 직접 지시를 내렸다. 이 문제를 두고 문 전 지검장이 이 지검장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최 비서관 기소 문제를 두고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이 맞붙었을 당시, 법무부는 “고위공무원 사건은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 처리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반하면 검찰청법 및 위임전결 규정 등에 대한 위반 소지가 있다”고 이 지검장의 손을 들어줬다. 


실제 이 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꼽힌다. 전북 고창 출신의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전주지검 부장과 광주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마약·조직범죄 수사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거쳐 금융위원회 조사기획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세월호 때
수사본부장

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노무현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2006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2014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을 지내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검경 합동수사본부장도 역임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추미애 법무부’가 출범한 이후부터는 존재감도 뚜렷해졌다.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하다 올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했다. 문정부 들어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중 세 자리나 거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서 윤 총장의 측근을 대거 교체했다.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춰왔던 수족들이 줄줄이 갈려나가는 사이 이 지검장은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저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검찰은 인권을 보호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권 행사의 목표와 과정도 이러한 국민들의 인권보호의 관점서 생각하고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의 단계별 과정 과정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절제된 수사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인권보호도 이뤄져야 종국적으로는 당사자 모두가 수긍하는 수사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이 지검장의 취임사는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검찰을 향해 전달한 메시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고민정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므로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과 법무부 간의 호흡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서 빛을 발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윤 총장과 추 장관이 강하게 대립했고, 검찰 내에서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이 지검장은 윤 총장과 대검의 대척점에 섰다.

검찰 빅4
세 자리나

단초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이하 전문자문단)을 소집한 것이다. 전문자문단은 외부 형사법 전문가들이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다. 추 장관은 전문자문단 소집을 두고 ‘즉각 중단하라’는 시그널을 여러 차례 윤 총장과 대검에 보냈다.

지난 6월30일 서울중앙지검은 전문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대검에 건의했다. 또 대검의 지휘 없이 수사팀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총장이 소집한 전문자문단에 서울중앙지검이 제동을 걸자, 이 지검장이 공개 항명했다는 말이 나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전문자문단 소집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검은 “(채널A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했다면 범죄의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 지휘부서인 대검을 설득했어야 한다”며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득하지 못한 상황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고 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마저도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이 지검장의 공개 항명 사흘 뒤인 7월2일 전문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사실상 수사서 윤 총장을 배제하라는 내용의 수사지휘를 내렸다.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이후 15년 만에 나온 수사지휘권 행사다. 헌정 사상 두 번째다.

극한으로 치닫던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은 윤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일단락됐다. 이 과정서 윤 총장의 영향력은 미미해졌고 상대적으로 반대편에 있던 이 지검장의 위세가 높아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내친 김에 윤 총장의 최측근이면서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 대한 수사에 몰두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책임론에도
법무부 재신임 핵심참모 전면에

전세가 뒤집힌 건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간의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다. 앞서 KBS는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녹취록을 근거로 ‘유시민 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건…수사 부정적이던 윤석열도 타격’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지만 이 전 기자 측에서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녹취록 전문을 공개한 뒤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검사장은 K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한 검사장의 휴대폰 유심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한 검사장이 몸싸움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가 갑자기 달려들었다는 입장이고,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하려 해 제지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검사장은 그 자리서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서울고검에 감찰도 요구했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카카오톡 계정을 불법으로 감청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녹취록 전문 공개와 검사 간의 육탄전은 서울중앙지검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특히 정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과의 몸싸움 이후 병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조롱이 더해졌다. 

정 부장검사에 대한 서울고검의 감찰을 두고 이 지검장이 고검장과 크게 충돌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김영대 서울고검장(현재 퇴임)을 찾아가 정 부장검사 등에 대한 감찰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고검장이 합법적인 감찰에 응할 것을 요구하자 이 지검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한다. 

김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2기로 이 지검장보다 한 기수 선배다. 일각에선 이 지검장의 행동이 현재 검찰 내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지검장의 위세가 기수를 넘나들 정도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한편에서는 이 지검장의 행동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선배 고검장
들이받았다?

이 지검장에 대한 법무부의 신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서 한 검사장의 공모를 입증하지 못한 데다, 정 부장검사의 몸싸움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이 지검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서 도리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인사로 이 지검장 라인은 검찰 전면에 대거 포진됐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됐다. 이 지검장의 핵심 참모인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신성식 3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나란히 승진했다. 두 사람은 정 부장검사의 몸싸움과 부산 녹취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각각 감찰과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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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