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추미애-윤석열 장외전

총장님 ‘꿈틀’ 장관님 ‘발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감 발언으로 발발한 ‘추·윤 대전’이 장외전으로 번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연일 윤 총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이전과 달리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달 22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무대였다. 2013년 국감의 재연이라는 말도 나왔다. 당시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 윗선의 외압을 폭로했다. 그해 국감을 강타한 핵폭탄이었다. 

2020년 국감
2013년 데자뷔

당시 국감에서 나온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윤 총장을 상징하는 수사로 자리 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을 전전하면서도 그가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도 국감에서의 활약이 컸다. 

이후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에 합류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한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 꽃길의 시작점이 2013년 국감이었던 셈이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문정부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청문회에서 윤 총장을 치켜세웠던 집권여당은 태세전환에 나섰고 여론 역시 뒤집혔다. 


윤 총장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지난 1월 추 장관은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했다. 5선 국회의원, 당 대표 출신의 거물 정치인이던 추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검찰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윤 총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번의 검찰인사로 윤 총장의 수족이 다 잘려 나갔다.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던 검사들은 한직으로 좌천되거나 이 과정에서 옷을 벗었다. 그 자리는 친정부 검사들,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채워졌다.

문정부에서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검사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표적이다. 이 지검장은 불과 1년 만에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빅4’ 요직을 두루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그 후로 사사건건 윤 총장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써준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 등을 두고 윤 총장에 반기를 들었던 것. 

침묵 지키다 나온 작심발언
감찰 3건으로 거취 압박?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뜻을 사실상 수용하는 방식으로 일단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포함한 여권이 지난 4·15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것도 그쯤이다. 아내와 장모 등 가족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측근의 비위 의혹에 윤 총장 책임론이 불거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리를 지켰다. 추 장관의 지시에 맞서다가도 끝내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다 공식석상에 설 기회가 있으면 몇 마디로 말로 정치권을 들썩이게 했다. 윤 총장의 발언에 갑론을박 정치적 해석이 따라 붙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 총장은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고 말한 바 있다.

독재, 전체주의 등 수위 높은 표현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추 장관의 검찰인사, 수사지휘권 발동, 집권여당의 사퇴 압박, 검찰 개혁에 대한 드라이브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더 이상의 추가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대검찰청 국감에서 작심발언이 쏟아진 것이다. 당초 윤 총장이 국감에서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식물총장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선 만큼 지난 2013년 국감에서처럼 대형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1월부터
압박 커져

윤 총장의 입에 모였던 관심은 그가 국감 시작과 동시에 여당 의원들의 공격을 맞받아치기 시작하면서 크게 달아올랐다.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국감에 국민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시청률이 폭주했고 언론은 윤 총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윤 총장은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사건에 검찰이 연루됐고 부실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무슨 근거로 제가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느냐”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대검이 ‘중상모략’이라고 입장을 낸 데에 대해선 “중상모략이라는 단어,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 장관은 SNS에 ‘검찰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사과와 성찰부터 말했어야 한다’고 쓴 바 있다. 이외에도 윤 총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추 장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추 장관의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수사지휘권 행사는 범죄자 말만 믿고 한 것”이라며 의견을 묻자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서도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지난 1월 인사를 두고 언론에서 ‘검찰총장 측근 대학살 인사’라고 표현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에서 말하는 협의는 실질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라고 검찰 인사에 대해 비판했다. 

검찰청법 34조1항에 따르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도록 명시돼있다. 또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돼있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지난 1월 첫 검찰인사 때부터 이 부분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실력 있는 검사들이 좌천됐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힘 있는 사람 수사는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 여러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는 게 맞다”며 사실상 인정했다. 권력 수사하면 좌천으로 압축된다는 또 다른 의원의 말에 대해서도 재차 “그렇다”고 답했다. 

사퇴 압박에
“임기 지킬 것”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사퇴 압력으로 느껴지는 지에 대해서는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이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문 대통령이 총선 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도 말했다. 
 

▲ ▲▲ 최근 사퇴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고성준 기자

윤 총장의 작심발언에 추 장관 감찰로 응수했다. 수사지휘권 발동에 이어 감찰 카드를 통해 윤 총장을 옭아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추 장관이 언급한 윤 총장 관련 감찰 사안은 언론사 사주 만남 의혹, 라임 사건 보고절차 위반 의혹 등이다. 

라임 사건과 관련한 검사·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혹은 이미 지난달 22일 추 장관의 지시로 감찰이 진행 중이다.


라임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과정에 드러난 야권 로비 의혹을 지난 5월 윤 총장에게 직접 대면보고 했으면서도 3개월 동안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중간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윤 총장이 직접 감찰 대상에 거론되진 않았지만 추후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부무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수사 의뢰한 옵티머스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수천억원대 펀드 사기 피해로 이어졌다는 국감 지적에 대해서도 감찰 지시를 내렸다.

또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한 유력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감찰 중”이라고 전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검찰 내부는 들끓고 있다. 자칫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극대화되면서 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검사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파진흥원 사건 당시 수사팀 부장검사였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수사 의뢰인이 소극적이고 특히 ‘자체 조사와 금감원 조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 ‘수사의뢰서에 기재된 혐의 내용은 정확히 모른다’고 진술하는 이상 조사과나 형사과에서 수사력을 대량으로 투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옵티머스 사건은 2018년 10월 수리, 2019년 5월 처분돼 7개월이 초과된 사건으로 부장 전결이 아니라 차장 전결이라 윤석열 총장이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건 잘못됐다”며 전결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 내부서 반발 움직임
여론도 “추 장관 교체?”

김 지청장은 “중앙지검 조사과 지휘 기간 4개월을 빼면 3개월 만에 처리된 사건이라 전결규정 위반이 아니다”라며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도 중요 사건으로 차장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이견이 있었다. 특히 형제번호가 아닌 수제번호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경우 장기사건이 아닌 한 부장 전결로 처리해왔다”고 해명했다.  

‘검찰 개혁이 실패했다’는 검사의 작심비판도 나왔다.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는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아니, 절망하고 있다”며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낀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친다”고 덧붙였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고성준 기자

아울러 “정치는 잘 모르겠다.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 제가 평가할 바는 못 된다”며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라임 수사 지휘를 맡아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도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퇴했다. 박 지검장은 추 장관의 윤 총장 수사지휘권 박탈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검사 비판↑
검란 될까?

한편 ‘교체해야할 국무위원’으로 추 장관을 뽑은 응답자가 37%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업체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실시한 조사 결과 추 장관은 교체 대상 1위로 꼽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13.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8.5%)이 뒤를 이었다.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등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조사에서도 52.7%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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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