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추미애-윤석열 장외전

총장님 ‘꿈틀’ 장관님 ‘발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감 발언으로 발발한 ‘추·윤 대전’이 장외전으로 번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연일 윤 총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이전과 달리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달 22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무대였다. 2013년 국감의 재연이라는 말도 나왔다. 당시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 윗선의 외압을 폭로했다. 그해 국감을 강타한 핵폭탄이었다. 

2020년 국감
2013년 데자뷔

당시 국감에서 나온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윤 총장을 상징하는 수사로 자리 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을 전전하면서도 그가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도 국감에서의 활약이 컸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에 합류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한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 꽃길의 시작점이 2013년 국감이었던 셈이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문정부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청문회에서 윤 총장을 치켜세웠던 집권여당은 태세전환에 나섰고 여론 역시 뒤집혔다. 


윤 총장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지난 1월 추 장관은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했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 출신의 거물 정치인이던 추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검찰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윤 총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번의 검찰인사로 윤 총장의 수족이 다 잘려 나갔다.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던 검사들은 한직으로 좌천되거나 이 과정에서 옷을 벗었다. 그 자리는 친정부 검사들,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채워졌다.

문정부에서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검사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표적이다. 이 지검장은 불과 1년 만에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빅4’ 요직을 두루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그 후로 사사건건 윤 총장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써준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 등을 두고 윤 총장에 반기를 들었던 것. 

침묵 지키다 나온 작심발언
감찰 3건으로 거취 압박?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뜻을 사실상 수용하는 방식으로 일단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포함한 여권이 지난 4·15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것도 그쯤이다. 아내와 장모 등 가족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측근의 비위 의혹에 윤 총장 책임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리를 지켰다. 추 장관의 지시에 맞서다가도 끝내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다 공식석상에 설 기회가 있으면 몇 마디로 말로 정치권을 들썩이게 했다. 윤 총장의 발언에 갑론을박 정치적 해석이 따라 붙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 총장은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고 말한 바 있다.

독재, 전체주의 등 수위 높은 표현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추 장관의 검찰인사, 수사지휘권 발동, 집권여당의 사퇴 압박, 검찰 개혁에 대한 드라이브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더 이상의 추가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대검찰청 국감에서 작심발언이 쏟아진 것이다. 당초 윤 총장이 국감에서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식물총장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선 만큼 지난 2013년 국감에서처럼 대형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1월부터
압박 커져

윤 총장의 입에 모였던 관심은 그가 국감 시작과 동시에 여당 의원들의 공격을 맞받아치기 시작하면서 크게 달아올랐다.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국감에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시청률이 폭주했고 언론은 윤 총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윤 총장은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사건에 검찰이 연루됐고 부실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무슨 근거로 제가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느냐”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이 ‘중상모략’이라고 입장을 낸 데에 대해선 “중상모략이라는 단어,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 장관은 SNS에 ‘검찰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사과와 성찰부터 말했어야 한다’고 쓴 바 있다. 이외에도 윤 총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추 장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추 장관의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수사지휘권 행사는 범죄자 말만 믿고 한 것”이라며 의견을 묻자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서도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지난 1월 인사를 두고 언론에서 ‘검찰총장 측근 대학살 인사’라고 표현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에서 말하는 협의는 실질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라고 검찰 인사에 대해 비판했다. 

검찰청법 34조1항에 따르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도록 명시돼있다. 또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돼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지난 1월 첫 검찰인사 때부터 이 부분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실력 있는 검사들이 좌천됐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힘 있는 사람 수사는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 여러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는 게 맞다”며 사실상 인정했다. 권력 수사하면 좌천으로 압축된다는 또 다른 의원의 말에 대해서도 재차 “그렇다”고 답했다. 

사퇴 압박에
“임기 지킬 것”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사퇴 압력으로 느껴지는 지에 대해서는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이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문 대통령이 총선 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도 말했다. 
 

▲ ▲▲ 최근 사퇴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고성준 기자

윤 총장의 작심발언에 추 장관 감찰로 응수했다. 수사지휘권 발동에 이어 감찰 카드를 통해 윤 총장을 옭아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추 장관이 언급한 윤 총장 관련 감찰 사안은 언론사 사주 만남 의혹, 라임 사건 보고절차 위반 의혹 등이다. 

라임 사건과 관련한 검사·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혹은 이미 지난달 22일 추 장관의 지시로 감찰이 진행 중이다.


라임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과정에 드러난 야권 로비 의혹을 지난 5월 윤 총장에게 직접 대면보고 했으면서도 3개월 동안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중간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윤 총장이 직접 감찰 대상에 거론되진 않았지만 추후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부무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수사 의뢰한 옵티머스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천억원대 펀드 사기 피해로 이어졌다는 국감 지적에 대해서도 감찰 지시를 내렸다.

또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한 유력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감찰 중”이라고 전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검찰 내부는 들끓고 있다. 자칫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검사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파진흥원 사건 당시 수사팀 부장검사였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수사 의뢰인이 소극적이고 특히 ‘자체 조사와 금감원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 ‘수사의뢰서에 기재된 혐의 내용은 정확히 모른다’고 진술하는 이상 조사과나 형사과에서 수사력을 대량으로 투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옵티머스 사건은 2018년 10월 수리, 2019년 5월 처분돼 7개월이 초과된 사건으로 부장 전결이 아니라 차장 전결이라 윤석열 총장이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건 잘못됐다”며 전결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 내부서 반발 움직임
여론도 “추 장관 교체?”

김 지청장은 “중앙지검 조사과 지휘 기간 4개월을 빼면 3개월 만에 처리된 사건이라 전결규정 위반이 아니다”라며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도 중요 사건으로 차장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이견이 있었다. 특히 형제번호가 아닌 수제번호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경우 장기사건이 아닌 한 부장 전결로 처리해왔다”고 해명했다.  

‘검찰 개혁이 실패했다’는 검사의 작심비판도 나왔다.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는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아니, 절망하고 있다”며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친다”고 덧붙였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고성준 기자

아울러 “정치는 잘 모르겠다.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 제가 평가할 바는 못 된다”며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라임 수사 지휘를 맡아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도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퇴했다. 박 지검장은 추 장관의 윤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검사 비판↑
검란 될까?

한편 ‘교체해야할 국무위원’으로 추 장관을 뽑은 응답자가 37%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업체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실시한 조사 결과 추 장관은 교체 대상 1위로 꼽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13.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8.5%)이 뒤를 이었다.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등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조사에서도 52.7%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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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